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룡 님의 서재입니다.

SG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취룡
작품등록일 :
2012.08.20 01:36
최근연재일 :
2012.08.20 01:36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613,518
추천수 :
8,501
글자수 :
520,281

작성
12.07.11 00:39
조회
4,918
추천
95
글자
7쪽

Chapter 15.

DUMMY

시온 알테미스는 작은 시험관 안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순간 이미 인간의 언어를 깨친 시온 알테미스는 시험관 너머로 보이는 인자한 얼굴의 사내가 자신을 만든 자라는 사실을 간파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시험관 벽을 짚었다. 아직 설 정도로 자라지 못했기에 앉아서 그렇게 했다. 고개를 들어 보았다.

“시온. 시온 알테미스. 그게 네 이름이란다.”

사내는 안색이 좋지 못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그가 폐병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사내를 보았다. 사내의 푸른 눈동자엔 사랑이 묻어 있었다.

“나는 시즈 알테미스. 네 아버지란다.”

호문클루스인 시온 알테미스는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았다.

인간 남성 마법사 100명의 정액을 배양해 탄생시킨, 조각난 영혼을 걸레처럼 기워 만든 인공생명체.

그 100명분의 정액에는 분명 눈앞의 남자의 것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아버지’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사람이 나를 만들었다.

배양액의 양을 조절하였고, 마법진을 그렸으며, 모든 작업을 총괄하였다.

“아…버지.”

시온 알테미스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직 발성기관이 다 자라지 않아 제대로 된 발음이 나오진 않았지만 사내는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 또한 슬퍼했다.

사내는 사내 스스로의 의지로 시온 알테미스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강요받았기 때문이었다.

누구에게.

그에게.

“성공했군. 성공했어!”

환희에 찬 목소리가 사내의 등 너머로부터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사내는 눈을 꽉 감았다. 정말로 내키지 않는다는 듯 천천히 돌아섰다.

시온 알테미스도 새로 나타난 남자를 보았다. 남자의 눈에는 탐욕과 질시와 분노와 즐거움과 야망이 빛났다.

“유니온 7! 드디어 성공작이 하나 나왔군!”

남자는 ‘아버지’의 어깨를 탁탁 두드렸다. 폐병에 걸린 아버지가 비틀거림에도 계속 그렇게 했다. 크게 웃으며 시험관에 다가섰다. 시온 알테미스를 보았다.

“오오, 확실히 다른 유니온 시리즈들과는 달라. 영혼이 제법 안정적이야. 갓 태어난 주제에 마스터급 마법사 이상의 존재감과 마력이야!”

남자는 시험관에 더욱 다가섰다. 시온 알테미스를 보았다. 시온 알테미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스승님. 이제 갓 태어난 아이입니다. 당장은 좀… 컥!”

‘아버지’는 말을 채 잊지 못하고 쓰러졌다. 아버지와 달리 건장하기 짝이 없는 남자가 아버지의 복부를 후려쳤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바닥에서 꺽꺽거리며 몸을 떨었고, 남자는 그런 아버지에게 침을 뱉었다.

“시즈, 건방떨지 마라. 내가 누구인지 잊은 것이냐?”

아버지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고통 속에 머리를 조아렸다.

남자는 다시 시험관 쪽으로 돌아섰다. 얼굴 한가득 미소를 그리며 시온 알테미스를 보았다. 노란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나는 파라켈수스. 네 주인이다.”

시온 알테미스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시온 알테미스는 눈을 떴다. 온 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속이 좋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욕지기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하아… 하아….”

시온 알테미스는 숨을 골랐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커튼 틈 사이로 새벽빛이 보였다.

넓은 침대엔 시온 알테미스 혼자였다. 시온 알테미스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테이블 위에 올려둔 주전자를 통째로 입에 가져갔다.

“하아… 하아….”

물을 삼키니 그나마 좀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시온 알테미스는 그대로 걸었다. 온몸이 끈적거리는 것이 기분 나빴다. 걸으면서 옷을 벗어재껴 알몸이 되었다. 그대로 샤워 부스 안으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시온 알테미스는 땀을 씻어냈다. 파라켈수스의 끈적한 시선을 머릿속에서 지우고자 노력했다.

아버지는 파라켈수스에게 죽었다.

시온 알테미스 자신을 파라켈수스의 손에서 벗어나게 하려했다는 이유였다.

그것만이 아닐 터였다. 시온 알테미스는 훨씬 더 많은 이유를 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의미한 일이었다.

파라켈수스는 아버지를 죽인 이후에도 유니온 시리즈를 계속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하지 못했다. 시온 알테미스는 여전히 유니온 시리즈의 유일한 성공작이었다.

유니온 시리즈.

한 사람의 몸에 다수의 영혼이 들어간다면, 그리하여 다수의 영혼의 힘을 보유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실험을 할 때마다 실패작이 하나씩 늘었다. 대부분의 실패작들은 몸이 지나치게 허약하거나, 영혼의 결합이 너무 느슨했다. 사실 시온 알테미스도 성공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많았다. 100명 분의 영혼의 힘을 가질 거란 예상과는 달리 기껏해야 열댓 명 분의 힘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파라켈수스는 실험을 계속했다. 실패작들은 실험실에 갇혀 모진 실험을 당하다 죽어갔다.

파라켈수스가 유니온 시리즈에 집착하는 이유를 시온 알테미스는 몰랐다. 그녀가 아는 것은 그저 유니온 시리즈는 실패작이라 할지라도 그녀의 자매인 동시에 아버지의 소중한 아이들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 유니온 시리즈가 하나씩 죽어갈 때마다 시온 알테미스의 마음은 조금씩 더 황폐해져 갔다.

모두가 착한 아이들이었다. 파라켈수스 손에서 그렇게 죽어갈 아이들이 아니었다.

시온 알테미스는 이를 악물었다. 물을 껐다. 수건으로 대충 몸을 닦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자매들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볼 수 없었다.

시온 알테미스는 적당히 옷을 걸쳤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갑자기 윤미호가 보고 싶었다. 강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그 아이가 보고 싶었다.

복도를 가로질렀다. 그리 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온의 방 근처에 미호의 방을 잡았으니까.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

“아기 고양이.”

부르며 불을 켰다.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잠들어 있을 미호를 기대했다. 그런데.

침대가 두 개인데 하나가 비어있었다.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비었고, 다른 하나는 꽉 차 있었다.

시온 알테미스는 눈을 크게 떴다. 소리쳤다.

“윤미호!”

날카로운 외침에 미호가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어버버 거리다 시온 알테미스를 보았다. 겨우 입술을 열어 말했다.

“시, 시온?”

시온 알테미스는 대답하는 대신 눈을 부라렸고, 미호는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춤에 무겁고 커다란 팔 하나가 홀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호는 눈을 크게 떴다.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바로 옆자리. 미호의 허리춤에 팔을 걸친 상태로 아직도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남자가 하나.

미호는 시온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롤랑드를 보았다.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아악!”



&



“뭐, 말 그대로 잠만 잤네요. 괜찮아요, 요원님.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요? 제가 동네방네 소문 다 낼테니 이제 시집은 다 갔어요.”








꼐속


작가의말

덧글은 다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리리플을 안 다는 이유는...

뭐랄까... 예전에 리리플 달다가 한 소리 들은 적이 있거든요. 일부러 리플 뻥튀기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한 때는 문피아에서 리리플을 가능한 못 달게 하던 시절도 있었고요.

위에도 말했지만, 덧글은 다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0

  • 작성자
    Lv.89 첫째별
    작성일
    12.07.11 01:02
    No. 1

    응??짧아요...ㅋ
    파라켈수스랑 시온이랑 대립구도이면서도 파스(파라켈수스)가 시온의 통제권을 가지고있는건가요???
    얼마전에 제한코드를 푸니 마니 해서 숨겨진힘!!같은게 나올줄 알았는데...여전히 딸리는 시온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날랭이
    작성일
    12.07.11 01:02
    No. 2

    아아 우연치 않게 제가 이렇게빨리 보게될줄이야~~ 영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데이모스
    작성일
    12.07.11 01:05
    No. 3

    ㅋㅋㅋㅋ 아웈ㅋ 어쩌다가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사막월
    작성일
    12.07.11 01:08
    No. 4

    오.. 만약 실험이 성공했다면 엄청났겠네요 지금 이미 기상곡의 십대초인급인데.. 성공했다면 피노키오급은 됐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ACHT.W
    작성일
    12.07.11 01:30
    No. 5

    열 댓명인데 100명분이면........ 오오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안성탕면
    작성일
    12.07.11 04:22
    No. 6

    시집은 다갔네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極限光
    작성일
    12.07.11 08:28
    No. 7

    저것이 그것!!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나우(羅雨)
    작성일
    12.07.11 08:33
    No. 8

    잘 보고 갑니다 ㅋ
    검들과 페라켈수스?? 이놈과의 동맹이 이뤄질거 같다는... 예감이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Fooler
    작성일
    12.07.11 09:07
    No. 9

    황제와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alvink
    작성일
    12.07.11 09:41
    No. 10

    잼나게 보고갑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필리온
    작성일
    12.07.11 09:44
    No. 11

    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여우배
    작성일
    12.07.11 10:28
    No. 12

    전 스피커요원이 마음에드는데 소개좀시켜주세...<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첫째별
    작성일
    12.07.11 13:57
    No. 13

    읽다가 문득 든생각 댓글이 짧은이유!!
    그건 연참을 해서 사람들이 중간에는 댓글을 안달아서???잉??ㅋ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티미.
    작성일
    12.07.11 17:46
    No. 14

    혹시 제가 쓴 뎃글을 보고 하신말씀인가요..???
    제 기억으로는 한때 뎃글수가 오베나 월베 이런데 들어가는 사항이라서 제한됬었던걸로..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다른 모 작가님께서는 후기에 리리플을 달기도 하시지만....

    취룡님 같은 경우는 확실히 후기에 혼잣말..? 비슷하게 답변을 하시거나 용어해설에서 리리플의 역할을 해주고 계시니...
    그쪽에서 소통을 느껴서 뎃글을 더 남기게 되는듯...ㅋㅋㅋ

    무튼... 이제 슬슬 인기투표 할때가 되지 않았나요...??

    스피커 요원님의 상당한 활약이 기대되는데...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fartar
    작성일
    12.07.11 22:52
    No. 15

    ㅋㅋㅋㅋㅋ
    아니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츠키군
    작성일
    12.07.20 22:43
    No. 16

    저 목소리의 정체가 굼긍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김옹金翁
    작성일
    12.07.21 21:41
    No. 17

    도대체 작가님은 무슨 방법으로 이렇게 글을 쓰시는 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3.10.30 21:46
    No. 18
  • 작성자
    Lv.96 didukeoo..
    작성일
    14.02.22 10:51
    No. 19

    스피커 요원님 제가 광팬할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4.11.08 00:54
    No. 20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G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0 Chapter 21. #2 +8 12.07.20 4,392 76 13쪽
69 Chapter 21. +16 12.07.20 4,604 81 13쪽
68 Chapter 20. #4 +17 12.07.19 4,436 80 10쪽
67 Chapter 20. #3 +31 12.07.19 4,561 76 15쪽
66 Chapter 20. #2 +22 12.07.18 4,522 75 9쪽
65 Chapter 20. +22 12.07.18 4,386 79 8쪽
64 용어 해설 #7 +9 12.07.18 4,224 44 6쪽
63 Chapter 19. #3 +25 12.07.17 4,578 84 11쪽
62 Chapter 19. #2 +10 12.07.17 4,389 80 10쪽
61 Chapter 19. +75 12.07.16 4,527 95 8쪽
60 Chapter 18. #4 +23 12.07.16 4,641 79 17쪽
59 Chapter 18. #3 +15 12.07.16 4,378 79 10쪽
58 Chapter 18. #2 +12 12.07.15 4,616 78 8쪽
57 용어 해설 #6 +11 12.07.15 4,561 51 6쪽
56 Chapter 18. +12 12.07.15 4,533 79 6쪽
55 Chapter 17. #3 +15 12.07.15 4,477 86 12쪽
54 Chapter 17. #2 +20 12.07.14 4,713 82 8쪽
53 Chapter 17. +18 12.07.14 4,599 83 9쪽
52 Chapter 16. #3 +29 12.07.13 4,607 88 12쪽
51 Chapter 16. #2 +20 12.07.13 4,612 81 14쪽
50 Chapter 16. #1 +15 12.07.13 4,636 87 6쪽
49 Chapter 15. #5 +7 12.07.13 4,613 81 5쪽
48 용어 해설 #5 +22 12.07.12 4,846 54 10쪽
47 Chapter 15. #4 +21 12.07.12 4,715 101 8쪽
46 Chapter 15. #3 +114 12.07.11 5,086 101 8쪽
45 Chapter 15. #2 +19 12.07.11 4,878 91 7쪽
» Chapter 15. +20 12.07.11 4,919 95 7쪽
43 Chapter 14. #4 +20 12.07.10 5,067 91 6쪽
42 Chapter 14. #3 +31 12.07.09 4,920 108 11쪽
41 Chapter 14. #2 +13 12.07.09 4,967 8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