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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19,025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1.24 09:05
조회
2,743
추천
44
글자
10쪽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1

DUMMY

이찬은 오기촌의 태풍이 두 번 지나가고 공손미와 남궁선미가 자신들의 본가로 떠날 쯤, 유주(북경)에 도착하였다.

표물을 전해주니 장안에서 쉬지 않고 표행을 떠난 보상으로, 칠일간 쉬다가 사길현으로 복귀하라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


이찬은 사길현 가는 길의 기왕산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뜻을 전하자, 구노인과 지수석 표씨사형제도 따라나섰다.

“헤어지기로 한 것 같은데, 무학사검분들은 왜 따라오시오?”

“은공이 산적들에게 해를 당하면 큰일 아닙니까?”

표북과 사형제는 진짜로 기왕산 일이 끝나면 정주로 간다고 말을 하였는데, 지방수는 믿을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찬이 기왕산에서 두목인 모양광의 이름을 호기(豪氣)롭게 부르자.

“어떤 죽일놈의 자식이 채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거야!”

염소수염을 한 양견수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부수입(?)을 올리던 재미가 사라지고, 통행료만 받는 것이 아쉬운 듯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양견수는 통행료를 걷는 당번이라 부하들 이십여명과 어슬렁 거리며, 산채에서 내려와 잠복을 하려던 순간이었다.

“부채주님, 저 놈을 잡아다 족쳐야 겠습니다.”

“가자~. 간만에 몸 좀 풀어야 겠다.”


이찬의 일행은 기왕산에서 통행료를 주었던 곳에서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었다.

산적들 이십여명이 우루루 몰려와서는 흉흉한 기세를 보이고.

“어떤 잡놈의 자식이...”

양견수는 당당하게 부하들 앞에 나서서 말하다가 입을 손으로 막았다.

“나를 두고 말하는 것이오?”

이찬의 말에 양견수는 손을 황급히 내저었다.

“대협. 아닙니다.”

양견수는 죄없는 옆에 서있던 부하의 머리를 내리쳤다.

‘탁’

“이놈을 두고 한 말입니다. 헤헤”

“앞장서시오. 산채에 가서 잘 지냈는지 확인 좀 해야겠소.”


자신들의 은거지를 외인에게 보여주는게 꺼림직 했지만, 양견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양견수를 따라 이찬과 지방수 일행이 산채에 위풍당당 들어서고 있었다.

산채에 어림잡아 어린아이와 여자들까지 이백에 가까워 보였다.


이찬을 포함한 여섯명이 포로인가 하고, 산채의 사람들이 구경하러 나오고.

포로가 말을 타고 오니 이상한 상황이었으나, 산채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없었기에 포로를 끌고 온다고 보고(報告) 되었다.

일을 나간 양견수가 여섯명의 포로와 말까지 포획하여 온다는 말을 듣고는, 두목 모양광은 밖으로 호기롭게 나오고 있었다.


그때.

허광대사와 공손미 그리고 남궁남매는 기왕산을 넘으며 유주(훗날 북경)로 가고 있었다.


이찬은 한번씩 과거의 기억을 잊고 덤벼들던 혈랑과 백호의 경우를 생각하여, 훈마를 탄 상태에서 부운비상의 신법을 펼쳐 모양광의 앞에 섰다.

이십오장이 넘는 거리를 바람처럼 다가와, 모양광의 이마에 ‘딱밤신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양광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이찬이란 사실을 알아차리고 무릎을 꿇으며 말하였다.

“주군(主君). 그후론 절대 다른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찬이 보여준 한번의 신법에 산채의 사람들은, 말로만 들었던 무림고수가 이찬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들의 채주가 무릎을 꿇고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되었고, 산채의 인원이 다 덤벼도 이찬에게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찬이 의도한 바였다.


모양광을 부축하여 일으키고는 웃으며 말했다.

“채주에게 부탁이 있어 왔소.”

이찬은 휴가를 받은 칠일(七日)중 오일(五日)동안 쉬어가겠다며 의향(意向)을 물어 보았다.

단지 오일이란 말에 모양광은 안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허락하였다.

이찬은 은자를 내어 놓으며 숙박비라고 하였고, 한사코 안받겠다는 모양광에게 받으라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는 쥐어 주었다.


산채에 어둠이 내려앉자 모양광은 부하들을 시켜 술과 음식을 준비하였다.

이찬의 허리춤에 검과 함께 어울리지 않은 큼직만한 주걱을 발견하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

“주군(主君), 칼 옆에 주걱은 무엇입니까?”


모양광의 말에 산채의 인물들이 이찬을 바라보았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왔으나 참고 있었고, 지방수와 표씨 사형제는 갑자기 배꼽을 잡고 뒹굴고 있었다.

“주군? 그건 또 무슨 말이오?”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고, 일단 그 주걱은 왜 매달고 다니십니까?”

모양광의 물음에 이찬은 미소를 띠며 회상에 젖었고, 한참 웃던 표북이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다.


표북의 구수한 입담의 내용.


표씨사형제가 무학사검 별호를 얻었던 건너편 정주의 황하강 객잔에 자리를 잡았다.

구노인까지 열세명의 인물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변복한 두명의 인물이 떨어진 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주시하고 있었다.


“수석님, 오늘은 저들이 표물을 노릴 것 같습니다.”

“자네 느낌도 그런가?”

“은공, 무슨 말씀입니까?”

큰소리로 갑작스런 표북의 물음에, 조용조용 이야기 하던 이찬과 지수석이 주의를 주었다.


삼일(三日)전부터 두명의 인물이 표물을 노리고 있다는 말에, 장안에서 합류한 여섯명의 인물들은 걱정하는 눈치였다.

특히 얼굴이 도장으로 찍은 듯 닮은 두명의 인물은 얼굴에 근심이 드러나고 있었다.

누가 봐도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지수석과 무학사검 오인(五人)은 두인물의 무위까지 파악한 이찬을 바라보며 의뭉스런 미소를 지었다.

‘딱밤신공’ ‘볼테기신공’ 그리고 최근에 ‘퍽’‘윽’의 신명난 장단을 기대하는 눈빛으로.

“은공, 저희는 양 옆방에 자리를 잡을 터이니 신호 좀 주십시오.”

말수가 적은 표남도 한방을 쓰는 지방수를 바라보며, “부럽소~!”하고는 무안(無顔)한 듯 이찬의 눈치를 보았다.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며 다들 일찍 숙소로 향했고, 두명의 인물은 일이 순조롭게 풀리자 쾌재를 불렀다.

보란 듯이 표물을 한군데로 모아 두명의 인물이 한방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였다.

한명은 큼직한 주걱을 점소이에게 부탁해 가지고 올라가고, 한명은 표물을 담는다며 가죽으로 된 대형 물주머니 두 개를 가지고 올라갔다.

“일이 술술 풀리겠구나.”

“아버님, 걱정과 달리 의외로 쉽게 은자 삼백냥이 들어오겠어요.”

“내, 뭐라 했드냐. 이번 일은 누워서 떡먹기라 하지 않았느냐.”


해시(亥時 밤 9시 ~11시)가 지나고 자시(子時 밤 11시 ~ 새벽 1시)가 오자 두명의 인물은 이찬과 지방수의 방 지붕위에서 수면향을 방으로 보내고 있었다.

이미 잠에 취한듯 보였지만 일을 확실히 처리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일각의 시간이 지나자, 조심스레 두명의 인물이 내려와 벽에 붙어있는 벽장으로 슬금슬금 다가서고 있었다.


“왠 놈들이냐?”하는 지방수의 말에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두명의 인물은 엉덩이에서 불이 나는 듯 하였고, ‘찰싹’하는 찰진 소리가 퍼졌다.

“악” 하는 비명소리와 연달아 “우웩”하는 토악질 소리가 두명의 인물에게서 흘러 나왔다.


표씨사형제는 후다닥 방문을 열고 달려와 이찬을 바라보았다.

이찬의 주걱이 다시한번 허공을 가르고, 두인물의 엉덩이에서 찰싹하는 소리가 장단을 맞추었다.

“악”“아악” 그리고 “우웩” “우우~웩”소리와 함께 벽장을 붙잡고 있었다.


복면사이로 흐르는 음식물들이 방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찬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둥 하였다.

크고 넙직한 주걱이 다시 엉덩이에 붙었다 떨어지자.

“악”“아악~”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한명의 목소리가 여인의 비명이었다.


표북은 한참을 떠들어 입이 마른지 술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다.

기왕채 인물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표북의 입만 바라보자.

“험~, 그런대 말이야. 복면을 벗기고 변장한 수염을 뜯어내니 보통미인이 아니였어.”


표북이 손을 내밀자, 모양광이 닭다리를 하나 뜯어서 쥐어 주었고 우걱우걱 한참을 씹었다.

“거~, 기다리다 숨 넘어 가겠오.”

“험, 그때 지수석님이 그렇게 날렵한지 처음 알았지 먼가.”

표북의 말에 일동의 고개가 지방수로 쏠리고, 지방수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변하며 험악한 눈으로 표북을 쏘아 보았다.


표북은 여인이 이십오세 였으며, 자신이 지금까지 본 여인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미인이라는 말과 함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였다.

“모채추님과 함께 부채주 분들도 알것이오. 은공의 ‘딱밤신공’을”

처음 듣는 말에 무슨 말인가 하고 세사람이 표북을 바라보았다.

“두분은 혹이 세 개가. 험.. 그래도 모채주님은 결기(決起)가 대단하여 혹이 네 개가 올라오지 않았오.”

기왕채 채주인 모양광과 양견수 그리고 연근우 세명은, 이찬에게 당했던 일이 떠오르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표북이 허광대사의 ‘볼테기신공’과 ‘딱밤신공’을 술술 풀어 설명하니, 삼인(三人)은 예전의 속이 울렁거리고 하늘이 빙빙 돌던 느낌을 되새기고도 궁금한 얼굴로 표북의 입을 바라보았다.

채주 모양광의 얼굴에선 표북의 말에 어떤 자긍심(?)까지 일고 있었다.


“은공이 두명의 인물에게 시전한 그 신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시오?”

지방수와 표북을 제외한 세형제는 벌써 자지러지고 있었다.

“무엇이오?”

염수수염의 양견수가 재촉하고 있었다.

“‘볼기짝신공’이오! 크하하하하.”

표북이 말을 끝내고 배꼽을 잡으며 크게 웃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푸하하하하”“껄껄걸”“크크크”


작가의말

설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마지막 장면은 웃음으로 마무리를 지으며

고향에서 웃음 꽃이 피길 바랬네요.


항상 읽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추천과 선호는 응원입니다!

꾹꾹~ 누르시고 즐거운 연휴되시길...


휘휙~ 글적거리고 갑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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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사길현으로 가는길 2 +1 20.02.14 2,317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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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남궁세가로 가는길 3 +1 20.02.10 2,345 41 10쪽
39 남궁세가로 가는길 2 +2 20.02.07 2,469 43 13쪽
38 남궁세가로 가는길 1 +1 20.02.06 2,479 38 10쪽
37 초린과의 첫 산보(散步)... +2 20.02.04 2,515 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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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무령부부의 이야기 1 (상공(相公)..그사람) +1 20.01.30 2,496 38 10쪽
32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3 +2 20.01.29 2,547 38 10쪽
31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2 +1 20.01.28 2,553 39 11쪽
» 기왕산에서의 휴가(休暇) 1 +1 20.01.24 2,744 44 10쪽
29 오기촌(五氣村)에 부는 광풍(狂風) 2 +1 20.01.23 2,714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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