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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가 되는 자의 선생님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A2
작품등록일 :
2017.05.26 20:21
최근연재일 :
2017.08.24 08:14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18
추천수 :
1
글자수 :
27,076

작성
17.05.28 16:16
조회
70
추천
1
글자
11쪽

안녕하세요?

DUMMY

피의 강이 흐른다.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고, 얼마나 많은 후회를 쌓아 왔는가.

동료의 시체를 밟고 나서야 느껴지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슬픈 일이겠지··· 하지만 시체를 타고 넘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는 그런 길을 택했다.

그리고 지금 드디어 그 길의 끝에 섰다. 시체의 산 아래에 보이는 것은 시체 뿐이었다. 그 시체 너머에 보이는 것은 시체를 양분 삼아 자라나는 새 생명들이었다.

누군가 말했던가. 생명은 아름답다고··· 확실히 나는 이만큼 아름다운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만큼 추악한 것을 본 적이 없다.

···

길에 끝에선 나는 죽음을 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죽을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


"안녕하세요. 쿨럭 쿨럭··· 여러분들에게 마도학을 가르칠 담당 선생이자 6반을 맡게 된 담임 선생인 이엘이라고 합니다."


국립 특수 인재 양성 학교.

흔히 용사 학교라 불리는 곳이다. 8년 전 신을 죽이고 은거한 마왕을 찾아 죽일 '용사를 육성하는 학교'.

오직 재능 있는 이들 밖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 학교는 재능이 확인만 되면 노예든, 평민이든, 귀족이든, 왕족이든 공평하게 입학할 수 있다.

각국에서 추천장을 써주거나, 그 재능이 소문이 날 정도가 아니면 입학 시험을 치를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

심지어 재능 혹은 실력이 있다면 나이조차 보지 않는다. 마족만 아니면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조건하에 이종족도 OK.

문자 그대로 국적,신분,나이,종족 그 모두를 따지지 않고 모은 천재들의 집학소.

그곳이 바로 용사 학교다.


"쿨럭 쿨럭 쿨럭 아 그러면 한 사람씩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당연히 이런 학교인 만큼 교수진도 뛰어나다.

용사 학교의 1기 졸업생도 있고, 대륙에 단 4명 밖에 없다는 S급 용병도 있고, 현재 존재하는 11개 국가와 멸망한 5개의 국가를 합쳐서 16개의 국어가 가능한 엘리트도 있다.

그런 뛰어난 교수진 안에서도 특출나게 눈에 띄는 네 명.

이제는 사라진 이노센트 제국의 공작이자 황실 친위 기사대 기사단장이었던 그루드 페어런트.

인간을 따르는 유일한 마족. 세계를 올바른 이치로 다스려야 한다며 마족의 마법을 세계에 퍼뜨리고 그 대처 방법을 개발, 연구해낸 이리스 르 아셀프롬

인간을 위해 자신을 따르는 정령들과 함께 요정으로 환생한 전대 바람의 정령왕 리라이아.

마지막으로 이리스의 유일한 제자이자 마법으로는 이미 그녀를 능가했다고 알려진 대마도사 이엘.


"쿨럭 쿨럭··· 아."


얼어 붙은 분위기와, 탁자 가득 튄 핏덩이를 본 이엘이 어설프게 웃었다.


"이거··· 체질 입니다. 신마대전 때 입은 부상이 상당히 깊어서 치료가 불가능 하거든요."

"···."

"···."


그렇다. 그는 그루드,이리스,리라이아와 함께 신마대전에 참전하고 살아남은 전설의 영웅이다. 하지만 신마대전 때 마왕에게 입은 부상 때문에 사실상 전선에서 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저주 때문에 상처는 낫지 않아 만성적으로 토혈을 한다.


"아하하··· 이거 분위기가 애매한데··· 역시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건 좀 아니니 말을 놓을까··· 그 편이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쿨럭 쿨럭 테고."


철퍽 거리며 떨어지는 핏물을 보면 반에 적응이건 분위기의 전환이건 안 될 거 같다.


"일단은··· 내 체질에 대해서는 빨리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 시도 때도 쿨럭 없이 피를 토하니까."

"저기 선생님···"

"응? 왜 그래 후아일양?"

"···."


어떻게 오늘 입학한 신입생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꼈지만 꾹 참은 후아일이 원래 하려고 생각한 질문을 입에 담았다.


"저··· 이미 그 혈액량··· 치사량··· 아닌가요···?"

"응?"


후아일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엘의 입에서 흘러나온 피의 양은 1~2L 수준을 넘고 있었다.

입학식이 시작된 강당에서 반까지 오는 사이에도 계속 토혈을 했고 자기소개 이전에는 학교 소개까지 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에 빈혈로 쓰러져서 신관을 불러야 한다.


"아 걱정 마. 선생님 튼튼하거든."

"···."


어디가!? 라고 태클을 걸고 싶은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지만 일단은 꾹 참았다.


"거기다가 나는 보통 사람보다 피가 빨리 만들어지고 무엇보다 용량이 다르거든! 쿨럭!"

"···."

"저기··· 이미 용량이나 생성량 다르다고 해결 될 수준은 아니신 거 같은데···"

"하하하~ 쿨럭 쿨럭 걱정하지 마. 매일 평균 30L, 많으면 60L 가까이 뱉는데도 멀쩡해. 안 죽어 안 죽어. 선생님은 불사신이야."

"···."


빈말이 아니라 그 정도면 진짜 불사신이다. 혈액 생성기다. 농담으로라도 대단하네요~라며 넘어갈 수준이 아니란 것은 확실했다.


"덕분에 만성 빈혈에 시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피 토하다가 죽은 적은 없으니 걱정 마."

"··· 아니 그래도···"

"죄송합니다만."


후아일이 이엘에 대한 걱정으로 한마디 하려 한 순간, 작은 손이 천장을 향해 들리면서 맑은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응? 아. 왜 그래? 라일 리엔 그라실양?"

"그라실···"

"방금 그라실이라고···"

"이곳에는 배우러 온 것이니 만큼 필요 없는 대화는 그 정도로 하고 수업을 진행해주세요 선생님."

"응? 아··· 그렇네. 하지만 오늘 수업은 없는데."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갑작스러운 발언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 괜찮아."


이엘이 괜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말하자 라일이 자리에 앉았다.


"그라실··· 설마 진짜로···?"

"진짜겠지··· 미들도 있고···"


조용한 대화가 오간다. 그들이 놀라는 이유는 하나다.

그라실 제국. 이노센트 제국과 함께 대륙을 양분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강대한 국가. 이노센트 제국이 없어진 지금은 명실상부한 대륙 최강국이다.

모두의 시선이 라일을 향한다.

흰색으로 보일 정도로 깨끗한 색의 은발. 짙은 느낌이 약간 부족해서 흰색으로 보일 때가 많다. 자세히 보면 역시 은발이지만···

그 외에도 특이한 점을 꼽자면 굉장히 어리다는 점. 체구가 130이 될까 말까해서 10살 미만으로 보인다. 하지만 표정 만큼은 굉장히 어른스러웠다.


"자자 조용히. 그라실이 어쨌다고 그리 소란이야? 쿨럭. 이 학교에서 신분은 없어. 징계 받기 싫으면 거기까지."

"네."

"죄송합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반성의 목소리에 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 간의 신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신분은 선생님 그리고 학생. 두 가지 뿐이다. 그 외에 파벌을 만든다 거나 '밖'의 신분을 통해 이득을 취하거나 혹은 작게라도 권한을 행사하는 자는 학생부의 징계 대상이다.


"자 여러분 모두 카드를 받았-쿨럭-지? 그 카드에는 여러분들의 '재능 포인트'가 입력되어 있어. 그 재능 포인트는 입학 당시 여러분들의 성적이나 차후의 가능성에 비례한 포인트가 들어있을 거야. 그 포인트는 여러 곳에 사용 가능한데. 먹을 거리를 사거나, 일회용품이나 가구, 마도구조차 구매가 가능해. '학점'조차도."

"학···점도요?"


한 남학생이 놀란 듯이 말하자 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드라이군. 이 학교는 학년이 존재하지 않아. 졸업에 필요한 건 충분한 학점이지. 학점이 10만 점을 넘으면 언제든 졸업할 수 있어. 남고 싶으면 남아도 좋고. 학점 역시 재능 포인트로 교환 가능하지만 비율은 절반이니까 조심해."

「학점 1점 당 재능 포인트는 얼마인가요?」

「좋은 질문이야 민화양. 재능 포인트 1000당 학점 1로 교환 가능해. 학점 1을 재능 포인트 500으로 교환할 수도 있고.」


이엘의 대답에 김민화는 잠시 당황했다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현중어 능숙하시네요.」

「16개 국어가 가능하시다는 전설적인 국어 교사인 세이람에게 배웠거든. 학생들과 소통 하려면 기본적인 거라면서.」


척.


까만 피부의 중년 남성이 손을 들었다.

어째선지 그 얼굴은 약간 짓궂은 표정이라서 장난치려는 어린아이 같은 인상을 주었다.


{선생. 우리나라 말도 가능하려나? 작은 질문이 있는데.}

{물론이지. 바이런 드 첼렌군. 학교 내니까 백작님이라는 호칭은 안 붙일 게. 어떤 질문이지?}

{··· 아니 됐어. 미안하군.}


바이런은 이엘의 대답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가 한방 먹었다는 듯이 어딘가 비어버린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방금 바이런은 일부로 자국의 억양을 강하게 해서 현지인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사투리를 구사했다. 설마 알아듣고 대답까지 할 줄은 몰랐던 바이런은 곧바로 자신의 장난을 후회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은 것이다.

바이런과 같은 세레임 왕국 출신의 몇 명이 바이런의 장난을 눈치채고는 바이런을 비웃었다. 작은 웃음이 바이런의 귀에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이엘이 과장되게 웃었다.


"아하하하하~ 쿨럭 쿨럭 쿨럭··· 미안. 내가 세레임 왕국어가 서툴러서 바이런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했네. 용서해 줘 바이런군. 이번 달 내로 세레임 왕국어를 마스터 해올게. 그때까지만 그라실 제국어로 말해줘."


이엘의 갑작스러운 말에 바이런이 무슨 소리지? 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나름 왕국에서 '천재'라 불린 인재다. 나이가 조금 있으나 그 재능은 여전히 뛰어나고 쇠퇴하지 않았다. 애초에 용사 학교의 기본 조건 중 하나가 그라실 제국어를 읽고 쓰고 말하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이기 때문에 바이런은 이엘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어이 선생··· 지금 무슨···"


바이런이 이엘을 보며 무슨 말을 하는지 물어보려는 순간, 바이런은 이엘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음을 눈치챘다.

이엘의 시선을 따라서 눈동자를 움직이자 바이런과 마찬가지로 피부가 까만 학생들이 놀란 눈으로 바이런과 이엘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이엘이 바라보는 학생들이 자신과 같은 세레임 왕국 출신의 학생이라는 것을 알아 본 바이런은 그제서야 이엘이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눈치 챌 수 있었다.


{방심 못할 선생이군. 고맙다고 해야하나?}

{천만에. 인사는 필요 없어. 나는 너의 선생님이니까. 그쪽도, 남을 비웃는 사람이 되진 말아야겠지?}


이엘의 시선이 다시 세라임 왕국 출신의 학생들에게 향하자, 학생들이 볼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엘이 아니라 바이런에게.


{과연, 우수한 학생들이군.}


사과할 대상을 알고 있다는 점만 해도 이미 그들이 인재라는 증거다.

이제 이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작가의말

“ ” - 그라실 제국의 제국어

「 」 - 현중국의 현중어
{ } - 세레임 왕국의 왕국어

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정령어도 있고.. 일단은 어떤 언어냐에 따라서 필체가 아니라 대사칸을 바꿔 보려고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시도지. 훗..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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