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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들개의 머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1.29 23:32
최근연재일 :
2021.11.18 02:42
연재수 :
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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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8
글자수 :
4,187,164

작성
20.02.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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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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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6쪽

1장 11화 – 원영의 행보와 움직이는 이리들(1)

DUMMY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의 볕 아래로, 검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유하게 생긴 문사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흩날리는 검은 무복에 가죽으로 된 반갑주를 걸치고 그 등에 꽂힌 두 개의 장검이 철럭이며 흔들릴 때마다 그의 주위에 자리한 수십의 사내들이 두려움이 담긴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며 경계를 하고 있었으니, 이는 대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임노 어르신. 신수(身手)가 어두워 걱정이 됩니다만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네, 네놈은 원영이 아니냐! 도대체 ‘신구패(新九狽)’의 일패인 야견(野犬)이 기르는 흑표(黑豹)가 이곳을 방문한 연유가 무엇이냐!”


“그저 주공의 말씀을 전하러 왔을 뿐, 놀라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헌데 고작 이 사람의 등장만으로 벌써부터 그리 겁을 집어먹으시다니, 이거 흉악하던 사적(四賊)의 악명 또한 이제는 옛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곽승이 형주를 흔들기 위해 포고령을 내리게 된 후, 그 혼돈의 중심에 자리한 남양군은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특히 가장 그 변화가 막심했던 것이 바로 이 남양에 자리한 어둠 속에 살아가는 자들의 세상이었으니, 이때를 기점으로 이들의 서열순위 또한 그 변화에 적응을 하느냐 아니면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온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하여 그 입을 놀리기 좋아하는 호사가(好事家)들을 필두로 이러한 변화를 지켜본 남양의 사람들은 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성세를 누리다 도태된 이들 중 가장 큰 성세를 보였던 네 명의 도적무리를 구사적(舊四賊)이라 칭하였는데, 이는 오랜 세월 이 남양 땅을 주름잡던 네 갈래의 도적무리인 사적(四賊)의 앞에 ‘옛 구(舊)’자를 붙여 이들의 전성기가 지남은 물론 그 세대가 교체되었음을 의미했다.


반대로 이리 역사에 뒤안길로 사라져 그 해가 저물어가는 이들과는 달리,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이 발돋움한 이들에 대한 호칭 또한 버젓이 등장하였음이니, 기회주의적인 면모로 급작스레 세력을 키운 아홉의 인사들은 새로이 신구패(新九狽)라는 호칭을 받았다.


남양 신구패라 불리는 이들은 남양 땅에 새로이 떠오른 아홉 마리의 이리라는 뜻으로, 마치 기회를 엿보던 이리가 산중을 호령하던 늙은 대호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과 같다 하여 이러한 호칭이 붙었던 것이다.


“그 입 다물라! 작금의 그 성세가 보통이 아니라 하여 눈에 뵈는 것이 없으니, 어찌 이리 무도하단 말인가? 오만하고 건방진 작자가 무례하기 짝이 없음이니, 진정 죽고 싶은 것이더냐?”


“허어, 제아무리 이빨 빠진 늙은 범이라고 해도 범은 범일지니. 그래도 마지막 기개는 남아있는 것이 보기가 좋습니다. 한데 정녕 이 사람의 목을 베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미소를 띠우며 여유를 보이는 원영의 반응과는 달리 그와 마주하고 있는 수십의 무리를 이끄는 이 임노라는 사내는 겉으로는 화를 내고 있었으나 그 잠재된 이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긴 어찌 떨리지 아니하겠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던 완현을 두고 이들과 빼앗기느냐 지키느냐의 목숨을 건 전쟁을 벌였고, 이들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들인지를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다름이 아닌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름 자신이 있었던 것이, 당시 저와 마주했던 저들의 수는 고작 마흔에서 예순 언저리에 달하는 소수일 뿐이었다.


그에 반해 자신은 휘하에 거느린 직계 조직원들만 무려 사백에 육박했다.


거기다 근방의 현에서 저와 안면이 있는 이들까지 긁어모은다면 최소한도 육백에 달하는 병력이 존재했던 것.


허나 야견의 휘하에서 활약하는 검계라는 검은 무리의 활약은 가히 신기에 가까워 야음을 틈탄 여러 차례의 습격과 충돌 끝에 수백에 달하는 제 조직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거기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저리 여유를 보이는 저 원영의 귀신같은 칼솜씨에 죽어 나간 이들만 어림잡는다 해도 근 여든은 상회할 것이다.


그리하여 남양 땅의 호사가들에게 인정을 받아 흑표란 별호(別號)가 붙은 것이 아닌가? 검은 옷은 물론, 어둠 속에서 제 적을 사냥함에 마치 표범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제아무리 그 악명이 드높아 완과 신야는 물론 그 근방의 현에도 영향력을 떨쳤던 자신이었다지만 이러한 암살귀(暗殺鬼)들 앞에 지금껏 자신이 쌓아 올린 위명은 그저 허물어질 모래성에 불과했다.


수수깡 잘리듯 죽어나가는 제 수하들을 바라봄에 저도 모르게 두려움이 깃든 임노는 살아남은 제 수하들을 이끌고 완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나마 온전히 저를 따르는 이들이 남아있던 남양군의 북쪽에 자리한 박망현과 서악현에 다시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시금 세를 모으고 계실 줄 알았습니다. 한데 대충 훑어보아도 일흔 정도 밖에 보이질 않으니 이제는 가망이 없으신 겁니까?”


“닥쳐라, 이게 다 네놈들과 같은 신구패 탓이 아니더냐! 무음현과 비양현을 쥐고 있는 호막과 섭현과 도양현에서 세를 불리는 방량 사이에 끼는 바람에 그 속에서 말라 죽을 판이니, 이리 사람 속을 뒤집어놓으려거든 가서 그놈들의 속이나 뒤집어놓아라!”


그래도 한때 사적들 중의 으뜸이라 하여 이 남양의 중심을 차지했던 임노였다.


허나 지금에 이르러 그 자존심 다 내버리고 살아남는 것에만 치중할 정도로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에는, 바로 지금 제 눈앞에 있는 저 원영처럼 신구패를 구성하는 이끄는 이들 하나하나가 쉬이 방심할 수 없는 강적이었기 때문이었으니, 야견의 위협을 피하고자 벗어난 것이 이제는 호막과 방량이라는 이리들 사이에 끼어버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제아무리 예주를 필두로 하여 연주와 사례 교위부로의 길을 트는 동북면의 현들을 쥐고 있다지만 아직 그 기반조차 제대로 다지지 못하였을 것인데, 그 정도로 그들이 위협적입니까?”


“네놈들이야, 그 수가 적어 야음을 틈탄 기습에 크게 당했다지만 저들과는 온전히 전면전을 벌였다. 그럼에도 일백은 우습게 죽어 나갔지. 이 얼마나 허망한 줄 아느냐? 제아무리 내 나이가 들었다 한들, 이 임노가 어린 아해들에게 쉬이 당해줄 사내는 아니다. 한데 현실은 그와 반대로 펼쳐졌으니, 정녕 네 놈을 포함한 저 이리들이 모조리 괴물이란 소리겠지. 허니 네 놈 또한 네가 모시는 주인인 들개에게 전하여라. 같은 이리들끼리라고는 하나 방심하진 말라고, 그랬다간 도리어 저들에게 잡아먹히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어느덧 흰머리가 그득히 자리한 임노의 씁쓸한 모습을 본 원영은 제 주인의 명을 다시금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밀린 계획을 진행시켜야겠다. 어차피 다 늙어빠져 힘을 잃고 죽어갈 작자들이니, 저들을 흡수하여 휘하에 두고 상납을 받으라. 완 내의 이들이야, 야견의 이름 아래 온전히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는 밖을 다스려야 하지 않겠느냐? 사적의 주인들이야 거진 임노를 필두로 쉰이 넘은 작자들이 대다수이니 제 자리와 조직은 물론 제가 맡은 구역까지 온전히 보전해준다면 그 마음이 동할 터. 원활한 교섭을 위해 봉명이 아닌 야견의 행보는 온전히 네게 전권을 맡길 것이니, 혹 여의치 않다면 다른 선택을 내려도 좋다.’


“아무래도 이번만큼은 주공의 명을 따르기 힘들 듯합니다. 우리가 양지로 뻗어 나가는 동안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위협적으로 성장한 모양이니, 주군의 뜻대로 소인이 다른 선택을 내려 그 방향을 잡아보도록 하지요.”


그렇게 제 옆에 자리한 임노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마친 원영은 그 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찾듯 뒤적이기 시작했다.


이 기이한 행동에 임노 또한 그 시선이 절로 그에게 쏠렸음에, 잠시 후 그가 품에서 꺼낸 것은 비단으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주머니였다.


“받으시지요, 임노 어르신.”


“이게 뭔가?”


“열어보시면 압니다.”


갑작스레 보인 그의 기이한 행동에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인 임노였으나 딱히 위협적이지도 않은 행동에 이를 거부할 별다른 수는 없었다.


거기다 홀로 찾아와 암수를 펼치기는커녕 제 주인의 뜻을 전하러 왔다는 것을 본다면 이 주머니 또한 그가 모시는 주인인 야견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뜻일 터.


하여 어쩔 수 없다는 듯 주머니를 열어본 임노였으니, 그 안을 확인하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 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던 그였다.


“이, 이게 대체 뭔가!”


조그맣게 잘린 돌조각들이 수십 개가 담겨있는 주머니. 그것이 바로 임노가 받은 주머니였다.


허나 단 한 가지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 조그맣게 잘린 돌조각들이 모두 햇살을 받아 번쩍이며 빛나는 황금색을 띄고 있다는 것.


“금편(金片)입니다. 이 정도면 다시금 수하를 모으고 세를 불리기에 부족하진 않을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완을 차지해야만 했던 저희가 어르신께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미안함이자 성의를 담은 마음이지요.”


“허험, 아무리 그렇다 하나 이리 갑작스럽게.......”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 본의 아니게 그 얼굴에 웃음꽃이 필 수밖에 없는 임노였다.


그 바탕이 비적(匪賊)이라 재물을 불리기는커녕 빼앗을 줄만 알았던 그는 약탈과 상납 외에는 돈을 버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허나 이미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남양의 중심은 모조리 야견에게 빼앗겼고, 수많은 상행이 오가며 예주와 사주 그리고 연주를 연결하는 동북면의 부유한 군현들로 그 눈을 돌렸으나 이미 그곳엔 새로이 등장한 방량과 호막이라는 이름의 이리들이 늙은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 현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선 것이 패착이 되어 졸지에 그 중간에서 고립되었음에 살기 위해서라도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숨을 죽이고 수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거늘,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마냥 작금의 형편에 이 야견의 이들이 제게 살길을 열어 준 셈이었다.


“다만, 그 액수가 적은 것이 아니기에 이쪽에서도 어르신께 한 가지 제안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시게. 비록 서로가 칼부림을 나눴던 원수지간이라고는 하나 정녕 위급한 순간에 큰 선물을 받았음이니, 대체 그 제안이란 것이 무엇인가?”


“한 서른 정도의 인원이 머물 수 있는 곳을 내어주십시오. 또한 지금껏 어르신께서 상대하고 계셨던 두 마리의 이리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나눠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컨대 저희와의 정전은 물론 한시적인 동맹까지 맺어주시지요. 저를 필두로 서른 명의 검계수들이 어르신의 뒤를 지원할 것입니다.”


“뭐라! 저, 정녕 그것이 참인가!”


“어찌 사내가 한 입으로 두말을 하겠습니까.”


대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나 임노의 입장에서 이는 절대로 거절치 못할 제안이었다.


어차피 북으로, 동으로, 남으로 무려 세 방향을 경계해야 함에 작은 움직임에도 신경이 곤두서며 가슴을 졸여야 했던 자신이 아니었던가?


한데 남쪽에서 자신을 위협하던 야견이 이리 자신에게 자금은 지원함은 물론, 그동안의 은원을 잊고 동맹을 맺자고 한다면 자신의 상황은 이전과는 달리 완전히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병력을 모음은 물론 제 뒤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남는 병력까지 위로 끌어올리게 된다면 둘 중 한 마리의 이리와 붙는다 하여도 쉬이 밀리지는 않을 터.


또한 저 이리들끼리도 그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음이니, 상잔(相殘)의 기회를 엿본다면 자신은 북쪽으로 진출할 새로운 호기(好期)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알겠네, 내 그대들과 은원을 털어버림은 물론 동맹을 맺도록 하지.”


“훌륭하십니다, 이것으로 다시금 사적의 이름이 이 북형주의 삼군을 뒤흔들 것이니 소인 또한 옆에서 한 팔 거들도록 하지요.”


그 시각, 임노가 자리한 박망현과 서악현의 동쪽에 자리한 무음현에선 예주에서 군적을 버리고 도망쳐 나온 도망병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본디 지방에 속한 속군이었으나 비천한 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탈영을 한 이후, 이 형주 동북면에 정착을 하였는데 때마침 내려진 곽승의 포고령으로 인하여 근방에서 날뛰던 마적들과 산적들이 사라져 더 이상 위협이 되질 않자, 그들의 빈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물산이 오가는 교통의 요지라, 오가는 이들에게 적은 통행세만을 받아도 풍족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었으니 어느덧 꾸준히 예주에서 벗어나 형주로 넘어오는 이들을 규합하여 그 옆에 자리한 비양현까지 차지하게 된 그들이었고, 이러한 이들의 수장인 호막은 제 스스로 둔장을 자처하며 다시금 그 세를 불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호 둔장께 보고, 척후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해진 군복을 걸친 병사 하나가 대형천막 앞에 그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나름 멋을 내어 기치를 달아 설치한 대형 천막에는 호막이라는 두 글자가 휘날리고 있었으니, 그저 주위에서 따르는 이가 많아 그 인망이 있던 잡졸은 어느덧 삼백에 달하는 병사들을 지휘하는 군단의 수좌로 그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이다.


“그래, 저들의 동태는 어떤가?”


묵직한 목소리가 들림에 어둠 속에서 손을 뻗으며 천막을 들추고 막사에서 걸어 나온 이는 호막이었다.


호막(豪幕)이라는 뜻은 본디 지방의 관아(官衙)를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했는데 그 기원은 호족(豪族)들의 막사(幕舍)를 뜻하였다.


하여 이를 호막이라 불렀고, 한때 부곡에 몸을 담았으며 예주의 지방군인 예주군에도 속했던 그가 도망병이 된 이후, 이 형주로 내려올 때 이러한 배경에 기인하여 그의 별호(別號)이자 이명(異名)이 되었던 것.


“섭에 자리한 방량이 제 무리들과 함께 도양으로 내려왔습니다. 못해도 그 수가 백은 넘었으니, 도양에 자리한 이들까지 합친다면 능히 삼백에 다다를 것으로 사료됩니다.”


“허긴 제 놈들도 별수 있겠느냐? 이 형주의 교통로를 주름잡던 흉악한 이들의 예주와 연주로 넘어가고 그들이 떠난 빈자리를 나와 저들과 같은 이들이 차지하였음이니, 북진은 불가하고 남진만이 살길일 터. 아마 방량, 그놈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방막과 서악에 자리한 임노의 패거리를 노리는 것일 게다. 한데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사적이라, 그 이름을 날렸던 자들이 어찌 그리 몰락한 것인지. 오죽하면 내 그 늙은이와 마주하여 전투를 벌이다 깜짝 놀라지 않았더냐? 확실히 그 이름값을 한다고 늙은이 무용이 제법인 것에 비해 그 수하들의 너무나도 허약했으니 말이다. 제 주제도 모르고 현실을 보지 못하니, 우리와 마찰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량의 패거리와도 붙었다 또 무참히 깨졌다지?”


“들리는 소문에는 방량은 임노가 제 영역을 침범했다 주장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임노는 방량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 어쩔 수 없었다 말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건방진 어린놈이 제법 그 대가리를 굴리는구나. 방량 그놈 머리 쓰는 것 하나는 알아줘야 하니 말이다. 대저 사람 하나 쉬이 죽이지 못할 문사 놈이 뭐 그리 되지도 않을 패거리를 모아 세를 떨치는데 집착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 되겠다, 방량 그놈이 움직였다면 우리도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자고로 임협이니 왈패들이니 하는 어중간한 것들은 필경, 군병들의 힘 앞에 비참히 쓰러질 비루한 것들이 아니겠더냐? 그들을 지워내겠다. 그들을 모조리 쓸어버린 후, 우리가 이 남양을 쥘 것이다.”


작가의말

드디어 ‘신구패’가 나왔습니다.


신구패는 작중에 주인공이 남양을 집어삼키는 과정에서 얻게 될 일종의 타이틀이자 진행되는 작품이 본격적으로 요동칠 수 있도록 고안해낸 근 첫번에 해당하는 시련이자 경쟁이며 주인공과 뒤섞일 인연들을 녹여내어 한동안 글의 흐름을 이끌어갈 중한 장치 중 하나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그 외에 작중 설정 중 보다 매끄러운 이야기의 진행을 위하여 ‘사적’이라고 나름의 타이틀을 걸친 선대의 이들 또한 함께 넣어두었습니다.


*) 삼국지라는 시대적 배경을 두고 있음에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가져와 글 안에 안착시키다보니 그 안에 자리할 각 인물들을 새로이 만들어내고 그에 대한 설정을 입혀야 했습니다.


하여 일종의 신무장?(삼국지 타이틀로 유명한 게임에서 게이머가 만들어 내는 창조형, 에딧형 무장?) 혹은 삼국지 연의 속 가공된 인물의 개념으로 실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몇몇 이들을 등장시켜 드러나지 않은 역사의 빈자리를 채우거나 글을 풍성하게 만들려는 시도와 나름의 노력들이 간혹 등장하게 될 예정입니다.


단, 본디 삼국지에는 역사적으로 다루어야할 인물들의 수가 원체 많기 때문에 굳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작중에서 신무장이나 가공인물의 개념은 거진 등장치 않으며, 되도록 기존에 알려져있던 인물들을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에 이들이 글에 끼치는 영향력은 언뜻 많은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단 미비할 것입니다.


여전히 역사는, 또 이를 바탕으로한 글의 방향은 그만한 무게와 실력 그리고 운과 위치를 비롯한 여러 재주와 위명을 갖춘 이들에 의해서 굴러가게 될 테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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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장 12화 - 원영의 행보와 움직이는 이리들(2) +2 20.02.07 1,474 37 16쪽
» 1장 11화 – 원영의 행보와 움직이는 이리들(1) +1 20.02.06 1,660 39 16쪽
11 1장 10화 – 봉명과 야견 +5 20.02.05 1,759 41 18쪽
10 1장 9화 - 거센 급류에 휩쓸린 눈치 없는 메기(4) +6 20.02.04 1,809 45 19쪽
9 1장 8화 - 거센 급류에 휩쓸린 눈치 없는 메기(3) +5 20.02.04 2,001 41 17쪽
8 1장 7화 - 거센 급류에 휩쓸린 눈치 없는 메기(2) +2 20.02.04 2,171 37 16쪽
7 1장 6화 – 거센 급류에 휩쓸린 눈치 없는 메기(1) +5 20.02.02 2,576 46 18쪽
6 1장 5화 - 완의 들개와 곽승의 포고령(3) +11 20.02.02 3,061 53 19쪽
5 1장 4화 - 완의 들개와 곽승의 포고령(2) +4 20.02.01 3,705 68 17쪽
4 1장 3화 – 완의 들개와 곽승의 포고령(1) +7 20.01.31 4,668 71 15쪽
3 1장 2화 - 풍문으로 들었소(2) +1 20.01.30 5,433 86 15쪽
2 1장 1화 – 풍문으로 들었소(1) +7 20.01.30 7,799 76 15쪽
1 1장의 서 – 곽승 +35 20.01.30 14,179 9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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