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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이안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자(The Great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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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이안
작품등록일 :
2017.07.04 18:30
최근연재일 :
2017.07.25 13:47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096
추천수 :
8
글자수 :
138,994

작성
17.07.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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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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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 귀향길 (2)

DUMMY

하지만 아무리 마왕군 점령지라도 이런 변방에, 전선과 떨어진 곳에 트리아 클래스의 제네럴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다른 변수가 있기에 저런 짓이 가능한 듯싶은데 과연 무엇일까. 일단 돌입하고서 생각하자.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혹시나 남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먼저 사람들부터 구하자.


몸 안의 오러를 순환시킨다. 세포 하나하나를 장악하여 활성화시킨다. 순환된 오러가 내뿜는 스피릿이 뭉쳐 몸을 일주하기 시작한다. 단전에서 위치한 오러코어의 맥동이 실제 심장의 맥동과 일치되며, 혈액을 따라서 점차 사지의 말단까지 퍼져나간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전신으로부터 활동을 시작한 오러는 강대한 흡입력을 가지고 주변에 자신의 존재력을 과시하며 마나를 집어삼킨다. 온전하게 이루어진 오러순환은 곧 대량의 스피릿을 만들어내어 몸 안에서부터 몸 바깥까지 스피릿으로 흘러넘쳐난다.


이 스피릿을 양손의 검으로 이어져 끊이지 않는 흐름이 된다. 손잡이부터 타고 올라가 검의 가드에서 뭉쳐 꾸물꾸물 검날에 모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다. 불안정한 형태를 고정시키면서 명확한 이미지와 함께 내뱉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되어 검의 형상을 고착시킨다.


“소드라이트 1식. 광검.”


검날에 뭉쳐 있던 빛의 덩어리가 점차 날카롭게 정련되더니 이내 하나의 칼날이 되어 검날을 덧씌운다. 날카롭게 빛나는 칼을 얼굴 높이로 들어 올리고서 비스름하게 옆으로 내린다. 육체의 장악을 더욱 활성화 시킨다. 다리를 깨우고, 몸을 강건하게 하며 몸을 앞으로 숙여 달릴 준비를 마친다. 목책까지의 거리를 재고 최단거리로 망루까지 올라갈 길을 찾는다.


단숨에 뛰쳐나가 목책을 밟아 수직으로 달리며 망루로 파고든다. 눈앞의 우크가 놀라 소리를 지르지만, 수평으로 베어진 광검에 의해 그 음성을 성대를 빠져나오기 전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사그라든다.


우크가 사라진 망루를 뛰어내려 문 앞을 지키던 우크를 위에서부터 찍어 내린다. 반 토막이 난 우크를 보고서 다른 놈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곧이어 목책 안은 우크들의 함성 소리로 뒤덮이며 정문을 향해 각자 무기를 들고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몇몇은 거인종을 끌고 와서 그 거대한 덩치로 밀고 들어왔다.


순식간에 나를 중심으로 포위망이 전개되고 우크들의 함성소리와 거인종들은 괴성을 지른다. 시끄럽게 꽥꽥 거리는 소리와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 그 안에서 무겁게 도사리고 있는 탁한 기운들이 나에게 숨죽여 온다.


나 또한 이 탁한 기운들에 맞서 내가 내뿜던 스피릿을 더욱 불사른다. 내 몸에서 넘실거리며 마치 거대한 불덩어리처럼 피어오르는 스피릿이 역한 기운을 몰아내며 자리를 틀어잡는다.


갑작스레 쏟아져 나온 존재감에 접근하던 우크들이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중앙에 공간이 만들어졌고, 이지가 제압되어 멍청해진 거인종들만이 이 빈 공간에 짓이겨 들어왔다.


이때를 위해서 주변에 퍼뜨렸던 스피릿을 다시 검으로 수렴시킨다. 검의 손잡이 아래 부분을 잡으며 스피릿을 잔뜩 불어 넣어 검에 맺힌 칼날이 흔들리면서 마치 타오르는 불길처럼 그 기세를 키워 나간다. 검을 중심으로 채찍처럼 흔들리던 에너지 덩어리가 점차 그 기세를 불려나갔다. 사방을 점유하고 거인종들이 날 향해서 그 손에 든 몽둥이나 주먹을 휘둘러 온다.


내리찍는 타이밍에 맞추어 뒤로 간단히 물러나서 내 앞에 뭉쳐있는 적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소드라이트 3식. 광폭”


기세를 키워나가던 스피릿이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여 터질 듯이 요동치다가, 마치 폭발하듯이 앞으로 뿜어져 나가 대지를 뒤엎으며 정면에 있던 모든 것을 갈아 엎어버렸다. 정면에 내 코앞까지 밀어 닥쳤던 거인종들이 한번에 육편이 되어 흩날렸다.


이 비현실적인 광경은 전장의 온도를 순식간에 냉각시켜 얼려버렸다. 막상 거인종들을 내세우던 우크들은 자신들의 가장 큰 패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을 알고서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후우-. 하압!”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전장의 정적이 깨어진다. 굳어있던 우크들의 틈새로 띄어들어 광검을 휘둘러 차례차례 쓰러트려 나간다. 수평으로 베어 목을 베고, 수직으로 베어 두 토막으로 절단 내며, 대각선으로 베어 상반신을 두 조각낸다. 한 수에 한 명씩 차례로 덮쳐가는 죽음에 우크들의 진형이 급속도로 무너져 갔다.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우크들 틈에서 양 떼 사이의 짐승처럼 날뛰던 나는, 일순 덮쳐온 살기에 반사적으로 뒤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까앙. 목책 안으로 들어와 처음으로 검과 검이 맞붙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상반신을 헐벗고 그 위에 온갖 문신으로 뒤덮인 거대한 우크가 글레이브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며, 나는 그것을 아래서 위로 올려쳐 방어한다. 강력한 힘에 뒤로 밀려나는 나는 다시금 감각을 곤두세우며 눈앞의 적에 집중했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상대의 기도는 절대 이런 작은 부락에 있을 존재가 아니다.


“어째서 우크장군이 여기 있는거지?”


나의 물음에 잠시 뒤로 물러선 우크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작은 인간이여, 여긴 마왕폐하의 영토다. 폐하의 영토에 장군이 있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역시 마왕이 크레아 전역을 집어 삼켰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나 보다. 이런 외곽에도 장군급에 해당하는 실력자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왕군에서도 장군급은 희귀전력이자 비대칭전력이다. 이런 자가 최전선이 아닌 이런 외곽에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적의 글레이브가 어두운 색으로 들끓어 강렬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내 가슴을 노리며 상단으로 베어내리는 참격. 적의 기술에 광검으로 맞받아치며 내 후방으로 넘겨버렸다. 오히려 흑색의 돌풍에 휘말린 후방의 우크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나는 발을 강하게 굴러 앞으로 튀어나갔다.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발판으로 강하게 올려 베는 공격에 순간적으로 붕 뜨며 거한의 우크가 밀려났다.


우크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제비를 돌아 자세를 잡더니 회전력과 체중을 실어 하단 내려베기를 펼쳤고, 나는 이에 맞서 오러의 흐름을 더욱 틀어잡아 검이 터질 듯이 스피릿을 집중시켜 위로 올려 베었다. 서로 맞붙은 검날에서는 뒤섞인 에너지가 스파크를 튀며 부딪히고, 강력한 충격파가 사방을 뒤흔들었다.


적이 땅에 내려와 자세가 무너진 틈을 타 다시금 스피릿을 집중시켜 베어 나갔다. 계속된 검격 속에서 서로의 에너지가 강렬히 충돌하며 주변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충격파를 이기지 못하고 여기 저기 날라다니는 우크들에 주변에 얼기설기 지어져 있던 움막형태의 집들이 지붕부터 날아가 기둥뿌리가 무너지는 모습까지 둘의 싸움에 주변이 황폐화 되었다.


“과연, 홀로 쳐들어올 실력은 있구나, 작은 인간!”


우크 놈이 휘두르던 검은 기운이 더욱 짙어지며 내 전신을 뒤엎을 듯이 덮쳐왔다.


“그런 넌, 장군씩이나 되는 주제에 힘밖에 없구나!”


나는 오러의 순환 속도를 점차로 올려 나간다. 곧이어 검을 휘두르는 속도도 올려간다. 한 박자, 두 박자 차츰 템포가 올라가는 가운데, 우크의 전신에서 뿜어내던 짙은 기운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며 곧이어 몸에 잔상처가 생겨가기 시작했다. 우크 또한 기합을 지르며 점차 속도를 올려가지만, 결국 한계까지 달해 벌겋게 변한 얼굴로 악다구니를 써가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그러다 결국 계속 올라가는 나의 검속에 따라오지 못하고 한 쪽 팔이 날아갔다. 하지만 한 쪽 팔이 날아가는 한 순간에 우크장군의 기세는 일변하여 속도로 이어지던 싸움이 힘 싸움으로 바뀌었다. 거대한 글레이브에 걸맞는 막대한 양의 검은 스피릿이 마치 폭풍처럼 휘돌아 나가며 나에게 쏘아졌다. 그 힘은 첫수에 받아 넘긴 수와는 질적으로 또한 양적으로 차원이 달랐다.


급하게 가슴으로 끌어당긴 검을 가로로 들어 정면을 방어하고 몸을 웅크리면서 남은 한손을 휘둘러 공중에 하나의 도형을 띄었다. 이 도형이 빛나며 검의 스피릿과 엉켜 검을 중심으로 한 반구형의 방어막이 생겨나 용오름처럼 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검은 폭풍과 부딪혔다.


솟았던 용오름이 끝났을 때는, 나는 이미 우크 장군으로부터 멀어져 있었고 주변은 용오름에 의해서 산산조각이 났으며 우크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천천히 걸어가던 우크장군은 자신의 떨어진 팔을 주우며 나에게 질문하였다.


“인간. 이름이 뭐냐?”


나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검을 옆으로 빗겨 들며 기수식을 다시 세웠다. 동시에 우크장군의 말에 답해 주었다.


“해신의 검을 하사 받은 레펠가의 당주, 크리스 레펠이다.”


“과연. 내 비장의 수를 상처하나 없이 막아내다니. 한 수 있는 놈이로고.”


우크장군은 떨어졌던 자신의 팔을 절단면에 다시 붙이더니 검은 기운을 일으켜서 마치 실로 꿰매듯이 팔을 강제로 연결시켰다. 어떤 수를 부렸는지 단순히 물리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신경들도 연결된 듯, 연결된 팔이 다시 움직였다.


“그런 네 놈도, 내가 베어낸 팔이 멀쩡한가 보군.”


“아아. 멀쩡하다. 팔이야 늘 잘렸다 붙었다 하는 것 아닌가?”


놈의 말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또한 트리아 클래스의 무인으로서의 역량도 풍부하다. 그렇다면 어디선가 새로이 장군이 되어 이쪽으로 파견된 것이 아니라 이미 장군이 된 상태에서 이곳으로 파견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무엇을 위해 이곳에 온 걸까.


빗겨 들었던 검의 검면을 검지로 쓸어내리며 흰 빛으로 발광하는 조그만 도형들을 띄었다. 동시에 단전인 오러코어가 아니라 심장에 있는 스펠코어를 발동시켰다. 심장의 박동에 맞추어 한 박자가 한 음절로 피어나며 하나의 도형에 하나의 음절이 들어갔다.


“빛이여, 청하오니, 그 이름, 힘 있으라.”


도형과 합치되어 발동된 스펠은 스피릿과는 다른 방식으로 검에서 빛을 뿜어내었다. 도형을 중심으로 구성된 빛이 검을 휘 감아 올라가며 빛의 날을 검에 세워 내었다.


또한 오러코어도 움직였다. 심장에서 움직이는 스펠코어와 그 박자를 맞추며 마치 왈츠를 추듯이 정박자로 오러가 흘러 나가기 시작했다. 춤추듯이 움직이던 오러는 마찬가지로 스피릿을 뿜어내며 검에 그 힘을 집중시켰다.


곧이어 스펠과 스피릿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빛이 되어 찬란한 검날을 정련해내니 그 빛이 장엄하고 그 울림이 거대하였다.


“아리엘이시여, 불리우길, 자비의, 여신이라.”


스피릿에 어우러졌던 스펠이 다시 한 번 반응하여 완전한 형상을 빚어내니, 마치 검 위에 별빛처럼 찬란히 빛나는 모양 검의 형상이 덧 씌어져 있었다.


주문을 외울 때부터 범상치 않음을 깨닫고 힘을 모으던 우크장군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스타 블레이드? 아니 그렇다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한데!”


해신 아리엘이 내려주었다는 검법, 레펠. 그 첫 번째 오의인 ‘무시’가 펼쳐졌다. 놈이 모으던 스피릿에 상관없이, 그의 자세가 어찌 되었든, 무기가 어찌되었든, 심지어 그 존재가 어찌되었든, 상관없이 그저 들었던 검을 내리 그었다.


곧이어 우크장군의 가슴이 크게 베이며 검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숨 막히는 정적이 전장에 내려앉았다. 나는 터벅터벅 걸어가 우크 장군의 수급을 잘라내어 혹시라도 아까 전처럼 되살아날까봐 머리를 완전히 떼어내어 멀리 던져버렸다. 목에 걸려 있던 십자 모양의 아뮬렛을 손에 쥐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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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귀향길 (3) 17.07.04 86 0 12쪽
» 1. 귀향길 (2) 17.07.04 117 0 12쪽
2 1. 귀향길 (1) 17.07.04 14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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