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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우주 경제 세기에 메카 인양사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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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9
최근연재일 :
2024.06.29 17:4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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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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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1,751

작성
24.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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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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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스페이스 드림의 시작

DUMMY

06 스페이스 드림의 시작.


스페이스 드림을 꿈꾸고 찾아온 젊은이들은 연합회의 목적에 맞게 일했다. 콜로니 치안을 담당하거나, 마키나를 타고 광부질을 해댔다.


머리가 비상한 소수는 관리직으로 대우받거나, 연합회가 신설한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전문직 종사자가 됐다.


콜로니의 목적지는 연합회가 정했다. 거주민들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콜로니는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지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에 지구의 탄소 배출량이 70억 톤 정도 줄었다는 기록이 있다.


콜로니는 과거인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개척의 땅이었다.


07 협상


바오 7세가 바오 16세를 보며 말했다.


“보수 얘기를 해볼까? 아가야. 협상은 너가 해보렴.”


바오 7세가 자신의 태블릿을 건네줬다. 바오 16세가 태블릿을 받으며 말했다.


“하지만 큰할머님. 전 아직 미숙한걸요.”


“지금은 자신의 미숙함을 아는 걸로 좋단다. 해 보거라.”


바오 16세는 태블릿으로 임금을 계산했다. 루크는 콜라를 홀짝였다. 바오 16세가 말했다.


“루크, 아까 탔다던 마키나는 어떤 모델이야?”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녀석인데. 아무리 봐도 닮은 녀석이 없단 말이지. 주문 제작품 아닐까?”


“주문 제작도 결국은 파생형일 뿐이야. 그 깐깐한 연합회 놈들이 자기 물건에 침 바르기를 포기할 리 없고.”


“그럼 대체 뭘까?”


“글쎄··· 연합회 놈들 생각을 알 턱이 없지. 그 푸른 방어막 때문에 바깥이랑 통신이 끊겼잖아. 밖에서 들어가려는 놈들은 다 쏴 죽이고, 나오는 놈들도 억제하고···.


장장 198년 동안 화성 안에서 어떤 싸움이 벌어졌는지. 아는 사람이 바깥에 있을지 의문이야. 그보다 마키나의 생김새는?”


“꽤 독특했어. 사람처럼 발가락이 있더라고.”


“발가락?”


“응. 사람 발가락.”


바오 7세가 루크 옆자리에 앉았다. 자신의 오른발을 들어 올렸다. 바오 7세는 금빛 샌들을 신고 있었다.


샌들의 틈 사이로 바오 7세의 발가락이 움직였다.


“이게 달려 있었단 말이지?”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오 7세가 발을 내려놓고 루크의 왼편 어깨를 기댔다. 루크가 말했다.


“녀석을 조종하는데. 조종석도 없었고.”


“조종석이 없는 마키나는 들어 본 적 없는데. 그럼 어떻게 조종하는데?”


“사람 움직이는 데로 움직이더라고.”


바오 7세는 조용히 루크의 냄새를 맡았다. 옅은 땀 냄새와 남자 특유의 투박한 향이 났다.


바오 7세는 ‘사별한 첫 남편과 같은 냄새’라며 눈을 감았다. 루크는 혼자 떠들었다.


자신의 무용담을 끝내고 바오 7세가 잠들었음을 깨달았다. 루크는 ‘할망구가 또 잠들었네.’ 하며 바오 7세의 얼굴을 봤다.


탄력적이며 매끈한 피부였다. 옅게 바른 연지가 차량의 전등에 일렁였다.


루크는 ‘정말 150살이 맞나?’라며 의심했다. 루크는 바오 7세를 옆으로 뉘고 싶었다.


몸을 옆으로 치우자니 잠에서 깰 바오 7세를 걱정하며 루크는 가만히 있었다.


차가 덜컹대자 공기 냄새가 변했다. 튀김 냄새와 뜨끈한 국물 냄새가 났다. 루크는 시장 부근이라고 짐작했다.


바오 16세가 계산을 끝내고 고개를 들었다. 조용히 콜라를 마시는 루크를 보며 말했다.


“큰할머니를 좋아하세요?”


루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왜 그렇게 붙어 계세요?”


“몰라, 이 할망구가 멋대로 붙어 있는 거야.”


“그럼 밀어내면 되죠.”


“뭐 어때. 사람 피곤할 땐 이렇게 어깨도 빌려주고 그러는 거야.”


“뭐 마음대로 하세요. 자요.”


바오 16세가 다가와 태블릿을 건넸다. 일당으로 십만 원이 쓰여 있었다. 루크는 세세한 항목을 건너뛰며 말했다.


“고작 십만 원 하나 제시하는데 이렇게 걸린단 말이야? CEO로서 꽝인데?”


“갑자기 벌어진 일인데. 어떻게 해요. 십만 원이 어디 땅 파서 그냥 나오나요? 그 정도도 많이 쳐준 거예요.”


“인양업자 앞에서 그런 말은 못 쓰지. 땅 파서 돈 버는 사람인데!”


루크가 언성을 높였고 바오 7세가 깼다. 바오 7세는 눈 뜨지 않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바오 16세가 말했다.


“고작 얘기 몇 번 하고 십만 원이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당신 입으로도 들어 볼 가치도 없는 정보라고 했잖아요.”


“맞아. 하지만, 이미 그 정보를 사겠다고 얘기한 시점부턴 다르지. 사람 욕심이란 그런 거 아니겠어? 없던 욕심도 금 조각 앞에서 치솟는 법.”


바오 7세가 미소 지었다. 옛 낭군님이 할법한 말이었다. 바오 16세가 바오 7세의 미소를 보고 말했다.


“할머니! 저 바보 같은 녀석에게서 떨어지세요! 멍청함이 전염될지도 모른다고요!”


루크가 고개를 돌렸다. 바오 7세가 실눈을 뜨고 루크의 목에 코를 댔다.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루크의 말이 옳단다. 그리고 생각해 보거라. 협상할 때는 이성적으로 대해야지. 물론 상대방의 감정도 돈으로 계산할 때야 비로소, 한 사람 몫이 가능하단다.”


바오 7세가 루크의 어깨의 손을 얹었다.


“그런 의미에선 우리 손녀는 아직이구나. 루크를 구워삶았어야지.”


루크가 인상 쓰며 바오 7세를 봤다.


“일단 떨어지시죠?”


“왜?”


“불편합니다.”


“난 아닌데?”


“150살 먹은 할머니가 이렇게 들러붙으면 좋겠습니까?”


“난 150살이 차이 나는 젊은이 몸 냄새가 좋은걸? 자 어디 우리 손녀가 짠 걸 봐볼까?”


바오 7세가 루크가 든 태블릿을 봤다. ‘단순 노동이라면 틀리진 않았네.’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루크 그럼. 이 정도라면. 어때?”


바오 7세가 오른손으로 태블릿에 글자를 더했다. 숙식과 온천 제공이었다. 루크가 말했다.


“온천? 꽤 비싼 걸로 아는데. 일박만 해도 20만 원이 그냥 넘잖아.”


“맞아. 그러니까. 이건 서비스. 어때?”


바오 16세가 말하려 하자 바오 7세가 손가락을 들었다.


“뭔가 더 있는 거야?”


“아니. 엎어질 뻔한 거래의 손해를 메꾸려는 거지.”


“그럼 진짜로 떨어져 주겠어? 붙어서 슬슬 땀나거든?”


바오 7세가 고개를 때며 루크의 어깨를 주무르고 말했다.


“온천에서 서비스로 마사지도 해준다고. 극락이라고 정평이 나 있지.”


“그건 구미가 좀 당기네. 몸이 좀 뭉쳤거든.”


“그럼. 받아들이는 거지?”


“좋아.”


바오 7세가 루크에게서 떨어졌다. 루크는 태블릿 하단에 손가락을 휘둘러 사인했다. 바오 7세가 사인을 확인하며 태블릿을 받고 말했다.


“좋아. 근데 루크도 계약서는 제대로 안 읽는 편이네.”


“뭐?”


“뭐라고 적혔는지 다 안 본 거야?”


바오 7세가 계약서 마지막 조항을 보여주며 말했다.


“정산은 계약 종료 당일. 저녁 9시 바오 7세의 방에서 한다. 루크 혼자만 올 것.”


바오 16세와 루크가 같이 확인했다. 바오 16세가 말했다.


“큰할머니, 남자가 고프셨나요? 더 좋은 남자들도 많은데!”


“아니 할망구. 대체 이 해괴한 문장은 뭐야!”


“손녀야. 넌 아직 어려서 이런 남자의 매력을 모르는구나? 뭐긴 뭐야. 대시지. 요즘은 플러팅이라고 하던가?”


“난 용납 못 해!”


“하지만 본인이 사인했잖아? 계약을 뒤집겠다니. 푸바오 상회가 그냥 지켜볼 거 같아?”


루크가 주먹을 쥐고 허공에 흔들며 말했다.


“이건 갑의 횡포야!”


“횡포는 무슨. 여기에 구체적으로 뭘 할지. 명시한 게 없잖아. 우린 그냥 저녁 9시에 내 방에서 볼 뿐이야. 남녀의 정사를 나눌지. 뜻깊은 대화를 나눌지는 결코 모르는 일이지. 그러니 처음부터 계약서는 똑바로 읽어야지. 평소에도 계약서는 조웰이 읽고 서명해주니까. 잘 안 본다는 정보를 이용했지.”


바오 7세가 웃었다. 바오 16세가 말했다.


“큰할머니. 설마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글쎄다. 처음에 썼을까? 마지막에 썼을까?”


차가 속력을 줄였다. 문이 열리자 거대한 나무 문이 반겼다. 바오 7세가 내리며 말했다.


“난 중국 간부들이랑 할 얘기가 좀 있어서. 손녀야. 많이 듣고 배우렴.”


자동차가 문을 닫고 출발했다. 루크가 절규했다. 바오 16세는 태블릿을 다시금 확인했다. 못 보고 지나친 항목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곤 말했다.


“당신도 나도 할머니한테 농락만 당했네요.”


“시끄러! 꼬맹이! 남의 절규를 막지 마!”


“뭐라고요? 저도 먹을 만큼 먹었거든요?”


“딱 봐도 이제 17살 정도인데. 무슨!”


“17살이면 먹을 만큼 먹었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그럼 아저씨 마키나 면허의 잉크는 말라붙었다 못해 석유라도 튀어나오겠네요?”


“젠장, 뭐라 할 말이 안 떠오르네!”


바오 16세가 콧방귀 꼈다. 루크는 꼬맹이에게 말다툼에서 졌다며 자리에 앉아 콜라만 마셨다. 콜라캔을 비우고 루크가 말했다.


“그래서. 어디서 얘기할 건데.”


“집 서재로 가죠.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뭐. 그래라. 젠장. 의욕 안 나네.”


자동차가 속력을 높이며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08. 정치질.


“누가 어떤 손해를 입었습니까?”


“그 명령이 하달된 뒤로 새로운 제조 공장이 들어섰습니다. 더 효율적인 기계식 공장 말입니다. 그 탓에 인민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돈들이 고스란히 부르주아에게 쏟아졌단 말입니다.”


바오 7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계속해 보시죠?”


한 장교는 말하지 않고 대화를 듣기만 했다. 바오 7세는 한 장교의 얼굴을 관찰했다.


젊은 피부에 사정없이 찢기고 뜯긴 흔적들이 보였다. 윙 장교가 말하려 하자, 바오의 차가 든 카트를 밀며 직원이 다가왔다.


바오 7세의 옆에서 차를 내려놓으며 직원이 속삭였다.


“세 사람은 같은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바오 7세가 홍차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향이 정말 좋구나. 케이크의 딸기는 어디 껄 쓰느냐?”


직원이 말했다.


“예. 저희는 파견 나간 직원이 직접 중국의 도매 시장에서 사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돈은 중국 내부에서 움직이겠구나.”


“그것이 지엄하신 주석님의 명령 아니겠습니까?”


“잘 아는구나. 그럼 물러가거라.”


직원이 케이크를 탁자에 올려놓고 고개 숙이며 물러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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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 드림의 시작 +1 24.05.14 46 4 10쪽
4 우주 콜로니 +3 24.05.11 58 5 12쪽
3 반격 +1 24.05.10 62 6 10쪽
2 연합회 +4 24.05.09 111 6 11쪽
1 마키나 +4 24.05.08 17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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