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좀 가져주면 안돼?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사건 등은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실제가 아닙니다!
보스의 손에 들린 에이프런 보다는 남자가 가르킨 앞치마가 정상적이고 무난해 보였고, 에이프런 자체가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 그나저나, 왠 에이프런이에요? "
" 네 앞치마 "
" 그걸 입고 어떻게 일을 해요... "
남자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려 딘을 바라보았다.
" 그냥 쟤 입혀요. 귀여울거 같은데. "
그러자 보스가 남자를 쳐다보며,
" 너, 그 쪽 취향이야? "
라고 물어봤고, 그에 남자는
" 보스가 그 쪽 취향이잖아요. "
라고 반박했다. 보스는 딱히 반박을 하지는 않았고 어깨를 으쓱이면서 딘을 불렀다.
" 딘, 이리 와봐. "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장화신은 고양이 딘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난 눈짓으로 도망가라는 사인을 보냈지만, 딘은 못 알아들은게 분명하다. 아니면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올리가 없지 않은가!
" 부르셨어요? "
보스는 딘을 쳐다보고는 크리스에게 시선을 돌리며, 이게 맞아? 라고 묻는 표정을 지었고, 남자는 그 표정을 보고는 말을 했다.
" 아니면 보스가 직접 하시던가요. "
난 순간적으로 에이프런을 입은 보스를 상상했다가 그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저런 상여자가 에이프런이라니, 아니 그전에 왜 보스 본인이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한거지.
" 보스가 입으시면 이쁠거 같아요. "
입가에 웃음기를 걷어내지 못한채 보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보스는 다시 나를 보며,
" 네가 입는다면, 나도 입어주지. "
" 에엣...저요? "
" 응 딘 말고, 유리 너. 네가 이 에이프런을 입고 일을 한다고 하면, 나도 입어주지. 그게 보고 싶은거잖아? "
" 그게 그렇게 되나요... "
사실 틀린말은 아니다. 의외로 보스가 입으면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이 되는건 내가 저 에이프런을 입고 일을 하는 부분을 감수하고라도 보고 싶은가인거지.
" 그래서, 두 분 서로 결정을 못하신거 같은데, 전 일하러 갑니다. "
크리스의 말에 나는 그를 쳐다보고는 그의 옆에 섰다. 그는 나를 뭐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생각난듯, 테이블로 돌아가는 딘을 불렀다.
" 쉐이커 하나랑 지거 하나만 가져다줘. "
" 네 형. "
딘은 그 말에 날 보고 한번 웃어주며, 서랍에서 텀블러처럼 생긴 물통 하나와 깔대기 두개를 붙여 놓은듯한 디자인의 잔 같은걸 건내주었다.
" 공식적으로는 레시피 북 같은걸 보고 알려주는게 정석이지만. 애초에 우리 바는 어디서나 파는 칵테일은 크게 취급하지 않아. 대중적인게 없단 이야기야. "
난 그게 무슨 말이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때즈음, 내 얼굴을 본 크리스가 이해한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 쉽게 이야기 하면, 일반 식당에서 대기업 소주나 맥주가 아니라, 직접 만들었거나 유명하지 않은 지역 소주, 맥주를 파는거지. "
" 아하... "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티비 프로에서 얼핏 본거 같았다. 양조와 주조에 대한 제한이 없어져서 큰 규모 식당이나 개인의 집에서도 각자의 방법대로 술을 만든다는 이야기.
" 그러다보니, 대중적인게 없어. 고로 메뉴판을 봐도 모르는 이름 투성이인거지. 사실 손님이 적은 이유 중에 하나가 그것 때문일지도 모르지. 대신 손님 자체가 거의 단골이거나, 당신처럼 호기심에 들어오는 경우지. "
확실히 크리스가 건내준 메뉴판을 보니,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한 번쯤 들어봤던 이름은 하나도 없었다.
" 그 중에서 2개. "
" 네? "
" 약속대로 그 중에서 2개 알려주겠다고 말하는건데. "
잊고 있었던 기억이 다시 올라왔다. 분명 창고 물품 숙지를 조건으로 2개를 알려주겠다고 한 약속, 그 약속이 생각나자 방금까지 화내던 것도 같이 생각났다. 에이프런 쇼크가 커서 잊고 있었던거지. 크리스는 내 생각을 읽었는지.
" 아직 보스 안들어갔고, 다시 싸우기 시작하면 에이프런을 입게 될지도 모르겠군. "
이라며, 조용히 나에게 말을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 어차피 메뉴판에 적힌 칵테일들은 다 내가 직접 만든거니까. 아무거나 골라도 돼. "
메뉴판을 천천히 읽어보니, 바텐더 레시피 라고 적혀있는 곳에 칵테일만 20종류 정도 되었다. 그 외에는 단순히 맥주와 안주로 먹을 과자 종류 한 두개만 있을 뿐이었다.
" 오호라, 그렇단 말이죠. "
난 메뉴판에 적힌 칵테일을 보며 이쁠것 같은걸 찾기 시작했다. 일단 보기도 이뻐야 맛도 좋을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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