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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The Great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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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이안
작품등록일 :
2017.07.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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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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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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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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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투 (1)

DUMMY

6. 결투


하루가 지나고 그 다음날 저녁 시간대. 동문 앞에 마련된 공터에 마법사들이 방어 술식을 깔면서 결투의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3명의 용사들이 탄생하였지만, 그 누구도 용사와의 결투로 자신을 증명해낸 이는 없었다. 거기다 그 지목대상은 현재 용사들 중 최강이라 일컫어 지는 황금사자 베르트람이다.


나는 한적한 곳에 앉아 결투장 만드는 것을 힐끗 보면서 모험가 길드에서 파는 베르트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사와서 읽어보고 있었다.


그는 과거 검의 악마라고 불리울 정도로 천재적인 실력의 검사였다. 서방 연합 아카데미, 속칭 아카데미에서부터 그 위명이 시작되었는데, 그는 한번 본 무술은 어떤 종류를 막론하고서 베껴내어 익혀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나도 이 능력에 한 번 당했었는데, 그 때 내가 익히고 있던 오의까지 베껴낼 정도로 상식을 뛰어넘은 능력이다.


그 때문에 모든 오러 능력자들에게는 일종의 공포의 상징이었고, 그런 그의 능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악마라 불리며 경원시 되었다. 그런 그가 황금사자란 이명을 가지고 선망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강사로서 재직하게 된 이후다.


모든 무술을 베껴내는 능력을 학생을 가르칠 때 사용하니, 그 효과는 발군. 학생들의 본신 무공을 자신이 직접 체득하면서 각자의 오러 시스템의 장단점을 순식간에 파악하여 각 개개인에게 알맞은 지도 방식을 구축하여 개인에게 집중된 커리큘럼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자신의 역량을 키움과 동시에 오랫동안 벽에 막혀 있던 무인들에게 일종의 벽을 돌파하게 해준 구원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쌓아온 악명은 순식간에 명성으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등장하며 뛰어난 기사들이 그를 추종하며 하나의 단체를 이루게 되는데 그것이 황금사자 용병단의 모태이다.


온갖 기술을 체득하며 얻게 된 심득으로 베르트람은 하나의 기술을 만들어내는데, 그것은 검령이란 기술로, 자신의 검에 영을 만들어내어 검령이라는 존재를 육성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나타난 것이 황금사자 모양의 동물이었고, 이때부터 베르트람에게는 황금사자란 이명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검령이라는 기술이 까다로운 것이 영이라 불릴 정도의 고밀도 에너지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기술이나 스피릿아츠로는 파훼 불가능하고 심지어 트리아 클래스의 무인들만이 다룰 수 있다는 강기술로도 맞서 상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범한 스피릿아츠는 검령 앞에서 마치 종이조각 마냥 찢어 발겨지며, 한계까지 끌어올려 만들어낸 강기도 이 검령 앞에서는 마치 수수깡처럼 쉽게 꺾여버린다. 이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오직 도미넌스 클래스에 이른 자들이 다루는 초월기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업적을 쌓아온 인물에게 결투를 신청했으니, 현재 도시는 나와 베르트람의 결투때문에 한껏 소란스러워진 상태이다.


어느 샌가 내 옆으로 안나 공주가 다가와 있었다. 오늘은 공증인의 역할로 이 결투에 입회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편한 드레스 차림에 머리는 풀어내려 가지런히 정리해 한껏 꾸민 느낌이었다.


“오늘 컨디션은 어때? 중요한 결투인데 어디 아픈데는 없지?”


난 웃으면서 대답해 줬다. 걱정 말라고. 어제 무려 여신의 가호를 내려줬으면서 고작 감기에 걸릴 리가 없다.


“당연히 괜찮죠. 잊었어요? 어제 저한테 여신의 가호까지 내려 줬잖아요.”


“그래도. 걱정되니까 그렇지. 베르트람경의 검령은 현재까지도 트리아 클래스에서는 천하무적이야. 그걸 이길 방법이 있는 거야?”


“생각 해둔 수가 있어요. 공주님도 아시잖아요, 제가 마검사라는 사실을. 베르트람경이 아무리 뛰어나도 지금까지 베껴온 건 오러를 이용한 스피릿아츠들 뿐이지, 마법을 베꼈다는 말은 못 들었어요. 그러니까 충분히 승산 있어요.”


내 말에 그나마 안심이 되었는지 안나 공주의 불안하게 흔들리던 눈동자가 점차 안정되었다.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으며 날 올려다보았다. 속눈썹이 길게 뻗은 눈동자가 잔잔히 내게 뭔가를 전하는 듯이 밀려온다.


난 나도 모르게 공주님의 머리에 손을 올려 버렸다. 어라 하는 순간 이루어진 행동에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자연스레 머리를 쓰다듬어 내렸다.


“공주님. 제가 무조건 이길게요. 그때부터 시작이에요. 라리사의 변화는.”


머리를 쓰다듬어 내린 내 손을 맞잡은 안나 공주는 꽉 쥐며 자신의 볼가에 내 손을 기대었다.


“응. 믿을게. 뭔가 신기하다. 정말 오랜만에 만났고,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만난 적도 없는데. 이상하게 믿음이 간다니까?”


마주 쥐었던 손을 풀면서 안나 공주는 다시금 날 올려다보았다.


“왜 그런 걸까?”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던 안나 공주는 날 빤히 쳐다보았다. 그렇게 쳐다봐도 나도 해줄 말이 없다. 아마도 그 동안 진실로 같은 편이 되어준 이가 없어서 쓸쓸해서 그런 게 아닐까하고 내심 속으로 생각해 볼 뿐이다.


갑자기 성문 쪽이 시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목소리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었다. 베르트람 폰 닐라우의 등장이다. 그는 뒤에 한 무리의 황금사자단을 이끌고 등장하였다. 그의 등장에 맞춰 인파가 갈라지며 결투장까지의 길이 만들어졌다.


그는 곧바로 결투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도 결투장에 들어가 한 쪽에 자리 잡으며 섰다.


곧이어 내 맞은편에 베르트람이 자리 잡았다. 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풀 플레이트 메일에 자신의 키 만한 대검을 등에 매고 왔다. 날카로운 인상과 실눈 사이로 쏘아지는 기세는 과연 범상치 않았다. 내가 그동안 힘을 쌓았듯이 그 또한 지금까지 세월을 그냥 보내지는 않은 듯하다.


“사상 최초로 마검사가 된 정도로, 나에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무리 당신이라도, 마법은 베낄 수 없지 않습니까?”


“내가 베끼는 것에만 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우리 둘 사이에서 마치 번개가 치듯이 서로의 기세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베르트람은 등에 매고 있던 검을 양손으로 쥐면서 간단한 기수식을 잡았다. 나도 이에 맞서듯이 검을 뽑아 들고서는 마주 섰다.


서로 탐색전을 이루듯이 오가던 기세가 갑작스레 난입한 신성력에 의해서 끊어졌다. 공증인의 입회자격으로 안나 공주가 우리 둘의 기세 사이로 뚫고 들어온 것이다.


“지금부터 크리스 레펠과 베르트람 폰 닐라우 사이의 결투를 시행하겠다!”


안나 공주는 큰 목소리를 내면서 우리 사이에 자리 잡아 중재하였다.


“이 결투는 크리스 레펠의 용사 자격을 증명하기 위한 결투로서, 크리스 레펠의 승리시, 그는 정명한 용사의 자격을 얻어 크레아의 또 한명의 용사로서 독립 작전권과 징집권, 징발권과 같은 용사의 권한과 의무를 가지게 된다!”


“반대로 베르트람 폰 닐라우가 승리할 경우, 크리스 레펠은 용사의 자격 증명에 실패하여 용사가 아닌 일반 기사로서 베르트람 폰 닐라우의 휘하로 배속되게 된다!”


공주님의 설명에 주변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과연 누가 저 베르트람을 이길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이제껏 들어 본적도 없는 새로운 신성이 이리도 덧없게 사라질 것인가 하고 탄식하는 사람들까지. 누구도 나의 승리를 점치지는 않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결투를 시작한다!”


안나 공주의 외침을 기점으로 결투가 시작되었다.


먼저 탐색전으로 과연 내 기술을 베낄 수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한 손으로 짧게 수인을 쥐고서는 스펠코어에서 스펠을 쥐어 짜내 검에 술식을 저장하였다. 반원을 그리며 허공을 수놓는 검결을 따라서 공중에 빛의 화살들이 만들어진다.


무영창으로 전개된 간단한 빛 속성의 화살들이다. 간단히 전개되었다고는 하나 담겨 있는 그 힘은 간단하지 않다. 스피릿과 스펠이 섞여 만들어진 융합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술 보다는 사용된 에너지의 밀도가 다르다.


짧은 시간 전개되었던 화살들은 곧바로 베르트람에게 다각도로 쏟아져 들어갔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것도 있고 정면으로 뚫고 들어가는 화살도 있으며, 측면으로 우회해서 쏘아져 나가는 화살도 있었다.


이에 반응하여 베르트람도 반원을 그리며 검을 내리 그었는데, 그 검결에 따라서 스피릿으로 짜여진 화살이 공중에 나타나 다각도로 내리 꽂히던 화살들을 요격하였다.


한 호흡만에 이루어진 스피릿의 발산으로 내가 만들어낸 화살들을 모두 쳐내다니.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반격하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이정도로 간단한 술식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역시나 이 정도의 간단한 술식은 쉽게 베껴내 버린다. 분명 사용된 에너지는 다르지만, 스피릿으로만 이루어졌다고 해도 내가 행한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방어한 것을 보아하니, 옛날 버릇처럼 상대의 기술을 바로 따라하는 습관이 아직도 있나 보다.


그렇다면 한 단계 더 올려 볼 필요가 있다. 스펠코어의 박동을 한 템포 더 올린다. 집속된 스펠을 검에 응축시키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는 허공에 도형을 띄우고서 마법진을 구축한다. 재빠르게 영창 되는 건언.


“그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 울부짖으라.”


영창과 함께 왼손에서 뻗어나간 빛은 여러 자루의 검의 모양으로 변화되더니 오른손에 쥐고 있는 검의 옆에 차곡차곡 쌓였다. 마치 날개처럼 여러 자루의 검을 옆에 늘어뜨리고서는 곧바로 베르트람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이어지는 것은 단순한 수직 베기. 하지만 옆에 늘어선 검들이 그와 똑같은 동작을 재현하며 공격이 끝없이 이어졌다. 내가 한 번 벤 검로를 따라서 뒤에 연결되듯 늘어져 있던 검들이 바로 위를 쳐 내려가며 끝없는 검격을 이루어냈다.


베르트람은 대검을 들어 막다가 순간적으로 스피릿을 일으켜 이어지던 빛의 검들을 부숴버렸다. 심지어 이어지는 검격에서는 스피릿으로 이루어진 검들이 등장하여 나머지 검들을 요격하여 같이 부숴 지는 상황이 펼쳐졌다.


확실히 과거와 비교해도 그 악마적 재능은 그대로인 것 같다. 심지어 난 마법으로 이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를 스피릿으로 대체해 베껴낼 줄이야. 거기다 지금 이 검을 만들어낸 방식은 순수하게 마법인데, 마법을 베껴내어 스피릿으로 재현하는 것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재주인지 참 어이가 없다. 내 생각만큼 노림수가 먹혀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다.


“잔재주는 끝났나? 그럼 이번에는 이쪽 차례다.”


베르트람의 말과 함께 그의 검에서 무시무시한 기세로 스피릿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검이 마구 진동하면서 떨어 울렸다. 그러더니 곧이어 하나의 형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짐승의 앞발을 닮은 형상이 나타났다.


그는 아무런 시동어나 기술명 같은 언령을 외지 않고 간단하게 펼쳐 낸 기술로 내 앞에서 옆으로 내려찍었다. 강대한 파괴력과 함께 내리쳐진 바닥은 금이 가 무너져 내렸고, 간신히 피해내며 충격파를 아까 소환하고 남은 검들로 막았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검들이 모두 박살이 나버렸다.


“지루하게 결투를 질질 끌 것도 없다. 너의 기술들이라면 이전에 다 봤고, 지금 펼치는 기술들이라 봐야 다 잡기에 불과하구나.”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대검을 하늘로 솟구쳐 들어 그의 전신에서 스피릿이 뭉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를 떨어 울려라, 나와라. 그림하트.”


대검을 넘어 그의 전신에서 스피릿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자의 형상이 그의 뒤에 자리 잡았다. 풍성한 갈기에 백수의 제왕으로서 위엄을 뿜어내는 사자는 무지막지한 기세를 뻗어나가면서 주변의 공간을 잠식시켰다.


나도 그에 맞서 본 실력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스펠코어와 오러코어를 동시에 가동시키며 먼저 스펠을 짜내며 네 개의 도형을 검에 띄어 올리며 빛 속성력을 입혀 나갔다.


“빛이여, 청하오니, 그 이름, 힘 있으라.”


빛의 속성력이 마치 스피릿처럼 검 위에 입혀지며 점차 검신 위에 찬란한 빛이 임재하였다. 이에 동시에 오러코어가 스피릿을 뿜어내며 빛으로 둘러싸여 있는 검신 내부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아리엘이시여, 불리우시길, 자비의, 여신이라.”


한 줄의 축언이 넘쳐흐르던 스피릿을 한 곳으로 수렴시킨다. 한도를 넘어 수렴되고 끌어 모이던 스피릿이 어느 임계점에 도달하자 결국 수렴되지 못한 에너지가 밖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신이 이것도 베낄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베르트람 선배. 저희 가문에 내려오는 비전 오의 ‘절망’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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