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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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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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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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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5)

DUMMY

※※※



일검의 궤적이 수백, 수천에 달하는 변화로 화한다. 검끝을 붓 삼아 허공에 그려낸 매화의 수에는 한계가 없었다.


그 자체로써 공명을 반복. 서로의 힘을 증폭시켜 더 커다랗게 부풀어오르기를 반복한다. 시야 전체를 연분홍빛 검기가 넘실거리며 채우는 것은 한순간.


검법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오로지 검객의 역량 뿐.


그 무위가 일정을 넘어섰을때, 만리(萬里)까지도 검의 향이 퍼져나간다 했다. 검법의 한계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증과도 같았다.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


콰아아아아아-


소리가 먹먹하게 잦아든다. 넘실거리는 검기의 파도가 해일처럼 일어났는데, 그 형태가 모두의 시선을 앗아갈만큼 장대하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유성의 검끝에 쏠렸다. 단 한명의 눈을 빼면.


‘역시.’


유성이 미소를 지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핏물을 애써 삼키면서였다.


저편에 서 있는 곤륜의 소년. 지금조차도 담담한 시선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다. 매화만리향의 화려함이나 장대함에 시선을 빼앗기기는 커녕, 알 수 없는 자색의 눈으로 그의 모든 몸짓을 눈에 담고 있다.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는 녀석이다.


본디 매화검법은 상대방의 시선을 앗아가고 집중을 흐뜨러뜨리는 기예가 포함된 검법. 그 형태가 사마외도의 검과 같다고 일컫는 이도 많을 정도다. 하지만 백연의 앞에서는 그런 기예가 일절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저 녀석의 눈은 언제나 무서울 정도로 중심을 꿰뚫고 있었기에.


‘그래야지.’


그 정도가 아니었다면 유성이 스스로의 마음에 벼락을 새겨넣는 일도 없었을테니까.


검신은 그에게 앞서 나가는 이의 등을 보라 했다. 스승의 검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그 스스로를 담금질 시켜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고.


언제나 한발짝 앞서 그의 전력을 받아줄 수 있는 이. 그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백연에게 닿을 검을 닦아낸다면, 그것이 그의 노을이 될 것이라고 그리 말했다.


‘그러니까.’


이것은 이미 경기가 아니었다. 유성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 순간이 비무제전의 한중간이라는 사실도, 그리고 이 자리가 결승전이라는 사실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 이곳은 그저 끊임없이 부딪혀 스스로를 담금질 할 수 있는 자리일 뿐.


“간다.”


맑은 음성이 물결처럼 퍼지는 것과 동시에, 입가에 미소를 내건 유성이 일보(一步)를 내딛었다. 측면 사선으로 전진하는 암향표의 걸음. 한순간에 그의 몸이 훅-하고 공간을 격하며 이동했다.


꼿꼿하게 선 상체와 하체가 분절된 듯 움직이는데, 흡사 소림의 금강부동신법을 연상시키는 기예였다.


허나 달랐다.


암향부동(暗香浮動:그윽한 향기가 은은히 떠돈다)의 묘리. 작금의 화산에도 익히고 있는 이가 얼마 없는 기예였다.


한순간이었다. 지금 이 경기장 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시도조차 해본 적 없던 것이었음에도 유성은 펼쳐내었다. 매화만리향을 다루면서 보법을 펼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기에.


그리고 지금 백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했기에 시도했고, 성공했다.


동중정(動中靜).


사박.


가죽신이 청강석 위를 깃털처럼 스친다. 무게가 하나도 없는 꽃잎마냥 흐린 몸놀림이었다. 반면 길게 이끌어낸 진기의 검 위로는 검기의 해일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백연의 코앞에 도착하기까지가 찰나. 그의 하반신 전체부터 시작해 상박을 타고 오른손 검끝으로 이어진 거대한 진기의 줄을 잡아당기는 순간.


화아아아아아악!


매화만리향의 검기 자락이 그대로 낙화(落花)하기 시작했다. 허나 그 속도는 쾌속하거나 빠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치 봄날에 개화한 꽃이 바람을 타고 떨어지듯 하늘하늘 흩어져 내리는 풍경.


한없이 느릿하고, 또 한없이 부드럽게.


매화의 비가 경기장 전체에 떨어져 내린다.


“와아......”

“예쁘네.”

“그러게 말이에요.”


객석에 앉아있던 곤륜의 무인들조차 감탄을 뱉을 수 밖에 없을 정도의 풍경. 연분홍빛 꽃잎이 시야를 가리며 바람을 타고 하늘하늘 흩날린다.


그러나 그 순간.


[아미타불.]


두웅-


절간의 범종(梵鐘)마냥 둔중한 소리가 부지불식간에 발현. 상석에 앉아있던 혜종 대사가 짝-하고 박수를 치는 것과 동시에 객석 위를 따라 투명한 기막이 물결처럼 출렁이며 퍼져나갔다.


“음? 어째서......”


무진이 의아하다는 듯 중얼거리는 순간이었다.


사락.


저 위에서부터 떨어져 내리던 매화 꽃잎이 신승의 기막에 닿는 순간.


파바바박!


불티가 튀어올랐다. 진기가 부딪히며 한없이 날카로운 충돌을 일으킨다. 직후 사방에서 꽃잎이 기막에 닿아 부서지고 흩어지기를 반복.


그제서야 홀린듯 매화의 비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뒤바뀌었다.


“......검기(劍氣)였지. 망각할뻔 했다.”


닿으면 베이고 다친다. 신승의 기막과 부딪히는 강도를 보아 저것은 분명 경지에 이른 검기. 난자당하면 순식간에 목숨이 끊어질 죽음의 비였다.


허나 그럼에도 눈에는 꽃잎이 부드럽게 흩날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를 않는다.


지나치게 몽환적이고 아름답다 느껴질 정도로.


“권역을 장악하는 절기. 검법을 술법무공의 기예에 가깝게 끌어올렸습니다. 한번 저리 된 이상 저 안에서는 검룡이 극도로 유리해질텐데.”


제갈천이 중얼거렸다.


“혹 암화의 검이라면......?”

“저건 내 복마검법도 못깰것 같은데.”


연화도 덧붙였다. 이미 일전에 검룡에게 패배한 바 있는 그녀다. 매화만리향의 저 검기가 쉬이 부서질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잘 알았다.


“무엇이건 간에, 놈이 또 다른 경지에 이른건 확실하군.”


팽악이 퉁명스레 덧붙이고.


“......어쨌든 아름답군.”


당소하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의 시선이 허공을 더듬었다. 느릿하게 흩날리는 매화를 눈에 담으면서였다.


“그러게요.”

“둘이서 꽃놀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나.”

“결승에 걸맞는 아름다운 검무(劍舞)네요.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악예린이 뇌까렸다.


흩날리는 꽃잎이 시야를 가린다. 분분히 흩어지는 검기의 비 사이로 인영이 언뜻언뜻 내비친다.


쩌엉!


검기를 몰아치며 전진한 유성이 검을 내친다. 한순간 허공에 흩날리는 검기가 그의 검끝으로 수렴. 단번에 검에 추력과 날카로움을 더하며 사선 일격을 빚어낸다. 그에 맞서 한순간 그어지는 일곱차례의 백광.


쩌저저저저저정!


시린 뇌광이 번뜩이며 꽃잎 사이를 누비고.


두 소년이 동시에 보법을 펼치며 전진과 후퇴를 반복. 용형보의 기파로 매화만리향의 검기를 잠깐이나마 흩어내며 공간을 확보한 백연의 검끝이 그대로 밑에서부터 승천하는 상단세를 형성.


언뜻 꽃비 사이로 용(龍)의 형상이 꿈틀거리며 전진했다.


그렇게 두 소년의 신형이 점차 이지러지기 시작했다. 흐릿한 백광과 선명한 연홍빛 검기가 대기를 가르며 얽혀들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소리가 침잠하며 가라앉았다. 극도로 고양된 집중 속에서 먹먹하게 잠겨든 소음들. 번뜩이는 검광이 찰나에도 수십갈래의 투로를 이끌며 엇갈리기를 반복했다. 대기를 가르며 짓쳐든 벼락은 흩어지며 피어나는 꽃잎의 벽에 막혔고, 사선을 가르며 전진하던 연분홍의 검기는 연신 터져나오는 백광의 잔재에 짓이겨졌다.


객석에 앉은 이들의 눈에는 흐릿하게만 보였다. 사방을 따라 끊어지지 않고 흩날리는 꽃비 속에서, 흑색과 백색의 인영이 번갈아가며 부딪히기를 반복한다. 화려한 꽃잎의 비 속에서 순간순간 벼락이 내리치는 듯한 광경.


흩어져 내리는 매화의 향연 속에서 두 그림자가 춤을 춘다.


봄날의 운치를 즐기듯이.


꽃잎 사이로 맞부딪히는 두 소년이 서로에게 돌진했다가 다시 물러나고 얽혀들어 검격을 나누기를 반복한다. 합이라도 맞춘듯이 매 순간마다 공격과 방어를 뒤바꾼 검격이 엇갈렸다.


그 속에서 유성은 웃고 있었다.


‘좀 더.’


검을 휘두른다. 매화만리향의 검기를 휘감아 내치는 순간, 섬전같은 검격이 치고 들어온다. 끝까지 검을 내뻗지 못하게 선제적으로 쳐내는 수법. 뚝뚝 흐르는 자색의 눈빛으로 그가 할 일이 무엇인지 미리 다 예측하고 있는 양 움직인다.


벽이었다. 매화만리향을 펼친 뒤에도 간신히 합을 맞춰 따라가는게 전부일 정도.


검법 권역 안에 있는 이상 유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함에도 그러했다. 지금 이 순간도 보법의 뇌기로 찰나지간 공간을 확보. 바람을 휘감은 신법으로 그의 검신을 타고 꽃잎마냥 휘돌아와 횡격을 내친다.


쩌엉!


급박하게 올려친 수도(手刀)에 검격 궤적이 뒤틀리고 반격초를 내치려는 순간 품을 파고드는 것은 녀석의 팔꿈치.


퍼억.


옆구리의 호신기가 단번에 박살나며 유성은 뒤로 주욱 밀려났다.


그와 함께 호흡을 가다듬을 틈조차 주지 않고 곧바로 땅을 박차며 따라붙는 백연의 신형.


‘강해.’


전부 그보다 한수 위였다. 싸움을 거듭할수록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성은 한없이 즐거운 기분밖에 느끼지 못했다.


‘벽이 보여.’


보인다. 합을 나누고 싸움이 길어질수록 그가 마주해있는 벽이 눈에 들어온다. 본래는 윤곽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길이 선명하게 눈앞에 드러난다. 끝없는 암흑 속에서 드러난 한줄기 길.


그 위에 한발을 내뻗는 순간-


카앙!


검이 맞부딪혔다. 자색 눈동자에 언뜻 놀람이 비쳤다. 그러더니 이윽고 그 놀람이 만족감으로 변하는 것이 보인다.


시간을 되감은 양 암향표로 후퇴보법을 펼쳐 간합을 확보하고 검을 휘두른 유성의 움직임 탓이었다. 본래 그가 지니고 있던 성취를 또다시 한발자국 앞서 나갔다.


‘한발 더.’


키잉-


삽시간에 매화만리향의 검기가 모여들며 그의 검신에 노을빛 강기가 이지러졌다. 직후 돌연 눈앞에 자하검결의 궤적이 형성.


검을 언제 휘둘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알아차린 순간 사선 검격은 이미 그 자리를 베어내고 있었기에.


그러나 백연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어느새 몸을 땅에 닿을 듯 낮춰 검로를 회피한 탓이었다. 미래를 읽고 있는 양 움직인다. 직후 그가 기파를 휘감고 솟구치며 각법을 올려쳤다.


퍼억!


복부를 가격한 일격에 유성의 신형이 뒤로 한바퀴 나뒹굴었다. 토혈이 진탕 올라왔는데, 그것을 뱉어내는 것과 동시에 유성은 다시 한번 암향표를 펼쳤다.


그와 함께 시야가 길쭉하게 늘어났다. 인지가 강화되고, 주변 사물 모든것이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동시에 어느새 그는 백연의 뒤를 점하고 있었다. 자하검결을 커다란 횡격으로 펼치면서였다.


그러나 그조차도 백연의 몸에 닿지 못했다. 한순간 백연의 신형이 홀로 시간을 가속한 양 회전. 시린 백광이 벼락처럼 그의 앞에 떨어졌고.


쩌어어엉!


우레같은 굉음이 일며 그의 검이 튕겨나갔다.


“아하하-”


그럼에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어느 순간 그는 길 위를 걷고 있었던 까닭이다. 벽을 향해서. 벽을 넘어서.


검을 휘두르고.


쩌엉!


막혔다. 다시 한걸음을 내딛는다.


카가각!


막힌다. 그럼에도 유성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한걸음, 두걸음씩.


그렇게 수백합에 달하는 검무를 펼치는 것은 한순간. 어느 순간 유성은 자신의 검끝이 점차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껏 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진기마저 불안하게 일렁이기 시작.


‘축기량이......’


부족하다. 언제나 세맥과 혈도를 가득 채우고 휘돌던 내공이 거의 바닥에 다다른 것이었다.


그것을 인지하면서도 유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 한발 더 갈 수 있을것도 같았기에.


그렇게 힘을 모아 한번 크게 자하검결의 초식을 내치는 순간, 섬짓한 백광이 허공을 갈랐고-


쩌어어어어엉!


굉음과 함께 유성의 신형이 저편으로 포탄처럼 튕겨나갔다. 그 앞으로 산산조각난 진기의 파편들이 허공에 녹아내렸다.


“쿨럭......”


핏물을 뱉어낸 유성이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그의 손에는 검이 쥐어져 있지 않았다. 검강이 깨진 것이었다. 진기로 유지하고 있던 검의 형상은 허공에 녹아 사라졌고, 남은것은 적수공권(赤手空拳) 뿐.


“더럽게 강하네.”


유성이 웃음기 섞인 음성을 뱉었다. 그에 반대편에 여상히 서 있던 백연이 픽 웃었다.


“남말을.”


그의 몸도 성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 순간 허공에 느릿하게 녹아 흩어지고 있는 매화만리향의 잔재 때문이었다. 검기의 권역에 갇혀 싸움을 이어나갔는데, 여파가 작지 않았다. 온몸에 크고 작은 검상이 새겨져 있을 정도로.


허나 승부의 향방은 뚜렷해 보였다. 유성은 핏물을 울컥울컥 뱉어내고 있었고, 검마저 잃었다. 상처도 그가 훨씬 많이 입은 상태였는데, 검은 무복 끝자락이 붉다 느껴질 정도였다.


허나 유성은 조용히 손을 들어올리며 기수식을 취했다.


‘아직 한발 더 갈 수 있어.’


아직도 길이 보인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에 백연이 미소를 지었다. 이러나 저러나 한결같은 놈이었다.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 본질이 어디 갈리가 있나.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기를 반복하는 것은 항상 같았으니까.


“좋아. 해보자고.”


툭.


흐린 빛살이 그대로 땅에 꽂혔다. 청강석 경기장을 손가락 한 마디만큼 가르고 들어간 여휘가 바닥에 꼿꼿하게 섰다.


똑같이 적수공권이 된 백연이 웃음을 흘렸고.


파악!


두 소년이 전진했다.


낙영장(落影掌)과 낙안권(落雁拳)이 역으로 충돌. 주먹과 장법이 엇갈리며 부딪힌다. 찰나지간 수십가지의 투로가 연결되며 이어졌다. 꽃잎처럼 휘돌아 내치는 유성의 팔꿈치를 손으로 막고, 무릎으로 올려치는 백연의 모습. 그에 암향표로 땅을 박차며 뛰어올라 무릎을 한번 더 밟고 공중에서 돌아 뒤로 물러나는 움직임까지.


손에서 검을 놓았음에도 유려했다.


두 소년은 스스로가 한 자루의 검이 된것 마냥 투로를 엮어내었다.


파바바바박!


권격 투로가 얽혀들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진기의 물결이 파문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그렇게 수십합을 나누었다.


어느 순간 적막으로 뒤덮인 경기장에서, 두 소년의 신형이 한차례 떨어졌다가 일순 급격하게 가속.


용형보와 암향표로 한순간 상대의 코앞에 진각을 내리찍고는 일격을 내친다.


찰나지간 뻗어오는 죽엽수(竹葉手)의 궤적에 시린 백광을 휘감은 손이 끼어들었다. 좌장으로 유성의 손목을 쳐내는 것과 동시에 우수로 권격을 전개. 그에 맞서 유성이 꽃잎처럼 떨어지는 낙영장을 펼치는 그 순간이었다.


“......!”


백연의 손목이 튕기듯 위로 올라왔다. 권격이 급격하게 꺾이며 낙영장 기파를 짓이기기고 유성의 우수를 쳐내었다. 동시에 백연은 사선으로 일보(一步) 전진했고.


키잉-


막대한 공력이 소년의 손에 휘감겼다. 찰나지간 유성의 눈에는 보였다.


‘검(劍)이......’


손아귀에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음에도, 검을 쥐고 있었다. 그의 삶 자체가 검도(劍道)를 이루고 있다는 듯이.


직후였다. 백연의 손이 검끝이라도 된 양 상단세를 취하며 낙하. 태청신공의 뇌기가 다채로이 휘감기며 하나의 구결을 형성했다.


늘어진 시간 속에서 유성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던 번개였다.


신강, 청화단주와의 싸움에서 그의 눈앞에 돌연 현현했던 소년. 지저에서 창공까지 분분히 이어지던 시린 뇌광(雷光).


분광뇌풍검(分光雷風劍), 다섯번째 초식.


종격. 벼락.


한순간 시린 백광이 시야 전체를 물들였고.


콰르르르르르릉!


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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