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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983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19.10.18 11:45
조회
277
추천
5
글자
12쪽

흔적을 쫓아서 (4)

DUMMY

가람은 만물상을 벗어날 때까지 꺼내오지 못한 유적 코어가 아까웠지만, 꼭!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챙겨오겠다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했다.

말로 꺼냈다가는 엄한데 목숨 걸지 말라는 포리마의 잔소리가 이어질 게 뻔했다.


구출대의 이렇다 할 정찰조의 정보를 얻지 못해 다음 목표지를 정하기 위해 지도를 보며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오빠! 그런데 캅타인에는 우리 집에서처럼 지하에 숨을 만한 곳은 없는 거야? 지하 시설 표시는 지도에도 따로 없는데.”


“어··· 그러네. 제일 당연한 걸 까먹고 있었네. 그레이 도시에 알려진 대피소는 따로 없었어?”


-대피소라면··· 고급 주택가 쪽에 몇 곳 있겠고, 도시 어딘가에 과거 몬스터 전쟁 시대 잔재가 있다고 들었던 것 같군.

자세한 위치는 알지 못하지만 아마 도시 개발 초기에 만들어졌을 테니 저기 북쪽 언덕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캅타인이 저 언덕 중턱에서부터 시작해 이렇게 확장된 곳이니 저곳에 있을 거네.-


“저 언덕이라는 말이지? 직선거리로 20분 정도 걸릴 것 같으니. 우선 저곳으로 가봐야겠네.

고마워! 그레이.”


-후인을 도와 마시르 체계를 확립하는 게 내 생의 목표니, 무엇이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족하네.-


가람은 그레이와의 대화를 통해 대피소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서 구출대를 이끌었다.


******


이동 중에 아직 유적 안에서 몬스터와 전투는 없었지만, 단순히 서식처를 이루고 있는 상대가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갖고 행동하는 것으로 보여 이동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

그렇게 구출대의 이동은 점점 속도가 떨어졌고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밤을 알리는 마법 시계의 진동이 힙색을 울렸다.


마법 시계는 이제는 충분히 마시르도 벌었으니 쓰면서 살아야 한다는 폴라의 조언에 큰맘을 먹고 거금 200만 마시르를 주고 구입한 시계였다.


일단 회중시계에 비해 오차가 거의 없어서 매번 작전 시작 전에 서로 시간을 맞추는 수고가 없어져서 은근 만족하고 있었다.

다른 구출대원들도 이번에 탐사대의 지원금과 자신들의 쌈짓돈을 합쳐 하나씩 마련해 다른 탐사대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구출대가 도착한 언덕을 끼고 있는 지역은 마치 할렘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이미 건물 곳곳이 무너져 을씨년스러웠는데 거기에 더해 멀쩡히 남아있는 벽들도 조악한 벽돌로 만들어져 누군가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


“조장 여기 상태는 원래부터 안 좋았나 본데?”


백기운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그레이 말로는 이곳이 도시 초창기부터 만들어진 곳이라고 하니. 제대로 할렘가인가 본데요.”


“그래? 그러면 저 상태가 이해가 되네. 여기는 다른 지역보다 더 위험하겠어. 벽만 잘못 짚어도 벽체에 깔릴 것 같은데.”


“그러겠네요···”


가람도 위험함에 동의해.

다른 대원들에게도 위험성을 전했다.


“다들 이동 간에 건물 벽체나 다른 시설물을 건드리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다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곳이 구시가지다 보니. 모든 건물이 부비트랩 같은 상태네요.”


“조장. 이 정도면 몬스터도 못 쫓아올 것 같아. 잘 못 건드리면 지들도 건물에 깔려 죽을 테니.

상대적으로 안전하겠는데.”


“그럴 수 있겠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경계는 철저히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라키온이 자신의 의견을 더해 대화가 이어졌다.


가람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막다른 골목 끝에 있는 공터로 이동했다.

이곳이라면 언제 무너질지 모를 건물 안 보다 공터가 더 안전해 보였다.


“오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네! 조장님.”


가람과 대원들은 캠프 준비를 끝내고 탐사의 행복이 된 민창운의 요리로 하루를 정리했다.


******


가람은 일찍 텐트로 들어가 공간 주머니에서 플릿을 꺼냈다.

그레이의 연구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안전을 기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레이 우선 플릿 동작은 어떻게 시키는 거야?”


-우선 뒤집어 보게. 거기 가운데 파여있는 곳에 엄지를 가져다 대면 인식하기 시작할 거네.-


“파여 있는 데가···”


가람이 그레이의 말에 따라 엄지를 올렸다.

그러자 엄지 아래에서 무언가 바늘 같은 것이 올라와 손가락을 찔렀다.


“앗! 따가워. 그레이. 뭔가 찌르는 게 있으면 알려줘야지.”


-아··· 인식된 적 없는 사람이 거치는 과정인데 내가 너무 오래돼서 기억하지 못했군.-


“언제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더니··· 나한테 뭐 불만 같은 거 있어?”


-그런 건 없다네. 그저 나의 작은 실수라네.-


“그렇다고 합시다. 그레이 씨! 근데 이러면 끝나는 거야? 뭐 아무 반응도 없는데?”


가람이 플릿을 앞뒤로 돌려보며 무언가 달라진 점을 찾아보았지만,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었다.


-우선 사용자 인증을 위해 확인작업을 하고 있을 거네. 후인의 생각하는 지구의 문물과는 다르게 처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니 기다려보게.-


조금 기다리자 플릿 전면에 한 단어 빼고 알아보기 힘든 투반 글자가 나타났다.


“···인증···?”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라고 뜬 거라네.-


“당연히 그렇겠지··· 그런데 이거 인증은 할 수 있는 거야?”


-학파 내부 자료를 관리하기 위해서 관리자용 인증이 있으니 설명하는 대로 따라 해보게. 우선 전면부 모서리를······-


가람이 그레이의 설명에 따라 조작을 따라 해 관리자 권한으로 인증이 통과되었다.


“그레이 이거 나중에 또 인증한다고 피 보는 건 아니지?”


-걱정하지 말게. 자네의 생체정보에 관리자 권한이 부여된 거니. 이제 피는 안 볼 거네.-


“다음에도 이런 거 있으면 미리 이야기해줘.”


-알겠네. 기억난다면 미리 알려주겠네.-


단서가 붙은 대답이 미심쩍었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가람은 플릿의 인증까지 마치자 그레이에게 이야기해 우선 빠르게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지금은 가람 본인이 이해하는 것보다 그레이가 빠르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레이도 이에 동의했고 그레이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플릿 안의 내용을 탐색했다.

하지만 역시 방치된 시간이 길어서였는지 10여 분 만에 플릿이 꺼져 버렸다.


“어··· 그레이 이거 방전된 거야?”


-그런 것 같군. 역시 너무 오래 버려져 있었던 것 때문에···-


“설마 다시 못 켜는 건 아니지? 아직 볼 게 많이 남았잖아.”


-우선 그 팔찌와 같이 있던 충전기를 사용해 보는 것이 좋겠군.-


“이거 말이지?”


가람이 그레이의 이야기에 공간 주머니를 열어 빠르게 팔찌와 함께 발견한 충전기를 꺼내 놓았다.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내가 기억하는 장비라면 일단 중앙의 홈에 몬스터 정수를 올려놓고 충전지 자체를 충전해야 한다네.-


“설마 충전기를 충전해서 다시 마법 도구를 충전하는 거야?”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지구 문물과 다르니 이해해주게.

그리고 충전기라고는 하지만 몬스터 정수의 마나를 마법 도구에 사용할 수 있게 정제하는 과정도 들어가는 거니. 지구의 문물과는 다른 과정은 거친다네.-


“아··· 우선 정제가 필요하구나. 확실히 전기에 비해서 마시르나 마나를 사용하는 건 까다로워.”

-나도 당연하게 사용할 때는 몰랐지만, 지구 문물과 비교하니 그런 점이 없지 않아 있군.-


가람이 개인 가방에서 쉭쉭이 충전용으로 챙겨온 몬스터 정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레이의 설명에 따라 충전기 위에 정수를 올려놓았다.

충전기는 낮은 진동과 함께 정제와 충전을 시작했다.


“이거 얼마나 걸리는 거야?”


-저 정도 크기 몬스터 정수라면 하루의 반절 정도 걸리겠군.-


“에? 그렇게나? 오래 걸리는구나···”


-반복해서 말하지만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 차분히 기다려 보게.-


“그레이 왠지 말에 뼈가 있는 것 같아.”


-말에 관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뼈가 있겠나. 쉰 소리 그만하고 이만 주무시게. 불침번도 서야 하니 피곤하지 않겠나?-


“나 걱정해주는 거 맞지?”


-그렇다네. 그러니 빨리 주무시게! 나는 우선 짧게라도 플릿에서 본 내용을 정리해서 영구에 대입을 해봐야겠군.-


“아··· 맞다. 아까는 시간이 없어서 못 물어봤는데. 어떤 마법에 관한 내용이었어?”


-지금 자네에게 필요 할만한 내용이었네. 영혼 활용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을 마시르로 해석하는 부분이었으니. 적용이 끝나면 새로운 마법을 마시르 체계로 변환이 가능하겠군.-


“새로운 마법이라··· 기대되는데!”


******


투반 유적의 깊은 밤이었다.

가람은 캠프 주변에는 멀리 떨어진 곳의 몬스터 침입을 경계하기 위해 공터 외곽을 따라 발광석을 하나씩 설치해 두어 불침번이 좀 더 넓은 영역을 볼 수 있게 해두었다.

풍수사조의 조장인 다우 사완찬누운이 캠프 중앙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을 때 발광석 너머에 깔아둔 트랩에 무언가 걸렸다는 소리가 들려 왔다.


다우는 빠르게 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발광석 불빛에도 흐릿한 외형만 아른거렸는데

자세히 보니 키는 일반인보다 조금 작아 보였고 팔과 다리 형상을 봐서는 사람 쪽에 가까워 보였다.

옆에 기대 놓았던 라운드 실드와 숏 소드를 조용히 챙겨 들고 트랩으로 다가갔다.

깔아둔 발광석 근처로 갔을 때 상대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일단 외형만 보아서는 30살 전후의 동양인으로 보였다.

다우는 자세를 갖추고 상대를 추궁했다.


“누구냐!”


“저··· 살려 주세요···”


구출대는 유적에 들어선 후 첫 생존자와 조우했다.


다우는 상대가 쓰러지자 혹시나 유인책은 아닌지 조심히 다가갔지만, 가까이 다가가도 반응이 없자. 우선 숨은 쉬는지 그리고 특별한 외상은 없는지 상태를 확인했다.


숨은 얕게 쉬고 있었고 팔과 다리에 이것 저곳 자상이 있었지만 이미 아물었는지 일부는 붕대가 감겨있었고 일부는 상처에 딱쟁이가 붙어있었다.


캠프에 특별히 위협을 줄 상태로는 보이지 않아 상대를 안아 들고 캠프 중앙으로 옮겼다.

생존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가람을 흔들어 깨워 상황을 보고했다.

가람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다른 대원들을 깨우게 했고 석궁을 챙겨서 생존자를 확인하러 다가갔다.


가람이 생존자를 확인하니 특별한 외상은 없고 그저 기력이 떨어져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였다.

다우가 센스 있게 백기운을 먼저 깨웠는지 백기운이 가람의 반대편으로 가 자리를 잡고 생존자 상태를 확인했다.


“조장. 특별한 외상은 안 보이고, 이 사람 영양실조 같은데?”


백기운이 가람이 보란 듯이 생존자의 팔을 걷어 뼈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것 같네요. 우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물에 체력 회복 포션을 희석해서 먹여 볼게. 체력 회복 포션으로 일시적으로 정신이 들겠지만, 링거 같은 게 없으니. 일단 깨워서 미음이라도 자기가 먹게 해야겠네.”


“그럼 제가 창운이 형한테 미음을 준비해달라고 할게요.”


가람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텐트로 가 민창운을 깨웠다. 민창운은 잠귀가 밝은 편이라 가람이 텐트를 젖히는 소리에 깨서 가람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조장?”


“형 일어나 봐요. 생존자가 왔어요.”


“생존자라고?”


민창운이 생존자라는 이야기에 멍하던 눈이 번쩍 뜨여 텐트 밖으로 튀어나왔다.

혹시나 박이한 일까 싶어 캠프 중앙으로 뛰어갔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모르는 사람이었다.


“형. 이 사람 영양실조 같아요.

기운이 형이 체력 회복 포션을 먹여서 조금 뒤면 깨어날 것 같은데. 미음이라도 줘야 할 것 같아서 깨웠어요. 준비해주세요.”


“그래. 내가 서둘러 준비할게.”


민창운은 가람이 공간 주머니에서 꺼내주는 고체 연료와 음식 재료들을 갖고 물에 묽게 풀어 미음을 끓였다.

미음이 완성되었을 때쯤 생존자가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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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흔적을 쫓아서 (7) +2 19.10.25 305 6 11쪽
80 흔적을 쫓아서 (6) +2 19.10.20 280 4 12쪽
79 흔적을 쫓아서 (5) +2 19.10.19 283 3 12쪽
» 흔적을 쫓아서 (4) +2 19.10.18 278 5 12쪽
77 흔적을 쫓아서 (3) +2 19.10.13 285 6 14쪽
76 흔적을 쫓아서 (2) +2 19.10.12 289 4 13쪽
75 흔적을 쫓아서 (1) +2 19.10.11 289 3 13쪽
74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4) +2 19.10.06 309 5 15쪽
73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3) +2 19.10.05 291 5 13쪽
72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 +2 19.10.04 294 6 12쪽
71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 +2 19.09.29 329 5 12쪽
70 연구는 계속된다 (2) +2 19.09.28 561 6 11쪽
69 연구는 계속된다 (1) +2 19.09.27 332 3 13쪽
68 인류 최초! (5) +4 19.09.22 358 7 13쪽
67 인류 최초! (4) +2 19.09.21 341 5 13쪽
66 인류 최초! (3) +2 19.09.20 362 4 14쪽
65 인류 최초! (2) +2 19.09.15 389 6 17쪽
64 인류 최초! (1) +2 19.09.14 403 6 15쪽
63 새로운 시작 (3) +2 19.09.13 376 7 17쪽
62 새로운 시작 (2) +2 19.09.08 388 8 16쪽
61 새로운 시작 (1) +4 19.09.07 400 8 15쪽
60 최후에 웃는자? (7) +6 19.09.06 424 8 15쪽
59 최후에 웃는자? (6) +6 19.09.01 398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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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최후에 웃는자? (4) +2 19.08.30 385 8 11쪽
56 최후에 웃는자? (3) +2 19.08.25 43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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