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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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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3,558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8.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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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텔로스를 향해(21)

DUMMY

대련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카사네는 변칙적으로 뛰며 움직였다. 강하게 바닥을 굴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재빠르게 피했고, 필요에 따라 뒤로 대각선으로 물러서며 머리를 빠르게 흔들었다. 그런데도 총잡이는 침착하게 그녀의 어깨와 무릎을 맞췄다.


충격에 멈칫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정확히 이마를 쏴서 맞췄다. 그녀는 한 발을 버티고 머리를 왼쪽으로 틀었지만, 총잡이의 총알은 그녀의 이마에 연달아 박히며 그녀가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그녀가 넘어지자 그는 리볼버를 바닥에 떨구고 다시 소총을 들었다. 누운 그녀가 몸을 일으키는 머리에 마지막 한 발을 쐈다. 전과 다른 충격량에 그녀가 놀랬다. 왼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그녀가 말했다.


"뭐에요! 치사하게 머리만 쏘고!"


생토니스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갔다. 열다섯 걸음을 걷고 손을 내밀며 말했다.


"머리가 아닌 곳은 재빠른 탓에 맞추기 어렵다. 그리고 머리는 움직임이 한정되어 있지 않느냐."


카사네는 속으로 이를 갈며 그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꼭 가까이 가서 한 방 옆구리에 한 방 가볍게 먹여줘야지. 그녀가 일어나 양손을 부딪치며 말했다.


"이번엔 봐 드린 거라구요."


"봐줄 필요 없다."


그가 권총 벨트에 꽂아둔 총알의 끝부분을 잡고 밀어 올려 총알을 빼냈다. 세 발을 꺼내자 벨트가 비었다. 카사네에게 기다려달라 말하고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는 창고에 1살짜리 아기보다 거대한 나무 상자를 들고나왔다. 그가 뚜껑을 열고 카사네에게 총알 넣는 걸 도와달라 부탁했다.


그녀는 총잡이 옆에 앉아 한 자루를 쥐었다. 생토니스가 능숙하게 탄창 멈치를 밀고 실린더를 왼쪽으로 밀었다. 그녀는 은색빛의 리볼버를 돌려보며 가볍게 실린더를 밀었다. 그러나 버튼을 밀지 않은 탓에 실린더는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을 보며 생토니스가 말했다.


"실린더 뒤에 이 버튼을 밀거라."


그녀가 리볼버에 왼쪽에 달린 버튼을 찾아 밀었다. 생토니스가 말했다.


"그건 오른손잡이용이구나. 오른손으로 잡고 엄지로 버튼을 밀고 검지로 실린더를 밀어보거라."


그의 말대로 하자 굳건히 있던 둥근 놈이 가볍게 옆으로 밀려 나왔다. 그녀는 총구를 위로하고 총을 흔들었지만 탄피가 떨어지지 않았다. 실린더 중심에 위로 솟은 작은 기둥이 보였다. 그녀가 엄지로 기둥을 누르자 탄피가 여섯 개가 밀려 나왔다. 그중 네 개는 바닥에 떨어졌고 세 개는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붙었다. 그것을 직접 뽑아내고 빈 탄피를 손바닥 안에서 굴리자 잘그락거리며 소리를 냈다. 카사네가 말했다.


"이 남은 건 어디에 버려요?"


"이 상자에 담거라."


그는 나무 상자에서 두꺼운 종이 상자 하나를 꺼냈다. 그것을 위로 열자 총알이 보였다. 왼손으로 굴리던 탄약을 넣고 새 총알을 꺼내 하나씩 집어넣으며 숫자를 셌다. 그 광경을 보며 자신의 어릴 적을 떠올렸다.


아버지와 함께 처음으로 총을 쥔 날. 자신도 그녀와 같이 총알 숫자를 셌다. 혹시나 하나 더 넣을까 걱정했지만, 구멍은 하나 더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미래에 자식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숫자를 셀까?


그녀가 여섯 발을 넣고 실린더를 닫았다. 그 뒤 다른 총을 집어 들며 생토니스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어떤 게 그렇게 웃겨요? 빨리 총알 넣어요. 복수해줄 테니까."


생토니스도 능숙하게 총알을 넣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너를 보고 있자니 어릴 적이 떠올랐다."


"총 다루는 게 서툰거 때문에요?"


"그것도 있지만, 총알 숫자를 세는 거 말이다. 나도 처음 총을 장전한 날 그랬다. 아버지께서는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셨지."


"아버님이 왜요?"


"글쎄. 말씀하신 적 없으시니 모르겠구나."


"물어보면 되죠. 예쁜 아가씨랑 연습 좀 하다가 문뜩 보니 생각났습니다. 라고 하면 되죠."


"그분도 무덤에 계신다. 데이슨의 손에 죽었지."


그녀가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생토니스가 말했다.


"괜찮다. 지금 나를 돕고 있지 않느냐."


그는 말을 끝내고 재빠르게 총을 장전했다. 실린더가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가볍게 돌려 본 뒤 총을 제자리에 넣었다. 상자를 치우고 두 사람이 다시 멀찍이 떨어졌다. 둘 다 길게 호흡을 가다듬고 서로를 쳐다봤다. 생토니스가 양손에 리볼버를 쥐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움직였다.


카사네가 몸을 앞으로 숙이고 뛰었다. 생토니스의 오른손의 리볼버는 그녀의 머리를 따라갔고 왼손은 다리를 겨눴다. 방아쇠를 당기자 카사네가 양팔을 교차 시켜 머리를 가렸다. 다리를 맞췄음에도 주춤하지 않고 그녀가 계속 뛰었다. 그는 뒤로 물러서며 악켄하르트의 갑옷 괴물을 떠올렸다.


그 괴물도 저런 상태로 천천히 걸어오며 총알을 소비하게 만들었다.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한 걸까? 세상 참 좁군. 생토니스는 그녀의 가슴팍을 노리고 총을 쐈다. 그녀 앞으로 숙여준 덕에 쏘기 쉬웠고 전력으로 달린 덕에 충격은 배가 되었다.


그는 두 정의 리볼버를 모두 쏘고 다시 새것을 바닥에 버리고 새 총을 꺼내 난사했다. 그녀의 흉곽을 정확히 두드리자 그녀는 숨쉬기가 쉽지 않았다. 갑주 안은 총알의 충격이 사방을 튀었다. 강철과 광물이 부딪힐 때마다 시야가 조금씩 흔들렸다. 고통에 그녀가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며 생각했다. 자꾸 집요하게 가슴만 때리는 거 아니냐며 화를 냈다. 발퀘가 말했다.


"그냥 확 날아가면 되잖아. 아님 땅을 힘차게 굴러서 세 발자국 네 발자국 건너뛰라고! 평소에는 잘만 하더니 오늘은 왜 그러냐."


그녀는 발퀘의 조언에 따라 앞으로 힘껏 도약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까워질수록 생토니스는 격렬히 총을 쐈다. 카사네가 열 걸음 앞까지 다가오자 열한 번째 리볼버가 모두 소진됐다.


남은 리볼버 한정을 권총집에 넣고 소총을 꺼내 들었다. 가슴팍을 쏘자 강렬한 충격에 쿨럭였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생토니스가 즉시 소총을 버리고 리볼버를 꺼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멈추지 않고 그를 향해 날아왔다. 생토니스가 뒤로 몸을 날리며 총을 쐈다.


마지막 남은 총알은 갑옷과 부딪히며 사라졌다. 그녀의 몸은 양력을 잃고 그의 머리를 향해 떨어졌다. 생토니스는 자신을 덮치는 그녀의 몸을 받아주었다. 검은 갑주가 사라지더니 그녀가 눈을 뜨자 눈색이 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카사네가 말을 했지만 음성은 발퀘의 목소리였다.


"숨을 못 쉬게 가슴만 치다니. 머리 좋군 그래."


카사네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숨을 크게 들이켜며 말했다.


"덕분에 잠깐 기절했잖아. 일어나면 또 엄청 뭐라고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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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텔로스를 향해(5) 20.08.03 2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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