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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연재수 :
5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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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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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25,608

작성
19.09.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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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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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명심해라. 장난은 안 통한다.”

흑마는 확인사살까지 한다. 잠시 후, 적마대군이 초능력자들이 사라지는 걸 확인하곤 손짓을 한다. 근데 이때부터 뺨 때리는 소리와 비명이 주루 안을 가득 메운다.

쫘악! 쫘악! ....

“아악! 아악! 아아악!....”

흑마가 이 공자 멱살을 잡고서 뺨을 때린 것이다. 순식간에 스무 대를 맞고 그는 기절해버린다. 입안에선 피가 흘러나오고, 뽀얀 이빨이 두 개나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다.

“이...이게 무슨 짓이오? 약속이 틀리잖소?”

소장주는 항의한다. 하지만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다. 그걸 흑마가 모를 리가 없다. “흐흐흐, 흐뭇한 모습이구나. 형제간에도 동물세계의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는 걸 보니 태양장의 미래가 훤히 보인다.”

“당신도 잊지 마시오. 태양장과의 약속을 어긴 자들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테니까.”

“으하하하하! 너 방금 약속이라고 했니? 뒷골목 똥개들이 웃겠다. 고금제일인과 하늘에 한 맹세를 파기한 놈들이 누구더러 약속을 어겼다고? 그리고 내가 언제 약속을 어겼느냐? 난 돌려준다고 했지 그냥 돌려준다는 얘긴 하지 않았다. 오냐! 이양 약속을 어겼다는 소릴 들었으니 아예 태양장의 씨를 말려버려야겠다.”

흑마는 이공자의 목을 잡고 정말로 뽑는 시늉을 한다. 만약 이때 적마대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정말 이 공자 유호는 이 세상을 하직했을 것이다.

“선배, 놈들이 돌아옵니다.”

“하하하하! 이렇게 되면 내가 당한 거네. 처음부터 네 놈은 날 속일 생각이었다. 크크크크크! 그래. 다 같이 죽자.”

흑마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그는 제일 싫어하는 게 속임수다. 고금제일의 악마란 별호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로 유명하다. 근데 새파랗게 어린 후배에게 당한 것이다.

“흑마 선배! 더 이상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소. 동생만 돌려준다면 조용히 떠나겠소.”

“크크크크! 날 바보로 만들어 놓고,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씨발! 이런 게 아니었는데. 좆 됐다.’

소장주도 흑마가 한 번 꼭지가 틀어지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란 걸 알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날아와서 이 공자를 가로채지 않았다면 정말 목을 뽑아버렸을 지도 모른다.

“데리고 떠나라! 이 인간이 돌아버리기 전에!”

백마다. 그는 이 공자를 소장주에게 던지곤 흑마의 혈도를 제압해버린다.

“쌍마! 이 수모는 절대 잊지 않으마. 네놈들의 저승행은 반드시 우리 태양장이 책임진다. 반드시!”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네놈은 그 주둥이 때문에 제 명대로 못 살 거다.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주둥이를 바늘로 촘촘히 기워라.”

백마는 동생을 안고 도주하는 소장주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없던 일로 하자고요?”

“말 그대로입니다. 쌍마 선배와 맺은 주종 관계를 물리겠다는 겁니다.”

“.....?”

쌍마는 태운의 말에 어이가 없는 듯 멍하니 서로 쳐다본다. 이들은 장소를 객잔으로 옮겨 얘기를 하고 있다.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네요. 큰 맘 먹고 결정한 건데.”

“그게 아니라... 갑작스런 일이라서.”

“그럼 원래대로 할까요?”

“.....?”

쌍마는 쉽게 결정을 못한다. 고금제일의 악인이란 별호를 가진 자신들이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에게 주인이라고 부르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관계를 정리하자니 태운이 가지고 있는 무공이 너무 탐이 난다. 그러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좋습니다. 그럼 형제가 되는 건 어떻습니까?”

“혀..형제? 정말입니까?”

“선배님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못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군요.”

“그게... 죄송합니다.”

“정확하게 말씀하세요. 저랑 형제가 될 생각이 있긴 합니까?”

“무..물론입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가문의 영광이옵지요.”

“삼생의 홍복입니다.”

쌍마는 정중하게 머리를 조아린다.

“쯧쯧, 형제가 되겠다는 분들이 이러시면 곤란하죠. 형제가 되면 당연히 제가 동생이 될 텐데, 안 그렇습니까?”

“그건 곤란합니다.”

백마가 강력하게 반대한다.

“왜요?”

“무림에선 나이를 떠나 실력으로 서열을 결정합니다.”

“무림은 그런지 모르지만 저희 형제는 모든 걸 나이순으로 정합니다.”

“그 말씀은 형제가 여럿 있다는 말씀입니까?”

“생사결의를 맺은 형제들이 열이 넘습니다. 두 분은 그 중에서 서열 이, 삼위에 해당됩니다.”

“아!”

“이분들도 형제분들인가요?”

“그렇습니다. 저의 대형이십니다. 인사하시지요.”

태운은 무진을 소개한다.

“예에? 서열은 나이순으로 한다고 하셨는데...”

흑마는 무진의 얼굴을 보곤 의아하게 생각한다.

“하하하! 걱정 마세요. 선배님보다 배도 더 나이가 많으십니다.”

“예에? 설마 농담은 아니시죠?”

“그건 차차 아시게 될 겁니다. 그보다 적마대군께선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이 친구는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저 역시 선배님들과 형제가 된다는 게 부담은 되지만, 새로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대형의 허락만 떨어지면 정식으로 형제가 되실 것입니다.”

“근데 저희를 어떻게 판단하시고 형제로 받아들이십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개방과 묵사회, 그리고 그 외 몇 개의 조직에서 선배님들과 적마대군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를 했습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여러분은 일차 심사를 통과하신 셈입니다.”

“아! 개방과 묵사회도 모자라 다른 곳에서도 조사를 했다고요? 이거 어째 완전히 발가벗겨지는 느낌입니다.”

“허허허! 오늘이 100년 가까이 살면서 놀랐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놀라는 것 같습니다.”

“전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선배님들을 따르기로 했으니 끝까지 믿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저희 대형이십니다. 고금제일인이시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쪽은 형수님입니다. 저흰 누님이라고 부릅니다.”

태운은 무진을 고금제일인이라고 소개한다.

“.....”

쌍마와 적마대군은 말을 못하고 서로 쳐다보며 한동안 히죽거리며 웃기만 한다.

“믿고 안 믿고는 세 분의 몫입니다. 하지만 대형 앞에서 모욕적인 행동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태운이 세 사람의 행동에 일침을 놓는다.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말씀하시게.”

“허억!”

말은 백마가 했는데 놀라는 건 흑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태운에게서 무진을 소개받은 후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분명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건 무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도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온다.

“탁이에 관해서 묻고 싶은 거냐?”

“조..조사님을 알고 계십니까?”

“쯧쯧, 한심한 놈. 내가 탁이와 인연도 없는데, ‘고금제일의 악마’란 놈들을 형제로 받아들이겠느냐?”

“흑마와 백마가 주인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쌍마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무릎을 꿇는다. 아니 그건 마음뿐이고, 몸은 움직이지 못한다.

“아무에게나 주인이래. 탁이가 저승에서 니들을 보면 뭐라 하겠느냐?”

“한심하다고 하시겠죠? 하지만 조사님의 주인님을 뵙는데, 어찌 그냥 있을 수 있겠습니까?”

“됐다. 탁이는 내게 형제 같은 존재였다. 안 그래도 탁이와 정식 형제의 연을 맺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다. 이제 후인인 니들을 만나 형제가 되고자 한다. 내 소원을 들어주겠느냐?”

“무..물론입니다.”

“크흐흐흐흑! 조사님이 이 모습을 보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그놈은 성질을 부리겠지. 왜 자기만 빼고 재밌게 지내냐고. 그럼 난 이렇게 말할 작정이다. 너와 형제가 되지 못한 한을 니 후인들과 같이 나누고자 하니 허락해달라고. 그래주겠니?”

“이 흑마! 조사님을 대신해서 기쁜 마음으로 고금제일인의 뜻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 그래. 고맙구나. 고마워. 이리 오너라. 동생들아!”

무진은 일어나서 쌍마와 적마대군을 끌어안는다. 근데 오른쪽 팔은 없는데도 옷자락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대형! 체신을 지키세요.”

태운이 말리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그렇게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야! 난 분위기 좀 잡으면 안 되니? 200년도 더 지났다. 옛날 생각해서 모처럼 분위기 좀 잡으려 했더니, 동생이란 놈이 도와주질 않네.”

무진이 이렇게까지 쌍마를 반기는 건 그들의 조사인 탁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원탁(元鐸).

그는 죽음을 무진과 함께 한 인물이다. 나이는 무진보다 열 살이나 더 많고 무공도 천하제일의 수준이지만, 무진의 경호담당 부하로 오십 년을 함께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무진이 배신자 초일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자 그를 막아선 인물이다. 그 때문에 그는 목숨을 잃었고, 대신 무진은 급소를 피해 생존할 수 있었다. 무진에겐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


“탁이는 부하이기에 앞서 형이었고,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내가 우울할 때면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지.”

독백하듯이 말하는 무진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미안해요.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정랑, 실컷 우세요. 이젠 제가 있잖아요.”

“죄송해요. 제가 철이 없어서 오라버니의 외로움을 몰랐어요.”

가려와 호란, 그리고 월미공주의 영혼이 번갈아 무진을 위로한다.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쌍마와 적마대군은 어리둥절해한다.

“내가 추태를 보였구나. 너희를 보니까 탁이와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 잠시 감회에 젖었다. 당분간은 이상한 일들이 많을 거다. 모두 내가 너무 오래 살다 보니 생긴 일이니 니들이 이해해다오.”

“아니옵니다. 저희들이야 말로 고금제일인을 뵙게 되어 기쁘기 한량이 없습니다.”

“쯧쯧, 대형은 과거보단 현재를 살고 싶은 분입니다. 고금제일인이란 명예도 오래 전에 버렸습니다. 그냥 대형으로 대해주십시오.”

태운이 보충 설명을 한다.

“그래도...”

“그런 얘긴 나중에 하고, 한 가지 다짐을 받을 게 있다.”

“다짐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무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찔리는 게 있는지 쌍마의 표정이 굳어진다.

“과거의 쌍마는 잊어라. 적마대군이 말했듯이 새로운 삶,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적마대군은 이미 결심한 바가 있어선지 곧바로 대답한다. 하지만 쌍마는 머뭇거린다.

“너흰 왜 대답이 없니? 자신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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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7 +6 19.09.16 1,955 25 11쪽
327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6 +6 19.09.15 1,989 22 11쪽
»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6 19.09.14 1,939 22 11쪽
325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4 +4 19.09.13 1,975 21 11쪽
324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6 19.09.12 1,960 21 11쪽
323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2 +6 19.09.11 2,008 27 11쪽
322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1 +4 19.09.10 2,021 23 11쪽
321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4 19.09.09 2,033 24 11쪽
32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39 +4 19.09.08 2,133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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