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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2 님의 서재입니다.

헬메이커 : 회귀 따윈 필요없이 다 때려부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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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2
작품등록일 :
2022.09.02 09:11
최근연재일 :
2022.09.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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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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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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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433

작성
22.09.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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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마지막 담배 한 개비

DUMMY

전례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이성일은 오늘 이렇게나 크나큰 살육을 벌이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곧, 이 소식이 백가 전체로 퍼졌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병실로 슬쩍 가보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이내 더 많은 소문들이 퍼졌다. 가문의 시종들이 백서준에게 학살당했다는 사실이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졌다.


한극용 집사가 백서준의 앞에서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똑바로 선 이유다. 이놈이 사람 죽이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미치광이라는 걸 확신하는데, 더 이상의 증거는 필요하지 않았다. 사람을 산 채로 찢어죽였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는 그의 가슴도 철렁했다.


“내 방은 준비가 되었겠지?”

“공자님.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지금 아랫것들이 짐을 옮기고 있습니다.”

“준비가 안 되었다, 이런 말인가?”


백서준은 그냥 물어만 본 것이어도, 한 집사는 가슴 한 편이 오싹해졌다. 죽음의 공포라는 것이 이렇게나 가깝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


“여인이 쓰던 방이라 공자님의 취향에 맞추려니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이제 조금만 기다리시면 모든 준비가 끝날 겁니다. 뭣들 하느냐! 가서 짐을 옮기는 이들에게 속도를 더 내라고 해라!”


백서준이었다면 이 노집사와 감히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겠지만, 이성일이 그 안에 있으니 상황이 바뀌었다.

한 집사는 막강한 실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성일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기보다도 더 대단했던 가문의 실세, 김 집사도 단번에 죽여버린 것이 이성일이다.


“아니. 방의 위치만 말해주면 내가 알아서 찾아가지. 자네는 볼일 보아도 좋아.”

“옛, 도련님.”


한 집사는 거의 입 안의 혀처럼 굴었다. 백서준이 지시하자 곧바로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우였으나, 생존본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강하다.


지금은 자신의 체면이나 위상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한 집사는 목숨이 소중했다.


백한성의 면전에서 대놓고 살육을 저질렀음에도 백한성은 이성일에게 그 책임을 묻지 못했다. 이성일은 백가의 모든 규칙을 파괴하고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으며, 가주 자리를 원한다고 당당하게 선포하기까지 했다.


이런 끔찍한 놈을 상대로,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건 비단 한 집사뿐만이 아니었다.


“시연아... 형욱아... 이 못난 어미를 용서해라.”


백한성의 삼부인, 윤서린이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는 개인적으로도 각성 3성의 강자였고, 백한성의 사랑을 받았던 아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식들의 복수를 할 방법이 없었다.


백서준은 각성 4성 강자라는 것이 드러났으며, 거기에 사람 목숨을 개미 목숨으로 여긴다.


“어머니...”

“형욱아! 형욱아, 정신 좀 차려보아라. 괜찮으냐? 정녕 괜찮아?”

“어머니. 소자... 괜찮습니다.”

“내, 내 어떻게든 너와 네 누이의 복수를 해주마. 이 어미가 무슨 짓을 저질러서라도!”


그런데 백형욱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그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창백하게 바뀐다.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윤서린이 아들의 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기겁해 아들의 손을 부여잡았다.


“이 무슨 일이냐! 이제 이 어미에게 남은 자식이라고는 너 하나밖에 없는데,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이야?”

“어머니... 어머니... 뒤, 뒤에...”


뒤? 뒤에 뭐가 있다고?

뒤를 돌아본 순간, 그녀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염통이 뚝 떨어졌다. 이성일이 쇠파이프 하나를 들고 살짝 웃고 있었으니까.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견고한 무쇠덩어리 말이다.


고작 쇠파이프다. 칼도, 창도 아니다. 하지만 이성일의 손에 들리면, 한낱 나무막대기조차 사람 하나를 가볍게 죽이는 인간흉기가 된다.


“미안합니다. 나는 음모를 꾸미는 사람을 살려두는 취미가 없어서.”

“지,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 여봐라! 여봐라!”

“부인의 시녀들이 충성심이 참 뛰어나더군요. 제 앞을 가로막고 이곳으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소리를 쳤으니 말입니다.”


이 쇠파이프가 사람의 피를 세 번 정도 머금자, 드높던 충심도 문드러졌다. 본보기로 셋을 잡아죽이자 다른 이들은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합죽이가 되었으니까.


이렇게 소리를 질러봐야 이미 혼비백산해 도망친 이들 중 누가 들어주겠는가. 그리고 설령 들어준다고 해도 이성일의 쇠빠따를 막을 수 있겠는가?


빡깡!


사람의 머리통에 대고 쇠파이프로 풀스윙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성일은 그 많지 않은 사람 중에서도 늘 홈런을 거두는 정말로 드문 사람이다.


일격. 고작 일격에 자기 어머니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백형욱이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 속에는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선명히 드러났다.


“배, 백서준, 이 개자식아!”

“형님. 말을 삼가해. 나는 말이지, 형님을 정말 개로 만들어줄 수도 있어.”

“뭐, 뭐야?”

“어떤 개가 좋아? 진돗개? 말티즈? 시츄? 말만 해. 그게 소원이라면, 곧 죽을 사람 소원 하나쯤 못 들어주겠어?”


다르다.

너무나도 다르다.


항상 자신의 앞에서 질질 짜고 훌쩍이던 그놈이라기엔, 아예 사람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 아무리 사람이 격변한다고 해도 이리 될 수가 있단 말인가?

말투부터 어조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너, 너는 누구냐? 대체 누구야?”

“형님이 괴롭히던 동생이지.”


이성일이 담배를 한 개비 꺼내 허리에 붕대를 감은 채 누워있는 백형욱의 입술에 물려주었다. 퉤, 그가 뱉어내자, 살짝 웃어보였다.


“이 동생의 마지막 선물이 싫어? 이걸 어쩌지? 나는 어떻게든 형님에게 떠나는 길, 마지막 한 개비를 선물해주고 싶은데.”


그래서 침상에 떨어진 담배를 이번에는 콧구멍에 집어넣었다.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백형욱이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 순간 눈에 별이 반짝 하고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이성일이 쇠파이프로 그의 복부를 내리쳐 허리를 완전히 아작낸 것이다.


“커헉!”


자기도 모르게 피를 한 사발 토해내고 나서야, 정신이 조금 들었다. 차라리 그러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 정신을 차리자 느껴지는 것은 극심한 통증과 아픔이었으니까.


“내, 내가 너한테 큰 잘못을 했다. 하지만 우리 모자에 대한 복수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으냐. 나, 나를 살려다오. 다시는 네게 반항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일개 평민으로 살아가겠다.”


그 고통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눈물 콧물이 줄줄 흘러 얼굴을 뒤덮었다.


“형님. 이제와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우리, 사실 너무 왔지?”


이성일이 의자를 하나 가져와 신음하는 사내의 옆에 앉았다. 참으로 안 되는 말이다.


이성일은 대권주자가 아니고, 자신의 공약을 허투루 내걸지 않는다. 그가 약속을 했다면, 일단 한번 자의로 약속을 했다면, 그는 반드시 지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백서준이 바랐던 것. 그것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이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버리는 것.


고통은 모르겠고, 일단 죽여버리는 건 이성일이 세상 누구보다 잘 하는 것이다. 그가 콧물에 젖은 담배 대신, 새로운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백형욱의 입가에 물려주었다. 이번에는 백형욱도 순순히 담배를 받아들였다.


“확실히 나는 그 녀석이 아니지.”

“뭐, 뭐라고?”

“어허. 듣기만 해, 형님. 귀한 담배가 다시 떨어졌잖아. 쯧, 또 한 개비 버렸군.”


입을 열자 얼굴로 떨어진 담배가 다시금 눈물콧물에 젖었다. 이성일이 타박했다.


“이건 이제 어디서 돈 주고도 못 구하는 물건이란 말이야. 그래... 이런 토큰 따위가 아무리 많아도, 어림도 없지. 암.”


백형욱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미궁에서는 돈으로 사용하는 자그마한 결정, 토큰이 담긴 자루를 꺼낸 이성일이 피식 웃었다.

정식 명칭은 던전 토큰. 미궁은행이 미궁 곳곳의 광산에서 채굴하는 진귀한 금속이다.


그 은행의 뒷배는 사실상 미궁을 지배하는 곳이니, 이 토큰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미궁공용화폐이다. 하지만 이런 화폐로도 이제 이성일의 담배는 구할 수 없다.


예전에 정말 대용량으로 결계공간에 보존해두지 않았다면, 담배 두 개비를 헛되이 버린 것만으로도 이놈은 사형감이다.


“뭐, 아무튼, 그래서 나는 형님한테 딱히 악감정은 없어. 내 말만 잘 들으면 편안하게 죽여주려고 했지.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거야. 형님이 반항만 하지 않았으면, 내가 형님에게 무력을 쓸 필요도 없었어.”


사형이라 해도 교수형과 화형은 다르다. 죽음이라는 결과는 같으나,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다르다. 어떤 죽음은 보다 고통스럽고, 어떤 죽음은 그렇지 않다.

이성일은 결과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라 보통 빠르고 깔끔하게 죽여주는 편이다.


“살려줘. 제발 살려다오. 내게는 아직 어린 자식들이 있다.”

“나도, 한때는 어린 자식이 있었지.”

“뭐, 뭔 소리를 하는 거냐? 네놈은 미혼이잖으냐?”

“자, 이제 입 다물고 담배나 피십시다. 응?”


이제 세 번째 담배를 백형욱의 입에 물려주었다. 기회도 세 번째로 주었으면 많이 준 것이다. 한번 더 뱉어내면, 그 다음은 없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다.


치익.


이성일이 손가락을 담배 끝에 가져다대자 자색의 화염이 담배 끝에 붙었다. 자색염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담배를 태우며 내려왔다.

타르도 니코틴도 연기도 깔끔하게 태워버리고, 담배를 도화선 삼아 천천히 하강했다.


“형님. 이제 그 담배를 떨어뜨리면 형님은 죽어. 그 불꽃이 작아보여도 형님 하나는 통째로 태우고도 남거든.”


뭔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던 백형욱이 돌연 동작을 멈췄다.


“물론 그렇게 계속 물고 있어도 형님은 죽지. 그 잠깐의 여유를 즐겨. 잠깐의 여유를 말이야.”


캔커피 하나를 꺼내 홀짝이며, 이성일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쯤이면 슬슬 내 방이 준비되었을 것 같으니, 나는 먼저 실례하도록 하지.”


새로운 방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이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곧 빈 방이 하나 더 생길 테니까, 마음에 안 들면 옮기면 그만이다.


“잘 자라고, 형님.”

“어으 이어어.”

“너는 미쳤다고? 아, 그런 소리 많이 들어.”


후. 이성일이 안을 밝히던 등불을 불어 꺼뜨리고, 조금의 미련도 두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내가 미쳤는지 이 세상이 미쳤는지는 두고 볼 문제지.”


잠시 후, 도화선이 끝까지 다다랐다.


담배를 다 태운 자색의 화염이 백형욱의 입에 닫는 순간, 온몸의 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가 싶더니 빵빵 터지기 시작했다. 화염이 피부를 달리며 온몸을 휘감았고, 곧 폭발했다.


콰가가강!!!


폭발이 백형욱과 윤서린을 통째로 삼켜 손가락 한 조각 남기지 않고 태워버렸다. 시체가 없으면 살인도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21세기의 증거재판주의다. 마지막 증거 한 줌까지 깔끔하게 태워버렸으니, 이제 완벽한 암살이 완성되었다.


증거가 없으니 모자가 손잡고 가출을 했는지 죽었는지 어쨌는지 알 게 무엇인가?

헌데 미궁의 미개인인 백한성은 증거재판주의란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는지 어쨌는지, 그날 저녁 이성일을 직접 찾아와 씩씩거렸다.


“말해라. 네가 내 부인과 아들을 폭사시켰느냐?”

“어엇?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럼 왜 병실에 폭발이 일어났단 말이냐? 이 아비가 정말로 우스우냐?”

“흠... 제가 보기에는 그들 모자가 병실에 불을 지르고 가출을 한 것 같습니다. 성인 남자가 실종된 일은 일단은 가출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요.”

“뭐야...?”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하는 백한성에게 오히려 이성일이 큰 소리를 쳤다.


“아버님. 일단 며칠 기다려 보시지요. 단순 가출이라면 며칠 지나지 않아, 침대 밖은 위험하다는 걸 깨닫고 돌아올 겁니다.”


개소리를 지껄이는 이 망할 패륜아를 백한성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가 번개와 같은 속도로 검 손잡이로 손을 가져다댔고, 힘을 주어 뽑으려고 했다.

하지만 검은 뽑히지 않았고 대신 으스러지는 것 같은 소리만이 들려왔다.


까드드득!


이성일의 손이 어느새 검집을 붙잡아 통째로 으깨고 있었으니까. 그 악력이 얼마나 말도 안 되었는지, 그가 반평생을 함께한 명검이 검집과 함께 같이 뭉개졌다.

모양만 봐서는 이게 찰흙뭉치에 도색을 한 것인지, 아니면 검인지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버님. 나이도 있으신데.”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으며, 미소 또한 여전했다. 그러나 눈빛이 서늘했다. 눈을 마주친 순간, 백한성은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우리 혈압 올리지 말도록 합시다. 건강에 안 좋습니다.”

“너, 네놈이...”


극도의 분노 속에서도, 백한성이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까지는 ‘설마?’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이제는 반쯤 확신이 되었다.


백서준은 아마도 그보다 강하다. 격차는 일단 붙어보아야 알겠지만 그 간극이 작은 것 같지도 않았다. 백한성이 무언가 화를 내려다가, 기가 죽어 일단 물러섰다. 간단한 이치다.


지금 으스러진 이 검은 미궁의 희소광물로 만든 것으로, 그의 머리보다 단단하다.


이성일은 이것을 손아귀 악력으로 잡아 부쉈다. 그럼 그가 자신의 머리를 붙잡고, 손아귀에 힘을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바보 천지라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리고 백한성은 바보 천지가 아니었다.

그가 침음성을 삼키고 물러선 이유였다.


“...두고 보아라.”


증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병실에서 도망친 윤서린의 시녀들이 이성일이 그 시각 병실에 있었다는 것을 증언했다. 하지만 그 증거는 이성일의 힘 앞에 아무런 효용도 없다.


기껏해야 정황증거일 뿐이고, 사실 그렇지 않았더라도 의미는 없다. 이성일이 자기 부인을 죽인 것이 확실하면? 그럼 그놈을 처벌이라도 하란 말인가? 대체 어떻게?


이미 일은 그의 손을 떠나갔다. 백한성이 이성일을 한참 쏘아보다 일단 물러났다.


외려 애꿎은 윤서린의 시녀들이 타박을 받았다. 백한성의 마지막 남은 체면을 지키기 위해, 이성일은 무죄라고 공표되어야 했으니까.

시녀들은 거짓 증언을 했다며 벌을 받아야 했다. 대외적으로, 윤서린과 백형욱 모자는 실종된 것으로 발표되었다. 적어도 가문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 가문의 내부인 중 사건의 정황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가문의 시종들은 근래 들어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걷는 것만 같았다. 특히 백서준을 괴롭힌 일에 동참한 적 있는 사람들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백서준이 먼발치에서라도 보이면,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다. 백가의 시종들은 단순한 고용인이 아니라 가문의 내부인이다. 천검 백가의 여러 가지 기밀을 접하고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근무를 그만둔다는 것은 백가에 대한 배신이며, 그렇게 되면 백서준이 아니라 천검 백한성이 친히 출수해 목을 벨 것이다.

내일 죽기 싫다고 오늘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가 만연했다.


“뭔가 수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대체 무슨 수를...?”


더는 이렇게는 못 살겠다며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보아도, 이 사람들이 무슨 결론을 낼 수 있겠는가. 못난이들이 모여 못난이 같은 결론이나 냈을 뿐이다.


“통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게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의 소위 방법이라는 것이 실효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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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메이커 : 회귀 따윈 필요없이 다 때려부수는 남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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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담배 한 개비 22.09.04 141 2 16쪽
6 규칙의 근본을 파괴하다 22.09.03 149 4 11쪽
5 부자회담 22.09.03 163 4 14쪽
4 즐거운 식사시간 22.09.02 167 5 11쪽
3 봉급이 세 배다! 22.09.02 197 5 15쪽
2 살인마를 만난 살수 22.09.02 280 6 13쪽
1 프롤로그 22.09.02 373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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