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루이미너스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가 맞지 않는 이유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로맨스

루이미너스
작품등록일 :
2020.06.30 09:56
최근연재일 :
2023.08.11 14:3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079
추천수 :
116
글자수 :
67,913

작성
20.08.28 11:00
조회
26
추천
4
글자
6쪽

참견하고 싶어#2

DUMMY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사건 등은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실제가 아닙니다!







" 무슨 놈의 술이 이렇게 많은 거야. "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이던 창고 크기에 자신했던 30분 전의 나를 원망하며, 창고 가득히 쌓인 술들을 둘러보았다. 30분 전 호기롭게 내기를 걸었지만, 창고는 생각보다 넓었고, 술의 종류는 그 이상으로 많았다.


" 이래서야, 내기를 이기기도 힘들겠는걸. 술이 그냥 술이지, 무슨 12년, 15년을 따지고 있담. "


툴툴거리며, 몇 개의 헷갈리는 술의 이름 탓에 검색해볼까도 했지만, 잠깐 쉴 겸 가게 분위기를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창고에서 나왔다. 바 테이블 쪽에서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리는 거로 보아 손님이 온 것 같았고, 말하는 걸 들어보니, 나에게 말하는 거 보다 상당히 친절했다.


" 나한테도 저렇게 친절하게 말해주면 덧나나? "


라고 혼잣말을 내뱉으며 생각해보니, 어제 내가 손님으로 왔을 때도 친절했던 거 같다.


' 혹시 돈 되는 사람에게만 친절한 건가? '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바 테이블로 나아가며 말을 건넸다.


" 술 이름 때문에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러는데, 바빠요? "


크리스가 뒤로 돌자, 앞에 있던 손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 어...? 어디서 본 거 같은데? '


라고 생각하며, 날 바라보며 살짝 정색하는 크리스가 입도 열기 전에, 앞의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 어, 유리씨. 여기서 근무하는 거에요? "


" 역시, 사장님 맞죠? 여기서 다 만나네요. "


" 설마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요. 이런 쪽에 흥미가 있는지는 몰랐는걸요? "


" 그러는 사장님은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


웃으며, 앞의 남자에게 집중하자, 옆에서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 잘됐네요. 손님 받아보는 것도 경험이죠. "


" 우리 쇼핑몰 사장님이셨던 분이라고요, 손님이 아니라 그냥 아는 오빠에요. "


" 매장에 온 이상 손님이죠, 그건 부모님이나 가족이 와도 마찬가지이고요. "


" 네네, 잘 알겠습니다. "


" 그러면 잘 해봐요, 술 필요하면 이야기하고. "


라고 말을 던지며, 그대로 반대편 바 테이블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자.


" 사수에요? "


" 그런 셈이에요. 그나저나 하루 만에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





간단한 사담을 나누며, 인터넷 쇼핑몰을 닫은 이유를 물어봤다.


" 그래서 왜 잘나가는 쇼핑몰을 정리하고 바 사업을 알아보시는 건데요? "


" 딱히 바 사업을 할 거라고는 하지 않았는데, 그냥 흥미가 동해서 물어봤을 뿐이고, 저 남성분이 잘 설명해주셔서 나도 모르게 듣고 있었을 뿐이라고요? "


" 다시 물어보지만 진짜 왜 닫은 거에요? "


" 막상 닫을 때는 안 물어보더니, 이제 물어보는 거에요? "


" 그때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걸 물어볼 정신이 없었네요. "


" 거창한 이유는 아니에요, 그냥 이쯤 하면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딱 2년쯤이었어요. 닫고 해외여행 가서 좀 쉬어야지 생각했던 것 뿐이었고요. "


" 갑자기 실직자 된 우리는요? "


"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직원들은 생각 안 하고 나만 생각했네요. 그냥 사장 자리만 넘겨주고 나 혼자 떠났어도 됐는데, 근데 이미 유리씨부터 새 직장을 구했잖아요? "


" 저야, 얼떨결에 된 거라고요. 다들 그만한 일자리라면 다시 돌아올걸요? "


" 유리씨두요? "


전 사장이 툭 던지는 말에, 잠깐 고민을 해보았지만, 3초도 걸리지 않는 고민이었다. 저 남자 콧대도 꺾어줘야 하고, 언니 같은 보스도 마음에 들고, 강아지 같은 딘이라는 애도 좀 귀여운 거 같고.


" 전... 아니요? "


" 거봐요, 당장 앞에 있는 유리씨부터 아니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럴 거란 확신을 할 수는 없잖아요? "


전 사장은 맥주를 마시며, 말을 이었다.


" 그리고 생각해보면 어차피 해외로 떠날 거였으니, 쿨하게 정리를 하고 싶었다고요, 괜히 남겨 놓으면 아쉽고 그럴 거 같더라고요. "


" 뭐 사장님이 그러고 싶었다는데, 더는 할 말이 없네요. 그래서 언제 떠나시는데요? "


" 2일 정도 남았네요. 일하는 건 어때요? 오늘 첫날이라 아직 정신없으시려나? "


" 그렇죠. 뭐, 아직 배우는 단계니까요. 사수가 까칠한 건 덤이려나요. "


라며 반대편에서 잔을 닦으며, 술을 내려놓는 남자를 흘깃 쳐다보았다. 이쪽 이야기는 듣고 있지도 않은지 표정에 변화 하나 없다.


" 그래도 나름 배려해주는 거잖아요? "


" 이게요? 대체 어딜 봐서요? "


" 일종의 영업이잖아요. 손님하고 대화하면서 내 손님을 만드는 일. "


" 그게 그렇게 되나요? "


" 유리 씨도 생각해봐요, 아마 저분이 신경 안 써주고 계속 자리를 차지한 채로 자기 수익을 위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유리 씨를 다시 돌려보냈다면, 다음에 진짜 손님을 맞이 했을 때도 저랑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울 거라고 장담 할 수 있어요? "



" 하긴 그렇네요.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할지 아무런 것도 모르고 시작했다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네요. "


" 거봐요, 나름 배려하는 거라니까요. "


사장의 말을 들으며, 다시 돌아보자 남자는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리며 자신의 손목의 시계를 톡톡 쳤다.


" 2시간 남았어요. "


잠깐 멍하니 뭐가 2시간이란 건지 생각하다가 이내 입 모양으로 살며시 욕을 해주고는 창고로 다시 들어갔다.


' 뭔가 잊어버린 거 같은데.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리가 맞지 않는 이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2 23.07.10 8 0 -
공지 공지? +1 23.07.05 11 0 -
공지 간단한 글에 대한 이야기 20.10.13 29 0 -
28 그러다 맞으면 안아파요? #1 +2 23.08.11 6 2 5쪽
27 그 남자의 사정 #1 +2 23.07.10 11 2 5쪽
26 너무하네 진짜 #4 +1 20.10.23 43 3 5쪽
25 화해하지 #4 +1 20.10.19 30 3 6쪽
24 너무하네 진짜 #3 +1 20.10.16 27 3 6쪽
23 화해하지 #3 +1 20.10.12 28 3 6쪽
22 너무하네 진짜 #2 +3 20.10.09 24 3 5쪽
21 화해하지 #2 +1 20.10.05 21 3 5쪽
20 너무하네 진짜 #1 +1 20.10.02 23 3 5쪽
19 화해하지 #1 +1 20.09.29 29 3 5쪽
18 관심 좀 가져주면 안돼? #3 +1 20.09.25 35 3 5쪽
17 참견금지 #5 +1 20.09.21 24 3 5쪽
16 관심 좀 가져주면 안돼? #2 +2 20.09.11 30 5 5쪽
15 참견금지 #4 +2 20.09.07 32 5 6쪽
14 관심 좀 가져주면 안돼? #1 +3 20.09.04 32 5 6쪽
13 참견금지 #3 +2 20.08.31 25 5 5쪽
» 참견하고 싶어#2 +1 20.08.28 27 4 6쪽
11 참견금지 #2 +2 20.08.24 36 4 5쪽
10 참견하고 싶어#1 +7 20.08.21 43 5 6쪽
9 참견금지 #1 +3 20.08.17 36 5 6쪽
8 외전 Prologue - 이 남자 뭐야? +5 20.08.14 59 5 6쪽
7 이웃집 그 여자 #6 +7 20.08.10 51 4 6쪽
6 이웃집 그 여자 #5 +5 20.08.03 43 4 6쪽
5 이웃집 그 여자 #4 +9 20.07.27 56 6 7쪽
4 이웃집 그 여자 #3 +7 20.07.20 60 6 6쪽
3 이웃집 그 여자 #2 +7 20.07.13 77 6 6쪽
2 이웃집 그 여자 #1 +5 20.07.06 79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