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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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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9.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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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그럼 저도 가능해요?”

호란의 설명에 자미가 화들짝 놀라 끼어든다.

“내공이 증가한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럼요?”

곤일의 설명에 자미가 관심을 보인다.

“그에 합당한 무공을 익혀야죠.”

“합당한 무공?”

“나중에 일이가 가르쳐 줄 거야. 야! 적마대군도 대단하네.”

호란은 자미의 질문을 설명하다 비무대를 보며 소리친다. 그녀의 말대로 적마대군은 흑마에 의해서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면서도 잘 피해 다닌다. 얼핏 봐서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내상을 입고 내공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크윽!”

결국 적마대군은 피를 토한다. 하지만 그건 속임수다. 그걸 보고 흑마가 주춤하자, 그 틈을 타서 적마대군은 반격을 시도한다.

“타핫!”

하지만 그걸 모를 흑마가 아니다. 그는 살짝 옆으로 피하며 주먹으로 적마대군의 옆구리를 가격한다.

퍼억!

“크윽!”

살짝 맞은 것 같은데, 적마대군은 그대로 주저앉아버린다. 비무가 끝난 것이다.

“와아!”

“10 승이다. 10 승!”

짝! 짝! 짝! ....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소리에 귀가 멍멍할 지경이다.

“정말 대단한 비무였습니다. 이것으로 문호 대협께서 10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공식적으로 이번 25회 비무대회의 우승자는 문호 대협임으로 선포합니다.

“와아!”

“문호! 문호!”

다시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연무장을 쩌렁거리며 울린다.

“자, 이제 우승자에 대한 선물 증정이 있겠습니다. 증정은 제1로대장군께서 직접 하시겠습니다. 문호 대협....”

을지수는 흑마를 찾다 말문이 막혀버린다. 흑마가 비무대를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호 대협, 어딜 가십니까? 시상식이 남아 있습니다.”

“난 시상식 따윈 관심 없다.”

“그럼 제1로대장군부의 장수가 되는 문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난 무림인이 군부에 투신하는 건 반대한다. 선대 황제들께서 관부와 무림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멀리할 것을 명하셨다. 근데 중원대장군부는 그걸 무시하고 수십 년 동안 무림에서 장수들을 뽑았다. 반역 행위임이 명백하다. 반박할 수 있는 자는 앞으로 나서라!”

그는 다시 비무대에 올라 목소리를 높인다.

우우우우웅!

내공이 실린 목소리가 오만 평의 연무장에 쩌렁쩌렁 울리자 수천 명의 구경꾼들이 위압감을 느끼며 혼란에 빠진다. 그 때문인지 어느 누구도 감히 비무대에 오르지 못한다. 그때 구경꾼들 사이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린다.

“흑백쌍마다!”

“쌍마가 분명하다!”

“설마? 흑백쌍마가 나이가 몇인데....”

“맞습니다. 제가 분명히 주루에서 봤습니다.”

“악마가 나타났다!”

드디어 사람들이 흑백쌍마를 알아본다.

“으하하하하하!”

우우우우우웅!

흑마가 웃음소리에 내공을 실어 보내자 비무대 주위는 완전히 초토화가 된다. 심지어 태양장의 소장주와 우호법 조차 뒤로 밀려난다. 이상하게도 이런 상황에서도 백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 모인 놈들을 모조리 처단하고 싶지만 다시는 사람을 헤치지 않는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한다. 만약 내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역모를 꾸민다면 흑백쌍마의 이름으로 처단할 것이다. 꼬마야, 가자!”

“예에? 예.”

흑마가 부르자 적마대군은 마지못해 뒤따라 내려간다. 하지만 제1로군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그들이 비무대를 내려가자 백여 명의 관병들이 앞을 막고 있다.

“이게 내 경고에 대한 답이냐?”

“흑마! 무림의 대선배님을 미처 알아 뵙지 못해 죄송하오. 하지만 여긴 특정인이 행패를 부려도 되는 곳이 아니라오.”

제1로군 3장군인 을지수다. 그는 문호가 흑의를 입은 것을 보고 흑마란 걸 눈치 챈다.

“그래서 한 번 해보자는 거냐?”

“선배가 제1로군을 모욕했으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겠소?”

“대가라면 네놈들이 지난 수십 년간 저질러온 대역죄에 대한 처벌을 말하는 거겠지? 그런 거라면 언제든지 벌을 내려주마.”

“후후후! 말이 안 통하는 양반이군. 당신이 아무리 고금제일의 악마라고 해도 군부 제일의 전력인 제1로군 전체를 상대할 순 없소. 쳐라!”

을지수는 참다못해 공격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관병들이 공격하려는 순간 뒤쪽에서 차분하면서도 무직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한 놈이라도 움직이면 이놈의 목은 땅바닥을 구르게 될 것이다.”

백마의 목소리다. 그는 어느새 제1대장군인 고대영의 목에 단검을 겨누고 있다.

“대..대장군!”

을지수는 기겁하며 달려간다. 하지만 채 두 걸음도 내딛지 못한다. 백마의 단검이 고대영의 목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어라? 이 자식 목에서도 피가 나네? 하도 목에 힘을 주고 다녀서 검 따위는 안 들어갈 줄 알았지. 크크크크!”

“야! 그냥 따버려. 내가 이 정도도 해결 못할 것 같니?”

“그러곤 싶지만 약속은 지켜야지.”

“약속? 그..그렇지. 약속은 약속이니까.”

흑마는 약속이란 말에 말을 더듬으며 구경꾼들을 살핀다. 무진 일행을 찾으려는 게 분명하다.

‘어떡할까? 조금만 더 들어가면 죽이진 않더라도 병신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아닙니다. 물러나라! 어서!”

을지수는 백마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황급히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이때 돌발사태가 발생한다.

“크크크크! 제1로군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더냐?”

그 때까지 가만히 있던 제1로군 대장군 고대영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뻗어 나오더니 백마의 단검을 천천히 밀어내기 시작한다.

“대장군이 저런 고수였나?”

“고대영이 백마를 밀어내고 있다!”

“과연 제1로군, 아니 중원대장군부다.”

“우와! 엄청나다.”

군중들은 고대영의 실력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건 무진 일행도 마찬가지다.

“고대영이 백마를 이길 수 있을까요?”

“당신 생각은 어떻소?”

곤일의 질문에 무진은 호란에게 화살을 돌린다.

“고대영이 대단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백마가 워낙 음흉한 자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건 고대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자혜가 끼어든다.

“경우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태민이 이의를 제기하자 자혜가 되묻는다.

“고대영은 화가 난 상태지만, 백마는 비무대회를 훼방 놓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급할 게 없죠.”

그래서 백마에서 선택지가 더 많다는 뜻이다.

“으음!”

무진을 비롯한 일행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건 곧 현실로 드러난다.

“대단하군. 대단해. 제1로군이 용담호혈(龍潭虎穴)이란 말이 있더니 사실이었군. 그럼 이것도 한 번 막아보셔.”

백마는 그때까지 왼손으로 단검을 쥐고 있었다. 근데 오른손으로 고대영의 목을 누르자 엄지손가락이 목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커커커컥! 그..그만! 사..살려주시오.”

“무..물러나라! 어서!”

을지수는 황급히 관병들을 뒤로 물린다.

“쯧쯧쯧, 대장군이란 놈이 엄살은.”

파파파팟!

백마는 고대영의 혈도를 제압한 다음 을지수를 향해 던져버린다.

“한 시진 안에 풀지 못하면 적어도 십년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거야.”

“한 시진 안에는 황실 어의를 부를 수 없습니다.”

“저 놈들이면 풀 수 있을 거야.”

백마는 태양장의 좌, 우호법을 가리킨다. 그 옆에 소장주자와 이공자도 보인다.

“아! 아..알겠습니다.”

“내 경고를 잊지 마라. 세상은 넓고, 고수가 많다는 것도 명심하고.”

그 말을 끝으로 쌍마와 적마대군은 유유히 연무장을 빠져나간다.

“아..알겠습니다. 대장군을 안으로 모셔라. 어서!”

을지수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다음 우호법과 노인을 향해 달려간다.

“좌,우호법님! 도와주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쯧쯧, 제1로군이 어쩌다 이렇게 됐누?”

“그럼 자네가 나서지 그랬어?”

좌호법이 한탄을 하자 우호법이 핀잔을 준다.

“니들은 저놈들을 추적해라.”

“괜히 나서지 말고 추적만 해라.”

“예, 사부.”

“명심하겠습니다.”

좌, 우 호법은 소장주와 이공자에게 쌍마를 추적하란 지시를 내리면서도 신신당부를 한다. 이렇게 제1로군의 비무대회는 흑백쌍마에 의해서 무산되고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러니까 조마의 손자란 말이지?”

“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낄낄낄! 어린놈이 한 성질하게 생겼네.”

“그래도 선배님들만큼이야 하겠습니까?”

“헐헐헐! 누가 조마의 손자가 아니랄까봐.”

“아니지. 조마는 그래도 무인치곤 상당히 점잖았어.”

흑백쌍마와 적마대군은 골목길을 벗어나 막 주루로 들어서고 있다. 제1로군의 본부와 꽤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다.

“간단하게 식사가 될 만 한 걸로 가져와. 참, 넌 다른 걸로 시켜라. 우리와 식성이 다를 테니까.”

“아닙니다. 저도 같은 걸로 먹겠습니다.”

“그래? 그럼 삼인 분으로 가져와.”

“예, 손님!”

점원은 차를 탁자에 내려놓곤 사라진다.

“너 아까 내가 한 말 안 까먹었지?”

“무슨 말씀 말입니까?”

“이 자식 이거 완전히 생까네. 비무에서 지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말.”

“아, 그거 말입니까?”

“그래.”

“기억이야 하죠.”

“그럼 약속을 안 지키겠단 거냐?”

“약속을 안 지킨다기보다 뭔지 들어봐야 지킬 건지 말 건지 결정을 하죠.”

“호오! 이놈 그럴 땐 지 할애비를 빼닮았네.”

“아무리 약속이지만 따질 건 따져야죠.”

“그래. 니 똥 굵다. 이놈아.”

“뭔 얘긴데 이렇게 뜸을 들이는 겁니까?”

“그게 말이다. 넌 우리가 20대 초반의 어린놈에게 당했다면 믿겠냐?”

“예에? 지금 농담하시는 겁니까?”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게다가 그놈보다 훨씬 더 강한 놈들이 수두룩하다면....”

“진심으로 하는 말씀입니까?”

“그래. 그래서 우리가 어린놈을 주인으로 모시게 되었다.”

“.....?”

적마대군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쌍마를 보며 말을 못한다. 두 사람이 이런 걸 가지고 자신을 놀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과 약속하고 무슨 관계입니까?”

“..... 실은 우리가 쪽팔려서 그런데 말이야.”

“너도 우리와 같이 하면 안 될까?”

백마가 머뭇거리자 흑마가 말을 가로챈다.

“저더러 열 살이나 더 어린놈을 주인으로 모시라고요?”

“다른 건 몰라도 그들과 함께 하면 무공만큼은 천하무적이 될 수 있을 거야.”

“왜들 이러십니까? 이제 그만 놀리시고 하고픈 말씀을 하세요. 아니면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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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9 +5 19.09.18 1,867 20 11쪽
329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8 +6 19.09.17 1,926 23 11쪽
328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7 +6 19.09.16 1,955 25 11쪽
327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6 +6 19.09.15 1,989 22 11쪽
326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6 19.09.14 1,939 22 11쪽
325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4 +4 19.09.13 1,975 21 11쪽
»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6 19.09.12 1,961 21 11쪽
323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2 +6 19.09.11 2,008 27 11쪽
322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1 +4 19.09.10 2,021 23 11쪽
321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4 19.09.09 2,034 24 11쪽
32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39 +4 19.09.08 2,13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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