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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님의 서재입니다

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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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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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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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용의 머리(12)

DUMMY

서걱.


옅은 피륙음과 함께 허공으로 선연한 핏방울이 점점이 튀어올랐다. 그마저도 금새 사방에 작열하는 열기에 증발해 사라진다. 그와 동시에 잘려나간 흑단같은 머리칼의 끄트머리가 꽃잎처럼 주변에 떠올랐다.


검날을 따라 한없이 응축된 연푸른 기파. 진득한 열기와 극도의 파괴력을 머금은 창염(蒼炎).


찰나지간 악예린의 호신기마저 꿰뚫었다.


천하의 뇌룡이 방어를 포기하고 다급히 펼친 봉황비상보(鳳凰飛翔步)가 아니었다면 어깨를 갈라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눈, 어떻게......아니.”


극히 찰나 펼쳐낸 악가의 보신경이 비상하는 새매마냥 악예린의 몸을 밀어낸 탓이었다. 그녀 또한 이전의 경기들에서 창염을 본 적이 있었기에 함부로 방어하려 들지 않았다. 옳은 선택이었다.


그것을 방증하듯 깨져나간 호신기 조각이 옷자락 사이로 분분히 흩어져 내리고 있었다. 항시 단정했던 흑포의 한쪽 소매는 반쯤 소멸하듯 잘려나가 있었고, 어깻죽지 위의 옷자락은 아예 베어져 새하얀 어깨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위로 길쭉하게 새겨진 것은 선명한 검상.


검룡 유성을 상대한 이후 처음이었다.


비무제전에서 악예린의 몸에 상처가 난 것은.


“들리지 않겠군요.”


악예린이 뇌까렸다. 지금 이 순간, 검을 그어내린 자세로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는 설향이 눈에 들어왔다. 온몸이 피투성이였는데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이미 감각은 저편으로 밀어둔 듯이.


창백한 얼굴 위.


뚝뚝 흘러내리는 핏물 위로 번뜩이는 자색 안광만이 선연하다. 안법 기파가 복잡한 형태로 소용돌이치며 찰나에도 수백번에 달하는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데, 악예린은 그것이 뭔지 잘 알았다.


‘가능성을 보는 눈.’


감각을 극한으로 압축해 예지에 가까운 예측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안법 신공.


‘같이 싸울때는 몰랐는데.’


저 공능을 전에도 겪어보았다. 용봉지회에서 금원방주를 상대로 싸울 적에.


어느 정도로 무서운 힘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었다. 직접 당해보니 깨달을 수 있었다. 저 감각으로 인해 그녀의 연환창식 투로는 단숨에 파훼당했고, 한쪽 어깨마저 내주었다. 힘의 격차가 극심함에도.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지금의 설향은 적어도 용봉지회때의 백연에 가까운 감각을 취했다는 소리.


본래라면 불가능할 일이었다. 악예린은 설향의 경기를 보았고, 그녀의 무위를 잘 알았다. 단기간에 수많은 벽을 뛰어넘고 있었지만 아직은 거기에 닿을 정도가 아니다.


‘무리하고 있어.’


그것을 방증하듯 자색 안광 아래로는 쉼없이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흡사 피로 된 눈물을 흘리듯이. 한쪽 눈은 아예 반쯤 내리감겼는데, 경혈에 부하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악예린의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명백한 한계였다.


설향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몸이 안 움직여.’


설향은 생각했다.


검을 내친 감각이 아직도 손끝에 선명했다. 체내 모든 진기를 거의 일격에 담아냈는데, 그 검끝이 악예린에게 스치듯 닿았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히 깨달을 수 있었다.


본래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기적.


지금은 아쉬운 감정만이 스쳤다.


‘한발만 더 디뎠어도.’


악예린의 보신경을 따라잡지 못했다. 한걸음을 더 나아가며 창염을 내쳤다면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악예린과 자신 사이에는 커다란 벽이 있었다. 잠깐이나마 백연의 감각을 손에 쥐었음에도 그랬다.


허나 그럼에도.


‘......좀 더.’


퉤.


핏물섞인 침을 뱉어낸 설향이 시선을 들어올렸다. 여전히 자령안이 꺼지지 않았다. 지금 당장도 눈앞의 인영이 인지되고 있다. 시야가 어지러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그랬다.


뇌룡 악예린. 다른 모든것이 뭉개지는 와중에도 한없이 또렷하게 보였다. 어깻죽지를 타고 길다란 검상이 새겨져 있었는데, 설향 자신의 검이 남긴 것이라는 사실은 금방 알아차렸다.


전혀 닿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리고 한번 닿았다면-


‘그 다음도.’


우드득.


관절이 비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온몸 근맥이 수축하고 이완되며 경혈에 쌓인 부하를 조금이나마 풀어내려 움직였다. 손아귀에 쥔 검은 딱 달라붙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찌되었든 좋았다.


아직 싸울 수 있다는 소리기에.


그때였다.


문득 악예린의 신형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창을 쓸어내리듯 쥐어내며 보폭을 벌렸는데, 그것이 무공의 기수식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연스레 땅을 향하는 창끝.


검으로 치면 하단세다. 창대를 길게 쥐고 균형을 앞으로 내린다. 언제든지 전진 투로를 구축할 수 있는 형태로.


연환창식이 아니었다.


창끝에 모여드는 강대한 기파가 눈에 보인다. 어느 순간 악예린의 주변 모든 기파가 훅 불어 꺼진듯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창날과 창대 전체에 휘감기는 압도적인 진기 탓이었다. 주변 자연지기마저 휘하로 끌어들이며 전장을 짓누르는 창법.


묵천암뢰신공의 진기가 그녀의 신형을 타고 분분히 튀어오르며 일그러진다. 어느 순간부터 설향의 눈에는 새하얀 벼락불이 보였다.


빛살로 된 창을 손에 쥔 악예린.


별다른 말 없이도 즉각 깨달을 수 있었다. 저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화광(火光)의 창을 손에 쥔 악예린이 미소를 지으며 무어라 말을 건넸고.


“백화(白花).”


설향의 귀에는 단 하나의 음절만이 파고들었다.


직후였다.


한순간 주변이 어두워진 듯한 착각이 일었다. 그와 함께 악예린이 꿈결처럼 한걸음을 내딛었고.


키이이이잉-


빛살이 허공을 갈랐다.


한순간 땅에서 벼락이 거꾸로 솟아오르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창을 위로 쳐올리는 독특한 투로. 연환창식과 급격하게 달라진 창격 궤적이 찰나지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변화를 이끌며 전진했다.


그 기세 탓에 당장이라도 눈을 돌려 도망치고 싶어질 정도였다.


‘봐야 해.’


그러나 극도로 늘어진 시간 속에서 설향은 억지로 진기를 더 끌어올렸다. 자령안에 힘을 더한다. 어느 순간부터 한쪽 눈이 안보이는 것만도 같았는데, 그 덕에 남은 한눈의 시야가 더욱 또렷해진다.


감각은 일점(一點)에 집중할 수록 날카로워지기에. 그 속에서 설향은 다시 한번 보았다.


암천화광창의 투로를.


‘달라.’


한순간에 막대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연환창식의 파훼만으로도 버거웠던 뇌리에 작열통이 내리꽂히는 듯 했다. 이어지는 모든 투로가 천재적인 발상이자 상승무공의 묘리가 담겨 있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아득해질 정도였다.


인지가 가속한다. 그녀의 한계까지 끌어올린 자령안의 공능이 한없이 많은 가능성을 강제적으로 뇌리에 때려박는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어.’


직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길로 가도 전부 사문(死門). 재능의 한계에 다다른 탓일까, 아니면 시간의 부족함 때문일까.


그럼에도 포기할 수는 없기에 이를 악물고 진기를 끌어올린다.


‘좀만 더. 백연이었다면......’


그 순간이었다.


툭.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한순간 짓쳐오던 빛살이 훅 꺼진듯 사라졌다. 눈에 보이던 모든 것이 깨끗이 지워낸 듯 없어졌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진작에 한계를 넘어선 몸임에도 계속해서 무리했기 때문일까.


지독하게 깜깜한 어둠이 마치 벽과 같았다. 그녀가 넘어설 수 없는 재능과 노력의 장성.


‘이래도 안되는걸까.’


욕심이 과했다. 그녀도 알았다. 지금 여기까지 온것도 충분히 기적. 열합은 가뿐히 뛰어넘어 악예린의 몸에 상처를 입혔다. 암천화광창도 꺼내게 만들었다.


처음 목적했던 것은 전부 이뤄냈다고 봐도 좋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언제부터 뇌룡 너머를 바라봤다고.


그때, 설향의 귓가에 옅은 음성이 스쳤다.


-안 힘들어?


소년의 목소리였다. 한계까지 그녀를 몰아붙여 죽일듯이 굴려놓고, 차가운 물을 건네주며 그리 물었었다.


-힘들어.

-그래도 계속 할거지?

-응.

-그럼 거기 잠깐 누워서 봐. 쉬는 시간에도 검로는 익힐 수 있으니까. 이렇게......


짧은 휴식마다 백연은 검을 시범으로 보였다. 내공 한자락 담지 않고 펼쳐내던 검로는 설향이 봤던 것중 가장 유려했고, 날카로웠었다.


그때는 그녀가 따라할 수 없는 검법에 막연히 감탄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어쩌면.’


어둠 속에서 흐릿한 신형이 보였다. 연기처럼 일어난 잔상이 검을 쥐고 휘두른다. 수련을 거듭하며 소년이 심심할때마다 보여줬던 것이기에, 지금 눈앞에서 보는 것 마냥 생생했다.


잠시동안 그 잔상을 보다가, 이내 설향은 아직 자신이 검을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은 것과 동시에.


사박.


설향이 한걸음을 내딛었다. 어둠 속에서 춤추며 검로를 그려내는 소년의 잔상을 따라서.


-한걸음 더.


그렇게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 설향은 그대로 움직였다. 처음에는 잔상보다 훨씬 느렸던 그녀의 움직임은 점차 그 검로에 합치되어 갔다.


-손에 힘 빼고. 잘하고 있어.


어느 순간, 그녀는 기억 속 소년과 정확히 같은 움직임을 엮어내고 있었고.


-그거야.


문득 깨달았을때, 그녀의 검은 잔상을 앞서 나가고 있었다. 백연은 그 뒤를 보여준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저는 다른 자질이 있어. 새로운 길을 열어젖힐 가능성이.


어느새 소년이 보여주었던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검로(劍路)가 그녀의 손끝에서 펼쳐진다. 지그시 눈을 내리감은 채로 전진하며 검을 내친다.


그녀를 향해 짓쳐오고 있는 암천화광창을 향해 정면으로 내딛는 보법.


화신풍의 구결을 몸에 휘감고 검을 끌듯이 베어낸다. 어느 순간부터 그 검끝에 매달린 연푸른 화염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악예린의 창격으로 인해 살풋 어두워진 주변의 어둠을 그대로 탐(貪)해 끌어당기듯이.


직후였다.


빛살로 이루어진 창이 검과 맞닿는 순간, 설향의 검끝에서 한없이 검푸른 화염이 들불처럼 번지며 피어올랐고.


파아아아아앙!


거대한 진기의 파문과 함께 화광의 창이 멈추었다.



※※※



“......!”


악예린의 눈에는 보였다. 눈을 감은채로 휘두른 설향의 검끝. 매달려 있는 검푸른 화염이 악예린 자신의 진기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광경이.


본래라면 설향의 방어를 일격에 꿰뚫었어야 할 창격은 그 여파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허공에 멈춰섰고, 연이은 파문이 돌풍이 되어 옷자락을 펄럭이게 만들었다.


바로 알 수 있었다. 설향이 벽을 뛰어넘는 순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악예린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본래라면 이대로 싸움을 이어나가 깨달음을 완성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옳은 방향.


하지만 지금은 안된다. 설향의 양 눈에서는 핏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렸고, 그녀의 진기는 꺼질 듯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검푸른 불꽃만이 창백한 설향의 몸에서 유일하게 생기(生氣)를 지닌 것이었는데, 이대로 나아가면 무공에 잡아먹히거나 입마에 빠질 상황이었다.


‘게다가.’


암천화광창을 받아낸 순간 이미 벽을 뛰어넘었다.


그런 까닭이었다. 악예린이 집중을 깨트리며 입을 연것은.


“더 나아가면 죽습니다.”

“......”


그극.


검이 움직인다. 창을 휘감아 제압하려는 움직임. 이미 무아(無我)에 빠졌다. 본능대로 적을 이기려는 행위밖에 남지 않았는데, 때려 눕혀서라도 더 무리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렇게 잠시간 창을 쥐고 힘을 겨루던 악예린의 눈이 가늘어졌고.


‘지금.’


한순간 그녀의 신형이 급가속했다. 쥐고 있던 창을 놓으며 전진 보법으로 검격 권역에 파고드는 보신경이 유려했다. 그와 함께 악가산수(岳家散手)의 초식이 설향의 몸에 떨어지려는 순간.


투욱.


설향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졌다. 피어나던 검푸른 화염이 훅 꺼지며 검끝이 땅을 짚었다. 반쯤 무릎을 꿇으며 검에 기대었는데, 이어지는 옅은 숨소리 외에는 몸에 미동도 없었다.


의식을 잃은 것이었다. 진기를 전부 소진해서인지, 아니면 악예린의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


“......하아.”


직후 설향의 숨소리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악예린이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곤륜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만 모아놓은 곳인지.”


백화 설향.


단숨에 벽을 두어개는 뛰어넘은 것 같았다.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설향의 상태를 확인한 악예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지는 육합전성이 커다랬다.


[금번 경기는 산동악가, 악예린의 승리로......]


설향의 탈락이었다. 그럼에도 의식을 잃은 그녀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



그로부터 몇 시진 뒤.


“사저.”

“......”

“깨어난거 알거든?”


부스럭.


설향이 이불을 그대로 끌어올려 얼굴을 덮었다. 그 모습을 보며 백연이 헛웃음을 흘렸다.


“하아, 좀 괜찮아?”


끄덕끄덕.


고개를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러다가 선천진기까지 끌어다 썼겠어. 그건 안써서 다행인가. 예린이 미리 알고 제압하려 움직였기에 망정이지......”


백연이 한숨을 뱉었다.


정말이지 무모한 사람이었다. 벽을 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거기에 닿을 자질도 있는 사저였고.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자칫하면 몸이 망가질 뻔 했을지도 모른다.


“왜 이렇게 무모한 사람들만 잔뜩......”


백연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옆에서 약을 달이던 청율이 웃었다.


“백연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맞는 말이지만, 다르지 않습니까.”

“제 눈에는 똑같은걸요. 다들 걱정하는건 같으니까.”


자, 드세요-하며 김이 올라오는 탕약을 따라낸 청율이 설향에게 그것을 건넸다.


“일어날 수 있나요?”

“......네.”


몸을 일으킨 설향이 조용히 탕약을 홀짝였다. 그것을 잠시 지켜보던 백연이 말했다.


“몸은 확인했어. 한동안 안법 사용은 금지. 지금 앞도 잘 안보일텐데 괜찮아?”

“응. 흐릿하게는 보여.”

“조금 있으면 돌아올거야. 사흘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서 쉬어.”

“하지만 무공 감각은 정리를......”

“사흘.”


백연의 말에 설향이 입술을 비죽였다. 그에 청율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다 낫고 해도 괜찮아요. 한번 닿았으면 다시 닿을 수 있을테니까요.”


검푸른 화염은 백연도 궁금했지만, 동시에 설향의 상태가 백배는 우선이었다. 그렇게 설향을 두고 백연은 전각을 나섰다.


한밤이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설향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하느라 꽤 시간이 흘렀다.


“피곤하네.”


설향이 쓰러진 순간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명백히 무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난입해서 멈추게 만들수도 없는 까닭에.


만약 더 나아갔으면 경기고 뭐고 난입해 저지했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도 이제 자러 가야......”


당장 내일 경기였다. 이어지는 일정이 쉼 없었다. 그로써도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


그렇게 백연이 걸음을 옮겨 들어가려던 그때.


“밤이 푸르구나.”


문득 옆에 누군가 서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백연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백발 백미의 노인이었다.


“......어쩐 일로.”

“네 검을 보았다.”


무당파 장문인, 선극.


수염을 쓸며 허허로이 그를 향해 웃는다.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더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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