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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복 님의 서재입니다.

코쟉 더 베가본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복복
작품등록일 :
2017.10.11 23:57
최근연재일 :
2020.01.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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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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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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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십자로 (9)

DUMMY

“저자들을 모두 죽여야 합니다.”

빅토 돌리오네가 거칠게 말했다.

“실로 쓸모 없는 자들이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그 난리를 피우며 저택과 우리 가족을 번거롭게 하더니 뭐 하나 한 게 없지 않습니까. 전에 없애버린 자칭 무당들처럼요.”

“······”

“오로지 듀난이라는 마법사만 조금 재주를 보여줬을 뿐이죠. 하지만 그 자리에 나타난 자가 더 강한 마력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더 강력한 마법사를 데려왔다면 좋았을 텐데요.”

“미로의 마법사는 개인이 사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마법사다. 우습게 보지 마라.”

“혹시 하얀탑의 마법사를 데려오는 건 어땠겠습니까?”

“이 멍청한 녀석!”

파더 데블이 날카롭게 소리질렀다.

“넌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구나! 그들은 돈도 명예도 아랑곳 않는 기인(畸人)이자 괴인(怪人)들이야! 대륙의 왕들조차 하얀탑에게 명령하지 못한다. 오로지 조심스럽게 부탁만 할 뿐이야. 그런 것도 모른다면 이제 그만 입을 다물어라.”

“···하여간 나머지 놈들은 모두 강바닥에 던져버리죠. 어제 거기서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하던 자들입니다. 여태까지 대우해 준 것이 아깝네요.”

“그러는 너도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했잖느냐. 놈이 나타나면 쳐죽이겠다고 큰소리 뻥뻥 쳐대더니 그때 대체 뭘 했느냐?”

“······”

“됐다, 이제 더 거론하지 마라. 나도 전부 없애버릴까 생각했지만 그들을 죽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미스터 블루스가··· 그 게임에 참가할 자들로 나와 그들을 함께 지목했으니까.”

영혼을 건 게임이 거론되자 방안엔 침묵이 흘렀다. 코넬리아는 굳어진 얼굴로 뭔가 계속 생각하고 있었고 세바스챤은 여전히 주변의 눈치만 보는 중이었다.

“그러나 아버지, 코르소만은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놈이 우리 가족에게 들러붙은 뒤,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낭비됐습니까? 그 거지 같은 물건들이 어제의 일을 막을 거라 호언장담하더니 미스터 블루스라는 놈은 발바닥 한번 긁지 않고 유유히 저택에 걸어 들어왔잖습니까?”

“흐음···”

돌리오네의 눈까풀이 한번 감겼다가 다시 떠진 순간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코르소와 손님들, 모두 불러라. 그리고 주변에 우리 가족들을 배치해라. 혹시나 도망치려 한다면···”

“좋군요. 알겠습니다, 아버지.”

빅토 돌리오네의 입에 잔인한 웃음이 걸렸다. 허리춤에 꽂힌 그의 단검이 날카롭게 갈아져 있었다.


******


“꼴 좋구만.”

코르소의 방에서 코쟉은 버럭 신경질을 부렸다.

“저 영감, 무덤으로 가실 거라며? 그런데 어떻게 된 거냐, 팔팔하게 살아있네.”

“나도 놀랐소.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이런 일은 무슨! 아무 근거도 없는데 대체 뭘 믿고 영감이 죽을 거라 생각한 거야?”

그는 말없이 바닥만 쳐다보았다. 그 꼴을 보자 코쟉은 더 열이 뻗쳤다.

“빅토, 그 녀석 눈빛 봤나? 악만지 뭔지 하는 놈을 막아낸 게 한 명도 없으니 지금쯤 분명 이를 북북 갈고 있을 거다. 미로의 마법사놈은 못 건드린다 쳐도 나머진 목숨 간수 잘해야 할 걸?”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일 텐데.”

“난 영감이 억지로 남으라 한 거잖아. 뭐··· 그것도 말뿐이긴 하지. 얼마든지 말 바꿀 놈들이니 만약 나한테도 수작을 부리면 뒤도 안보고 튈 거야.”

“가능하겠소? 이 저택에 파더 데블의 부하가 대체 몇 명이나 있는 줄 알고?”

“하! 놀고 있네.”

코쟉이 번개처럼 단검을 던지자 천장을 날던 날파리 하나가 정확하게 두 쪽이 되어 떨어졌다.

“감옥이건 요새건 도망과 탈출은 내 전문 분야야. 나보다 네 쪽이나 신경 쓰시지? 도와줄 생각 없으니까.”

“이거 섭섭하게 구네. 당신이 나랑 짜고 창고의 물건을 들고 튀려 했던 걸 불어버릴까?”

“증거 있어? 생사람 잡지 마, 임마. 우연찮게 네 약점을 잡았고 네가 제발 저려 알아서 한몫 챙겨준다 한 것뿐이지. 어때, 내 말이 틀린 거 있어?”

“그걸 그렇게 말을 돌리신다? 면피하는 실력도 유연하시군, 킬킬.”

코르소는 궁지에 몰린 것답지 않게 낄낄대며 웃었다.

“꽤 여유롭네. 믿는 구석이라도 있나 보지?”

“물론이오. 바로 이놈.”

“네 혓바닥? 이 상황에서도 감언이설로 저 영감을 속여 보겠다고?”

“날 너무 우습게 보시는군. 나도 죽을 고비에서 몇 번이고 도망쳐 봤소. 물론 상대가 사기 당한 걸 알아차린 열 받은 아줌마들이었다는 건 다르지만.”

“잘났다, 병신아! 등신같이 뒤지지 말고 그 잘난 아가리로 목숨이나 건져 봐.”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낄낄대고 있을 때, 누군가 코르소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누구시오?”

“···코르소씨. 접니다, 세바스챤.”

“둘째 도련님?”

문을 열자 창백한 얼굴의 세바스챤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코르소에게 말했다.

“코르소씨. 지금 당장 이 집을 나가세요. 형님과 아버님이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어제 일의 책임을 물어 처벌하실 생각인가 봐요.”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가능한 빨리 가세요. 지금이라면 아직 기회가 있을 겁니다.”

“흠··· 댁은 이 사기꾼 놈이 밉지 않소? 당신네 가족 돈을 쪽쪽 빨아먹은 장본인인데.”

세바스챤은 코쟉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그 돈 또한 우리 가족이 타인의 고혈을 빨아먹은 결과입니다. 이 저택에선 선악과 시비(是非)의 구분 따윈 무의미합니다.”

“호오··· 그럼 왜 이 친구를 도와주지?”

“전 그저 평범한 삶을 살던 가난한 여인의 아들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집에 온 뒤로··· 아버님도 형님도, 가족이란 사람들 모두 사는 세계가 전혀 달라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신 분은 여기서 오직 코르소씨뿐이었습니다.”

코쟉은 자기 혓바닥을 슬쩍 가리키는 능글맞은 사기꾼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여간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떠나시면 최소한 도망칠 기회는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부디··· 몸조심하시길.”

그러나 세바스챤 돌리오네가 방에서 떠난 뒤에도 코르소는 그저 여유롭게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결국 내 말대로 됐네. 그런데 아직도 도망갈 생각 안 드냐?”

“도망은 바보 같은 짓이오. 당신이야 떠돌이에 줄행랑에도 일가견 있는 모양이지만 난 그렇지 않으니까. 설사 여기서 빠져나간다 한들 평생 쫓기며 사는 건 지긋지긋하오. 걱정 마시오, 다 생각이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파더 데블이 그를 찾는다는 전갈이 왔고 코르소는 보무도 당당하게 그에게 나아갔다. 돌 왕좌의 돌리오네 옆에서 빅토와 그의 부하들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엔 코쟉을 비롯한 4명의 이방인들도 전부 불려와 있었다.

“코르소.”

“네, 파더 데블.”

“어제 일을 기억하나? 미스터 블루스··· 그자가 이곳에 왔던 것도?”

“물론입니다, 파더 데블.”

“그렇다면.”

그의 눈에서 어두운 빛이 번뜩였다.

“왜 내가 널 불렀는지도 알겠지.”

“물론입니다, 파더 데블. 제게 상 주시려는 거잖습니까?”

“···무슨 개소리냐?!”

빅토가 발끈하여 소리를 질렀다.

“지금껏 아버질 속여 가산을 탕진하게 만든 놈이 뻔뻔하게 어딜-“

“탕진이라뇨, 빅토 도련님. 우리 가족은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잖습니까.”

“저, 저 빌어먹을 놈이 진짜!”

그가 허리춤의 단검을 빼어 들자 주변의 ‘가족’들이 눈에 살기를 띄웠다.

“그 많은 돈을 허공에 날려놓고도 내가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했나? 어제의 일을 잊은 건 아니겠지? 넌 실패했다. 아니 너뿐 아니라 여기 있는 놈들 전부 실패했어. 아버지를, 우리 가족을 기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거기 마법사 양반은 빼고 말이야.”

“말씀이 심하시군요, 빅토 도련님. 설마 파더 데블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

“뭐어가 어째? 이 뻔뻔한 놈이 곧 죽을 자리에서도 쉬지 않고 혓바닥을 놀려?! 당장 묻어버리겠어!”

이마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빅토의 옆에서 돌리오네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코르소, 대답해 봐라. 왜 내가 네게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야 당연히 제 조언을 들으셨기에 목숨을 구하셨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만.”

“생각해 보시지요. 어제는 파더 데블께서 평생에 걸쳐 두려워하시던 그날이었습니다. 바로 어제를 위해 대륙 각지에서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을 수소문하셨지요. 하이 위자드 듀난 맬서스공 외엔 저를 포함한 모두 신성 알바트로스 제국 때문에 대놓고 활동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말입니다.”

천연덕스럽게 잘도 대답하는 코르소에게 코쟉은 속으로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내가 남으라 한 저 무모한 손님만 빼면 그렇지.”

“···(다른 쪽 무모를 얘기하는 건 아니겠지, 씨벌?)”

하고 욕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이 험악한 분위기를 파악도 못할 만큼 코쟉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리고 어제 파더 데블께선 그대로 재액에 의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아버지! 저놈 말에 넘어가지 마세요, 다 입만 놀리는 것입니다!”

“지금은 조용히 하시죠, 빅토 도련님. 파더 데블과 얘기 중입니다.”

“뭐··· 뭐라고!”

“빅토! 그만.”

돌리오네가 단칼에 말을 잘랐을 때, 코쟉은 이미 게임이 끝났다는 걸 직감했다.

“그 피할 수 없던 죽음을 파더 데블께선 오늘 그 자리에 계심으로 회피하신 겁니다. 그자가 게임을 제안했다고 하셨습니까? 바로 그것이 증거입니다. 이 영험한 행운의 물건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곳에 없으셨을 거고 영혼을 건질 기회도 얻을 수 없었을 테죠.”

“흐음···”

“믿기지 않으시다면 좋습니다. 절 죽이고 이 물건들도 모두 버려 보십시오. 어떤 일이 생길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 건방진! 이젠 네놈이 협박을 하려 들어!”

“그만 하라고 했다, 빅토!”

그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러나 돌리오네의 얼굴엔 전과 다른 기분 나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훌륭한 달변이야, 코르소. 이전엔 막연히 느끼곤 했는데 이제 보니 자네 말을 참 잘하는군?”

“······”

“굳이 따져보면 자네 논리의 헛점을 캐낼 수도 있겠지만 지금 그렇게 하진 않겠다. 다만 앞으로도 더욱 더 증명되어야 할 거야.”

“그렇게 될 겁니다, 파더 데블.”

“좋아, 그럼 자네의 처벌은 없던 것으로 하지.”

“아버지! 하지만!”

“이미 결정은 내려졌다. 더 이상 말하지 말아라.”

빅토 돌리오네는 당장 쥐라도 잡아먹을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가족’들의 손에서 빛나는 것들이 품속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당신들에 대한 내 실망도 잠시 유보됐다는 사실을 알아두기 바라네. 사실 어제의 추태는 매우 실망스러웠어. 누구 하나 놈에게 영향을 준 것이 없었지. 안 그런가, 수부타이? 안 그렇소, 듀난 맬서스공?”

둘은 그저 침묵만 지킬 뿐이었다. 그리고 돌리오네는 여전히 기괴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암브로시우스를 보고 쓰게 혀를 차며 말을 이어갔다.

“나의 이 실망을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으나··· 어제 미스터 블루스가 자신과 게임을 하자고 말했소.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게임의 참가자가 나와 바로 당신들 다섯이요. 이젠 사사로이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지. 그러니···”

그의 눈이 앞에 서 있는 이방인들을 서서히 훑어나갔다. 적어도 저승길로 가는 동반자가 다섯이나 생긴 게 기쁜지 그는 히죽 비웃음을 흘렸다.

“다들 나와 함께 이 죽음의 게임에 동참해 줘야겠어. 이건 내가 자네들에게 보내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되겠군.”


******


파더 데블의 앞에서 자신만만했던 때와 달리 코르소의 얼굴은 당혹스럽게 구겨져 있었다. 자기 방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그를 코쟉이 쿡 찔렀다.

“왜 갑자기 면상이 뭉개졌냐? 거기선 뻔뻔하게 잘도 떠들어대두만.”

“···안 좋아.”

“뭐가? 게임에 동참하라는 거?”

“그것도 그거지만 저 늙은이가 드디어 날 의심하기 시작했어. 사고의 방식이 주관적 시각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넘어가 버렸다고. 이렇게 되면··· 단기간은 어떻게 넘겨도 장기적으론 내 말이 먹히지 않는 때가 와. 그럼 그땐 정말 끝이오.”

“흥, 사기꾼의 감인가 보군?”

“실전에서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오. 젠장··· 거의 다 됐었는데, 왜 하필 그때 미래가 바뀌어서!”

“미래가 바뀌어?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코르소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방 앞에 도착한 순간 커다란 떡대 하나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부터 파더 데블께서 손님들 모두를 철저히 지키라 명령하셨습니다. 주술사님 방은 제가 보초를 설 겁니다. 잘 부탁 드리죠, 흐흐.”

“···그런가. 알겠다.”

“옆의 손님과 밀담이라도 나누실 건가요? 저도 함께 해도 되겠습니까?”

녀석이 더러운 표정으로 히죽 웃었다.

“가능하면 모든 장소에 동행하라 하시더군요. 파더 데블께서 여러분을 참 아끼시나 봅니다.”

“······”

감금과 감시. 코르소는 단두대에 끌려가는 좀도둑 같은 표정으로 방에 들어갔고 코쟉은 다만 혀를 차며 발걸음을 돌렸다. 뒤에서 떡대가 종알거렸다.

“손님께도 우리 가족이 한 명 붙을 겁니다. 이제부턴 우리가 밤새 여러분 곁을 지켜드릴 테니 괜한 짓 하지 마시길.”

“오냐, 좋을 대로 해라.”

그의 얼굴도 구겨지긴 마찬가지. 아니나다를까 방에 도착하자 그간 술과 고기 심부름으로 신나게 부려먹었던 녀석이 짓궂은 표정으로 방문을 열어주었다.

“들어가실까요? 제가 아주 철저하게 보초 서겠습니다. 아주 아안~ 심하십쇼!”

“제기랄···”

방에 들어가보니 창문엔 쇠창살이 덧대져 있었고 심지어 문이 바깥에서 잠겨버렸다. 문밖에선 낄낄대는 웃음소리마저 들려왔다.

“이거 더는 장난이 아닌데? 정말 진심으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걸.”

어떻게든 수작을 부려 문밖 멍청이의 목을 따버리고 당장 도망칠 수도 있다. 이후엔 성 전체에 퍼져 있을 파더 데블의 ‘가족’들을 모조리 뚫고 나가야겠지만 말이다.

“···그럼 결국 여길 피바다로 만들고 말겠지. 제기랄, 왜 가는 곳마다 사건이 안 터져서 난리야? 여기서도 사고를 쳤다간 망할 마법사놈들이 이번에야말로 내 위치를 파악하고 말 텐데.”

저번엔 마을 하나를 수장시켰고 그 뒤론 희미하지만 피와 살이 난무하는 지옥을 빠져 나왔던 기억도 있었다. 이 이상 큰 사건에 말려드는 건, 위험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망설이던 그가 결국 탈출을 결심하고 허리춤의 단검을 뽑아 들었을 때, 갑자기 옆에 던져두었던 헝겊 속 ‘그’ 물건이 진동하는 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뭐야?! 저게 왜 갑자기 발광을··· 으윽!”

그의 머리통을 들었다 놨던 저번처럼 전설의 검이 공명하며 소리로 들리지 않는 놈의 의지를 코쟉의 머리 속에 쑤셔 넣었다. 저번처럼 미치광이로 만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끔찍한 통증이 머리 속을 할퀴었다.

“크으윽! 윽······”

아찔한 충격과 함께 붉은 코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허나 더 놀라운 것은 이 전설의 고철이 코쟉의 머리 속에 남긴 기괴한 메시지였다.

“뭐, 뭐가 어째? 여길 떠나게 두지 않겠다고? 도대체 왜?······”


작가의말

흑흑... 걸렸습니다.  감기님께서 오셨어요.

아마 월요일 글은 못나갈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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