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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님의 서재입니다.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빅슬립
작품등록일 :
2021.05.12 22:45
최근연재일 :
2021.06.29 23:28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6,505
추천수 :
261
글자수 :
259,046

작성
21.05.15 21:25
조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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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꼽추 아게르

DUMMY

「실로 기묘하구나. 육체는 완전무결한 하이엘프의 것인데, 영혼은 혼탁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마력은 한 톨도 보이지 않으니. 그야말로 존재 자체가 모순덩어리로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든 백골의 두 구멍이 내 쪽을 응시한다.


「답하라. 넌 도대체 누구냐?」

“···아게르. 아게르 코르닉스.”

「코르닉스. 그렇군. 나 또한 코르닉스와 인연이 있다. 왕국의 요청으로 제국에 파견 나갔을 때의 이야기인데···.」


잔존사념에 불과한 망령의 물음에 답하는 게 일견 우스우면서도, 나는 이 상정 못 한 이변을 파악하느라 머리를 굴렸다.


분명 플레이어 때는 없던 이벤트. 그렇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이엘프의 몸으로 샬리의 무덤을 방문했거나, 아니면 자연적으로 마력이 흩어져 잔존사념이 사라지기 전에 방문해버린 것이거나.


전자라면 피할 수 없는 일이란 뜻이고, 후자라면 유적을 고른 타이밍 운이 억세게 안 좋았다는 뜻이다.


내가 이 사태를 모면할 방법을 궁리하는 사이, 몇백 년만에 대화 상대가 생긴 백골은 주구장창 혼자만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게 인연을 맺었었지. 그 아이 또한 그랬다. 은둔자의 후예인 코르닉스에선 유독 특이한 아이들이 자주 나왔지. 그렇다면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만. 한낱 후예가 좀도둑질을 할 만큼 가풍이 무너졌단 말인가?」

“사정이 있어서.”


잔존사념은 생전의 성격과 가치관을 그대로 가진다.


과거 엘피니아의 국왕이 독대를 허락할 만큼 숭고하고 고결한 의지를 가진 이였으니, 사정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도둑질을 허락해줄 것 같지는 않다.


「사정? 그게 무엇이지? 혹여 긴 세월에 코르닉스가 스러지기라도 한 것인가?」

“비슷하다.”

「믿지 못할 이야기군. 그 찬란한 코르닉스가 한낱 재물이 부족해 탐한다? 서쪽의 짐승들도 그런 농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 미친 아게르가 고대의 영웅도 인정한 그 유서 깊은 집안을 통째로 말아먹었으니.


「오호라, 알겠도다. 너도 나를 찾아왔구나.」

“아닙니다.”

「혈기 가득한 젊은 아이들이 전설의 위용을 찾아 모험에 나서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 나 또한 그랬다. 막 성인식을 치르고 난 직후였는데···.」


국왕이 독대를 허락했으나, 정작 독대를 했다는 기록은 없다.


야사로는 샬리의 지나친 입방정이 국왕의 심기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고신(高臣)들의 견해 때문이었다는데.


나는 그 야사를 믿기로 했다.


저렇게 혼잣말에 빠져있다면 몰래 빠져나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최대한 티가 안 나도록,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윽.”

「이런,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나가려 하다니. 현세의 아이는 참을성이 부족하도다.」


막사 전체를 자신의 기운으로 가둬두었다. 창을 겨눈 듯한 기세가 등에 닿는다.


「하지만 혈기를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 또한 없구나.」


드디어 이야깃거리가 떨어졌는지 백골의 샬리가 나무 의자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미약한 혼만 남아 세월을 견뎌온 구세대가 할 수 있는 가장 뜻깊은 일은, 어린 새싹의 성장을 돕는 것이겠지.」


샬리는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죽은 지 수백 년이 지났고, 이 야영지가 자신의 무덤이 되었음을.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태울 작정인 모양이다.


「그리고 될성부르지 못한 싹이라면 일찍이 잘라내는 것 또한 연장자의 임무이리라!」


샬리의 왼손에 들린 단창이 순간 모습을 감춘다. 나는 본능적으로 전방에 흑마력을 방출했다.


끼기기기긱!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에 신경 쓸 틈도 없이, 또 한 번 좌측으로 마력을 던진다.


「반응이 빠르구나!」


어느새 다가온 샬리가 장창으로 균열을 찌르고 있다.


투척용인 단창과 달리 본체가 직접 든 장창에는 짙은 마력이 흘렀다.


「찢어져라.」


여태껏 그 어떤 것도 흡수하던 균열이 샬리의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강제로 찢긴다.


나는 다시 한번 흑마력을 방출하며 이번에는 마이트의 백마력도 같이 움직였다.


전면에 뭉친 백마력이 제어를 잃고 흩어지며 강한 힘으로 나를 밀어낸다.


“컥!”


마치 몸 전면을 거대한 물풍선으로 때린 느낌. 나는 붕 날아가 지면을 굴렀다.


「신묘한 힘이다만 운용이 미숙하구나. 보아라. 두 상반된 힘을 동시에 터트리는 바람에 상쇄되지 않았느냐.」


가까이서 방출한 두 마력이 섞이며 사라진 자리. 샬리는 장창을 고쳐잡았다.


「이 정도로는 코르닉스의 이름을 짊어질 수 없다.」

“퉤.”


입에 들어간 흙을 뱉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냉정히 판단한다.


지금 내가 저 괴물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가능하다면 어떤 수를 내어야 하는가.


「전투 중 생각하는 습관은 좋으나, 최소한의 방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쉬익-


어느새 회수했는지 단창이 오른쪽에서 날아온다.


쾅!


급하게 날려 보낸 마력이 바로 코앞에서 균열을 만들었다.


균열과 단창이 부딪히는 충격이 전신을 뒤흔든다.


그리고 본체가 달려드는 패턴의 반복. 그렇게 수차례 공방이 이어진다.


「그래! 오랜만에 피가 끓는구나!」


마력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는지 이제는 균열을 뚫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쉬익!

“악!”


결국 처음보다 빨라진 단창이 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단지 스쳤을 뿐인데 어깨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의 상처가 생겼다.


정통으로 맞았다면 팔 하나는 우습게 날아갔을 모양새.


될성부르지 못한 싹. 샬리는 애초부터 나를 죽이려 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비참하게 죽을 뿐이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나는 다시 단창을 회수해 잡는 샬리를 노려보다 이를 악물고 마력을 투척했다.


여태껏 시도조차 해본 적 없는 양의 흑마력. 아예 제어하길 포기하고 막사 내부를 초토화시킬 요량으로 던졌다.


공격 일변도로 일관하는 패턴이면 의외로 방어에 허점이 있으리란 판단에서였다.


「이건 좀 위험하겠구나.」


구석에 몰린 나는 곧장 백마력으로 방어막을 형성했다. 저 정도 흑마력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스스스스-


소름 끼치는 소음이 공간을 타고 넘어온다. 주변 기물이 모조리 막사 중앙으로 흘러 들어간다.


먼지, 종이, 의자, 책상, 침대가 차례대로 사라진다. 입구를 막고 있는 휘장이 미친 듯이 펄럭인다.


점차 크기를 키워가던 균열의 인력이 종국에는 나를 감싼 백마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쿨럭!”


마력을 강제로 탈취당하며 생기는 반작용이 심상치 않다.


역류한 피는 계속해서 올라오는데 균열은 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자승자박. 도박수로 던진 패로 목숨을 잃다니, 이런 허무한 죽음이 있나 싶다.


「포기가 이르구나.」


나는 샬리가 있던 곳으로 눈을 돌렸다.


뒤틀린 공간 안에서 여전히 창 두자루를 든 채 오연히 서 있는 백골. 변함없이 태연하다.


「스스로도 감당 못 할 공격을 한 건 비웃을만한 일이나, 내 무장을 꺼내게 만든 건 또 칭찬할 일이로다.」


조용한 샬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막사 안에 유성이 떨어졌다.





“쿨럭! 쿨럭!”


막사 안을 휘감은 강풍에 잔뜩 마신 먼지와 피를 토한다.


빈혈기가 오르는지 멍한 정신을 애써 부여잡고, 막사 중앙을 바라봤다.


유성은 착각이었다. 단지 유성과 같은 위력을 품은 한 자루의 창이 내려꽂혔을 뿐.


「깃발이 참 멋지지 않나?」


그 가운데 걸려 펄럭이는 거대한 깃발. 깃발을 걸어둔 대들보 자체가 하나의 창이었던 모양이다.


“우웩!”

「무모한 놈.」


백골의 뼈가 엎드린 내 등에 닿는다.


몸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정순한 마력이 신체 내부의 마력 회로를 흐른다.


부풀어 오른 회로를 식히고, 망가진 회로를 치유한다.


“감사···합니다.”

「고맙다면 내 부탁 하나 들어줄 테냐?」


간신히 속을 진정시킨 뒤 바닥에 주저앉았다. 샬리는 막사 중앙의 거대한 창에서 깃발을 떼어 돌돌 말았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났으나 샬리 슈발리에는 여전히 슈발리에 가의 가주다.」


자신의 침대가 있던 위치 바닥을 창으로 푹푹 파내는 샬리.


얼마간 파고 들어가자 작은 가죽 배낭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흙을 탈탈 턴 뒤 배낭에 말아놓은 깃발을 집어넣는다.


흔적도 없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아공간과 연결된 배낭이다.


「코르닉스가 몰락한 것처럼 슈발리에 또한 시간에 스러졌을지, 아니면 전쟁의 상흔을 딛고 부흥기를 맞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샬리는 내 앞에 두 자루 창과 함께 배낭을 내려놓았다.


「후손에게 최소한의 명예와 긍지를 심어줄 의무는 여전히 남아있지.」

“후손을··· 찾아서 전해달란 말입니까?”

「그래.」


내 앞에 마주 앉은 샬리. 가까이서 보니 무구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작은 균열들이 뼈 곳곳에 자리했다.


「네 무지막지한 자폭을 막느라 여력을 전부 때려박았다. 거기에 진원진기를 끌어다 치유까지 해주었지. 제발 하게 해달라고 절해도 모자랄 판이건만, 무엇을 고민하는 것이냐?」


애초에 죽이려 들지 않았다면 벌어지지도 않았을 일이다.


나는 속으로만 변명을 삼켰다.


샬리의 마력이 도움이 되어 두 마력의 균형을 되찾았다. 마력이 안정되자 빈혈기도 제법 가시고.


“못 찾으면 어떡합니까?”

「그럼 네가 슈발리에의 이름을 짊어지는 거지.」


창을 두들기며 세상 간단하게 말하는 해골의 태도에 나는 할 말을 잊었다.


「사실 죽일까도 생각했다. 네 녀석 같은 영혼을 가진 놈들은 하나같이 괴리감을 못 이기고 죄다 미쳐버렸거든. 그런데 두 가지 마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걸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두 개가 되면 세 개도 가능할 것. 상격의 마스터가 내린 결론이었다.


「안 되면 뭐, 펑 터지는 거나 미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뭐.」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십니다.”

「곧 소멸할 텐데 무엇을 가리겠느냐. 아 됐고. 할 거냐, 말 거냐?」


여력을 전부 소진했단 말이 거짓은 아닌지 백골이 점차 무너지는 게 눈에 띄었다. 마력이 무너지며 인격도 무너지고 있는 건가.


[서브 퀘스트 : 샬리의 부탁]

[보상 : 무작위 특성 획득]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담은 못 합니다. 바쁜 일이 있어서 빠르게 처리하지도 못할 거고.”

「상관없다. 참.」


마지막으로 샬리는 품에서 작은 패를 꺼내 던졌다.


「너보다 먼저 야영지에 들어왔었던 인간이 준 패다. 내게 은혜를 입었다며 준 증표이니, 그걸 가지고 찾아가면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정 부족하거든 배낭에 든 비상금도 쓰고.


그 말을 끝으로 백골이 한 줌의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그리고 시야가 반전했다.





“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숲과 어둠이 낯선 방문객을 반긴다.


다시 돌아온 국립공원.


나는 빛을 잃고 바래버린 검 아래 떨어진 배낭들을 아공간 배낭에 집어넣었다.


“덕분에 편하게 가긴 하겠어.”


무게까지 줄여주는 고급품이라 무거운 창 두 자루까지 집어넣었음에도 적당히 메고 갈 만했다.


“윽.”


손상된 로브 사이로 피가 흐른다. 진원진기로 치유했지만 간신히 피가 멎은 정도.


나는 임시방편으로 백마력을 이용해 상처를 틀어막고, 왼쪽 어깨만으로 배낭을 멘 채 숲을 벗어났다.


**


휘이잉-


“어응?”


1층 식당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미루는 창을 흔드는 바람 소리에 반짝 깼다.


“스읍, 몇 시지?”


식당에 놓인 괘종시계는 벌써 새벽 1시를 가리켰다.


“늦으시네···.”


몇 날 며칠을 지하에 틀어박히는 일은 있어도 밤늦게까지 귀가를 미룬 적은 없었는데.


역시 어제 싸운 것 때문일까.


미루는 어제 주인님과 첫째 아가씨의 다툼을 떠올리곤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첫째 아가씨가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다. 얼핏 들려오는 목소리론 돈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던데.


“돌려드릴까···?”


어제 받은 목돈을 다시 돌려드려야 하나 걱정하던 그때, 저택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운 미루는 바로 마중을 나갔다.


“오늘은 많이 늦으셨···!”

“아,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주, 주인님! 어깨가!”


짙은 검은색 덕에 티가 잘 안나지만, 항상 로브를 보아온 미루는 어깨부터 팔을 쭉 적신 피를 바로 알아보았다.


“혹시 응급처치 할만한 게 있을까?”


멋쩍게 웃은 주인님이 로브를 벗자 그 심각한 상처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 어깨에 까무러칠 뻔한 정신을 간신히 잡아챈 미루는 다급히 주방에 있던 응급처치 키트를 가져왔다.


지혈제, 소독제, 치료 붕대만이 들어있는 간이 키트였음에도 주인님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제, 제가 할게요.”


피에 젖어 달라붙은 의복을 벗자 더욱 선명히 보인다.


긴장한 미루는 키트에 적힌 대로 먼저 지혈제를 뿌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상처 주변에 면봉으로 소독제를 발랐다.


“윽!”

“아, 아프세요? 안 아프게 바를게요!”

“원래 아픈 게 정상이겠지. 괜찮으니까 계속해줘.”


옛날이었다면 바로 호통을 쳤을 텐데.


미루는 역시 주인님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소독제까지 마친 미루는 치유 효과가 담긴 붕대를 조심스레 주인님의 어깨에 둘렀다.


“고마워.”


조치가 끝나기 무섭게 일어나 식당을 나서려는 주인님. 미루는 자기도 모르게 그를 불렀다.


“주인님!”

“응?”

“저, 저기···.”


돈을 돌려드린다 말할까 하다가, 왠지 이 말을 꺼내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 가지 마음이 충돌해 이도저도 결정을 못 내리던 미루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주인님에게 결국 다른 소리를 꺼냈다.


“시, 식사는요?”


지금이 새벽 1시인데 당연히 드셨겠지. 자신이 생각해도 멍청한 질문이었다.


눈을 질끈 감은 미루는 스스로를 탓했다.


“······혹시 나 올 때까지 기다린 거야?”

“네, 네에. 앞으론 같이 먹자고 하셔서···.”

“멍청하긴.”


낮은 음성로 매도하는 말에 미루는 목을 움츠러들었다. 이번엔 진짜 혼나겠구나.


“간단하게 먹을 게 있나?”

“바로 준비할게요!”

“앞으로는 나 없어도 알아서 챙겨 먹어. 나 기다릴 필요도 없고. 자주 늦을 것 같으니까.”

“네!”


부드러운 목소리. 걱정 어린 목소리.


역시 바뀐 것 같아.


미루는 스프를 데우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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