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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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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작품등록일 :
2024.08.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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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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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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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 one month

DUMMY

16. one month




#


콜로라도 로키스의 단장, 제이슨 북스는 요즘 때아닌 인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 제이? 좋은 아침이야.


“어, 해리. 이미 내 비서와 점심까지 먹고 왔지만, 오늘 아침이 좋은 아침이긴 했지. 그래, 무슨 일이야?”


- 톨로뮤 씨가 자선 파티를 연다고 하는데 어때?


“좋지. 빌어먹을. 아직 모기지도 다 갚지 못했지만.”


- 하하핫. 모기지는 원래 죽을 때까지 가져가는 거야.


“그래서, 본론이 뭐야? 설마 그게 다야?”


- 오, 아니지. 혹시 아직도 포수를 찾고 있어?


“포수, 포수, 포수. 언제나 나를 급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지. 그래, 누구야?”


- 심슨.


“J. J. 심슨? 너희 팀 백업 포수?”


- 그래. 내가 지즈의 부상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놔주진 않았을 텐데. 테일러 모건. 괜찮지?


“그럼. 아주 좋은 딜이 되겠군.”


- 네게는. 나는 아마 이 딜이 알려지면 불태워지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마이너리거 몇 명을 끼워보자고.


“아하?”


- 구색 갖추기 용이지만 일단 포수를 줬으니 우리도 마이너 포수 하나를 받았으면 좋겠는데··· AA 미만에서 아무나 하나 어때?


“이봐, 해리?”


- ···젠장. 어떤 놈이야?


“글쎄. 많지. 건방진 놈도 있고, 재수 없는 놈도 있고, 너처럼 사기꾼도 있고. 미리 답하자면, 네가 원하는 선수는 이미 싱글 A에 없어. 해리.”


- 이미 채간 거야?


“아니. 이미 조금 전에 하트퍼드에 이관시켜 놨거든. 이제 그는 AA 선수야. 이런, 혹시 아직도 우리 싱글 A팀 소속 포수를 원하나?”


- ···


“나는 정찬을 좋아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아주 꽉 꽉 채워진 그런 정찬을. 다음 통화 땐 내 식욕을 돋우는 제안을 했으면 좋겠군. 고마워 해리. 별말씀을. 그럼 자선 파티에서 보자고.”


뚝.


매 시즌 이리저리 찔러보기에 바빴던 그였던지라 지금처럼 사무실에서 이런 구애의 전화를 받는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도둑놈밖에 없군.”


그에게 오는 전화의 대부분이 어떻게든 유망주 하나를 날로 삼켜보려는 그런 전화였으니까.


이해는 갔다.


[Ho-Hyen Choi(19)(A+)

G - 29

PA - 138

AB - 101

H - 41

HR - 19

Avg - .406

OBP - .493

SLG - .950

OPS - 1.443


BATTING - 50(55)

-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훌륭하며, 그 인내심을 바탕으로 존에 들어오는 모든 공에 대응할 수 있음.


Power - 60(75+)

- 앞서 대응한 공의 대부분을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음. 아직 성장 중이기에 파워 툴은 성장 중인 나이를 고려해 이상적으로 성장한다면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수준까지 도달 가능


Speed -40(40)

- 인상 깊은 주자가 아니며, 주루에 소극적임.


Arm - 55(55)

- 2루 기준 송구 속도는 평균이지만 메이저리그 기준 5% 안에 들어가는 팝-타임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주자 억제력을 가질 것으로 판단됨


DEFENSE - 65(75+)

- 이 선수의 가장 큰 잠재력이 드러나는 부분. 모든 수비 동작에 낭비가 없으며, 캐치 앤 블로킹, 게임 콜링, 번트 및 포수가 처리해야 할 타구를 처리하는 데 단 한 순간도 안정감을 잃지 않음. 몸의 성장이 끝날 때까지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면 커리어 내내 골드글러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됨.


종합 - NOT FOR SALE. He absolutely must be our catcher, no exceptions.]


스카우트 팀에서 올려준 자료에서 이름과 나이만 삭제하고 본다면, 그 역시 지금 당장 그 19살짜리 꼬마 포수를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였을 테니까.


그게 아니라면 아주 비싼, 비싼 값에 팔아넘기거나.


단장이라는 직업이 하는 업무가 어떻게든 남의 물건을 깎아내려 좋은 물건을 저점매수하고, 또 내 손에 있는 적당한 물건은 최대한 이쁘게 포장해서 비싸게 파는 거였으니.


일종의 사기꾼처럼.


그런 입장에서, 싱글 A긴 해도 데뷔 한 달 만에 4할에 19홈런을 치고 있는 유망주에게 침을 흘리지 않을 단장은 없었다.


‘아직은 안되지. 아직은.’


파는 사람 역시 아직은 팔 생각이 없었고.


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는 바보가 된 거지 진짜 바보가 아니었으니까.


‘일단 하트버드로 올려서 조금 더 몸값을 올린다면 BA 패키지도 받을 수 있을 거야. 아니, 그러지 말고 내년, 아니. 내후년쯤에 빅리그로 올리면··· 아니. 아니야. 그럴 수 있을 리가.’


사실, 이렇다 할 포수가 없는 팀 사정상 원래대로라면 호현을 키워서 써먹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긴 했다.


아니,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넘어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표현해도 맞겠지.


하지만, 단장은 이 유망주 포수를 키워 쿠어스 필드에 데뷔시킬 수 있을 확률을 10퍼센트 미만으로 보고 있었다.


재작년, 대를 이어 구단주가 된 ‘그’의 조급증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으니까.


아마 그가 이런 유망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는 즉시 팔아치워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바꿔오라는 지시를 내릴 게 분명했다.


언제 클 줄 모르고, 또 크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유망주를 키우는 것보다는 그게 자신의 아버지 묘에 우승 반지를 안겨줄 방법이라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이니.


그리고, 아직 모기지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제이슨은 똥 씹은 얼굴을 한 채 다른 단장의 번호를 누르겠지.


“빌어먹을 자식. 그놈만 아니었으면. 아니, 차라리 다행인가?”


솔직히 말해 이쯤 되면 그는 오히려 선수 입장에서는 그게 더 나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로키스의 직원이던 시절부터 산의 정령에 홀려 자신의 재능을 만개하지도 못한 채 저물어야 했던 유망주를 얼마나 봐왔던가.


여전히 그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산 사나이’라는 별명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산에게 홀린 사람은 산에서 죽거나, 산을 그리워하다 죽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빌어먹을 쿠어스 필드.”


로키스의 단장이자 ‘멍청한’ 제이슨 북스는, 로키스의 팬이지만 곧 야구팬이기도 했다.


‘어쩌면, 잘만 숨긴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산에 홀린 이들 중 하나였지만.


#


4월 말.

어느덧 메이저리그의 시즌이 시작한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 오, 이런. 데빈 올리버. 또다시 더블플레이 타구를 칩니다.


그리고 그 말은, 로키스의 팬들이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는 시간이 한 달째가 되었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FUCK! FUCK YOU DEVIN!”


개막 이후 29경기에서 5승 24패.

길고 긴 메이저리그 역사 속에서도 그들이 세운 개막 이후 패배 수는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고, 팬들은 그런 로키스를 바라보며 가운뎃손가락을 드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지구 꼴찌는 물론이고, 리그 꼴찌, 나아가 30개 구단 전부를 통틀어서도 뒤에서 1등을 하는 게 그들의 자랑스러운 팀인 로키스였으니까.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지금 당장 단장을 화형에 처해야 해.]

⎿ 그것보다 일단 구단주부터 사형시키는 건 어때?

⎿ 우리 주는 사형을 안하잖아

⎿ 그럼 ADX에라도 처넣던지!


[올리버를 왜 써야 하는 거지?]

⎿ 타격은 그냥 양손이 없는 수준이고, 그렇다고 해서 공을 뒤로 빠트리지 않는 것도 아닌데?

⎿ 그는 타순 어디에 박아놔도 끔찍해. 차라리 1번으로 세운 뒤 2번부터 공격을 시작하는 게 나을걸.

⎿ 저런 올리버를 쓸 수밖에 없는 우리 팀 뎁스가 더 문제라고 보는데.

⎿ 이럴거면 데이브 ‘FUCKING’ 헤일을 왜 내보낸거야?

⎿ 친구, 그 개자식은 자기 발로 나간거야,


그저 인터넷상에 모인 동지들과 함께 그들의 팀을 성토하는 것뿐.


물론, 만약 팀이 1등을 하고 있더라도 이들이 모인 서브 포럼에는 똑같이 욕이 가득했겠지만.


[내가 이런 팀의 팬이라는 게 너무 슬퍼]

⎿ 그래서 내일 핵폭탄을 훔쳐 와 쿠어스필드에 떨어트리려고

⎿ 조종사 필요하지 않아? 경비행기까지라면 내가 조종할 수 있는데

⎿ 그럼 난 내 세스나를 빌려주지


결국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야구팬들의 정체성이란 극단적인 일희일비주의자에 급발진 전문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유조선 같은 존재였으니.


비록 그들이 만패의 순간을 홍염 대신 쓰레기통을 불태우며 자축하는 필리건들보다는 실행력이 떨어지고, 미국 어디를 가나 존재하는 컵스 팬들보다야 소규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키스의 팬들 역시 나름의 애환을 가지고 있는 편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월드시리즈에 나갈 수 있는 거야?]

⎿ 네가 죽고 나서

⎿ 아마 네 손자가 죽을 때쯤?

⎿ 그런 건 없어. 우린 AI에 속아 월드시리즈라는 게 있다고 믿고 있는 거라고. 원래 야구는 10월에 끝나는 스포츠야


도시 규모상 팬덤의 크기가 큰 나름의 빅마켓 팀이기도 했는데다, 같은 연고지의 다른 프로팀과는 다르게 메이저리그에서 팀 창단 뒤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3개의 팀 중 하나였기도 했으니까.


아니, 애초에 월드시리즈를 떠나 지난 20년간 와일드카드 한번을 제외하고는 정규시즌 이후에 경기를 치른 적이 없었고, 그나마 11-0이라는 스코어로 처참하게 패배했다는 점 역시 그들의 감수성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리고.

분노의 끝은 현실도피라고 했던가.


“응? 이 친구는 뭐지?”


그들 중 화내는 것에 지쳐 가장 먼저 도피를 선택한 사람 중 가장 생산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이가 그들의 팜에 있는 한 포수를 발견해 냈다.


[이봐. 친구들. 핵폭탄이고 뭐고 일단은 접어두고, 이 친구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링크)]

⎿ Choi? 아시안인가?

⎿ 4할에 장타율이 .950? 빌어먹을. X 같은 제이슨은 이런 놈을 왜 아직 안 올리고 있는 거지?

⎿ 이봐. 진정해. 아직 19살짜리 유망주야. 게다가 싱글A 성적이라고

⎿ 그리고 데빈 ‘ASSHOLE’ 올리버는 아마추어급이지.

⎿ 이 정도면 콜업을 해봐도 괜찮지 않나?

⎿ 다들 제정신이야? 19살짜리 아시안 포수를 올리자고? 진정해. 그건 팀 자체로도, 선수 개인에게도 손해야.

⎿ 손해는 매일 이딴 경기를 보는 내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매일 안과에 가느라 이미 나는 파산해 버렸다고. ‘야구 눈병’은 보험 항목에 없거든.

⎿ Anyway. 단장이 생각이 있다면 잘 키우겠지. 아마 곧 AA 로스터에서 볼 수도 있을거고.

⎿ 좋아. 혹시 모르니 일단 핵폭탄은 훔쳐놓겠어.

⎿ FBI OPEN UP!


그리고.


“흐음. 초이?”


덴버의 다운타운에서 가장 넓은 사무실을 쓰고 있는 한 남자가 그 글을 보고야 말았다.


뚜르르르르-


- 네.


“제이, 혹시 초이라는 선수에 대해서 알아요?”


- 아···


“아는군요.”


-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아시안입니까?


“제이슨?


- ···오늘 AA로 이관한 선수죠. 제길. 압니다.


“그래요? 꽤 괜찮은 포수라던데.”


- 션? 으음. 전화 상태가 왜, 션? 제가 다시, 다시 전화를.


뚜-


“···언제 한번 가서 봐야겠군.”


콜로라도 로키스의 구단주이자,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로키스의 우승을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션 몬포트가.


작가의말

G - 게임 수

PA - 타석

AB - 타수

H - 안타

HR - 홈런

Avg - 타율

OBP - 출루율

SLG - 장타율

OPS - ....OPS? 혹은 wOBA 발사대?



* 작중 팀 창단 뒤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3개 팀이라는 서술이 있습니다.

사실, 2024년 기준 이에 해당되는 팀은 밀워키, 샌디에이고, 시애틀, 콜로라도, 탬파베이 등 5개 팀이 있으나 샌디에이고와 시애틀이 해당 리스트에서 탈출에 성공했다는 설정입니다 ㅎㅎ


시애틀 팬 분들께서는 여기서라도 성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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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Rookie, of the years NEW +3 16시간 전 1,462 82 12쪽
35 35.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9 24.09.19 2,432 108 13쪽
34 34. 팀워크 +6 24.09.18 2,837 106 12쪽
33 33. 쓸만한데? +7 24.09.17 3,126 118 10쪽
32 32. 이 타구는 큽니다. +8 24.09.16 3,339 130 14쪽
31 31. STS +6 24.09.15 3,543 132 12쪽
30 30. 때와 장소 +9 24.09.14 3,712 118 13쪽
29 29. 모두 모여봐. +11 24.09.13 3,829 125 12쪽
28 28. 애송이 +4 24.09.12 4,129 116 12쪽
27 27. 붉은 픽업트럭 +9 24.09.11 4,304 137 14쪽
26 26. 빨간색 컨버터블 +9 24.09.10 4,431 131 12쪽
25 25. 수미상관 +15 24.09.09 4,514 146 16쪽
24 24. 빅리거 +8 24.09.08 4,538 124 11쪽
23 23. Purchase the Contract +4 24.09.07 4,369 113 13쪽
22 22. 자네가 요즘 야구를 아주 잘한다지? +5 24.09.06 4,446 115 12쪽
21 21. 내가 뭘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고 +4 24.09.05 4,464 112 14쪽
20 20. 모든 것은 부메랑 +2 24.09.04 4,568 108 14쪽
19 19. 고요한 밤 +5 24.09.03 4,607 110 15쪽
18 18. 선망의 대상 +1 24.09.02 4,664 109 12쪽
17 17. 만남은 쉽고 이별은 더 쉬운 +2 24.09.01 4,678 108 12쪽
» 16. one month +2 24.08.31 4,688 111 12쪽
15 15. 관계 +3 24.08.30 4,849 113 16쪽
14 14. He’s a Genius +5 24.08.29 5,033 115 16쪽
13 13. 저는 지금부터 적어도 3점은 더 낼 수 있는데. +2 24.08.28 5,189 122 14쪽
12 12. 미친놈(들) +8 24.08.27 5,476 116 13쪽
11 11. 스포케인 인디언스 +2 24.08.26 5,577 117 13쪽
10 10. 디스 이즈 코리안 캬라멜 +4 24.08.25 5,846 11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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