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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조 님의 서재입니다.

곤수탄진: 퇴마하는 마법소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유권조
작품등록일 :
2022.04.11 17:14
최근연재일 :
2022.06.12 06: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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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1
추천수 :
61
글자수 :
252,232

작성
22.06.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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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5회

DUMMY

매드 준호의 말에도 당황하지 않고 수진 일행은 제각기 변신을 준비했다. 엄순은 갑옷을 입은 차림이 되었고 두호는 신부복을 입은 차림이 되었다. 규리와 물리는 외적으로는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수진은 목탁을 쥐기만 하고 두드리지 않았다.


스탠드에 내려놓은 책가방에서 고길희가 고개를 쑥 내밀었다.


“수진, 왜 가만히 있어?”

“응? 그게 좀 불길해서.”

“불길하다니 무슨 소리야?”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변신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무슨 소리야. 봉인이 풀리면 큰일이라고! 어서 변신해!”


그리고 고길희 옆으로 쉽-셰리가 느긋하게 걸었다.


“옆으로 좀 비켜 봐. 팝콘 흘리겠어.”


유니콘과 천사채도 비슷하게 움직였고 말랑말랑하게 생긴 서포터 넷이 스탠드에 옹기종기 앉았다.


“너희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수진이 눈살을 찌푸리는데 서포터들은 팝콘과 음료를 위치에 두느라 정신이 없었다.


“설마 구경하려는 거야?”

“뭐, 그렇지.”

“방금 전까지 나한테 큰일이니 뭐니 하면서 변신하라고 했으면서?”

“그렇지만 우린 싸움에는 쓸모가 없잖아.”

“전에는 그렇게 얘기하는 걸 싫어했던 것 같은데······.”


와삭 소리와 함께 고길희가 팝콘을 씹었다.


“에이, 그건 옛날 일이고. 이제 철이 들었지. 각자 잘 하는 일에 집중합시다. 난 여기서 응원할게. 진심으로, 뜨겁게! 힘내! 나는 널 믿어!”

“다 끝나면 세탁기에 넣어서 삶기 기능으로 돌릴 거야.”


그러면서 수진이 심호흡을 했다. 통 통 통 가벼운 소리를 울리면서 수진이 목탁을 두드렸다. 곧 하늘에서부터 벼락이 내리치듯 빛이 번쩍였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이었던 수진은 회색으로 차려입은 모습이 되었다.


다만, 곤수탄진과 같이 정장은 아니었다. 생김은 교복과 같았는데 전반적인 색의 배치가 무채색으로 되었을 뿐이었다.


수진은 제 주변을 보고 다시 자신의 옷을 봤다.


“내 옷만 밋밋해······.”

“어쩌면 싸우다가 잠재력이 더욱 드러나 다음 단계의 모습이 될지도 몰라! 아, 그러고 보니까 카라멜 팝콘이 이쪽이야?”


고길희가 느긋하게 팝콘을 먹으며 말했다. 수진은 아예 고길희를 무시한 채 앞을 봤다. 일행이 모두 변신할 때까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있던 매드 준호는 헛기침에 고개를 들었다.


“응? 아, 끝났어?”

“다 끝났어. 기다려 주다니 친절하기도 해라.”

“후후훗. 너희가 변신하는 동안 공격할 수도 있었지만 기다렸던 건 단순히 친절 때문이 아니다!”


매드 준호는 팔짱을 낀 채 크게 웃었다.


“앞으로의 너희 운명을 알려주겠다!”

“사주팔자?”

“아니야!”

“솔직히 결혼 운은 궁금······.”

“시끄러워!”


매드 준호가 씩씩대며 말을 잘랐다. 그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서 말을 이었다.


“이 모든 일의 종착역은 바로······ 마몬의 강림이다.”

“오.”

“뭔가 반응이 미지근한데.”


실망감을 보이는 매드 준호를 두고 수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곧 그가 손뼉을 짝 치면서 외쳤다.


“그 마몬이구나!”

“으, 응?”

“역시! 내가 활약할 기회였어!”

“왜, 왜 그래?”


오히려 당황한 매드 준호가 말을 더듬었다. 당황하기는 두호나 다른 일행이 마찬가지였다.


“다들 모르겠어? 마몬이라고 마몬!”

“그게 뭔데? 마법 몬스터 같은 거라도 돼?”

“콘스탄틴 말이야, 콘스탄틴! 아, 혹시 콘스탄틴을 아직 안 봤거나 앞으로 볼 계획이 있다면 내 얘기는 듣지 않는 게 좋아.”

“갑자기?”

“나중에 스포일러 당했다고 나한테 화풀이하지 말란 얘기야.”


모두에게서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을 확인한 다음에야 수진이 말을 이었다.


“영화 콘스탄틴에서 루시퍼의 아들인 마몬이 인간 세계로 넘어오려고 하지. 잠깐······.”


그러면서 수진의 눈이 두호를 향했다.


“불안하게 왜 날 봐?”

“영화에서 마몬은 안젤라의 몸에 잉태되어······.”

“뭐어어어어?”


두호가 총을 들어 매드 준호를 겨누었다. 깜짝 놀란 매드 준호가 두 손을 번쩍 들면서 말했다.


“아, 아, 아니야!”

“아니야?”

“절대 아니야!”

“정말?”


두호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매드 준호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영화를 그대로 따라할 리가 없잖아!”

“그건 그렇네.”

“봉인된 악귀들을 제물로 삼아 마몬을 소환하는 거야.”

“제물?”

“그래! 마몬 정도 되는 존재가 인간계로 소환하는 건 마법진 하나로는 불가능해. 그래서 악귀들을 에너지로 쓰려고 한 거야.”

“동업자 정신이 없네.”

“악귀가 그런 걸 신경 쓰겠어?”


두호가 방아쇠를 당겼다. 매드 준호는 이마에 탄환을 맞았으나 뒤로 넘어질 뿐 몸이 사라지진 않았다.


“뭐 하는 짓이야!”

“아니, 뭐······ 어차피 결국에는 싸울 거고.”


두호와 매드 준호가 티격대는 사이에도 수진은 팔짱을 낀 채 고민에 잠겼다. 그 모습을 본 규리가 한숨을 푹 쉬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얼굴 더 못생겨지게.”

“시비 걸지 마.”

“지금 난 곤수탄진 오빠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 나서 좌절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언니라도 얼굴에 좀 신경을 쓰는 건 어때요?”

“영화에서 모든 음모의 뒤에는 천사가 있었어.”

“천사? 보건 선생님이요?”

“그런데 그 천사 이름이 가브리엘······. 가브리엘라!”


수진이 급히 엄순을 봤다. 그러나 엄순은 날카로운 검으로 운동장 흙바닥에 그림이나 그리고 있었다.


“어, 어? 왜 그래?”

“괜한 걱정이었네.”


이리저리 말이 오가는 동안에 매드 준호가 헛기침을 했다.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끌어도 소용없다. 어차피 너희 전투 능력은 옛적에 다 파악이 끝났어! 악마까지 합세한 이 정도 세력이면 너희는 가볍게······ 끄어억!”


엑소-레인저 블랙의 주먹에 매드 준호가 나가떨어졌다. 그 위력에 다른 악귀와 악마들이 모두 발을 멈추었다. 놀란 건 엑소-레인저 블랙도 마찬가지였다.


“크어어억! 어떻게 된 거야? 저 녀석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하진 않았는데!”

“저기, 수장. 이러다 지면 어쩌죠?”

“고작 한 대 맞은 거 가지고 그렇게 약한 소리를 하다니! 우린 1군과 벤치 멤버는 물론이고 후보 선수까지 다 데리고 왔단 말이다!”


매드 준호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호가 방아쇠를 당긴 채 총구를 좌우로 돌려 탄환을 쏟아냈다.


“끄아아악!”


악마, 악귀 여럿의 몸이 흩어졌다. 두호가 빈 탄창을 보며 어깨를 으쓱인 다음에야 악마, 악귀들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이제 원거리 공격은 끝났다. 그리고 놈들의 힘이 강해졌다고 하지만 전투 스타일까지 다 바뀌었을 리는 없어. 작전대로 간다!”


고개를 끄덕인 악마와 악귀들이 일제히 달렸다. 가장 먼저 그들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온 건 엑소-레인저 블랙이었다. 그러나 그 앞에 있던 악마들은 팔을 올려 공격을 막지 않고 곧장 바닥에 미끄러지며 무릎을 꿇었다.


“정의의 사도가 되고 싶습니다!!!”


뜨거운 외침에 엑소-레인저 블랙의 주먹이 멈추었다.


“뭐, 뭐라고?”

“엑소-레인저 블랙의 그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정의감에 감격했습니다!!! 제발 정의를 가르쳐 주십시오!”


짧은 순간이었으나 엑소-레인저 블랙은 슈트 안쪽으로 눈물을 흘렸다.


“이럴 수가, 악마 중에서도 이런 정의로운 마음을 가진 자가 있었다니!”


그 모습을 한심하게 여긴 규리가 앞으로 나섰다. 그가 귤을 우물우물 씹으면서 귤껍질을 펼쳤는데 갑자기 악귀들이 눈앞으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브로마이드, 포토카드, 폴라이드, 배지, 키 링, 사진첩, 스티커, 노트 등 다양한 물건들이었다. 그저 시중에 판매되는 것들이 아니었고 모든 것에 곤수탄진의 제각기 다른 모습이 인쇄되어 있었다.


“이, 이건!”

“한정판! 다시는 구할 수 없는 한정판입니다!”

“나, 나도 이런 구도에서 찍은 사진은 없는데······!”

“지금이라면 이 모든 것을 95퍼센트 할인된 가격에 드릴 수 있는데······ 어떠십니까?”


입을 떡 벌린 규리는 씹던 귤과 손에 쥔 귤껍질마저 떨어뜨린 채 몸이 굳었다. 그 광경을 보던 수진은 한숨과 함께 이마를 짚었다.


“아니, 원본이 지금 뒤에 있는데 왜 저기 홀리는 거야! 그리고 할인 너무 많이 했잖아!”


엑소-레인저 블랙과 규리를 대강 제친 악마, 악귀들은 기세를 올려 달렸다. 다음으로 그들을 막고 선 것은 엄순이었다. 엄순이 두 손으로 단단하게 검을 쥐었다.


“그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기사도로 무장한 나를 꺾을 수는 없다!”

“구해 주세요, 기사님!”


악마 한 명이 레이스가 치렁치렁 달린 드레스를 입은 채 엄순에게 뛰어들었다. 그러니 저도 모르게 엄순이 그 악마를 안아 들었다.


“다, 다친 곳은 없습니까?”


그 모습에 두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원래 알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한심······.”

“두호! 넌 넘어가면 안 돼. 알겠지?”

“내가 너인 줄 알아?”


그런 두호 앞에 악귀가 히죽 웃으면서 나타났다. 두호는 탄환이 떨어졌지만 소총을 막대기로 삼아 휘두르려고 했다. 그런데 그 악귀가 두호의 귀에 속삭였다.


“나는 네가 쓴 일기를 알고 있다.”

“뭐, 뭐라고?”

“처음에는 그저 시끄러운 애라고 생각했지만 밝은 성격에 주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 여기게 됐지. 그런 뒤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위험한 순간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며 겉과 달리 속으로는 응원하게 되었고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거야! 그리고 결국······.”

“끄아아악! 닥쳐!”


두호가 소리를 지르며 악귀와 뒤엉켰다. 대화를 제대로 듣지 못한 수진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악마, 악귀의 꾐에 넘어간 것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하나같이 다 바보라니까.”


그리고 매드 준호가 뒤로 다른 악마, 악귀들을 둔 채 나타났다. 수진은 한 손으로 목탁을 꼭 쥔 채 말했다.


“네가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난 넘어가지 않아!”

“후후훗. 네 전투 스타일은 가장 먼저 파악했지.”


매드 준호가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리고 5만 원권 세 장을 꺼냈다.


“자, 15만원이다.”

“응?”

“이걸 줄 테니 비켜라.”

“오.”


귀가 솔깃한 수진이 눈을 번쩍이니 멀리서 구경하던 고길희가 팝콘을 던지며 소리쳤다.


“오는 무슨 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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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회 22.05.26 1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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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회 22.05.16 24 1 9쪽
35 35회 22.05.13 24 1 9쪽
34 34회 22.05.12 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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