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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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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9.26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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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57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57



“민아!”

“예, 형님!”

“니가 선두에 서라.”

“예.”

“태민 형님!”

그때 소개가 나선다.

“왜?”

“오늘만 선두를 제가 서겠습니다.”

“니가?”

“예. 제가 번개를 맞으면서 많은 양의 기운을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잘됐다. 안 그래도 저들의 기운의 받아들이기가 조금 부담스러웠거든.”

태민은 흔쾌히 소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소개가 선두에 서고, 중간에 태민과 태운이, 그리고 마지막에 일초가 선다. 강시들과 다른 건 격체전공이 아니라 손을 잡고 선다는 점이다.

“자연무예를 펼치려나 봐요.”

“그렇소. 잘 보시오. 앞으로 낭자도 배워야 할 테니까.”

“근데 막내가 선두에 서는 이유는 뭘까요?”

“번개를 맞아서 그런가 보오.”

“번개를 요?”

“그렇소. 지금 막내의 몸은 많은 양의 기운을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상태라오.”

“아, 번개를 맞으면서 혈도들이 커졌나 봐요.”

“그렇소.”

곤일과 자미도 형제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근데 공자님.”

“.....?”

자미의 목소리가 무거워지자 곤일은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쳐다본다.

“계속 절 그렇게 부르실 건가요?”

“당신도 날 공자님이라고 부르잖소?”

“그건 그렇지만.... 그럼 저도 정랑이라고 부를래요.”

“그럼 난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자미라고 부를까?”

“전 좋아요.”

“알았소. 자미.”

“예. 정랑.”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분위기를 잡는다. 사람들은 이런 위기상황에 무슨 사랑타령이냐고 할 테지만, 원래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은 지축을 흔드는 충격파에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린다.

콰콰콰쾅쾅쾅!

금강강시 열 명이 격체전공을 통해 모아진 내력을 네 사람을 향해 보내면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대단하군요. 대단해. 대체 어디서 저런 놈들이 나왔을까요?”

제갈가주는 일초와 형제들을 보고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게 적마교주를 자극한다.

“그래봐야 곧 가루로 사라질 놈이요. 금강강시 두 놈이면 나도 견디기 어렵소. 그 정도로 강한 기운을 가졌소. 근데 저 어린놈들이 무슨 힘으로 열 명의 금강강시와 맞선단 말이오?”

“그 말대로라면 벌써 승부를 끝났어야죠. 근데도 멀쩡하잖소?”

“그건....으음!”

적마교주는 제갈청의 말에 반박하지 못한다. 그때 하늘의 찌르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꺄아아아....악!”

금강강시들이 지르는 소리다.

“저..저놈들이 왜 저러지?”

적마교주는 영문을 몰라 다시 피리를 분다.

삐이이이익!

공격명령이다. 하지만 비명이 끝나기는커녕 계속 이어진다. 소리도 점점 더 커진다. 이유는 이렇다. 일초를 비롯한 네 사람이 처음에는 자신들의 기운을 소개에게 집중해서 금강강시와 맞섰다. 그래서 균형을 이루며 한 동안 기 싸움을 했다.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양측의 기운은 지붕 위의 대표자들이 밀려날 정도로 강력하다. 근데 갑자기 네 사람이 자신들의 기를 회수하고 강시들의 기운을 받아들이자 상황이 돌변한 것이다. 그들의 기운이 소개를 통해 들어오자 일초가 네 사람의 전신을 다섯 바퀴 돌렸다. 모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덕분에 네 사람의 전신 혈도들이 배 이상 커졌다.

이때까지도 강시들이 당황은 했지만 고통을 느끼진 못했다. 문제는 그 다음 일초가 그들의 기운을 모두 바깥으로 내보내면서 생겼다. 기운이 엄청난 속도로 들어왔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파라라라랑...!

“저..저게 뭐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시들은 모두 사라지고 옷가지만 허공을 날아다닙니다.”

슈아아아앙!

“저..저건 또 뭐요?”

“피..피하시오!”

엄청난 파공성과 함께 거대한 기운이 건물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다.

쿠아아아앙!

일초의 몸에서 빠져나온 금강강시의 기운이 허공을 날아다니다가 영웅맹의 대표자들이 있던 건물에 부딪힌 것이다. 잠시 후 먼지가 가라앉자 건물이 있던 그 자리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심지어 십여 명의 대표자들조차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 자리에 일초와 동생들이 나타난다.

“추적할까요?”

“놔둬라. 그보다 명이 형 문제가 급하다. 늦진 않아야 할 텐데....”

“괜찮을 겁니다. 가시죠.”

“그래.”



장안(長安).

오후 시간, 왕명과 형제들은 시장을 둘러보는 중이다. 다행히 지난 번 영춘왕부 사건으로 다친 왕명은 무진이 만든 영혼단의 도움으로 상처가 치료되었다. 영단의 도움도 있었지만 조충과 추개의 극진한 간호가 없었다면 상당히 오랫동안 고생했을 것이다. 특히 비밀 장소는 ‘중원의 빛’이 제공해서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일행은 등룡왕부가 있는 장안으로 왔다.

오래된 도시라서 거주민도 많지만, 여행객들로 온 시내가 붐빈다. 특히 시장은 외지인들로 꽉 들어차 있다. 왕명과 형제들도 벌써 반 시진 넘게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형님! 이건 어떻습니까? 누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조충이 장신구 가게에서 작은 노리개를 하나 집어 들고 왕명에게 속삭인다.

“예쁘긴 하네. 근데 누이가 그런 것도 좋아하니?”

“형님,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겁니까? 아니면 부끄러워서 일부러 그럽니까?”

옆에 있던 추개가 핀잔을 준다.

“야! 모를 수도 있지. 형님이 살아오면서 이런 데 신경 쓸 틈이 어디 있었니?”

“그러니까 형님이 오랜 세월 다른 여인에게 눈길 한 번 안 줬다는 말을 하시고 싶은 거요?”

“그건 사실이잖아?”

“그래서 형은 참 좋겠수. 여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매형을 둬서. 언제는 거시기가 고장 나서 밤일을 못할 까봐 걱정하더니.”

“야! 야! 내가 언제 그랬어!”

이렇게 추개와 조충은 왕명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인다. 이러면서 서로 전음을 주고받는다.

‘형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상황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그래 천년회는 어떻게 됐느냐?’

‘연락은 취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

‘아직도 우릴 따르고 있습니다.’

‘아는 자들이냐?’

‘아닙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마 미행자들이 있는 모양이다.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것 같진 않으니까 조금만 더 지켜보자. 아니다. 시장을 벗어나서도 계속 미행하면 확인하자.’

왕명은 미행자를 확인하기로 한다.

‘알겠습니다.’

이들은 지금 등룡왕부로 향하고 있다. 최근 왕명이 여러 정보를 분석해서 판단한 결과 등룡왕부가 세심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직접 확인하러 온 것이다. 근데 이들은 장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미행을 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세심각이 아닐까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일행은 조충이 왕명에게 권한 노리개를 포함해서 여러 개의 물품을 산 다음 시장을 벗어난다.

“저기가 좋겠습니다.”

시장을 지나 주택가의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들자 추개를 선두로 걸음을 멈추고 거목의 그늘 밑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어라! 그 사이 사라졌습니다.”

“후후후! 그들도 우리처럼 조용히 장안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우리 착각이었군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의 기운이 굉장히 친숙했던 거 같습니다.”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럼 곧 만나게 되겠지. 그보다 등룡왕부에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단 등룡왕부를 살펴본 다음 숙소를 정해서 그곳에서 논의를 하시죠.”

“그게 좋겠다. 추개야!”

“예. 형님.”

왕명이 추개를 찾는다.

“아무래도 개방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알겠습니다.”

“그럼 묵사회가 섭섭하겠지?”

이번에는 조충에게 시선을 옮긴다.

“안 그래도 지시를 내렸습니다. 아마 숙소를 정하면 연락이 올 겁니다.”

“그럼 됐다. 자, 이제 등룡왕부를 둘러보자.”

왕명을 선두로 형제들은 다시 시장으로 들어간다. 등룡왕부는 반대쪽 방향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일행이 시장을 한 바퀴 더 돌고 반대편 주택가로 접어들자 작은 소란이 벌어지고 있다.

“후후후! 저거였군.”

그걸 보며 왕명이 웃는다. 그곳에는 일단의 사람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한쪽은 왕명 일행도 알고 있는 천마경극단원들이고, 반대쪽은 등룡왕부의 무사들이다.

“천마경극단이면 대형이 말씀하신 그 경극단이잖습니까?”

“아까 우리를 뒤따라 온 것도 저들이었군요.”

일행의 시선이 모두 천마경극단에 집중된다. 그곳에는 단장과 행수의 모습도 보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등룡왕부의 무사들이 천마경극단이 시장 입구에 무대를 설치하는 걸 막고 있다.

“대체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뭐요?”

천마경극단의 단장 청원이 상대 책임자에게 강력하게 항의한다.

“왕야께선 번잡한 걸 싫어하신다.”

이유는 간단하다. 등룡왕이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것 보시오. 우린 관부에 세금도 다 냈소. 대체 관부도 가만있는데 등룡장이 무슨 권리로 나서는 거요?”

“넌 누구냐?”

“천마경극단의 단장이오.”

“그래서 철수를 못하겠다는 거냐?”

“우린 단원만 해도 수백 명이 넘소. 그 인원이 공연을 하지 않고 어떻게 먹고 살란 말이오?”

“먹고 사는 게 문제란 말이지? 좋다. 그럼 등룡장에서 공연을 한 번 해라. 1년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게 해줄 테니까.”

등룡왕부가 공연을 막은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책임자는 천마경극단이 장안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다.

“누굴 위해 공연을 하란 말이오?”

“누구긴 누구야? 왕야와 가족을 위해서지.”

“그것도 곤란하오.”

“뭐..뭐라고? 감히 등룡왕부의 명을 거부한단 말이냐?”

“미안하지만 우린 특정 조직이나 개인을 위한 공연은 하진 않소.”

“감히 경극단 따위가 왕부를 무시해?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챙!

책임자와 부하들은 검을 뽑아든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아서 해치진 못한다. 대신 이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흥! 네놈은 곧 후회하게 될 거다.”

그때 뒤쪽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쯧쯧, 고지식한 건 여전하군.”

“누구... 아니, 형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나야 일 때문에 왔지.”

왕명과 천마경극단주 청원은 형님, 아우 할 정도로 잘 아는 사이였다. 그건 무진과 형제가 되기 전부터 그래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왕명은 청원의 뒤에 서 있는 행수에게도 인사를 한다.

“오랜만일세. 2년 만이던가?”

“예. 그 동안 적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닐세. 우리가 워낙 떠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된 게지.”

“하하하! 어르신은 대형의 말씀대로 여전하시군요.”

왕명은 무진을 거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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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9 +5 19.09.18 1,867 20 11쪽
329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8 +6 19.09.17 1,926 23 11쪽
328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7 +6 19.09.16 1,955 25 11쪽
327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6 +6 19.09.15 1,989 22 11쪽
326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6 19.09.14 1,939 22 11쪽
325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4 +4 19.09.13 1,975 21 11쪽
324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6 19.09.12 1,961 21 11쪽
323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2 +6 19.09.11 2,008 27 11쪽
322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1 +4 19.09.10 2,021 23 11쪽
321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4 19.09.09 2,034 24 11쪽
32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39 +4 19.09.08 2,13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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