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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무(廣武)
작품등록일 :
2018.11.13 12:17
최근연재일 :
2020.03.26 08:4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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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9.0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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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누군가가 두 늙은이를 알아본 모양이다. 근데 흑백쌍마란 이름이 나오는 순간 대부분의 무사들이 공포에 휩싸인다. 그도 그럴 것이 흑백쌍마는 50년 전에 중원무림을 피로 물들인 악인들이다.


흑백쌍마(黑白雙魔)

‘고금제일의 악마’란 별호를 가진 인물들이다. 이들은 곤륜지방 출신으로 그렇다고 곤륜파에서 무공을 배운 건 아니다. 마교 출신이란 소문은 있지만 스스로 내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사파와 마교의 무공을 두루 익혀 구파일방과 사대세가는 물론이고, 태양장의 고수들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 심지어 무림맹에서 무림공적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무림활동을 했다. 그러다 50년 전 소리 소문 없이 무림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자네, 저들 손에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어..얼마나 죽었는데?”

“소문에 의하면 적어도 천 명은 넘을 거래.”

“처..천 명?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전쟁터도 아니고 무림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어?”

“그래. 백정도 동물을 그렇게 많이 못 죽이겠다.”

“야, 역대 무림공적이 몇 명이나 될 것 같니?”

“글쎄? 수백 명은 되지 않을까?”

“천 년 무림사에 백 명도 안 돼. 그 중에서 무림공적으로 선포되고도 멀쩡하게 활보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 장담하는데 채 다섯도 안 될 거야. 그 중에 저들이 들어가는 거야. 다시 말하면 무림 역사상 가장 잔인한 자들이란 말이야.”

“으음!”

구경꾼들은 얘기를 하면서 스스로 겁을 먹는다. 거기다 흑백쌍마가 주위를 한 번 쓱 훑어보자 모두 황급히 뒤로 물러난다. 이제 주루의 중간에는 그들과 무진 일행뿐이다.

“아이고 무서워라. 자미 낭자, 이 분들이 그 유명하신 흑백쌍마시래. 간단히 말하면 이 분들 손에 걸리기만 하면 이렇게 되나보오. 이렇게.”

“그럼 우리도 죽는 거예요?”

곤일이 손으로 목이 잘리는 시늉을 하자 자미도 얼굴이 굳어진다.

“나야 사내니까 죽이겠지만 자미 낭자는 여자에다 미인이라 말만 잘 들으면 살려줄 겁니다. 그쵸?”

“살려주기만 하겠냐? 내 말만 잘 들으면 평생 호위호식하면서 살 수 있다.”

“근데 어떡하죠? 몸은 하나고 사람은 둘인데....”

자미는 흑백쌍마를 번갈아 보면서 난색을 표한다.

“그건 걱정마라. 우린 항상 내기해서 이기는 사람이 원하는 걸 차지하니까.”

“어떤 내기를 하세요?”

“그거야 당연히 싸움이지.”

“저도 어느 분이 센지 보고 싶어요.”

“그럴까?”

“좋지.”

두 사람은 많이 해봤는지 바로 동의한다.

“싸움은 간단하다. 저기 있는 놈들 중에서 한 놈을 골라서 먼저 죽이는 놈이 이기는 거다. 준비됐냐?”

검은 옷을 입은 흑마가 구경꾼들을 향해 소리치자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며 바깥으로 탈출하기 시작한다.

“됐다.”

흰옷을 입은 백마가 동의하는 순간 주루 안에는 구경꾼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움직였는지 흑백쌍마의 손에는 무사들이 한 명씩 잡혀 있다.

“낄낄낄! 어떻게 애들이 갈수록 부실해지냐?”

“그러게. 이런 것들을 죽이는 걸로 승부를 낸다는 건 우리의 수치다. 수치!”

쌍마는 두 사람을 죽이는 대신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그럼 이번에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좋은 방법이 있지.”

“그게 뭘까? 궁금해지네.”

“간단하다. 이놈과 싸워서 이기는 사람이 널 차지하는 거지. 흐흐흐흐!”

백마는 태운을 지목하며 비릿하게 웃는다. 그 말은 태운을 죽이겠다는 뜻이다.

“전 좋은데 공자님 생각은 어때요?”

자미는 흔쾌히 동의한다. 근데 그걸 보며 사람들이 놀린다.

“자미야, 그러다 령이가 알면 어쩌려고 그러니?”

호란이 말하는 령이는 태운의 정혼녀인 공령이다.

“운아! 어쩌다 자미에게 찍혔니? 그러게 평소에 자미에게 잘 좀 하지 그랬냐?”

“아..아니에요. 제가.... 실수했어요. 운이 오라버니, 죄송해요.”

태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미가 앞으로 나서며 변명을 한다.

“흐흐흐! 어째 분위기가 그러네. 자신이 없냐?”

“나도 좋소. 기대가 되오.”

백마가 나서자 태운이 곧바로 대답한다.

“기대가 된다고?”

태운의 태도에 쌍마는 약간 놀란 눈치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제 평생에 선배님들과 같은 고수와 비무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듣고 보니 그러네.”

“자, 그럼 시작하시죠. 누구부터 하실래요?”

태운은 말을 하면서 주위에 있는 탁자들을 뒤로 물리며 공간을 만든다.

“헐헐헐! 어린놈이 제법 강단이 있구나. 준비해라.”

흑마부터 나선다.

“여기서 싸울 거예요?”

“아니면?”

“선배님들처럼 절대고수가 싸우면 여긴 난장판이 될 텐데요?”

“그게 어때서?”

“저기 주방을 보세요. 혹시라도 주루가 잘못 될까봐 주인장이 전전긍긍하고 있잖아요?”

자미의 말대로 주방 뒤쪽에 주인과 주방장이 겁먹은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어쩌자고?”

“제가 재밌는 생각을 해봤어요. 물건도 파괴하지 않고, 실력을 증명할 수 방법이에요.”

“그런 게 있어?”

“그럼 당연히 해봐야지. 근데 말이야. 밖에서 하자는 건 아니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전 그렇게 재미없는 사람이 아니에요. 여기에 침이 하나 있어요.”

“침?”

“예. 그리고 주루엔 엄청난 양의 파리들이 있어요. 동시에 침을 던져서 누구의 침에 파리가 많이 꽂히는 가로 승부를 결정하는 거예요.”

“으음!”

갑자기 흑백쌍마의 표정이 굳어진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왜, 자신이 없으세요?”

“뭔 말이야? 우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기를 거절한 적이 없다.”

“당연하지. 다소 생소하지만 왠지 재밌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순순히 동의한다.

“그럼 한 분씩 하시겠어요? 아님 두 분 다 같이 하실래요?”

“시간 끌 필요는 없지.”

“알겠습니다. 여기 침이 있습니다.”

자미가 쌍마와 태운에게 침을 건네고 뒤로 물러난다.

“어디로 던지던 그건 자유예요. 준비되셨죠? 그럼 셋을 세면 동시에 던지는 거예요. 하나! 둘! 세엣!”

자미는 망설이지 않는다. 셋을 세는 순간 세 개의 침이 동시에 하늘을 난다. 모두 각각 방향이 다르다. 근데 백마의 침이 중간에서 방향을 틀더니 태운의 침을 향해 날아간다. 방해하려는 것이다. 만약 태운과 백마의 침이 동시에 떨어지면, 흑마의 침이 단 한 마리의 파리만 잡아도 쌍마가 승리하는 것이다.

챙!

작은 금속음이 들리더니 둘 중의 하나가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 날아간다.

“흐흐흐! 끝났군. 끝났어.”

백마는 자신의 침이 이겼다고 생각하는지 의기양양하다.

“선배님은 상당히 성격이 급하시군요. 아직 결과를 알 수 없어요. 저길 보세요. 떨어지던 침이 다시 날아가잖아요?”

자미도 지지 않는다. 그녀의 말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던 태운의 것으로 추정되는 침이 다시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침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제 세 개 중 두 개의 침만 허공을 날아다니며 파리를 잡는다.

흑마의 침은 이미 다섯 마리의 파리를 잡고 계속 날아다닌다. 그에 비해 백마가 자기 거라 주장하는 침은 겨우 세 마리밖에 잡지 못했다. 이 상태라면 설사 침이 태운의 거라 해도 승부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침이 흑마의 침을 향해 날아가는 게 아닌가?

“저..저러다 부딪히겠다.”

“이크!”

채앵!

호란과 태운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우려했던 대로 부딪힌 것이다.

“아..아니에요. 저길 보세요.”

자미가 다시 확인하고는 소리친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흑마조차도 믿지 못하는 눈치다. 두 개의 침이 부딪히는 순간 백마의 것이 흑마의 침에 꽂힌 파리를 빼앗아버린 것이다. 그 상태로 침은 벽에 꽂힌다.

“하하하! 이래서 보물과 미인은 주인이 따로 있다는 거야.”

백마는 자신의 승리를 믿는 눈치다. 하지만 자미의 한 마디에 인상이 굳어진다.

“무슨 근거로 저게 선배님의 침이라고 자신하세요?”

“내가 던졌으니 당연히 내 거지.”

“호호호! 나이가 들면 다 아기가 된다더니 선배님을 두고 하는 말이군요.”

“뭐라고?”

“확인도 안 된 걸 무조건 자기 거라 우기는 건 꼬맹이들이나 하는 행동이거든요.”

“그럼 넌 침이 누구건 지 알고 있느냐?”

“당연하죠. 내가 나눠줬는데 모르면 안 되죠.”

“만약 내 거면 어떡할 거냐?”

“그거야 이미 정해져 있잖아요? 제가 백마 선배의 여자가 되는 거죠. 근데 선배가 지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거야....”

백마의 말문이 막힌다.

“호호호! 제가 괜한 걸 물었군요. 당연히 두 분은 태운 오라버니의 소유가 되겠죠. 자, 그럼 확인을 해볼까요?”

자미는 벽에 꽂힌 침을 빼더니 백마에게 건넨다.

“선배님이 직접 확인하세요.”

“어떻게?”

“손잡이를 보세요. 그럼 글자가 보일 거예요.”

“이렇게 작은 데 글자가 있단 말이냐? 어디보자.... 허억!”

백마는 눈을 크게 뜨고 침의 손잡이 부분을 확인하더니 화들짝 놀란다. 뿐만 아니라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찍는다.

“호호호! 뭐가 적혔기에 그렇게 놀라세요? 할 수 없이 공자님이 확인해야겠네요.”

이번에는 침이 태운의 손으로 넘어간다.

“정말로 이렇게 작고 좁은 곳에 어떻게 글을 썼어?”

태운은 침을 잡고도 한참을 쳐다본다. 글자가 작기도 하지만 내용을 읽지 못해 그런 것이다.

“형님, 뭔데 그래요?”

“운아, 뭐라고 적혔니?”

곤일과 호란이 재촉한다.

“내..사..랑!”

“허걱!”

태운이 글을 읽자 곤일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순간적으로 질투심이 발위한 거다.

“왜, 이상해요? 원래는 공자님에게 드리려고 준비한 건데....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마 태운이 사용한 침은 자미가 곤일을 위해 준비한 것인 모양이다.

“아니. 우리 자미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은데?”

“그렇죠? 원래 여인들의 마음은 그렇답니다. 뭐든지 다 정인에게 주고 싶거든요.”

“예에? 원래 그런 건가요?”

곤일은 애써 모른 척 한다.

“당연하지.”

“일이 너 있다가 따로 교육을 좀 받아야겠다. 그러다간 평생을 잡혀 살지도 모른다.”

태민까지 나서서 훈수를 둔다.

“자미야!”

얘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자 장문인이 말을 자른다.

“예, 장문인.”

“일단 일부터 마무리하는 게 좋지 않겠니?”

“아 참! 죄송해요. 사실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어요. 조금 전에 확인했듯이 태운 공자님이 이겼으니 쌍마 선배는 앞으로 태운 오라버니의 종이 되는 거예요. 그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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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50 +4 19.09.19 1,982 24 11쪽
33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9 +5 19.09.18 1,867 20 11쪽
329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8 +6 19.09.17 1,926 23 11쪽
328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7 +6 19.09.16 1,955 25 11쪽
327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6 +6 19.09.15 1,989 22 11쪽
326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5 +6 19.09.14 1,939 22 11쪽
325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4 +4 19.09.13 1,975 21 11쪽
324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3 +6 19.09.12 1,960 21 11쪽
323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2 +6 19.09.11 2,008 27 11쪽
322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1 +4 19.09.10 2,021 23 11쪽
»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40 +4 19.09.09 2,034 24 11쪽
320 나를 숨겨 적을 끌어내다 – 39 +4 19.09.08 2,13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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