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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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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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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1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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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77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77



“하지만 누님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저길 봐라.”

일초가 가리킨 곳엔 자미가 한 여인을 업고 이곳으로 걸어오는 게 보인다.

“누..누님!”

제중은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

“넌 언제까지 날 누님이라 부를 거니?”

문희는 제중의 손을 잡으며 웃는다.

“괜찮은 거야?”

“아가씨가 아니었으면 널 다신 보지 못했을 거야.”

“고..고마워요.”

“언니가 동생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제가 어떻게 동생이에요?”

사실 자미와 문희는 동갑니다.

“중이가 동생이니까 당연히 너도 동생이지. 근데 넌 중이더러 누님이라 부르지 말라고 하면서 왜 동생 취급을 하니?”

“죄..죄송해요. 정랑, 괜찮으세요?”

“예, 저도 당신처럼 누님과 형님들이 아니었으면 여길 오지 못했을 겁니다.”

“언닌 왜 우릴 구하셨어요?”

문희는 순순히 자미를 언니라 부른다.

“우린 너흴 형제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형제는 당연히 구해야지.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우린 누님의 형제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사람에겐 자격이 따로 없다. 또한 형제는 그런 걸 따지지 않는다.”

“참,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아까 형님들이 이상한 놈들에게 당하고 있었는데....”

제중은 형제란 말에 깜짝 놀라며 태민 사형제와 곤일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근데 순간 몸이 굳는다.

“네 눈엔 저게 당하는 거로 보이니?”

“아..아니 어떻게 된 거죠?”

제중은 놀란 나머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는데...”

태민 사형제와 곤일을 공격한 자들은 강시들로 황금이 든 상자를 지키는 수호자이다. 세 사람은 자연무예를 이용해서 강시들의 기운을 흡수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그런 다음 지금은 생사무로 강시들을 하나씩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미 반 이상의 강시들이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도 못한다.

“싸움은 끝나봐야 아는 거란다. 이제 문희도 왔으니 저 인간과의 문제를 해결해야지. 가자!”

“예, 누님!”

제중은 현령을 향해서 걸어간다. 한편 유석은 강시들의 상황을 보면서 제 정신이 아니다.

“마..말도 안 돼! 네놈들은 누구냐?”

“글쎄? 너 정도면 알 것도 같은데, 모른다면 넌 왕따를 당한 거지. 쓰고 버리는 패란 말이야.”

‘무림에 이런 놈들이 있단 소린 들은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놈의 말처럼 내가 형들로부터 고립된 걸까? 그건 아닐 거다. 만약 처음부터 그럴 거였으면 자금책이란 중책을 맡기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내게 연락을 하지 못할 만큼 상황이 안 좋다는 거다. 천 명에 이르는 군 병력을 무력화시키고, 삼십 명의 강시들을 제압할 정도면 결코 나 혼자 당해낼 수가 없다. 일단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

유석은 상황판단을 끝내고 도망칠 궁리를 한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

“쯧쯧, 되지도 않는 머리를 굴리느라 고생이 많다. 그러다 일찍 노망이 드는 수가 있다.”

“흐흐흐,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너무 좋아하지 마라. 돌아와서 모조리 쳐 죽여줄 테니까.”

유석은 그 말을 남기고 건물 안으로 사라진다.

“도..도망칩니다. 야!”

제중은 뒤따라 들어간다.

“그냥 둬라.”

“형님!”

제중도 이제 일초를 형님이라고 부른다.

“출구가 어딘지 알고 있지?”

일초는 대답 대신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중년인에게 묻는다.

“모..모릅니다. 비밀통로는 대인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기억날 때까지 맞는 수밖에. 중아!”

“예, 형님!”

“죽여도 좋다. 출구를 알아내라.”

“예, 형님!”

제중은 대답을 하곤 중년인을 향해 걸어간다.

“자..잠깐만. 형님!”

이번에는 천기주가 나선다.

“왜, 저놈하고 해결해야 할 거라도 있니?”

“예. 저 놈은 현령의 오른팔인 집사로 운정에서 가장 악명 높은 자입니다. 특히 시장 상인들에겐 악마란 소릴 들을 정도로 악랄하게 해왔습니다. 아마 저 놈 손에 죽은 이만 해도 백 명은 넘을 겁니다. 제 손으로 처리하고 싶습니다.”

“그런 놈이라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지. 가능하면 죽어서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해줘라.”

“예, 형님! ‘고문의 신’이라는 일초살수만큼은 못하더라도 저 놈 손에 죽은 영혼들이 편히 눈 감을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으하하하하하! 그놈 참 마음에 들게 말하네. 야, 민아! 너 들었지? ‘고문의 신’이란다.”

“언제는 ‘고문의 마술사’라고 하더니 바뀌었습니까?”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난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니까. 하여튼 ‘고문의 신’이란 말은 지금까지 들은 말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

“좋겠습니다. 그런 칭송도 듣고.”

“당연하지.”

일초와 태민이 대화하는 걸 들은 천기주와 제중은 놀라 눈알이 터질 지경이 된다.

“주..중아! 이게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긴요? 큰 형님이 일초살수란 말이잖아요?”

“그래. 너도 그렇게 들었지?”

“예!”

“됐다.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고, 그 놈이나 처리해라.”

“예, 형님!”

“아..아닙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 제가 직접 안내하겠습니다.”

사실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집사다. 그는 일초살수란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걸 포기했다.

“안 돼! 인정 못해! 넌 내 손에 죽어야 해.”

천기주는 집사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댄다.

“컥! 컥! 컥!”

“형님! 형님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참으세요.”

곤일이 그의 손을 잡고 진정시킨다.

“형님? ....”

천기주는 곤일이 형님이라 부르자 그만 손에 힘이 풀린다. 그는 일초와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됐지만, 일초의 동생들도 자기를 형님이라고 부를 줄은 몰랐다.

“일이와 자미는 마차를 지키고 있고, 우린 간다. 앞장서라!”

“예. 이쪽으로 오시지요.”

집사는 황급히 일행을 바깥으로 안내한다. 아마 비밀통로의 출구가 바깥에 있는 모양이다.

“저쪽은 야산이잖아?”

“그렇습니다. 출구를 최대한 현청에서 멀리 만들었습니다.”

“그놈은 이대로 태양장으로 도주하겠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놈이 평소 돈을 많이 가지고 다녀?”

“그렇진 않습니다. 돈은 항상 제가 관리합니다.”

“집사니까 그렇겠지? 근데 여기서 태양장엘 가려면 적어도 보름은 걸릴 텐데 무슨 돈으로 가지?”

“.....”

갑자기 집사가 말을 못한다.

“중간에 출구가 있지?”

“그..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입니다. 크아악!”

집사는 일초의 발길질에 명치를 맞고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기주야!”

“예, 형님.”

“아무래도 니가 맡아야겠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아..아닙니다. 대부인의 침실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쪽입니다.”

집사는 천기주가 나서려 하자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앞장선다. 근데 방향이 정 반대다.

“한 번만 더 장난치면 그땐 피똥을 싸게 해주마.”

“아..알겠습니다.”

집사가 대답하며 작은 문을 통과하자 멀리서 한 사람이 빠르게 도주하는 게 보인다.

“유석입니다.”

천기주가 손으로 가리킨다. 동시에 태운이 손살 같이 달려간다.

“우린 기다린다.”

일초는 태운만 보낸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유석은 절정의 고수입니다.”

“맞습니다. 그는 태양장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라고 했습니다.”

천기주에 이어 제중도 태운을 걱정한다.

“그건 걱정 말고, 근데 솔개와 번개는 어딜 갔느냐? 아까부터 안 보이네.”

“예, 당분간 황금을 숨길 장소를 찾으러 갔습니다.”

“잘 생각했다.”

“저기 옵니다.”

일초 일행이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개방 운정분타주 솔개와 그 부하 번개가 달려온다.

“알아봤느냐?”

“예. 적당한 곳이 있습니다.”

“그럼 마차를 그곳으로 옮기고 황금상단에 연락을 취해라.”

“예.”

“이건 황금상단의 분타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분명히 단주의 의견을 듣고 처리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솔개와 번개는 대답을 하더니 다시 어디론가 떠난다.

“운이가 옵니다.”

이번에도 태민이 먼저 발견한다. 어떻게 했는지 유석의 몸은 축 늘어졌고, 태운이 머리카락을 잡고 끌고 온다.

“깨워라!”

“예!”

천기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가서 손바닥으로 유석의 뺨을 때린다.

“으음!”

쫘악! 쫘악!...

천기주는 유석이 정신을 차렸음에도 불구하고 연속으로 열 대를 때린다. 그 나름의 보복하는 방식이다. 일초나 형제들은 그걸 알면서도 묵인한다.

“두 번 질문하지 않는다. 질문 내용은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구의 지시를 받았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네 아버지의 소재다.”

“뭐..뭐라고?”

유석은 아버지란 말에 깜짝 놀란다.

“뭘 그렇게 놀래?”

“죽은 사람의 소재지를 물으니까 당연히 놀라지. 아버진 30년 전에 돌아가셨다.”

“내가 말했지? 기회는 한 번뿐이라고. 기주야!”

“예, 형님!”

“끄아아악!”

천기주는 검으로 유석의 왼쪽 팔을 잘라버린다.

“이번에는 다리다. 니 애비는 어딨느냐?”

“.... 끄아아아악!”

정말 천기주는 검으로 유석의 왼쪽 무릎을 완전히 잘라버린다.

파팟!

곤일이 바로 혈도를 제압해 지혈한다.

“이번에는 목이다. 장례도 안 지내고, 무덤도 없는 니 애비는 어디에 있느냐?”

“난 모른다.”

“그럼 죽어라.”

일초가 고개를 끄덕이자 천기주가 비릿하게 웃으면서 검을 들어올린다.

“자..잠깐!”

“필요 없다. 네놈이 아니라도 대답할 놈은 수두룩하다. 기주야!”

“예, 형님! 너무 쉽게 보내는 것 같아 아쉽지만.... 잘 가라!”

천기주는 두 손으로 검을 들어 올리더니 유석의 목을 겨눈다. 이제 내리치기만 하면 된다.

“자..작은 형이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계신 곳은 큰 형도 모릅니다. 정말입니다.”

“그럼 작은 형은 어딨냐?”

“그..그건... 끄아악! 케엑!”

“개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누굴 바보로 아나?”

일초는 유석이 자꾸 시간을 끌자 화를 참지 못하고 발로 무자비하게 구타한다. 불과 열 대 밖에 때리지 않았는데도 몸이 완전히 걸레가 된다.

“끌고 가서 현청 앞에 거꾸로 매달아라. 돌멩이에 맞아 죽을 때까지 누구도 풀어주지 못하게 하고.”

“알겠습니다.”

천기주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던지 대답을 하고는 즉시 유석을 업는다.

“소...소림에 있습니다. 제..제발 그냥 죽여주십시오. 제발!”

유석은 겁을 먹고 사실대로 말을 한다. 근데 그의 대답에 일초 형제들은 잠시 침묵을 지킨다. 소림에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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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9 +5 19.09.18 1,867 20 11쪽
329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8 +6 19.09.17 1,926 23 11쪽
328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7 +6 19.09.16 1,955 25 11쪽
327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6 +6 19.09.15 1,989 22 11쪽
326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6 19.09.14 1,939 22 11쪽
325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4 +4 19.09.13 1,975 21 11쪽
324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6 19.09.12 1,961 21 11쪽
323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2 +6 19.09.11 2,008 27 11쪽
322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1 +4 19.09.10 2,021 23 11쪽
321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4 19.09.09 2,034 24 11쪽
32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39 +4 19.09.08 2,13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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