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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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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04.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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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월야공자 제22화--4

DUMMY

당기상의 거처는 당문에서도 후원의 뒷문에서 가까운 장소에 위치해 있었다.

이것은 청해성에서 돌아온 당기상이 그 자리의 거처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기상에게 이런 거처를 허락한 것은 당문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후계자들의 거처는 대부분 가장 경비가 삼엄한 당문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

이것은 후계자 싸움이 과열되면서 제대로 비무를 치르기 이전의 암투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후계자들은 당문의 미래, 이런 후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환으로 적어도 자신의 거처에서만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설사 당기상이 이런 위험한 위치에 거주하기를 원했다고 할지라도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당문의 문주 당갑수는 순순히 당기상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것만으로도 현재 당문에서 당기상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당기상의 거처에 도착한 진조범은 이런 분위기를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검마맹에서의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진조범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당기상에게 또 다시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당기상의 행동을 지켜본 사람들은 아마도 당기상이 당문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 이곳의 거처를 정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진조범은 알고 있었다.

가장 위험한 곳이 때로는 가장 안전한 곳이며, 또한 당기상이 이렇게 위험 속에 스스로를 노출시킴으로써 그 긴장감을 벗 삼아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진조범 역시도 지난 4년의 세월을 그렇게 살아왔다.

이 역시 평범한 사람이 할 수는 있는 선택은 아니었다.

당기상의 안내로 건물 안으로 들어선 세 사람이 거실의 식탁에 마주 앉았다.

미리 준비를 시켜둔 듯 당기상이 밖을 향해 소리쳤다.

“ 비연아, 손님 오셨다.”

당기상의 외침과 동시에 문이 열리고 한 시비가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시비의 손에서 탁자위에 내려놓는 음식들은 보기에도 무척 맛깔스럽게 보였고, 또한 그윽한 향이 가득했다. 음식을 모두 탁자위에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당기상이 자랑했던 소홍주까지 탁자 위에 내려놓은 시비가 진조범을 향해 공손히 말했다.

“ 이 음식은 모두 비연아가씨께서 손수 만드신 것입니다.”

어째서 시비는 진조범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시비는 진조범을 향해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진강이었다. 진강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당기상을 향해 말했다.

“ 자네 동생 비연이에게 이런 재주까지 있었는가?”

이미 당비연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듯 진강이 이렇게 말하자 당기상이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에 화답했다.

“ 글쎄요, 이것은 저조차도 비연이에게 처음 받는 음식상인지라 그 아이에게 이런 재주가 있었는지는 저도 오늘에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허, 이것 참,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 섭섭하기까지 하군요. 이런 재주가 있으면서 그동안 이 오래비에게는 단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다니.”

당기상의 말에 진강이 단번에 당기상의 의도를 간파하고 연방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과연, 그렇다면 오늘 진공자님 덕분에 기상이와 제가 호강을 누리는 것이로군.”

이런 두 사람의 대화에 진조범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진강이 호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했다.

“ 하하하, 듣자하니 검마맹의 그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기지를 여러 번 발휘하여 위기를 벗어나셨다고 하던데 천하의 절반이 여인이거늘, 이렇게 여심을 몰라서야?”

당기상이 재빨리 이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정작 비연이 이 아이는 이렇게 귀한 분을 이 자리까지 어렵게 모시고 왔건만 시비만 들여보내놓고 어째서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지.”

당기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밖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오라버니. 소녀 비연이옵니다.”

지금까지 진조범이 들어왔던 당비연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때마침 진조범과 진강에게 술을 따르던 당기상이 반갑게 화답했다.

“ 어서 들어오지 않고 무얼 꾸물거리는 게야.”

순간 문이 열리고 당비연이 안으로 들어오자 세 사람이 동시에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비연을 확인한 세 사람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과연 지금 자신들이 보고 있는 사람이 당비연이 맞는지를 의심할 정도였다.

쩍 벌어지려는 입을 억지로 다물면서 진강과 진조범은 술잔을 든 채로 반대편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풋.”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는 두 사람의 노력은 그야말로 가상했다.

당기상은 적지 않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당비연을 향해 말했다.

“ 대체 얼굴에 무슨 짓을 한 것이더냐? 왜 얼굴을 그 모양으로 만들었어?”

당기상의 그 모양이라는 말에 진강과 진조범의 코에서 콧소리마저 터져 나왔다.

“크윽.”

억지로 웃음을 참는 두 사람의 모습에 당기상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당비연을 밖으로 데려나갔다. 그러자 비로소 진강이 호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 하하하, 저 아이가 정말 진공자에게 마음이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여인이 사랑을 하면 변한다더니, 평소 화장을 안 하던 저 아이가 얼마나 진공자에게 잘 보이고 싶었으면 저렇게 얼굴에 떡칠을 하고 나오다니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진강은 호쾌하게 술을 한잔 들이켜고 안주를 집어 삼켰다.

진강이 안주를 씹으면서 묘한 표정을 지었다.

“ 음, 과연, 정말 신경을 많이 쓴 모양입니다. 음식에서도 참으로 오묘한 맛이 나는군요.”

이렇게 말하는 진강은 나름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런 진강의 모습에 진조범은 무심코 술잔을 비우고 안주를 입으로 가져갔다.

안주가 입으로 들어오는 순간 진조범이 다시 한 번 멍한 표정으로 진강을 바라보았다.

진강이 계속해서 그런 진조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 혼자서 죽을 수야 없지를 않겠소이까?”

진강의 말에 진조범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들어오는 당기상을 확인하며 입가에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 자자, 한 잔 더 받으시지요.”

진조범이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진강의 잔에 술을 채우자 진강이 이에 뒤질세라 재빨리 진조범의 술잔에 술을 채웠다. 이런 두 사람을 확인한 당기상이 슬쩍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 저 아이가 아직은 화장이 서툰지라, 허나 그래도 음식은 드실 만 한 모양입니다.”

당기상의 말에 두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다시 주말이 왔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저는 내일 하루 쉬고 월요일에 찾아뵐께요.
항상 노력하는 박이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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