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그 여자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사건 등은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실제가 아닙니다!
오후 출근 전의 일련의 사건이 지나고, 출근했을 때는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다. 아직 가게는 오픈전이기 때문에, 사장님과 나 뿐이었고, 딘 녀석은 오지 않았다. 어차피 오지 않아도 한적하겠지만 말이다.
" 보스, 딘은요? "
스텐딩 체어에서 땅콩을 까고 있던, 붉은 머리의 여자는 나를 쳐다보고는 다시 땅콩을 쳐다보며 말했다.
" 걔는 원래 오픈 5분 전에 오잖아, 뭘 새삼 물어봐. "
" 아 그랬죠, 같은 아파트면 좀 챙겨오시지 그래요? "
" 귀찮아, 내 성격 알면서 말하는 거지? "
아. 하긴 이 바의 직원은 귀찮음과 전부 한 몸이 된 사람들이었지, 날 포함해서 말이야.
여느 때처럼 바에 재생목록을 세팅하고 있을 때쯤, 노랑머리가 들어왔다.
" 지각지각~ 죄송합니다. "
시계를 보니 6시 57분 평소보다 늦긴 했지만, 지각은 아니다. 그리고 복장은 이미 유니폼이다.
" 셔츠, 바지 안에 넣지 말라고 해도 계속 넣는구나. 넌 말이야. "
보스의 지적에 딘은 셔츠를 바지 안에서 꺼냈다. 보스와 딘은 언제나처럼 바 앞에서 서 있었고, 보스는 언제나처럼 웃으면서 말했다.
" 사무실로 들어가 있을게, 오늘도 잘 부탁해. 바텐더, 딘, 넌 딴짓 그만하고 서빙에 집중하고. "
" 넵, 보스! "
경례를 붙이며, 웃고 있는 녀석을 뒤로하고 보스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 자, 그럼 우린 우리의 일을 시작해보자고. "
" 오늘도 잘 부탁해, 특급 서버. "
" 나야말로, 특급 바텐더. "
우린 키득거리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 자 오늘도 무료하고, 지루한 인생들의 구원을 위하여. "
언제나처럼 내뱉는 오픈 멘트를 읊조리고는 매장의 문을 열었다.
바 Lonely. 내가 읊조린 말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름이다. 보스의 작명센스는 누구한테서 나왔는지, 묻고 싶은 정도지만, 그 이름 탓인지는 몰라도 손님은 거의 없으며, 덕분에 꽤나 관리는 잘 되어 있지만 한가한 편이다. 그런데도 할 일은 꽤 있는 편이다.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홀을 돌보는 딘의 역할이지만 말이다.
" 청소도 했고, 테이블 정리도 했고, 고양이랑도 놀아줬고~ "
그리고 저 녀석은 다른 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게의 일에는 매우 성실했다. 듣기에는 보스가 거둬준 아이라고 했는데, 보스를 누나나 엄마쯤으로 잘 따르는 것 같다.
" 오늘도 여전히 한가하네···. "
" 형, 저 오렌지 플러피 만들어 주세요. "
노란 머리를 쑥 들이밀며, 사람 좋은 미소를 실실 흘리면서 딘이 내게 말했다.
" 보스가 매장 술 먹는 거 자제하라고 하지 않았나. "
" 제 돈 내고 먹겠다구 하는 거예요. "
" 네네, 큰 걸로 줘도 되지? "
" 오버사이즈 가격도 받게요? "
" 아니, 너 이거 좋아하니까 그냥. "
" 전 고맙죠~. "
옅게 웃으며, 오렌지 껍질을 벗기고는 믹서에 넣고 그대로 갈기 시작했고, 얼음을 넣고, 진과 리큐르를 조금 넣고는 셰이커에 갈린 오렌지를 넣고 함께 흔들었다. 그리고는 잔에 담아 내려놓자, 녀석은 바 의자에 앉아서 한 잔 마시고는 말을 건넸다.
" 형이 일한 지는 반년쯤 됐죠? "
" 너랑 별 차이는 안 나. "
" 일하는 건 어때요? "
" 좋아, 보스도 친절하고, 너도 좋고 말이야. "
" 헤헤, 저도 형이 좋아요. "
살갑게 웃으며, 몇 마디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쯤, 문에 달아 놓은 종이 딸랑거리며, 손님이 들어 왔다.
" 외로운 자들의 쉼터, 론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문을 열고 들어오는 머리카락이 갈색빛이 도는 여자는 인사를 하는 날 힐끗 보고는 바에 앉았다. 그리고는 등을 가리키며,
" 이거랑 같은 색깔이 도는 술로 주세요, 알코올 없는걸루. "
주문을 받고는 가벼이 보랏빛이 도는 포도원액을 꺼내고, 레몬 시럽과 플럼 주스를 탄산수와 함께 넣어 얼음과 함께 셰이커에 흔들어 잔에 담아 건네주었다.
" 여기 있습니다. "
잔을 가만히 바라보던 여자는 받아 천천히 입술을 축이듯 대었다가 가벼이 잔을 다시 내려놓았다.
" 씁쓸한 단맛이네요. 여기 바텐더신가요? "
" 네, 바텐더 크리스라고 합니다. "
그녀는 피식 웃으며,
" 본명 아니죠? "
" 네, 당연히 아니죠. 바텐더의 개인정보도 보호 받아야 하니까요. 사장님 원칙이에요. "
" 그럼 저도 제 이름을 꼭 말할 필요는 없는 거죠? "
" 손님의 개인정보는 저희도 수집, 보관하지 않으니까요. "
여자는 자신의 지갑에서 명함을 내밀더니,
" 그럼 어디 한 곳에 잘 보관해놔요. 조용하고 부드러운 곳이라 좋네요. 자주 올 것 같아요. "
" 네, 단골이 되어 주신다면 저희야 영광입니다. "
받아든 명함에는 동부 주류 관리소장 김윤서 라도 적혀 있었다.
어, 그러니까······. 주류 관리소장···?
약간 멍한 표정으로 앞의 여자를 쳐다보자,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날 보며,
" 무슨 문제 있나요? "
" 아···. 아닙니다. "
" 앞의 직업은 무시하고 상대해줘요. 난 그걸 원해서 온 거니까. "
" 그런 거라면 문제없죠. 오히려 저도 편합니다. "
직업의 내용과 상관없이 사람을 대하는 거라면, 오히려 이 쪽이 편하다.
" 이 가게는 원래 이렇게 한적해요? 매장 크기가 큰 편도 아니지만···. "
" 네, 하루 평균 7~9명 정도? "
" 그런데도 매장이 운영 잘 돼요? "
" 저도 그게 의문이긴 하지만, 월급을 늦게 주거나 술 재료의 유통기한 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한 번도. "
그녀는 신기하다는 듯 가게를 눈으로 쭉 훑어보았다.
" 더 마음에 드네요, 바텐더부터 가게까지. "
"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난 옥상 좀 다녀올게. "
" 네 보스, 다녀오세요. "
" 저 사람이 사장이에요? "
" 네, 저희 보스죠. "
" 흐음···. 어디서 본 듯한데···. 기분 탓이려나. 한 잔 더 주세요. 블루 마티니로. "
" 네, 알겠습니다. "
블루 마티니라 쉽지.
가볍게 지거에 마티니를 넣어 셰이커에 넣고는 블루 하와이와 진 약간 넣어 섞고는 잔에 파인애플을 꽃아 술을 담아 건넸다.
" 고마워요, 이 일은 오래 하셨나요? "
" 아니요, 이제 반년쯤 됐습니다. "
" 움직임이나 실력은 프로급인데요? "
" 그런가요? 프로 바텐더를 본 적이 없어서요. "
" 몇 개의 매장을 돌아다녀 봤지만, 당신처럼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서요. "
" 칭찬 감사합니다. "
소소한 이야기들로 대화를 나눌 때 쯤, 딘이 말했다.
" 형, 저 쓰레기 좀 버리고 올게요~ "
" 버리고 오면 화장실 청소도 부탁해, 너 쉰 토요일에 작살이 나았거든. "
" 네~ "
쓰레기를 들고 나가는 녀석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
" 저분도 바텐더인가요? "
" 바텐더라고 하기보단, 서버라고 하죠. "
" 술은 안 만드는 건가요? "
" 못 만든다가 맞겠네요. 셰이커만 잡으면 수전증이 오는 녀석이거든요. "
" 그런 사람도 있나요? 신기한데요? "
" 그 점은 저도 동감합니다. "
" 여긴 여러모로 흥미로운 곳이네요. "
" 한 잔 더 하실 건가요? "
" 이제 일어나야죠. 저도 집에 들어가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
" 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
가벼이 인사를 하자 그녀는 옅게 웃으며,
" 다음에 또 오도록 할게요. "
라며, 문을 열고 나갔고, 딘이 들어왔다.
" 주말에 무슨 일 있었나요? "
" 키워드로 말하자면, 대학생, 여름방학 '
" 오 맙소사. 얼른 치울게요. "
녀석은 화장실로 들어가자 비명을 질렀다.
" 세상에 지옥이야 이건! "
연이어 비명을 질러대며 청소를 시작하였고. 난 그런 딘을 보며 피식 웃었다.
' 손님 한 분 다녀갔는데, 시간이 꽤 지났네. '
" 딘, 형 잠깐 쉬고 온다. 누가 찾으면 불러. "
" 네~ 형~ "
가게 뒷문으로 나가서 가게 벽에 등을 기댔다.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 작가의말
전개가 어설퍼도 많이 봐주세요 ㅠㅠ 오탈자등에 대한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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