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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가 되는 자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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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작품등록일 :
2017.05.26 20:21
최근연재일 :
2017.08.24 08:14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21
추천수 :
1
글자수 :
27,076

작성
17.06.14 18:05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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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가장 멋지게 빛나는 것

DUMMY

************************************


이엘이 가르치는 것은 마법이 아니다. 마도학이다. 이엘은 일단 가르쳐준 스승인 이리스를 뛰어넘는 대마도사다. 몸이 망가진 지금에 와서는 애매하지만, 그 지식 만큼은 어디로 가지 않고 그대로다.

사실상, 이 세상에서 이엘보다 마법 지식에 해박한 이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의 차이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마도학과 마법이 뭐가 다르냐고 묻는 경우도 있지만 마도학은 아티펙트의 제작 방법, 의식이 필요한 마법을 쓰기 위한 의식 방법, 마법진을 그리는 방법 등의 마법 관련 지식을 의미한다.

'마법'은 문자 그대로 마법을 배우는 것. 라이트닝 볼트 같은 마법의 가짓수, 마법의 전체적인 사용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마도학'은 배운 마법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 시키는 가, 마법의 응용 방식. 그리고 더 깊게 나아가서는 마법을 깊이 파헤치고 마법이란 무엇인지 알아가는 학문이다.

책상 앞에서 쓸 법한 과목···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실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충 대충 중요한 날 아니면 빠르게 스킵해서 드디어 실전 날이다!"


입학식 이후 일주일. 이엘은 실습소 한쪽을 보며 크게 외쳤다.


"선생님. 어딜 보면서 누구한테 말하는 건가요?"

"당연한 거 아니냐? 제 3의 벽 너머에 있는 우리를 봐주는 분들에게다!"

"···."


한심한 눈으로 이엘을 쳐다 본 바이런이 자신의 무기가 든 원통을 등에 멨다.


"어라~ 바이런군. 그거 분명 무기-쿨럭쿨럭-였지? 안에 뭐가 든 거야?"

"구슬."

"구슬?"


바이런의 대답에 학생 한 명이 궁금증을 참지 못한 건지 의문 섞인 소리를 냈다.


"어. 구슬. 이름이 뭐랬더라."

"제간··· 인데요."

"아아··· 존댓말 필요 없어. 나이 먹었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안에 있는 건 단련된 미세스로 만든 구슬이야."

"미세스라면 세레임 왕국에서 발견되는 희소 광물?"

"그래. 무게가 가볍고 단단해서 쓰기 편하거든."

"저기···"


가만히 바이런의 설명을 듣는 이들 사이에서 한 소년이 손을 들고는 입을 열었다.


"···?"


바이런이 그 소년을 보고는 약간 떫은 표정을 짓자 소년도 어색하게 웃는다.


"몇 일 전에는 죄송했습니다. 저도 세레임 왕국 출신이니까 조금 아는데··· 미세스는 마력 전도율이 굉장히 낮아서 무기로 쓰기에는 별로라 들었는데요···"

"그러니까 존댓말 필요 없다고. 몇 일 전 일은 내가 잘못한 거니까 그것도 됐어. 그리고··· 마력 전도율이 낮기 때문에 쓰는 거야."

"네?"

"자자 모두들 그만. 바이런군도 아셀군도 그만 쿨럭. 이제 실습에 들어가자."


말 없이 바이런이 고개를 끄덕이자 바이런을 보고 있던 아셀도 고개를 이엘에게 돌렸다.

궁금증은 나중에 풀 수 있다. 지금은 수업에 집중한다.


"좋아. 준비 됐습니다!"


이엘이 크게 외치자 실습소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목에 거대한 목줄을 찬 괴물을 끌고 온다.

고대인 중 하나인 거인족. 다만 피부는 약간 녹색이기 때문에 인간과는 확실히 다르게 보인다.


"여기 데려 왔습니다. 먹이를 준지 얼마 안 됐고 잘 길들이긴 했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저희도 남을까요?"

"아니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엘이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자 괴물을 끌고 온 남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남성이 이엘에게서 몸을 돌려 일행들과 합류하고는 실습소 밖으로 걸어 나간다. 그중 몇몇이 가던 도중에 고개를 돌려 걱정이 담긴 눈빛을 보냈으나 이엘은 그때마다 가볍게 웃으면서 괜찮다는 의사를 표했다.


"자 그럼 실습을···"

"이엘. 너희도 실습이냐?"

"쿨럭 쿨럭 쿨럭··· 응?"


갑자기 들려 온 익숙한 목소리에 이엘이 몸을 돌렸다.

그루드가 오른손을 살짝 들어 가볍게 흔드는 걸로 그에게 인사한다. 그루드의 등 뒤에는 그루드가 담당한 2반의 학생들이 서 있다.


"오늘 실습소는 분명 내가 쓰겠다고 했잖아 그루드."

"뒤에 있는 녀석들한테 말해. 나오자고 계속 조른 건 이 녀석들이라고."

"··· 퉷."


차마 학생들에게 뭐라 할 수는 없었는지 이엘이 가볍게 혀를 찼다.


"니가 양아치냐? 뭐야 그 태도는."

"아 모릅니다 몰라요. 약속도 안 지키는 녀석한테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정의의 영웅입니까아~?"

"··· 이엘. 유치하게··· 젠장, 뭐 됐어. 약속 어긴 건 이쪽이니까 저 구석 가서 하지 뭐."


그루드가 몸을 돌려 실습소 한쪽으로 걸어간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루드를 보던 이엘은 그루드가 인솔하던 학생들의 맨 뒤쪽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흠···?"

"왜 그러세요? 선생님."


드라이가 이엘을 보며 묻자 이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

"그냥 생각 좀 하느라···"

"저··· 선생님···"

"응?"


후아일이 덜덜 떨며 이엘의 옆을 가르켰다.


"아···"


그제서야 이엘이 옆에 있는 거인족을 바라본다.

무언가 신경에 거슬렸는지 이엘을 노려보는 거인족.


"이야. 이거 화난 거 같네."

"말 안해도 알고 있어요! 눈에 보인다구요 다!"


후하일이 크게 소리치자 이엘이 쓰게 웃는다.


"걱정 마."

"맞아. 후아일. 이래 보여도 선생님 살아있는 전설. 용사 중 한 명이라고. 거인족이 한 천 마리 정도 몰려와도 가볍게···"

"아니. 무리지."

"···?"

"내 몸 상태 정말 끔찍하거든. 쿨럭 쿨럭··· 신체 능력은 예전의 1% 미만이고. 루트도 다 박살나서 마나도 못 다루니까."

"···."

"그워···"

"히익!?"


자신만만하게 떠들던 드라이가 급히 몸을 뒤로 빼낸다. 상황이 심각하단 걸 눈치 챈 학생 몇몇이 빠르게 대항하려고 마나를 끌어 올린다. 그 중 바이런은 급히 등에 멘 통의 뚜껑을 열었다.


"자자··· 모두들 진정해."

"진정 할 수 있을 리가···"

"선생님···!"


드라이의 말을 끊고 라일이 급히 이엘을 불렀다. 거인족이 왼손을 들어 그대로 내려치려 하는 것이다.


후우웅···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쿵!


그리고··· 바닥을 내리쳤다.


"어···?"

"자 모두들 봤지? 찌르기나 단순한 선 공격-쿨럭-은 몸을 반 정도 회전하거나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 만으로 피할 수 있어."


거인족의 일격을 몸을 180도 돌려 학생들을 보는 것 만으로 회피했다.

그 일련의 동작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보는 사람이 당황했다.


"이렇게 종이 한 장···까진 아니지만 아슬아슬한 회피는 쿨럭··· 쿨럭··· 윽··· 먼지를 마셨더니 또 기침이··· 흠흠··· 아슬아슬한 회피는 적의 빈틈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


후욱!


이엘은 말을 멈추고 뒤로 뛰었다. 이엘의 옆에 내리 꽂힌 거인의 팔이 그 자세 그대로 바닥을 긁으며 이엘을 향해 날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엘이 뒤로 뛰는 바람에 거인의 팔은 또 허공을 갈랐다.


"이런··· 일단 얌전하게 해야겠네."

"아니 방금 못 이기신다고···"

"그야 싸우면 못 이기지."


드라이의 말을 가볍게 자르며 이엘이 거인을 바라본다. 거인 역시 이엘을 노려보았다.


"그워어···"


아까와는 반대쪽 손으로 이엘을 내리치기 위해 왼손을 들어 올리려 하자 텁하고 이엘의 손이 거인이 들어 올리려 한 왼쪽 손목을 잡는다.


"후···"

"그륵···?"


스으으으으···


"으아!? 뭐야!? 방금 누가 내 등 만졌···"

"꺄아···! 뭐··· 뭐야 지금···?"

"···!"


학생들 전원이 무언가 느낌을 받은 건지 몸을 떤다. 그중에서도 강하게 느낀 이들 몇몇은 자신의 몸을 만졌다거나, 물을 부은 느낌 마저 받았다.


"······ 앉아."

"···."


쿵.


"···어?"


작게 속삭이는 듯한 이엘의 한마디에 거인이 몸을 숙이고 무릎 꿇었다.


"어··· 뭐야 지금? 선생 뭐 했어?"


방금 전 까지 목덜미 쪽으로 얼음을 넣은 듯한 느낌을 받은 바이런이 무릎 꿇은 거인과 이엘을 번갈아 보았다.


"아니. 아직 아무것도 안 했어. 뭐··· 했다고 하면 했다고 할 수 있지만···"

"뭔데? 혹시 마수 조련?"

"거인은 마수가 아니야. 고대인이지."

"아니 그건 알지만···"

"그워···"


이엘을 살피는 거인의 눈에는 미약한 공포가 깃들어 있다.

원래 거인은 거대한 마법극단에 길러지던 몸이다. 사람들이 평소 접하기 힘든 마법을 이용한 연극과 연출을 보여주는 것으로 돈을 버는 극단인데, 거인은 극단 내에서 실감나는 악역을 맡고 있다.

인간들 사이에서 지냈기 때문에 약간의 지성을 지니고 있는 거인은 학교에 온 순간 자신의 역할을 눈치챘다. 그들의 말을 조금이지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이 안에서도 자신은 악역이다.

자신의 처지에 불만은 없다. 여기서는 그를 길들이기 위해 때리는 이들도 없고, 시키는 일만 잘하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 있다. 바라보는 눈빛에 공포가 없다. 특히··· 선생이라 불리는 남자.

야성이 짙은 거인은 냄새로 상대의 강함을 알 수 있다. 눈앞의 인간들은 몇몇을 제외하면 자신을 보고 공포를 갖지 않을 정도로 강하지 않다. 애매한 게 선생이라 불리는 남자지만 적수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이 손을 뻗어 겁을 주면 분명 공포에 질릴 것이다. 죽일 의사는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내고 그를 광대로 만들었다.

광대가 된 거인이 다시 한 번 일격을 날리자 그것마저 피해낸다. 이제 봐줄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의를 갖는 순간···

눈앞의 남자의 모습이 일렁인다. 남자의 몸에서 흘러 나온 검은 안개가 형상을 갖춘다.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두 개의 뿔, 거인보다 더욱 큰 몸집.

안개가 손을 뻗는다. 그리고 거인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앉아.


···


"그래서 뭐 어떻게 한 건데? 설명을 해보라고 선생."

"자자 일단 조용히. 모두가 조용해지면 설명할 테니 기다려 바이런군."


손을 휘두르며 이엘이 외치자 그제서야 모두가 입을 다문다.

조용해진 주변을 둘러보며 이엘이 입을 열었다.


"내 몸은 망가져서 거인을 이길 수 없어. 정확히는 이기기 힘들겠네. 이기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몸은 망가졌지만 머리까지 망가지진 않았거든. 야생에서 자란 만큼 거인은 살의와 적의에 민감해. 그러니까···"

"의지로 이루어진 살의. 흔히 말해서 살기라 불리는 것인가요?"


라일에게 할 말을 빼앗긴 이엘이 부드럽게 웃었다.


"응. 라일의 말이 맞아. 몸은 이래도 의지는 남아있거든. 그 의지를 써서 살기를 끄집어 내서 쓰다듬었어."

"호오··· 선생. 나한테도 한 번 해볼래? 어떤 느낌인지 궁금한데."


바이런이 손을 흔들며 말하자 이엘이 쓰게 웃었다.


"그럼···"


화악!

쿵!


"허억!? 미··· 미친···"


이엘이 그럼··· 이라고 말한지 1초도 안돼서 바이런이 뒤로 넘어졌다.

방금 바이런의 눈에는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악마가 그를 움켜쥐는 모습이 보였다.


"바이런군은 감이 너무 강해. 그것도 재능의 일부지만."

"어··· 뭐?"

"바이런군이 아니었다면 방금 건 넘어지진 않았단 뜻이야. 감이 강하단 건 그만큼 위험을 피하는 본능도 강하다는거 거든. 아마 우리 반에서는 가장 강한 직감 보유자일 거라 생각해."

"··· 허어··· 놀라운데··· 선생. 대단하잖아? 조금 안심했어 우리 스승이 허당이 아니라서."

"그거 다행이네. 하지만 내가 대단한 거면··· 이제부터 저쪽에 일어날 일은 더 대단할 텐데?"

"···?"


이엘이 고개짓으로 한쪽을 가르켰다.


작가의말

ㅇㅂ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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