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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0,223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5.23 10:08
조회
1,161
추천
15
글자
10쪽

신이되어 이계로 -14.비밀1-(수정)

DUMMY

케빈 자작의 집은 빅토리아 항구도시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었다.

작은 항구도시이니만큼 자작의 집 또한 아담했다.


“어서 오십시오. 공작님. 저는 케빈 자작의 부인되는 줄리아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자작의 부인이라 말하는 그녀가 버선발로 마중 나왔다.

비록 은성이 다른 왕국의 공작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공작이라는 지위는 그녀를 버선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반가워요. 최은성이에요.”


“나는 마법사 아노스라고 하오.”


은성이 바라본 그녀는 50대 중반의 단아한 여성이었다.

부인의 뒤에는 아들로 짐작되는 앳된 소년이 그녀의 등 뒤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호호호. 저희 아들이 쑥스러움이 많아서.. 빅토리아 나와서 인사드려야지?”


“안녕하세요. 빅토리아 남..남작입니다.”


줄리아 부인의 말에 빅토리아 남작이 몸을 베베 꼬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인사를 마친 남작이 다시 부인의 뒤로 얼른 숨었다.

케빈 자작이 뭐가 좋은지 연신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이래봬도 저희집에 하나뿐인 외동아들입니다.”


자식 소식이 없었던 자작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아들을 출산했고 출산지인 빅토리아 항구와 같은 빅토리아라 이름 지었다.

그의 나이는 올해 14살이었다.

그런 그를 보던 페르디아노스가 은성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 뭔 놈의 사내자식이 숫기가 저렇게 없누? 안 그렇습니까? 은성님?


- 놈이 아니라 년이에요.


그 말에 페르디아노스가 은성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 예? 년이라뇨?


- 그는.. 아니 그녀는 여자에요.


은성의 말대로 빅토리아 남작은 사실 소녀였다.


- 근데 계집아이를 뭣 하러 사내아이인 양 소개한답니까?


- 사정이 있겠죠.


“자 이럴게 아니라 날도 추운데 어서 들어오십시오. 공작님.”


자작부인의 안내에 따라 은성 일행은 의문만 품은 채 케빈 자작의 집으로 들어섰다.

현관 입구에 들어서자 케빈 자작으로부터 은성 일행이 온다는 소식을 미리 전해 들은 줄리아의 음식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그들의 눈앞에는 각양각색의 나물반찬들이 정성껏 놓여 있었다.


“요즘 왕국 재정이 안 좋아 고기요리를 대접해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정은 들어서 알고 있어요.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


은성이 다 안다는 듯이 말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어서 드시지요.”


케빈 자작의 말에 따라 은성을 필두로 모두 식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식사를 끝낸 페르디아노스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까부터 든 생각인데 집이 많이 썰렁하구려?”


자작 가족과 식사 준비를 하던 시녀2명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코빼기도 안보이기에 한 말이었다.

보통 자작가엔 기사나 하인 등 최소 50여명의 인원이 함께 생활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저희쪽 상황이 조금 안 좋습니다.”


“아 재정문제 때문이었소?”


아발론 왕국의 재정상황을 앤드류의 입에서 들었기에 한 말이었다.


“그것이 아니라 최근에 몬스터가 갑자기 출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병력 모두 몬스터를 퇴치하러 갔습니다.”


“모두 다 갔단 말이오?”


“교대를 위해 취침하고 있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그렇습니다.”


“몬스터가 얼마나 많이 출몰하기에?”


“일주일 전 처음 몬스터들이 산 아래로 출몰했을 때에는 인원수가 채 10명도 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서문과 동문 모두 몬스터가 바글바글 합니다. 게다가 매일 이들이 출몰하기에 사실상 서문과 동문은 폐쇄나 다름없습니다.”


“그럼 남문과 북문은 이상이 없다는 소리요?”


“남쪽은 산이랑 먼 평야지대라 몬스터들이 출몰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아무리 몬스터라도 생각이 영 없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빅토리아 영지의 북쪽은 모두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사실상 북문이 필요가 없지요.”


바다쪽으로는 성벽을 쌓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동문과 서문이 뚫린다면 자칫하다간 위험한 것 아니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벽이 높기때문에 성문만 잘 지키면 됩니다. 오우거같은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당장 성문이 부서질 염려도 없습니다. 또한 내일 저희 아버지께서 부족한 병력을 지원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케빈 자작의 아버지가 대체 누구기에 병력을 보충해 준단 말이오?”


페르디아노스가 짐짓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저희 아버지는 아발론 왕국의 복쭉 중앙영지를 담당하고 있는 브라운 백작입니다.”


“아버지가 있어 든든하시겠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페르디아노스의 말에 케빈 자작이 흐뭇해하며 대답했다.

그런 자작을 보며 은성이 물었다.


“몬스터가 성문 바로 앞까지 내려온다고요?”


“예! 최근에는 더 많은 몬스터들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습니다.”


“뭣 때문에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내려오는 건가요?”


“제 예상에는 아마도 저희 재정상황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국내 재정이 악화되어 일자리가 부족해진 영주민들이 산으로 바다로 사냥을 다녔습니다.”


생계가 어려워진 영주민들이 부업으로 사냥을 택한 것이다.

아발론 왕국은 수렵금지기간이 따로 없었기에 영주민들은 닥치는 대로 동물들을 사냥해왔다.

식사가 끝난 후 시녀가 가져다준 차를 한 모금 들이킨 케빈 자작이 말을 이었다.


“그게 3년째 지속되다보니 산에 있는 동물들이 씨가 말랐나 봅니다. 최근들어 자신들의 먹잇감이 줄어들자 몬스터들이 자연스레 사람들이 사는 이곳까지 먹을 것을 찾으러 내려오게 된 거고요.”


“그랬군요.”


“하지만 저희 아버지께서 병력을 지원해 주실꺼라 내일부턴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내일 저희도 도울게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희도 마법과 검술을 배웠어요.”


“이거 본의 아니게 공작님께 폐만 끼치고...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은성의 말에 케빈 자작이 송구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다음날 아침.

브라운 백작가로부터 20여명의 기사와 100여명의 병사가 자작의 집으로 도착했다.

그들 중 70대의 백발이 멋스러운 남성을 본 케빈 자작이 화들짝 놀라며 그를 맞이했다.


“허억! 아버지! 병력만 오는 줄 알았는데 말씀도 없이 어쩐일로...?”


“왜 그리 놀라나?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온 것처럼.. 손주 얼굴 본지도 오래되고 해서 따라와 봤네.”


브라운 백작은 늘그막에 만난 손주의 재롱에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손주의 방문이 뜸해지자 결국 손주를 보기 위해 직접 아들의 집에 방문한 것이다.


“못 올 곳이라뇨? 갑작스러워서 그랬습니다. 빅토리아 어서 인사드려야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그 말에 빅토리아가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렸다.

손주의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은지 브라운 백작이 싱글벙글거리며 말했다.


“오오! 빅토리아. 안 본 사이에 키가 훌쩍 컸구나?”


“하하하. 한참 클 나이잖습니까?”


케빈 자작이 웃으며 대신 답했다.


“이참에 빅토리아도 함께 사냥을 나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브라운 백작이 케빈 자작에게 갑작스런 제안을 했다.


“하지만 빅토리아는 아직 어려서 몬스터 사냥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있지 않느냐? 설마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인 나를 위험에 빠뜨릴 몬스터가 있겠느냐?”


브라운 백작의 말대로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인 그를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는 거의 없었다.


“그건 그렇지만...”


케빈 자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빅토리아를 바라보았다.


“저도 가겠어요.”


빅토리아 남작이 다짐한 듯 말했다.


“거 봐라 손주도 가고 싶다고 하지 않느냐?”


가겠다고 했지 가고 싶다고는 한 적이 없는 빅토리아의 말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백작이었다.

때마침 별채에서 은성과 페르디아노스가 식사를 끝내고 나왔다.

낯선 노인과 함께 나오는 은성을 보더니 브라운 백작이 케빈 자작에게 물었다.


“이 아이는 누구냐?”


사정을 모르는 브라운 백작이 은성을 아이라 지칭하며 한 말이었다.


“허억!”


자작 부부가 동시에 헛바람을 들이켰다.

일국의 공작에게 아이라니..?

아무리 백작이라지만 경우에 따라 경을 칠 크나큰 실수였다.

분위기를 깬 건 지목당한 아이였다.


“저는 은성 공작이라고 하고 이쪽은 마법사인 아노스예요.”


“헉!”


이번엔 브라운 백작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옆에 있던 케빈 자작이 얼른 사정을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브라운 백작이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공작님께서 너무 젊으셔서 제가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별 일도 아닌걸요. 그나저나 출발은 언제하나요?”


은성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출발시간을 물어왔다.


“병력도 왔으니 2개조로 나누어 바로 출발하면 될 듯싶습니다.”


몬스터 출몰지역이 동문과 서문으로 나뉘었기에 이들도 2개조로 나누어 각자 맡은 지역에서 싸우기 위해서였다.

케빈 자작의 말에 브라운 백작이 지시했다.


“그럼 동쪽은 우리들이 맡을테니 너는 공작님을 모시고 서쪽을 맡아라.”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케빈 자작이 다른 조가 된 빅토리아 남작에게 다가가 그를 껴안아 주며 말했다.


“첫 전투이니만큼 다치지말고 잘 다녀와야한다.”


“알겠어요. 아버지.”


부자간의 자연스러운 대화였다.

하지만 그들이 포옹하는 순간 작은 귓속말이 몰래 오갔다.


“할아버지를 가까이 해선 안된다. 최대한 멀리해야 돼! 명심하거라.”


“네. 명심하겠어요.”


그들의 표정은 어느 때 보다 비장해 보였다.

그렇게 케빈 자작은 은성 일행과 100여명의 기사를 데리고 서쪽지역으로 이동했다.

동쪽지역을 막게 된 브라운 백작은 손주와 함께 사냥을 나가게 돼 기분이 좋은지 연신 싱글거렸다.

이 편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꿈에도 모른 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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