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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수로 환생해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예술쟁이
작품등록일 :
2016.12.13 13:39
최근연재일 :
2017.06.26 16:33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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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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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7,386

작성
17.04.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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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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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2쪽

드래곤 슬레이어 (1)

DUMMY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

묘한 실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남자는 자신보다 커다란 대검을 끌고 다녔다.


크그그극

화륵


대검이 긁고 지나가는 땅에서 작은 불꽃들이 넘실거렸다. 그가 지나간 길은 결과적으로는 새까맣게 타서 마치 땅에 검은 선을 긋고 다니는 듯했다.


우뚝


자리에서 멈춘 그가 돌연 대검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무식할 정도로 커다란 대검이지만 그에게는 나무막대기를 휘두르는 듯,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대검이 돌연 불꽃에 휩싸였다.


푸화악


마치 용암지대에 서 있는 듯, 한순간에 주변 공기를 후끈하게 바꿔놓는 엄청난 열기! 그 상태에서 남자는 그대로 내리그었다.


찌익


허공에 그어진 한줄기 불꽃.

그리고 허공에 그대로 남아있는 작은 불꽃이 한순간 폭발하듯 허공을 집어삼켰다.


화르르!


불꽃은 반구의 형태로 허공을 뒤덮었다. 그러고는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허공에 흩날려 사라졌다. 불꽃이 사라진 자리에 보이는 황금빛 용. 하늘을 가르고 태산을 쪼개는 전설에서만 존재하던 용은 사람의 키를 조금 넘길 뿐인 작은 모습이었다. 곳곳이 까맣게 그을린 모습은 초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눈빛만은 형형하게 번뜩이며 그 기세가 죽지 않았다. 남자는 천천히 드래곤에게로 다가가 칼로 내리그었다.


후웅


허공을 가로지르는 대검.

드래곤을 투과하며 지나간 칼이 애꿎은 땅만 잔뜩 긁어놨다. 하지만 불꽃은 드래곤의 모습을 한 눈속임조차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달라붙어 천천히 불살랐다. 하지만 남자의 눈은 웃고 있었다. 그의 노력이 헛고생한 것은 아닌 모양. 찢어진 눈이 기분 좋게 휘어졌다.


"이제 마지막이군."


남자의 손에서 두둥실 떠오른 황금빛 구체가 부르르 진동하더니 허공으로 날아가 없어졌다. 황금빛 구체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남자가 중얼거렸다.


"이제, 숨바꼭질은 끝이다."


****


"그럼, 무운을 빌겠소."


달이 구름에 반쯤 걸친 밤.

드물게도 거인왕이 직접 원정대를 찾아와 그들을 마중했다. 이번 원정대는 어떤 정치적 개입도 없이 순수하게 강자들로만 구성되었다. 구성원들을 살피자면 공인주, 경준척, 이에, 니트, 로어히, 감자근으로 구성되었다. 다른 나라에 있는 소드마스터의 경우는 고려의 대상에 넣지도 않았는데, 그 자신들이 각 나라의 공작급 이상의 지위를 가졌기 때문이다. 사막에 있던 공인주에게 제국이 손을 뻗은 여러 가지 이유가 아귀가 들어맞으며 운이 좋게도 원정대의 멤버는 역대 최강의 파티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감자근은 처음에 봤을 때는 눈에 띄게 홀쭉해져 있어 모두의 궁금증을 샀지만, 경준척이 건넨 세계수의 눈물과 가루를 몇 번 섭취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만큼은 모두가 다 같이 움직였는데, 야영을 해야 하는 경우 모두가 숲으로 돌아가 편히 쉬었다.


'이상하게 억울하단 말이야?'


다만, 번갈아가며 공인주와 함께 야영을 하곤 했다. 대부분의 경우 경준척으로, 백이면 백 대련을 요구했다. 경준척이 마음 편히 모든 힘을 내보일 수 있는 까닭이었다.


"무게중심이 흔들리기 때문에 힘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렇게요."


놀라운 반사신경과 힘, 순발력으로 경준척과 대치하는 공인주의 경우 경준척도 퍽 난감한 상대였다. 반대로 공인주에게도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대였는데, 오묘한 기술로 자신의 힘을 흘리거나 이용하기 때문이였다.


"경준척님은 정말 강하시네요."


그래도 영혼 상태로 막연하게 수련하던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일취월장하는 공인주는 날마다 흡족한 하루를 보냈다. 지구에 있을 때도 이렇게 열심히 무언가를 한 기억이 없었다.


"후후.....역시 난 운동을 했어야 성공을 했나 봐."


우연히 가진 힘과 능력으로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공인주. 그런 중얼거림에 고개를 갸웃하는 그란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 그의 말동무는 그란데였다. 그란데와는 앞으로 있을 사막의 사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인주의 경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많이 진보적인 생각과 사회체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전파했고, 그란데는 많은 문화 충격을 받을 수 있었다.


"누구나 그렇게 물을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까?"

"네. 지하에 물이 지나다닐 통로를 만들면 누구나 자신의 집에서 쉽게 물을 사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이 지나다니려면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하는데, 물이 흐르는 곳보다 집이 높은 곳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렇다면 그 집에 커다란 물 저장고를 만들어서 흘려 내려보내고,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공인주의 상식은 일반인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당장에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조금씩 나누어줬다. 애초에 많이 줄 필요도 없었다. 당장에 민주주의라는 사상을 전파하자 그란데는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대륙에 있는 모든 나라의 사상 자체가 귀족이 사회를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사막의 부족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 또한 가장 높은 대족장의 지위가 세습이기 때문이다. 그란데와 이런 미래에 있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즐거웠다. 현대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이야기들을 말할 때마다 놀라는 것이 귀여웠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숲에 있는 세계수를 세 번 쌓아도 닿지 않을 만큼 커다란 건물도 있답니다."


그란데의 턱이 땅에 닿을 듯 벌어졌다.


****


출발한 지 일주일하고도 4일 정도가 지났을 때, 공인주는 니트가 신의 계시를 받는 것을 처음 보았다.


"하악-"


급작스럽게 몸이 활자로 휘는 그녀의 몸.

금방이라도 멎을 듯한 숨을 쉬는 그녀. 신의 힘을 인간의 몸으로 받는다는 것의 부작용이란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했다. 운명의 여신 스데, 그녀의 사도인 니트가 받는 신의 권능은 이렇듯 보기만 해도 괴로운 것이었다.

그녀의 몸이 두둥실 떠올라 밝은 빛들이 주변에 퍼져 어느덧 주변은 빛의 공이 가득 퍼져있었다.


'동쪽으로.....'

'가장 큰.....벽.....'

'.....안쪽.....;


사방에 빛무리들로부터 속삭이는 듯한, 아니면 알려주다가 마는 장난을 치는 것처럼 웃음기를 띈 목소리들도 있었다. 확실한 건, 이렇게 아름답게 떠 있는 빛무리들이 속삭이는 것을 평범한 사람이 견딜 수 있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정보의 홍수가 귀를 막아도 쏟아져 들어온다. 그렇게 들어온 정보는 걸러낼 틈도 없이 뇌에 박혀 들었다. 이것이 운명의 신, 스데의 사도가 겪는 고통인가 싶었지만 공인주는 다행히도 애증의 능력이 존재했다.


-정신력 MAX


어디까지 통용되는 범위인지도 막연한 이 능력은 굉장히 광범위하게 발휘되었다. 이런 실체 없는 영혼들의 광적인 목소리에도 그 힘을 발휘하는지, 공인주에게는 그저 시끄러울 따름이었다. 니트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다가가려던 공인주는 멈칫했다. 사도로서 그녀가 택한 운명이기도 하며, 함부로 그녀를 건드렸다가 무슨 부작용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허억.....허억....."


힘든 시기가 지난 모양인지 니트의 숨소리가 점차 안정되어갔다. 니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빛무리 사이를 걸으며 눈을 감았다. 그녀가 빛무리 사이를 지날 때마다 빛들이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이윽고 모든 과정을 마쳤을 때 그녀는 천천히 공인주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숲에서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빛의 문을 열자 그녀가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방금 예지한 내용은 내일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속삭이듯 이야기하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니트가 신의 힘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아 공인주는 잠을 설쳤다.


****


니트가 받는 예지의 고통으로 엔진 삼아 걸어간 지 2주가 되던 차, 공인주의 초월 감각 끝자락에 무언가 걸렸다.


"찾았다."

"!"


곁에 있던 로어히단장의 눈이 반짝 빛났다. 잘 가던 길에 갑자기 멈춰 서서 말을 내뱉은 공인주지만, 그런 한순간에 내뱉은 말도 신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이 됐기 때문이다. 로어히는 이 여행의 목적인 드래곤 슬레이어와 맞붙는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했다. 아니, 정확히는 흥분에 가까웠다.


"아주 멀리 있습니다. 전력으로 달릴겁니다."


공인주의 비장한 한마디에 로어히는 호승심을 불태웠다고 단 4초 만에 소리를 지르며 공인주를 불러세우고 빛의 문으로 들어갔다. 공인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려는 경준척도 밀어 넣었다.


꾸구국 끼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조각해놓은 듯한 검은 빛의 다크 엘프. 공인주는 이런 몸을 가진 뒤로 난생처음으로 온 힘을 다 쓰고 있었다. 공인주는 아직도 출발하기 전이였다.


끼기기긱


0.5초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진 근육의 수축. 그 막대한 힘이 순식간에 터져 나왔다.


꽝!


공인주가 있던 자리가 엄청난 토사물과 함께 뒤쪽으로 터져나갔다.


쾅! 쾅! 쾅!


마치 달리는 그 모습만 보면 폭주 기관차가 따로 없다. 숲에서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가속도가 붙는다. 공인주는 생각했다.

내가 아직도 힘을 다 안 쓰고 있구나.

깨닫는 순간 좀 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숲에 있는 나무들이 너무나도 간격이 짧아지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하늘로 솟아올라 나무 위를 밟으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하-!"


공인주는 이제야 제대로 깨달았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얼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괴물이 되었는지를.


슈화악


부딪쳐오는 바람결도 살짝 광택마저 보이는 단단한 피부에 그대로 으스러져 저항할 틈도 없이 사라진다. 아득히 먼 곳까지 감지하는 초월 감각에 잡힌 커다란 기운이 1초가 지날 때마다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슈팟


목표에 도착하기 4초 남짓했을 때, 거대한 기운이 공인주를 감지했다.


3초

거대한 기운을 가진 자가 공인주에게 엄청난 기운을 쏘아냈다.


2초

주변에 있는 모든 공기를 강제로 빨아들이며 파멸적인 힘으로 날아오는 불꽃을 공인주가 공중에서 맞이했다.


1초

공인주는 주먹을 꽉 쥔 채로 그대로 불꽃을 내리쳤다.


꽈앙-!


공중에서 엄청난 힘이 터져 나오며 일대 숲에 커다란 바람을 휘몰아쳤다. 허공에 연기가 자욱하게 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었고, 뒤늦게 그것을 뒤돌아보는 남자는 대검을 들고 있었다. 불꽃도 넘실거리지 않고, 오로지 피로 가득 물든 대검. 그 대검의 건너편에는 처참한 몰골을 한 용. 황금빛을 한 드래곤이 있었다. 커다랗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드래곤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채로 엄청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뭐야. 깜짝 놀랐잖아."


남자의 감지능력을 뚫고 순식간에 근처까지 접근한 무언가에 뒷골이 서늘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본신의 힘을 끌어다가 써버렸다.


"크-"


잠시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대검에 기대던 남자가 천천히 일어나 골드드래곤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이제 숨바꼭질 막을 내릴 시간이다. 이 도마뱀 새끼야."


남자의 찢어진 눈이 기묘한 살의로 번뜩 일 때, 그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서늘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남자가 몸을 돌림과 동시에 그의 팔이 검붉은 드래곤의 비늘로 뒤덮였다. 그리고 그 위로 검은 번개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공인주의 주먹이 내리꽂혔다.


떠-엉


시간이 멈춘 듯한 영원 같은 잠시 후,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드래곤 슬레이어가 뒤로 거칠게 튕겨나갔다.


작가의말

교정마무리 했습니다~ 언제나 오탈자 지적해주시는 분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즐거운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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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에필로그 +15 17.06.26 1,708 16 1쪽
49 마지막 이야기 +12 17.06.20 1,750 30 11쪽
48 신들의 전쟁 (2) +7 17.06.17 1,242 21 14쪽
47 신들의 전쟁 (1) +7 17.06.14 1,228 22 12쪽
46 아군 +9 17.06.13 1,183 26 11쪽
45 프레이 복원 작전 (5) +7 17.06.09 1,259 29 12쪽
44 프레이 복원 작전 (4) +13 17.06.07 1,292 36 13쪽
43 프레이 복원 작전 (3) +9 17.06.05 1,388 36 13쪽
42 프레이 복원 작전 (2) +21 17.06.02 1,417 36 12쪽
41 프레이 복원 작전 (1) +11 17.04.24 1,587 40 12쪽
40 요정과의 결의 +13 17.04.22 1,707 46 12쪽
39 세계의 비밀 (2) +12 17.04.19 2,161 46 12쪽
38 세계의 비밀 (1) +18 17.04.17 1,862 41 11쪽
37 숲으로 (2) +7 17.04.14 2,016 55 12쪽
36 숲으로 (1) +13 17.04.13 2,014 51 12쪽
35 드래곤 슬레이어 (2) +7 17.04.13 2,047 44 12쪽
» 드래곤 슬레이어 (1) +13 17.04.10 2,337 58 12쪽
33 눈물의 감자근 +17 17.04.07 2,507 52 12쪽
32 원정대 (3) +14 17.04.06 2,684 59 12쪽
31 원정대 (2) +21 17.04.02 3,205 73 12쪽
30 원정대 (1) +19 17.03.31 3,278 65 12쪽
29 4차 진화 (4) +14 17.03.30 3,371 81 12쪽
28 4차 진화 (3) +20 17.03.24 3,479 79 12쪽
27 4차 진화 (2) +19 17.03.22 3,416 79 12쪽
26 4차 진화 (1) +16 17.03.20 3,788 81 12쪽
25 그란데의 성장 +30 17.03.19 3,962 92 13쪽
24 세계수란 (2) +54 17.01.30 4,601 113 12쪽
23 세계수란 (1) +20 17.01.29 4,768 92 10쪽
22 마족과 전투 (6) +12 17.01.25 4,906 10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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