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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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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30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2.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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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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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0쪽

남궁세가로 가는길 4

DUMMY

이찬은 남궁세가로 돌아오는 길에 허광대사의 ‘볼테기신공’이 말이 많은 이에게 유용한 점을 새삼 느끼고 있었고, 비겁하다는 말에 제대로 일러주어도 믿지 않고 무작정 달려들던 사연권을 책망(責望)하고 있었다.

‘음, 사람 말을 믿어야지....흐흐흐’


남궁상윤은 장녀 남궁정미와 수제자 겸 예비사위인 장기후에게, 창천문을 부탁하고 차녀 남궁수미를 데리고 이찬을 따라나섰다.

가주에게 직접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비무의 결과를 이야기 하겠다며.


남궁태윤은 남궁남매와 서자출신 사촌동생 남궁상윤이 이찬과 함께 돌아오자, 비무의 결과를 묻고는 이겼다는 말에 기쁨을 표하면서 수고했다며 일단 식사부터 하자고 하였다.

별 말없이 저녁을 먹은 후 다음날 먼길을 떠나야 하는 이찬을 배려한다며, 따뜻한 물도 받아놨으니 일찍 숙소에서 쉬라는 말에 이찬은 술한잔 내어주지 않는 처사(處事)가 마음에 걸렸다.

돌아오는 중추철에 초린과 혼례를 올린다는 말에도, 알았으니 어서 쉬라고 등을 떠밀었다.


이찬이 숙소에서 때 아닌 호사를 누릴 무렵.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태윤은 동생 남궁정윤과 함께 비무에 대해 듣고 있었다.

창천문 문주 남궁상윤이 적혈패검 사연권과의 일을 사실에 입각해 설명하였고, 남궁남매도 황당한 비무였지만 본 대로 설명하였다.


가주 남궁태윤은 혹시 검강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느냐는 물음이 있었고, 검기정도가 발현된 비무였다는 말에 깊은 생각에 잠겼다.

‘검기라....그냥 잔꾀를 이용해 이겼다는 말인가....’

기(氣)를 갈무리 할 정도의 연륜(年輪)과 실력으로 보이지 않아서 남궁태윤의 생각이 깊어졌다.


남궁선미가 세가로 돌아왔을 때 맨 처음 확인한 것인 손목의 수궁사(정조의 징표)였다.

남궁태윤은 이찬 가문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할아버지가 ‘심마니’라 우연히 영약을 복용하여 사연권을 이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남궁태윤은 동생 남궁정윤을 제외하고 다들 돌아가서 쉬라고 하였다.


“형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무리 선미를 도와줬다고 해도.... 이 혼사가 말이 되느냐?”

“창천문의 일도 해결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긴 한데... 아~, 보내온 서찰을 가져오너라.”


남궁정윤은 남궁남매가 전서구로 보내온 서찰을 찾아서 가주인 남궁태윤에게 건넸다.

서찰을 받아든 남궁태윤이 몇 번을 읽는지 한참을 보았고, 갑자기 무릎을 치고 있었다.

“정윤아....여기를 보아라”

남궁정윤이 서찰을 읽고 있는데 남궁태윤이 한 문장을 지적하고 있었다.


‘남궁세가의 여식과 혼인을 한다.’고 되어있는 문구였다.

남궁정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표정으로 남궁태윤을 바라보았다.

“남궁세가의 여식이라고 되어있지, 남궁선미라고 적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

“크하하하하”

“형님~?”

“아~암. 남궁세가에서 그것도 둘째 부인으로 시집을 보낸다는게 말이 되느냐. 더구나 본가 가주의 딸을.....”

“형님, 이미 약조를 하였는데....다른 방도라도?”


남궁태윤은 동생 정윤에게 남궁선미의 수궁사를 확인한 이야기와 다른 비책을 내놓고 있었다.


이찬은 목욕을 하며 꺼림칙한 기분을 털어 버리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러 방을 나서고 있었다.

자신의 숙소 대문 앞에 익숙한 기운과 두사람의 기운(氣運)이 서성이고 있었다.

“누구시오?”

“이소협~, 접니다. 전에 세가의 대문을 지키던 정호위입니다.”


이찬에게 ‘볼기짝신공’으로 치료(?)를 받았던 정호위가, 창천문의 일이 해결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저녁에 나온 거한 음식을 허겁지겁 먹다가 체한 두사람을 데리고 온 것이다.

‘이소협’에서 ‘이의원’으로 달리 부르며, 두사람도 침을 싫어하고 쓰디쓴 탕약이나 환약을 싫어하는 부류라는 설명과 함께, 아프지도 않고 단숨에 시원해지는 치료법이라고 떠벌리고 있었다.

허광대사의 비법(秘法)을 이어받은 이의원이라며.


이찬은 세상에는 희한한 사람들이 의외로 있음에 갸웃거리더니 , 왕두와 초린을 생각하니 한편 이해도 되었다.

왕두는 집안을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를 끔찍하게 싫어했고, 초린이는 쥐를 보면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찬 자신도 처음엔 산에서 뱀을 얼마나 싫어했던가.

이젠 이력(履歷)이 나서 적응을 하였지만, 여전히 뱀을 보면 유쾌하지가 않았다.


기둥을 잡고 엉덩이를 쭉 내민 두사람.

정호위는 두사람을 보면서 웃음을 참으며 안심시키고 있었고, 이찬의 주걱이 물 찬 제비처럼 허공을 두 번 갈랐다.

찰진 손맛이 짜르르 주걱을 통해 전해지고 경쾌한 소리 ‘찰싹’이 두 번 울렸다.


두사람은 답답하게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뚫렸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자네, 말처럼 정말 신기하네.”

“휴~, 이제야 살 것 같네.”

두사람은 신통방통한 ‘명의’라며 이찬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고, 정호위는 ‘이참에 의원을 하나 차리는게 어떠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사람이 멀어지자 이찬은 진지하게 ‘의원’을 차릴까 고민을 하고 있었고, ‘볼기짝신공’의 새로운 효용(效用)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음,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일이라....게다가 틈새시장을 노린 대체의술(?)까지 있으니...흐흐흐’


남궁남매와 남궁수미는 이찬에 대한 이야기와 다양한 수다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남궁상윤은 오랜만에 오는 본가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이찬이 두사람을 치료(?)하는 광경을 보고는 배꼽을 잡고 있었다.

허광대사의 비법을 들먹이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까지 들었던 터라 속으로.

‘푸하하하, 어디 가더라도 밥벌이는 하겠어....’


남궁상윤이 이찬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있었다.

“이소협, 가주께서 쉽게 혼인을 허락하지 않을 분위기였네.”

이찬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가주께서 혼인을 허락하지 않으면 어찌 하려는가?”


이찬은 사길현을 떠나오며 어머니 장수련이 당부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약조는 지키되 남궁세가에서 약조를 지키지 않으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다는 말만 확약 받고 미련 없이 돌아오너라’하시던 당부(當付)였다.

“더 이상 문제만 삼지 않으면 돌아가야지요. 후후후”

남궁상윤은 이찬을 향해 “세상사가 그리 쉽게 되겠는가....”하며, 묘한 웃음을 짓고는 멀어져갔다.


동이 튼 남궁세가 가주의 집무실.

남궁태윤 부부와 남궁남매 남궁정윤 그리고 남궁상윤 부녀까지, 이찬을 가운데 두고 말이 오가고 있었다.

전날 남궁상윤의 말처럼 가주 남궁태윤은 억지와 해괴(駭怪)한 논리(論理)로 남궁선미와 혼인을 반대하였고, 서신의 내용에 ‘남궁세가의 여식’이라는 문구를 들먹이며 방계인 창천문의 차녀 남궁수미와 혼례를 하라고 하였다.


어이없는 남궁태윤의 결정에 이찬은 할 말을 잃었다.

남궁선미는 울음을 터트리며 방방 뛰고 있었으나, 가주 남궁태윤은 남궁선미의 소란에도 미동(微動)도 하지 않았다.


이찬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돌아가겠습니다. 대신 이문제로 더 이상 다른 말이 없었으면 합니다.”

“아니네. 천하의 남궁세가가 약조을 안지켜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이건 삼 값과 도움을 준 보답이네.”

가주 남궁태윤이 삼 값과 보답이라며 은자 오백냥짜리 전표를 내밀고 있었고, 가주의 명(命)이라며 좌중을 압도하기 위해 공력을 풀풀 흘리며 말에 힘을 주고 있었다.


이찬이 주먹을 움켜쥐고 앞으로 나서려 하자, 어느새 이찬의 옆에 온 남궁상윤이 이찬의 소매를 붙잡고 있었다.

이찬에게 눈짓으로 참으라는 표시를 하였고, 남궁상윤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이찬은 고개를 돌려 남궁남매를 보니 남궁선미가 고개를 젓고 있었다.


남궁상윤은 ‘천하의 남궁세가’를 강조하며 가주(家主)의 명(命)은, 남궁세가에서 하늘같은 법과 같다며 남궁태윤을 한번 붕 띄우고는.

이찬의 입장도 대변하며 자신의 딸을 가주의 명에 따라 이찬의 가문으로 보낸다고 하였고, 이찬의 가문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신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말을 보탰다.


‘서자(庶子) 출신이라 제 분수(分數)를 이제야 깨달았군...’

남궁태윤은 흡족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형님, 대신 제게 서찰을 하나 써 주십시오. 이러한 내용을 서찰로 써주시면, 제가 수미를 데리고 이소협의 집까지 직접 가서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오겠습니다.”


‘형님’이란 소리에 잠시 눈썹이 꿈틀거리다,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며 고민을 해결해 주는 남궁상윤이라.

“그러마~.”하는 말과 함께 남궁태윤은 일필휘지로 서찰을 써내려 갔고, 가주의 직인(職印)까지 ‘쾅’ 소리가 나도록 찍어 주었다.


남궁남매와 눈이 마주쳤으나 말없이 서로 느끼고 있었다.

‘인연은 여기까지 인가봅니다.....’

이찬은 미련 없이 남궁세가를 떠나고 있었다.

대놓고 사람을 무시하는 남궁태윤의 행실에 정나미가 떨어졌고, 남궁상윤의 저지(沮止)만 아니었으면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후후.. 천하의 남궁세가라....’


이찬이 말없이 ‘훈마’를 타고 천천히 발길을 돌리고 있을 때, 남궁상윤 부녀는 옆에서 이찬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수없는 차별을 받으며 자라온 남궁상윤 본인도, 불혹(不惑)이 넘은 나이에도 가끔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분노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남아있었기에.

이찬의 감정(感情)을 헤아리고 있었다.


이찬의 의지와 상관없이 따라오는 불청객(不請客).

서출(庶出)의 한을 아는 남궁상윤 부녀를 향해 남궁세가에서 받은 수모를 풀어낼 수 도 없었다.

‘세상사가 그리 쉽게 되겠는가...’하던 남궁상윤의 말이 떠오르자, 이찬은 ‘훈마’를 재촉하여 유주의 당금전장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초출내기의 글적임에도

항상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는 응원입니다!

꾹꾹~ 눌러주시고 행운이 가득한 하루 되시길....


휙휙~ 글적이고 갑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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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사길현으로 가는길 2 +1 20.02.14 2,317 40 12쪽
42 사길현으로 가는길 1 (작은 산을 넘어..) +1 20.02.13 2,345 37 10쪽
» 남궁세가로 가는길 4 +2 20.02.11 2,400 42 10쪽
40 남궁세가로 가는길 3 +1 20.02.10 2,345 41 10쪽
39 남궁세가로 가는길 2 +2 20.02.07 2,469 43 13쪽
38 남궁세가로 가는길 1 +1 20.02.06 2,479 38 10쪽
37 초린과의 첫 산보(散步)... +2 20.02.04 2,516 39 13쪽
36 초린의 치마폭으로 2 (왕두가 문제야(?)) +2 20.02.03 2,452 3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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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무령부부의 이야기 1 (상공(相公)..그사람) +1 20.01.30 2,496 38 10쪽
32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3 +2 20.01.29 2,547 38 10쪽
31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2 +1 20.01.28 2,553 39 11쪽
30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1 +1 20.01.24 2,744 4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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