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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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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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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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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0,281

작성
12.07.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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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Chapter 18. #4

DUMMY

여섯 자루의 검들은 영적 영지를 통해 러시아 쪽으로 기동했다. 엑스칼리버의 영적영지를 이용한 수중이동이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잠수함보다도 빠른, 실로 무시무시한 속도로 해저를 가르며 검들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칼리번이 말했다.

“다인의 어둠으로 윤미호의 시각을 마비시키면 엑스가 합체한다. 피를 추출하고 태평양의 아무 무인도에나 도착하는 대로 바로 발뭉 형을 불러서 마지막 합체를 진행한다.”

현재 상황을 윤미호가 보기라도 한다면 검들이 롤랑드와 시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말 터였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미호를 안고 있던 아론다이트가 난색을 표했다.

“말 그대로 시간 싸움이네.”

‘아버지’에게 전달받은 정보대로라면 놈들의 전력은 이전보다 몇 배는 더 강해져 있었다. 검들이 비록 여섯이 한 자리에 모여 강해졌다고는 해도 이래서는 승산이 없었다. 발뭉과 0번검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니 서둘러야지.”

말을 마친 칼리번은 다인을 보았다. 다인은 손가락을 튕겼다. 아무 일도 일어난 것 같지 않았지만 이미 다인슬레프의 영적영지는 발동한 상태였다. 미리 새겨놓은 주문각인으로 인해 검들의 단말이나 다름없어진 미호는 방금의 동작만으로도 시각을 봉인 당했다.

“그런데 어떻게 깨우지?”

레바테인이 별생각없이 그리 묻자 다인슬레프가 미호의 뺨을 후려치기 위해 손을 들었다. 아론다이트는 얼른 뒤로 물러나 미호를 보호하며 인상을 썼다.

“그만 좀 때려! 내가 얌전히 깨울 테니까!”

아론다이트는 미호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손가락을 튕겨 영적영지를 발현시켰다. 미호의 머릿속에 밝은 빛덩이를 집어넣어 정신을 맑게 했다.

순간 미호가 눈을 떴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무어라 말을 토하거나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저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칼리번이 말했다.

“레이디 윤, 지금 당장 합체를 해줘야겠소. 이제 거의 다 끝났소. 이번 합체 이후 한 번만 더 합체를 하면 모든 게 끝나오. 그때가 되면 당신과 롤랑드, 그리고 시온 알테미스 세 사람 모두 풀어주겠소.”

미호는 칼리번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말은 믿고 싶었다. 무어라 반항하는 대신 혀를 깨물어 피를 냈다. 검들은 엑스칼리버를 보았다.

“아, 알았어. 이거 좀 민망하네.”

엑스칼리버는 마찬가지로 혀를 깨물어 피를 낸 뒤 바닥에 누운 미호의 상체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천 년을 넘게 살았지만 설마 여자랑 키스하는 날이 올 줄이야. 더욱이 아론다이트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게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다. 자, 자기도 이 여자랑 키스한 주제에!

위급한 상황임에도 얼굴을 붉힌 엑스칼리버는 천천히 미호와 입술을 맞추었다. 혀를 섞어 피를 나누었다. 붉은 빛이 일었다.



바이 진에게 검들의 추적을 부탁한 시온 알테미스는 나머지 일행들이 있는 방으로 이동했다. 저마다의 자리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모두가 시온 알테미스를 보았다. 헛기침을 몇 번 터트린 세진이 물었다.

“저기, 아직 멀었나요? 일본이면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시온 알테미스는 미간을 한차례 찌푸린 뒤 답했다.

“항로를 수정했다. 놈들이 기동중이다. 아무래도… 조직에 놈들의 내통자가 있는 것 같다.”

내통자란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전설의 사냥꾼이 평소의 그답지 않게 시온 알테미스를 노려보며 물었다.

“놈들을 추적할 수는 있나?”

여기까지 온 이상 내통자를 발본색원하는 것보다는 놈들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는 것이 중요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 진이 계속 추적중이다. 아마… 시간차가 좀 나더라도 놈들의 목적지를 잡아낼 수는 있을 거다. 그리고 현재 조직과의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이 수송선 내부에 내통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놈들은 우리 위치를 알 수 없을 거다.”

시온 알테미스는 수송선에 탑승하고 있는 인원들을 신뢰했다. 별의 아이들이나 전설의 사냥꾼이 데려온 자들이 적들과 내통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힘들었고, 루이 베르팡이나 바이 진은 적과 내통할만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데이비드 킴과 백무원도 아니다. 롤랑드가 내통자일 가능성은 시온 알테미스 자신이 내통자일 가능성이랑 거의 같다고 해도 무방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지 모르지만 이로써 최소한 추가적인 정보의 누출은 막을 수 있을 터였다.

“아무래도 좋다. 목적지가 확실해지고, 시간이 정해지면 그때 다시 알려주도록.”

전설의 사냥꾼 옆에 앉아있던 메르헨이 날카롭게 말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긴장들 풀고 있도록.”

시온 알테미스는 방을 나섰다.



거의 12시간에 걸친 이동 끝에 검들은 적당한 섬을 찾아 영적영지가 아닌 진짜 지면에 발을 딛을 수 있었다.

아스칼론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영적영지를 발휘해 주변의 대기를 읽었다.

“최소한 반경 20km안에는 아무 것도 없어.”

“그렇담 서두르지.”

칼리번이 지면을 짚었다. 그러자 모래사장을 가르며 크고 넓적한 바위가 솟아올랐다. 이전처럼 주거를 위한 건물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제단을 연상시키는 모양이었다.

다인슬레프가 허공에 피를 뿌렸다. 붉은 액체는 허공에서 스스로 모양새를 갖추더니 바위 위에 복잡한 술식진을 그렸다.

다비드의 별이라고들 불리는 육망성. 아스칼론은 각각의 모서리에 지금까지 추출한 피가 담긴 영혼 석을 놓았다.

아론다이트가 다시 품안의 미호를 깨웠다. 나직하게 속삭였다.

“이번이 마지막 합체야. 이번 합체만 제대로 하면 돼.”

아론다이트는 미호를 제단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리고 물러서려는데 이제까지 얌전히 있던 미호가 돌연 아론다이트의 팔을 붙잡았다.

“롤랑드랑 시온을 보여줘요. 아니면 목소리라도 듣게 해 줘요. 정말 둘 다 무사한 거죠?”

이번이 마지막 합체라면, 이번 합체를 끝으로 미호의 이용가치가 끝난다는 뜻이었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협상할 기회는 다신 없을 터였다.

아론다이트는 난처한 얼굴로 칼리번을 보았다. 다인슬레프가 말했다.

“둘이 지르는 비명이라면 얼마든지 들려 줄 수 있는데, 듣고 싶나?”

악독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에 엑스칼리버와 레바테인이 질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론다이트는 경직된 미호의 팔을 부드럽게 떼어내며 말했다.

“둘 다 무사해. 그리고 합체만 끝나면 셋 다 풀어줄 거야. 약속할게.”

말 그대로 공수표에 가까운 소리였지만 정보가 제한된 미호로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아론다이트가 물러섰다. 칼리번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 자루의 검들이 저마다의 검을 들어올렸다. 빛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망망대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태평양 상공을 비행한지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이제 슬슬 연료 문제 때문에라도 추적을 포기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였다. 데이빗이 소리쳤다.

“빛기둥! 빛기둥입니다!”

조종실에 앉아 초조하게 바깥을 바라보던 시온 알테미스 또한 빛기둥을 보았다. 저만치 먼 곳에서 새끼손가락 굵기의 빛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방향 하나는 제대로 잡았었군! 바로 직행이다!”

백무원이 조종간을 비틀며 데이비드 킴에게 소리쳤다. 시온 알테미스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홀로 남은 발뭉은 노틸러스 호를 걷고 있었다. 영혼석들이 안치된 방을 지나 검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원형인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발뭉은 꽃밭너머에 있는 유리관을 보았다. 특수배양액 안에는 검은 머리칼의 여인이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나신이었고, 잠든 듯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인 동시에 ‘검들의 맏이’

멸망이란 위기에 닥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이 낳은 별의 아이.

무지개 방벽이 펼쳐질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해 홀로 절망의 안개를 막아낸 그녀는 손가락 한마디 만을 남기고 완전히 산화하였다. 일곱 자루의 검들은 그 손가락 하나를 소중히 여겼다.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을 동원하여 별의 아이를 복원하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별의 아이의 육신은 되살릴 수 있었지만 그 영혼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검들은 절망하였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절망을 맛본 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곧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였다.

일곱 자루 검들은 모두 다 별의 아이의 레플리카였다. 일곱 자루의 검들의 영혼에는 조금씩이나마 별의 아이의 자취가 남아 있었다.

그 자취를 모은다. 그리하여 별의 아이의 영혼을 부활시킨다.

잘 되지 않았다. 일곱 자루 검들은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발뭉은 유리관에 손을 짚었다. 경애하는 어머니이자 누나이자 사랑하는 이인 별의 아이를 보았다. 미소 지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발뭉은 눈을 감았다. 동생들이 보낸 신호를 감지하였다.

모든 것을 좌우할 한 순간.

발뭉은 영적영지를 발현하였다.



“비행체다! 놈들이 다가오고 있어!”

아스칼론이 먼 곳을 바라보며 외쳤다. 레바테인이 급히 물었다.

“얼마나 남았는데?”

“빨라! 길어야 5분 내외야!”

“발뭉 형은 아직이야?!”

아론다이트가 초조함을 감추지 않고 물었다. 칼리번이 눈을 크게 떴다.

“됐다! 발뭉의 신호다! 이제 온다!”

여섯 자루의 검들은 일제히 들고 있던 검을 거두었다. 빛기둥이 사라졌다. 그리고 대신하듯검들의 맏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뭉 오빠!”

레바테인이 단박에 발뭉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발뭉은 그런 막내를 와락 끌어안았다. 칼리번이 다급하게 말했다.

“발뭉, 시간이 없어. 놈들이 온다.”

발뭉은 가타부타 묻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레바테인을 품에서 풀어준 뒤 제단 중앙에 누워있는 미호에게 다가섰다. 다인슬레프가 차단하고 있던 미호의 청각을 해방시켰다.

“이게 마지막 합체요, 레이디 윤. 부디 실망시키지 말아주시오.”

칼리번이 평정을 가장하고 말했다. 아론다이트와 아스칼론은 비행기가 날아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미호가 잠긴 목소리를 내었다.

“아론, 약속하는 거죠?”

한시가 급한 순간이었기에 칼리번과 다인슬레프는 와락 짜증이 치밀었지만 침묵했다. 아론다이트가 얼른 말했다.

“약속해. 정말이야.”

미호가 혀를 깨물었다. 피를 내었다. 발뭉은 동생들에게 들은 바대로 그런 미호에게 입 맞추었다. 피가 섞였고, 황금빛 섬광이 주변 일대를 밝게 물들였다.



“보인다! 공격할 준비 해!”

흥분했는지 백무원이 반말로 그리 외쳤다. 하지만 그런 백무원을 타박하는 이는 없었다. 모두들 수송선의 개폐식 출구에 모여섰다.

놈들이 무슨 생각으로 이 섬에 모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빛기둥을 열어 누굴 불러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공격한다. 윤미호를 탈환한다.

시현이 두 자루 천검을 소환하였다.

세진이 라므클레스로 합체하였다.

현아와 더스트가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 아라가 긴장된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루이 베르팡이 수화했다. 전설의 사냥꾼이 마총 레전드를 움켜쥐었고 메르헨과 장화 신은 고양이가 그런 전설의 사냥꾼 양 옆에 나란히 섰다.

시온 알테미스가 롤랑드를 보았다.

롤랑드는 듀렌달을 들어올렸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꼬리를 다섯 개 늘어트린 발뭉은 제단 중앙에 놓인 영혼석에 자신의 피를 주입시켰다.

술식진이 빛나기 시작했다. 일곱 자루의 검들의 영혼 모두가 하나로 이어졌다.

“놈들이 왔어!”

아스칼론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스칼론의 영적영지에서 발산된 힘이 시온 알테미스의 은신 마법을 해제했다. 검들 모두가 가까이 다가온 대형수송선을 볼 수 있었다.

“제발!”

아론다이트가 술식진을 보며 간절히 외쳤다.

“검들 들어!”

칼리번이 소리쳤다. 일곱 자루의 검들은 저마다의 검을 들어올렸다.

다시 한 번 빛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해치 개방!”

빛기둥을 향해 똑바로 날며 백무원이 소리쳤다. 데이비드 킴이 버튼을 조작했다. 수송선의 해치가 열렸다.



노틸러스 호의 인공지능이 신호를 받아들였다. 붕괴를 시작한 무지개 방벽에 대한 위험 신호를 무시했다. 전송된 일곱 개의 영혼석을 정해진 위치에 자리하게 하였다.

영혼석이 빛났다. 유리관 속의 배양액이 배수구를 통해 방출되었다.

별의 아이의 육신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숨을 토했다. 눈을 떴다.

황금빛 눈동자였다.



“천검! 아크 드래곤!”

현아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뻗으며 소리쳤다. 거대한 용의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수송선 밖으로 각각 색을 달리하는 여섯 개의 용의 머리가 나타났다.

일단은 포격으로 시작한다.

일곱 마리의 용들이 동시에 입을 벌렸다. 환상의 수맥을 올곧이 이은 자들의 권능을 행사하였다.

일곱 갈래의 빛줄기가 질주했다.



일곱 자루의 검들도 보았다. 욕지거리를 토했다. 하늘을 향해 뻗었던 검들을 쏟아지는 빛줄기들 방향으로 틀었다. 일곱 개의 영적영지가 동시에 발현하였다. 일곱 갈래의 브레스와 충돌했다.



대기가 비명을 질렀다. 힘과 힘의 충돌에 세상의 시스템이 요동쳤다.

“가자!”

시현과 세진이 동시에 진각을 밟았다. 쏘아지듯 나아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앨리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상공 50미터! 거대 에너지 출현!”

수송선 내부에 있던 일행은 그것이 무엇인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거대한 그림자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백무원과 데이비드 킴은 말을 잊었다. 조종간 너머로 보이는 광경에 비명을 삼켰다.



일곱 자루의 검들도 보았다. 환희에 찬 외침을 토했다.

“노틸러스 호!”

전장 1.2km. 인류 최후의 전함, 강철의 성!

하늘을 뒤덮었다. 그 막대한 위용을 뽑냈다.

노틸러스 호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

“클라우 솔라스!”

0번검.

별의 아이.

절망에 뒤덮인 하늘을 가를 태고의 검, 가장 위대한 검!

그녀가 돌아왔다.

어머니가, 누이가, 그들의 진정한 맏이가!

천년을 기다려온 순간에 검들은 모두가 기뻐했다. 거의 정신이 나갈 정도로 큰 환희에 잠겼다. 그리고 그렇기에 순간이나마 놓치고 말았다.

노틸러스 호의 등장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풍림화산암뇌, 아수라!”

세상 기상곡의 무신 메르헨이 영적영지로 형성된 방벽에 일격을 꽂아넣었다. 선홍빛 광채로 모든 것을 파괴했다.

“용사의 검!”

장화 신은 고양이가 연이어 소리쳤다. 백여 자루에 달하는 검들의 폭격이 쏟아졌다. 일곱 자루 검들의 시야를 흐트려 놓았다.

“크롸라라라라!”

용으로 화한 시온 알테미스가 똑바로 날았다. 거의 추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직 비행이었다.

그 위에 롤랑드가 타고 있었다. 듀렌달을 높이 들어올렸다. 롤랑드는 다른 곳을 보지 않았다. 오직 한 사람만을 보았다.

“미호!”



“막아라!”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한 발뭉이 소리쳤다. 아론다이트와 레바테인이 급히 지면을 박차 도약했다. 시온 알테미스를 향해 저마다의 검을 휘두르려 했다.

“어림없어!”

시현과 세진이 그런 둘을 공중에서 요격했다. 시온이 가는 길을 막지 못하게 했다.

“어둠!”

다인 슬레프가 소리쳤다. 어둠의 장막을 펼치고자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날카로운 한줄기 섬광이 다인슬레프의 오른팔을 박살냈다.

전설의 사냥꾼의 가히 신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저격이었다. 전설의 사냥꾼은 흥분하지 않았다. 제 2격을 준비했다.

“일륜의 힘을 하나로!”

듀렌달이 영광된 빛을 뿜었다. 롤랑드는 섬광을 집어던졌다. 시온의 등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시온은 그대로 나머지 검들을 향해 몸을 던졌다. 소리쳤다.

“가라, 롤랑드!”

“우오오오오오!”

롤랑드는 멈추지 않았다. 당황한 엑스칼리버와 아스칼론을 그대로 지나쳤다. 발뭉을 향해 돌진했다.

“미호!”

발뭉이 검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휘두를 수 없었다.

어째서, 무엇 때문에!

“롤랑드!”

발뭉의 입에서 미호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미호는 들었다. 미호는 보았다. 그리고 그렇기에 죽을힘을 다해 발뭉을 억제했다.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전설의 사냥꾼의 저격이 롤랑드에게 잠시의 틈을 만들어주었다. 엑스칼리버와 아스칼론의 접근을 순간적으로 차단했다. 롤랑드는 놓치지 않았다. 단번에 발뭉에게 접근했다. 그 입술에 입 맞추었다. 혀를 밀어 넣었다.

발뭉은 눈을 크게 떴다. 검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온 알테미스는 미소 지었다.

순백의 섬광이 일었다. 주변 모든 것을 장악하였다.

정령합체,

“미호클레스!”

한 쌍의 여우 귀와 여덟 개의 꼬리.

롤랑드는 고개를 들었다. 듀렌달을 높이 들어올렸다.






챕터 18끝, 챕터 19로 이어집니다.


작가의말

덧글과 추천과 감상은 글쟁이에게 힘을!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덧1) 하루종일 글만 쓰는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한편당 15~20분 정도 걸립니다. 이번처럼 긴 건 한 30분 걸립니...
덧2) SG끝나면 전 한동안 잠수탑니다.
덧3) 아직 끝나려면 좀 더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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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Chapter 19. +75 12.07.16 4,527 9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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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Chapter 16. #1 +15 12.07.13 4,636 87 6쪽
49 Chapter 15. #5 +7 12.07.13 4,613 81 5쪽
48 용어 해설 #5 +22 12.07.12 4,846 5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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