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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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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작품등록일 :
2024.08.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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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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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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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9. 고요한 밤

DUMMY

19. 고요한 밤




#


지난 회차 때.

10년 연속 50홈런 기록을 세울 때쯤 본의 아니게 나 때문에 야구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10년 연속 50홈런;; 한국 타자 goat]

⎿ 어떻게 사람이름이 최육식동물goat현 ㅋㅋ

⎿ 추강대엽 : ???

⎿ 최추강대엽 ㅋㅋㅋ

⎿ 최추 ㅋㅋㅋㅋㅋ

⎿ 진지)솔직히 부산 타자들 데리고 10년 연속 50홈런 세운거면 메이저 경력보다 윗줄에 놔야함 그래서 최대추강엽이 맞음 어감도 좋음

⎿ 미친놈인가···

⎿ 7관왕이 우스워? 연속경기 홈런 세계신기록이 우스워? 10년 연속 50홈런이 우스워? 7관왕이 우스워? 연속경기 홈런 세계신기록이 우스워? 10년 연속 50홈런이 우스워?···[더보기]


그놈의 GOAT 논쟁이야 내가 어느 정도 커리어를 길게 이어간다 싶으면 늘 따라붙던 주제지만, 그땐 팀도 팀이었던 만큼 유독 시끄러웠었지.


그리고, 그런 글이 화제를 불러일으킬 때면 늘 나오던 소리가 있었다.


[겨우 AA 수준에서 뛰는 타자가 어떻게 메이저리거랑 비빔? 미친 건가 진짜 ㅋㅋㅋㅋㅋㅋ]


KBO는 마이너리그, 그중에서도 AA 수준이라는 소리.


뭐, 선수나 전문가 중에서는 너무 내려치기가 아니냐며 성내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나 역시 그 정도 수준이 아닐까 생각을 하긴 했다.


가끔 국제대회를 나가면 느껴지는 격차라든지, KBO에 오는 용병들의 수준으로 간접적인 비교를 했을 때.


KBO에서 포스팅이니 뭐니 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수준의 엘리트 선수 중 1/3 수준은 이래저래 주전을 차지하고, 또 그중에서도 이레귤러라 불리는 이들은 리그 중상위권, 혹은 탑급 성적으로 내기도 했으니 나름 합리적인 것 같기도 했고.


물론, 그것도 내게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 가끔 ‘그 정도는 되겠네.’ 정도로 생각한 뒤 금방 치워버린 주제긴 했지만.


결국 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직접 겪어야 해결될 문제였기도 했거니와, 그땐 그럴 생각조차 없었으니까.


사실, 야구를 나 정도로 오래 한 사람의 입장으로 보면 KBO나 MLB나 그리 큰 차이가 날까? 싶은 생각도 있긴 했었고.


분명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지.


내가 겪어본 메이저리거, 그러니까 로키스의 투수들은 내게 그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


그냥, KBO의 1선발 정도?

그런 투수들이 조금 많다?

진짜 대충 던지는 것 같은데 이 정도까지 던진다고?


딱 그 정도로.


하지만.


쌔애애애액- 퍼엉!


경기 시작 전.

마운드에서 몸을 푸는 스펜서 리치의 연습 투구를 눈앞에서 본 순간, 나는 그런 내 생각이 조금 어긋났다는 걸 깨달았다.


[89 mile]


89마일.

고작해야 143km/h 정도밖에 안 되는 공이었지만, 흔히 말하는 ‘구위’가 차원이 달랐으니까.


팡-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거의 오버헤드에 가까운 쓰리쿼터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을 큰 키를 이용해 말 그대로 미트에 내려찍는 수준으로 던지는 폼도 폼이었거니와.


‘이게 메이저리그 1선발···’


자이로 회전이 얼마나 잘 억제되어 있는 건지, 수직 무브먼트가 굳이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측정해 보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로 엄청났다.


그래, 흔히 말하는 라이징성 무브먼트를 보이는 패스트볼처럼.


문제는 그걸 99마일도 아니고 89마일 수준의 공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거겠지.


그것도 부상 뒤에 거의 첫 재활 등판에서.


‘저런 놈들이 각 팀당 한 명씩 있다고?’


그 공 하나만으로 나는 내 안의 메이저리거들의 수준을 적어도 두 단계 이상 상향시켜야만 했다.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부족하군.’


누군가의 말마따나 국제대회에 나서는 메이저리거들은 절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말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내 목표를 위해서라면 저런 놈들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야 한다는 사실 역시.


그리고.


‘···그런데 왜 스프링캠프 때 겪은 로키스 투수들에게는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던 거지?’


생각을 이어가던 나는 어느 순간 굉장히 불쾌한 진실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다 닳아 없어진 호승심이라는 놈이 오랜만에 고개를 든 건지.


벤치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게 떨려오는 팔을 주무르며 경기에 집중을 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도 1회 초 공격은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스트라이크! 아웃!”

“아.”


1번으로 나선 좌익수 조나단 헤일이 4구째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삼진을 당한 뒤.


따악-


“굿 배팅! 루카!”

“잭팟이 터졌어!”


2번 루카스 밀러가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 안타를 만들어 냈지만.


“Fuck. 후우우···”


이내 환호하는 우리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심호흡을 한 스펜서 리치는 3번 타순의 리암 윌슨을 상대하며 갑자기 기어를 올리기 시작했다.


“후읍!”


연습 투구 때도 만만찮게 와일드한 투구폼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시대를 역행한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과격한 폼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 스펜서 리치.


그와 동시에 상대 팀 덕아웃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아무래도 스펜서 리치의 돌발행동인 것 같긴 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리암 윌슨부터 에이든 스미스까지.


“···왜 갑자기 나한테만.”

“나도.”


루카스를 1루에 놔둔 채 단 7구만 던져 두 타자 연속으로 삼진을 잡아내어 버렸으니까.


[95 mile]


올라간 구속도 구속이거니와, 안 그래도 무지막지하던 볼 끝과 공에서 느껴지는 기세가 차원이 달랐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긴 했다.


‘그래도 타이밍은 일단. 게다가 아직 디셉션까지는 신경을 못 쓴 것 같기도 하고.’


다만, 내 눈에는 실전 감각의 문제로 몇몇 디테일이 부족한 게 눈에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할만할 것 같은데?”

“일단 점수부터 안 내 줘야지. 필립스, 자신 있지?”

“이제 경기 시작하는 선발투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 있어?”

“너니까 말하는 거지. 너니까.”


그렇게 나는 주위 몇몇이 글러브를 들고 수비를 하기 위해 덕아웃을 나가는 사이 눈을 감고 방금 전 공격에서 잡아낸 스펜서의 특징적인 포인트들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꼬임각도 크고 팔이 돌아 나오는 편이라 아예 디셉션이 없진 않을 거다.’


‘구속은 143에서 150, 아니 152인가? 마일 단위는 익숙해지지가 않아··· 아무튼 일단 그 정도.’


‘위에서 위로 가는 패스트볼이니 존 상단을 주로 노릴 거고, 각이 큰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투수.’


‘보이는 것보다는 적어도 1개 높은 곳을 쳐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스플리터를 상대하기 피곤하겠군. 보고 치기보단 게스히팅을 해야 해.’


남들이 보기에는 같은 팀이 수비를 하는데 가만히 눈이나 감고 앉아 있는 게 썩 좋아 보이진 않겠지만, 이것도 나름 몇 회차 동안 지명타자로 살며 익힌 기술 중 하나였다.


타격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그 타격을 위해 온 신경을 쏟고 있는 거고.


물론, 저주에 걸린 그날 이후 언제 어느 순간이건 타격에 진심이 아닌 적은 없었지만.


#


그렇게 눈을 감고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스펜서와 몇 타석이나 승부를 겨뤘을까.


“초이?”

“음?”

“나갈 준비 해. 다음 타석이 너니까.”


그사이 경기는 1회 말을 지나 2회 초로 접어들어 있었다.


[0-0]


‘아직 점수는 안 났고.’


다행히 1회 말을 잘 틀어막았는지, 전광판의 스코어보드는 0을 유지한 상태.


나는 천천히 헬멧을 쓴 뒤 배트를 들고 대기타석으로 향했다.


퍼엉-


“스트라이크!”


그 사이 덕아웃에서 전담 트레이너에게 한 소리를 들었는지, 다시 처음의 그 페이스로 돌아와 공을 꽂아 넣는 스펜서.


워낙 느껴지는 기세가 달라 두 폼을 나눠 말했지만, 사실 두 폼은 다른 폼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 던지는 저 투구폼에서 ‘자제’가 느껴졌다면, 직전의 그 폼에서는 그게 느껴지지 않았을 뿐.


하지만.


따악-


“내가, 내가 할게.”

“아웃!”


내 앞, 그러니까 5번으로 나선 크리스 도슨에게는 그걸로도 충분했다.


감독이 어떻게든 의욕을 불어넣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놈은 썩은 동태 같은 눈을 한 채 타석으로 들어가 결국 힘없는 2루수 방향 인필드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헌납하고야 말았으니까.


그렇게 마침내 배터박스에 들어가 마주한 ‘진짜’ 메이저리거는, 날 보며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운이 좋네. 어디 가서 메이저리그 1선발 공을 쳐보겠어? 안 그래?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니까 즐기라고, 친구.”

“···”


내 집중력을 갉아먹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 포수의 트래시 토크가 살짝 있었지만, 난 거기에 굳이 대꾸하지 않은 채 그저 오른발을 타석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어떤 스윙을 하더라도 중심축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확실하게.


그렇게 내가 타격자세를 잡은 뒤, 별다른 액션 없이 바로 투구자세에 들어간 스펜서 리치.


‘타점이··· 높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서 던져진 패스트볼은, 그대로 어림도 없이 낮은 곳을 향해 가는 듯하다 갑자기 튀어 올라 홈플레이트에서 가장 낮고 먼 곳의 존을 통과했다.


“스트라이크!”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보통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라면 분명 낮을 게 분명했지만, 괴물 같은 회전 효율로 인해 공이 덜떨어지며 존에 걸쳤다고 봐야겠지.


“스친 건가요?”

“글쎄. 완전히 들어오진 않았어. 일단 내 경험상 그렇다고 해두지.”

“알겠습니다.”


그런데도 만약 이게 심판의 콜이었다면 백이면 백 베테랑을 위한 존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공의 위력 하나는 정말 어마어마하긴 했다.


하지만 이곳에도 ABS는 도입되어 있었고, 볼 판정에 항의를 하는건 멍청한 짓이나 다름없었기에 나는 아쉬운 마음을 접어둔 채 심판에게 괜히 말을 걸며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구종 가치 1위를 차지한 패스트볼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생각하며.


하지만.


‘아직이야.’


아직은 충분히 칠만 했다.

이 타석에서 똑같은 공이 한 번 더 오면, 아니. 이후에 언제 만나더라도 비슷한 코스의 공이 오면 10개 중 5~6개는 쳐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나는 그저 ‘놀라운’ 공이 아닌 놈의 진심이 담긴 공을 보고 싶었다.


메이저리그와 내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 거리감을 재기 위해서라도.


“흡.”


그리고 던져진 2구.


‘슬라이더!’


극도로 집중력을 끌어올린 내 눈엔 다가오는 공에 찍혀 있는 붉은 점이 분명하게 보였다.


슬라이더 특유의 붉은 점이.


하지만.


후우우우우우웅!!!


나는 배트를 내던 템포를 전혀 죽이지 않으며 그대로 존 가운데를 바라보고 온 힘을 다해 꼬인 몸을 풀어헤쳤다.


욱씬-


스윙을 마치고 난 뒤, 무릎부터 시작해 고관절, 허리에 이르는 관절들이 삐걱거릴 정도로.


펑.


그 스윙을 보고 난 뒤.

포수에게서 공을 돌려받은 스펜서 리치는 마운드 중간에서 멈춘 채 날 바라봤다.


나 역시 천천히 배트를 다시 내리며 놈을 바라봤고.


그러길 잠시.


피식-


뭔가 알겠다는 듯 가벼운 미소를 얼굴에 띤 스펜서 리치는, 곧 다시 몸을 돌려 투구판 뒤로 가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3구째.


아직 눈가에 띈 웃음기를 지우지 않은 스펜서 리치가 처음으로 고개를 몇 번이나 젓는 걸 바라보며 난 알 수 있었다.


이번 공.

이번 공에 내가 바라던 바로 그 공이 올 거라는 사실을.


“흐으읍!”


그렇게 직전과는 달리 꽤 큰 동작으로 와인드업까지 하며 힘을 모으기 시작한 스펜서 리치.


쌔애애애액-


그런 그의 오른팔이 몸통 뒤에 가려졌다 순식간에 머리 위에 도달하는 순간.


후우우우우웅-


나는 다시 한번 내 온 힘을 담은 스윙을 풀어헤쳤다.


따아악-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타구음과 함께.


#


경기가 끝난 뒤. 늦은 밤.


“오랜만에 뵙습니다. 보스.”

“이런, 날 아직도 그렇게 부르면 안 되지.”

“한번 보스는 영원한 보스니까요.”

“으음. 너무 마피아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일단 빨리 위스키부터 따지. 누가 듣더라도 최대한 건전해 보이도록.”

“하핫. 알겠습니다.”


하트퍼드의 감독인 줄리안 로저스와 리치먼드 플라잉 스쿼럴스의 감독인 마크 존스는 감독실에서 작은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으음. 좋군.”

“위스키 맛은 모르지만, 추천해 준 사람에게 보너스라도 줘야겠네요.”

“그러게. 자네가 내 밑에 있을 때 가장 아쉬운 게 그거였어. 이 맛을 모른다는 거.”

“하하하. 대신 시가 맛은 확실하게 배웠습니다.”

“씹는담배보다야 훨씬 나은 취미지.”


그렇게 위스키와 시가를 곁들이며 한참이나 사담을 나누던 둘은, 어느 순간 기다렸다는 듯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친구, 괜찮던데요.”

“뭐, 그런 거 같더군. 오랜만에 제이슨이 일을 했어. 내가 로키스에 있을 때도 그렇게 한방이 있는 친구였지.”

“마음 같아서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싶지만···”

“일에 사감을 넣지 말게, 마크. 그게 내가 지금 이 머리를 하고도 여기서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야.”

“알겠습니다. 그래서, 언제 올린답니까?”

“글쎄, 단장은 구단주의 눈치를 보는 것 같던데··· 저렇게 날뛰는데 구단주가 그걸 놓칠까 싶기도 해.”

“그건 그렇네요.”

“어딜 가든 아주 중요한 선수가 될 거야. 그곳이 이왕이면 쿠어스 필드였으면 좋겠지만.”

“수비는 조금 합니까?”

“수비? 물론이지. 내일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데, 어떻게 한번?”

“일에 사감을 넣지 말라고 방금 말하셨는데요.”

“허허허.”

“이번엔 패배를 인정하시죠.”

“그럴 순 없지. 제자에게 지기에는 아직 내가 너무 젊어. 예고 하나 하지. 나는 내일 초이를 1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시킬거야.”

“이런.”

“허허허허.”

“제가 제 무덤을 판 것 같네요.”


오늘 하루 누군가에겐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된 사람이자, 누군가에게는 승전보를 안겨다 준 영웅이 된 이에 대해서.


“무덤 하니 생각나는데, 자네 고등학교 때 기억 나나?”

“선생님, 아니. 보스. 제발. 그 이야기만 지금 몇 번째인지···”


위스키와 시가, 그리고 추억이 함께하는 리치먼드의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


그리고.

같은 시간.


하트퍼드 선수들이 묵고 있는 리치먼드의 한 허름한 호텔에는 최호현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어어어어어억, 푸후우···”


그건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의 코골이 때문은 아니었다.


‘아직도 저리는군.’


스펜서 리치와의 대결.

그 대결이 가져다준 잔상이 아직도 그를 괴롭히고 있었을 뿐.


오늘 그는 이겼고, 동시에 졌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지만, 그 타구는 그가 원해 밀어친게 아닌 그저 밀려 넘어간 것일 뿐이니까.


‘한 발자국, 아니. 두 발자국 정도?’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니, 실망할 수 없었다.


단지 오늘 확인한, 이번 회차의 그와 메이저리그라는 벽과의 거리를 신중하게 가늠하고 있었을 뿐.


밤이 깊도록.

조용히, 아주 조용히 가라앉은 눈을 한 채.


띠링-


[워크에씩 증가]


그런 최호현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과 함께.


작가의말

오늘은 정량보다 사아아아아아알짝 많은 분량을 준비해 봤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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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자네가 요즘 야구를 아주 잘한다지? +5 24.09.06 4,445 115 12쪽
21 21. 내가 뭘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고 +4 24.09.05 4,463 112 14쪽
20 20. 모든 것은 부메랑 +2 24.09.04 4,567 10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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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He’s a Genius +5 24.08.29 5,030 115 16쪽
13 13. 저는 지금부터 적어도 3점은 더 낼 수 있는데. +2 24.08.28 5,187 122 14쪽
12 12. 미친놈(들) +8 24.08.27 5,474 116 13쪽
11 11. 스포케인 인디언스 +2 24.08.26 5,577 117 13쪽
10 10. 디스 이즈 코리안 캬라멜 +4 24.08.25 5,843 11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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