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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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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4.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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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월야공자 제21화--2

DUMMY

진조범이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비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욕을 먹을 때 먹더라도 그 연유는 알아야하지 않겠소이까? 어째서 당소저께서 이렇게 흥분을 하시는지 그 이유부터 말씀하시지요.”

당비연이 도리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 시치미 떼지 마라, 오라버니는 대체 지금 어디에 있지?”

진조범이 난감한 표정으로 당비연을 향해 말했다.

“ 그것을 이 진모가 어찌 알겠소,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저 역시도 당공자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소이다.”

당비연이 위협하듯 슬쩍 우수를 들어올렸다.

당비연의 팔목에 똬리를 틀고 있는 영사신편이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진조범을 위협하듯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더 이상 오라버니와 어울리지 말라고 내 분명히 경고를 했을 텐데.”

진조범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날 이후로 당공자를 만난 적이 없소이다. 허니 헛고생 하지 마시고 다른 곳에서 찾아보시지요. 밤이 늦었으니 그럼 살펴 가시기를.”

진조범이 가볍게 포권을 취하며 돌아서려는 찰나 당비연의 팔목에 있던 영사신편이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 오라버니께서 네놈을 만난다고 말하고 나가셨거늘 그래도 끝까지 발뺌을.......”

당비연의 말과 동시에 영사신편이 진조범의 발밑에 있는 죄 없는 기왓장을 후려치고 있었다. 그러자 진조범이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당공자가 그런 말을?”

진조범의 의아한 표정을 당비연은 진조범이 자신을 속이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진조범의 행동이 너무나 가증스러워 보였다.

“ 일전에 내 분명이 경고를 했거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내 오늘 네놈에게 제대로 훈계를 내려야겠구나.”

당비연이 네놈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때마다 원중도의 인상이 점차 굳어지고 있었다.

진조범 역시도 딱히 듣기 좋은 말이 아닌지라 심히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그래도 당기상의 동생인지라 인내하며 당비연을 향해 다시 한 번 말했다.

“ 당공자가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나............”

진조범의 말이 끝나기 전에 당비연의 영사신편이 움직이고 있었다.

계속해서 자신에게 능청스레 변명만 늘어놓는 진조범을 혼쭐을 내줄 심산이었다.

순간 진조범의 모습이 그녀의 앞에서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밝은 달빛 아래서 펼쳐지는 월영보(月影步)를 제대로 간파하기에는 당비연의 실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심지어 원중도까지도 쉽게는 진조범의 자취를 쫓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 분명 최선을 다해 펼친 것도 아닐진대, 어느새 주군께서 저런 경지에..........’

원중도의 얼굴에는 이렇게 감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진조범이 한순간에 사라지자 당비연이 당혹스런 표정으로 허공에 외쳤다.

“ 이놈이 어디서 사술(邪術)을.........”

순간 허공에서 진조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당소저, 진정하시오.”

진조범의 목소리에 반응한 당비연의 우수가 빠르게 움직였다.

비록 아직은 실력이 부족했지만 영사신편을 물려받을 정도로 당비연의 재능은 뛰어났다.

당황하는 와중에도 진조범의 목소리에 반응해 본능적으로 그쪽 방향으로 영사편법의 절초인 영사비회(靈蛇飛回)를 펼쳤다. 당비연의 편이 살아있는 듯 빙그르르 몸을 회전하며 진조범을 향해 날아왔다.

예상치 못한 당비연의 빠른 대응에 진조범은 미처 이를 완전하게 피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손에 쥔 월광검으로 검집 채 날아오는 그녀의 편을 후려쳤다.

진조범은 다급한 나머지 당비연의 편의 위력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기에 적절한 내력을 조절할 수 없었다. 얼떨결에 후려쳤다고는 하지만 당비연이 이런 진조범의 내력을 제대로 감당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당비연 역시 이런 진조범의 반격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당비연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그와 동시에 당비연이 중심을 잃고 눈 쌓인 지붕위에서 발이 미끄러졌다.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하는 당비연, 지면에 떨어지기 이전에 당비연은 충분히 자신의 몸을 바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진조범의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당비연은 어느새 옆에서 나타난 진조범이 다급한 표정으로 자신을 안자 화들짝 놀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진조범은 당비연을 안은 채로 바닥에 내려섰다. 그리고 순간 진조범은 다소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 정소저께서 이 야심한 시각에 여기에는 어쩐 일로.”

하필이면 진조범이 당비연을 안고 객잔 앞에 내려서는 바로 그 순간 청운각의 기녀 정가연이 객잔 앞에 서 있었다. 당비연을 안고 있는 진조범의 모습을 확인한 정가연이 화들짝 놀라면서 재빨리 몸을 돌려 어디론가 달리기 시작했다.


벌써 닷새째 진조범은 청운각을 찾지 않았다.

그 닷새의 시간이 정가연에게는 억겁의 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차에 그녀의 시중을 드는 시비를 통해 진조범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늦은 밤이면 진조범이 애타게 달을 바라보며 이 시간까지 지붕위에 있다는 것이었다.

기다리다 지친 정가연은 용기를 내어 진조범을 위해 따뜻한 죽을 준비해 오늘 숙녕객잔을 찾았다.

그런 정가연의 눈앞에 당기상의 여동생인 당비연을 품에 안은 진조범이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내자 정가연은 눈앞이 캄캄해져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얼굴을 붉히고 청운각으로 달릴 뿐이었다.

청운각으로 향하는 내내 온갖 상념이 그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 대체 내가 왜 그런 사내를........’

처음 진조범을 만났을 때는 그저 어수룩한 손님에 불과했다.

하지만 청운각의 각주인 원가려의 각별한 당부가 있었기에 진조범을 세세히 살폈다.

작은 관심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렇다고 진조범이 그녀의 애교에 녹아나는 뭇 다른 남정네들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기녀로 출세를 결심한 이후 남자에게 정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 스스로 얼마나 다짐했던가?

어째서 자신이 진조범에게 정을 품었는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진조범이 어렵게 용기를 내어 떨리는 손으로 어루만졌던 그녀의 어깨가 시리듯 아파왔다.

‘ 아마도 이 어깨 때문인가?’

정가연은 계속해서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청운각을 향해 달렸다.

그런 와중에 길모퉁이에서 그녀가 소중하게 가져왔던 따뜻한 죽 사발을 떨어뜨렸다.

정가연은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이 깨어지는 죽 사발에 자신의 가슴이 부서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 나는 한낱 기녀에 불과하거늘..........’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오늘처럼 후회스러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작가의말

어제 본의 아니게 하루를 쉬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바빠서 아무래도 글을 올릴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 3연참으로 여러분을 찾아뵈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고요.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저는 월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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