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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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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최근연재일 :
2020.09.16 13:52
연재수 :
135 회
조회수 :
5,081
추천수 :
509
글자수 :
663,514

작성
20.05.15 12:20
조회
74
추천
5
글자
11쪽

제 2 장 불의 마검사 (2)

DUMMY

“주, 죽을 것 같다.”


지크가 노덤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겨우겨우 늑대들을 떼어낸 지 한 시간 후에야 둘은 펠리토라고 크게 쓰여 있는 대문 앞에 도착했다.


“일단 여관부터 찾을까?”


지크가 허리를 펴며 안으로 걸어가자 티나도 뒤를 따랐다. 아무리 크다 한들 톨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여행자를 바라보는 눈치를 비롯해 기본적인 분위기가 톨가와는 비교도 안 되게 살벌했다. 손님들을 끌어야 할 상점 주인들은 매서운 눈치로 그들을 노려보았고, 엄마들은 뭣 모르고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집안으로 들여보내는데 바빴다.


“뭐랄까... 전혀 환영받는 분위기 아닌걸? 너 때문인가?”


지크가 티나를 바라보며 물었으나 티나는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다행히 여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예, 어서 오세...”


여관 안내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다 둘을 바라보자 영업 미소가 사라졌다. 안내원뿐만이 아니었다. 시끌벅적하던 여관 식당이 둘이 들어오자마자 싹 조용해 졌고,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지크는 쏟아지는 시선에 마찬가지로 당황하고 있는 티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그렇게 이상해?”

“모르겠는데요.”


지크는 애써 시선을 무시하며 안내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기 방 2개 주세요.”

“예?”


안내원이 당황하며 지크를 뻔히 쳐다보자 이번엔 또 뭘 잘못 했나 식은땀을 흘렸다.


“이봐요, 도련님.”


지크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의 옆에는 난생처음 보는 진한 분홍색 생머리를 가진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여태껏 본 옷 중 가장 타이트하고 짧은 푸른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그 옷 사이로 도저히 눈 뗄 수 없는 각선미를 갖추고 있었다.


“저, 전 도련님이 아닌데요.”


지크는 애써 가슴에서 눈을 돌리며 대답했다. 얼굴도 티나 정도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미인이었다. 그녀의 유혹적인 갈색 눈동자는 확실한 타메르의 것이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런 시골 촌구석에 노예까지 데려올 정도면 귀족 아니면 부잣집 도련님인데.”


지크는 이제야 사람들이 왜 자기들을 뻔히 쳐다보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세히 둘러보니 이곳에서 엘레마는 티나 한 명 뿐이었다.


‘역시 티나 때문이었잖아.’

“뭐, 그건 그거고. 알고는 있겠지만 다들 소문을 듣고 와서 마을의 모든 여관은 보통 때와는 달리 손님이 아주 많다고. 그래서 고귀한 엘레마에게 독방을 줄 여력이 없다고. 알겠어?”


여자가 지크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하지만 지크는 정신이 딴 데 가 있어 그녀의 말 중 반쯤은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저, 저기 무슨 소문이요?”

“어머 몰라? 이거야 원.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이 모험 책 읽고 여행 나온 거 아니야? 거기다 노예까지 데리고.”


여성이 기가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지크의 가슴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이봐요, 도련님. 집을 나와 모험을 떠나고 싶었으면 최소한 노예는...”


여성을 티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말을 멈췄다. 그녀는 잠시 티나를 뻔히 바라보다가 티나에게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앞머리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오른쪽 귀걸이를 빤히 바라보더니 두 눈을 번뜩였다.


“다스티아잖아! 거기다 1 캐럿! 아니 이런 귀한 게...”


여성은 거기까지 말하더니 지크를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러고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지크에게 다가가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오빠, 이름이 뭐야? 나는 엘시아라고 하는데. 엘시아 란츠.”

“지, 지크라고 하는데요.”


지크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시골 촌놈 지크. 여자에게 유혹 당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엘시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두 팔을 지크의 어깨에 올려 지크의 머리를 갖고 장난쳤다.


“지크? 좋은 이름이네. 그런데 지크 오빠, 나 어때, 괜찮지?”

“예, 예?”


지크가 그녀의 질문에 당황하며 물었다. 하지만 엘시아는 스킨십의 강도를 더더욱 높이며 지크에게 다가갔다. 이제 그녀의 가슴이 지크에게 닿았다. 자칫 잘못해서 눈만 내리면 그 깊은 가슴골이 보일 것 같았다. 지크는 얼굴을 붉히며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엘시아는 오히려 그 점을 이용해 더욱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왜에~ 내가 뭐 어때서...싸게 부를 게. 그냥 저기 저 귀...”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제 3자의 등장에 엘시아는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뜨끔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뒤에는 2미터는 가뿐히 넘을 것 같은 근육질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엘시아를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 케이. 언제 내려왔어?”

“하여튼 너란 녀석은. 잠시만 혼자 두면 사고 칠 궁리만 하고 있고.”

“내가 언...아야! 왜 때려?!”


엘시아가 항의하려 그랬으나 도리어 케이라는 남자에게 꿀밤을 맞았다. 그는 지크를 바라보았다.


“내 동료가 괜한 폐를 끼쳤군. 미안하게 됐다. 그럼.”


케이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인사를 한 다음 엘시아의 팔목을 잡고 식당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야아, 이거 놔. 아직 내 얘기 안 끝났단 말이야. 케이~!”


엘시아가 발버둥 치며 외쳤다.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케이가 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엘시아의 팔목을 잡은 손에 힘을 빼지 않고 고개만 돌렸다.


“아, 방은 하나만 잡는 게 좋을 거야. 여기 몬스터 퇴치하러 온 손님들이 많거든. 죽기 싫으면 눈치껏 피하고. 여긴 애들 놀이터가 아니니까.”


케이는 거기까지만 말하고는 반항하는 엘시아를 데리고 사라졌다.


그들을 한참 바라본 지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짜증을 냈다.


“누굴 애 취급하고 있는 거야? 덩치만 큰 주제에.”





“알았어, 알았어, 안 쫓아가면 되잖아. 이 손 좀 놔. 팔 아프다고.”


엘시아가 발버둥 치며 말했다. 하지만 케이는 식탁을 잡고 앉을 때까지 엘시아를 놓지 않았다.


“어떻게 된 애가 이런 시골 촌구석에서조차 문제 일으키고 난리냐. 이 살아있는 시한폭탄아.”


케이가 거칠게 뻗친 자신의 갈색 머리를 긁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엘시아는 오히려 억울한 듯 쀼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 너만 방해 안 했으면 정말 보기 드문 마법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이런 시골구석에 마법 아이템이 좋아야 얼마나 좋을 거라고.”


케이는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엘시아는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바짝 댔다.


“그게 말이지, 다스티아야, 다스티아. 그것도 무려 1 캐럿짜리.”

“다스티아? 그게 왜 여기 있어?”


케이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으며 엘시아를 바라보았다.


위그드라실의 마법석은 크게 세 가지의 성능으로 나뉘는데 저장과 시전, 그리고 증폭이다. 일반적으로 마법석은 이 성능 중 한두 가지는 갖췄지만, 다스티아만큼은 세 가지 성능을 모두 갖춘 유일한 마법석으로 유명했다. 그만큼 귀한 마법석이기에 평민은 물론 어중간한 귀족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걸 엘레마가 갖고 있으니, 엘시아는 억울해 죽을 지경이었다.


“한쪽만 1 캐럿짜리면 총 2캐럿짜리 아니야? 으아앙. 그 값만 생각해봐... 그런 귀걸이 나나 주니.”


[할 테면 해 보라지?]


순간 한 소년의 모습이 케이의 머리에 스쳤다.


“그 귀걸이... 혹시 오른쪽에만 차고 있지 않았어?”

“응? 글쎄... 오른쪽에 차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뭐 반대쪽에도 하고 있지 않겠어?”


케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엘시아가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엘시아의 대답에 케이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그건 왜 물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밥이나 시키자.”


케이는 손을 흔들면서 메뉴판을 집었다. 하지만 그의 집중은 전혀 딴 곳에 가 있었다.


‘아냐. 그 귀걸이의 반쪽이 이런 곳에 있을 리 없지.’





“무슨 방값이 하나에 100골드나 해? 덜렁 1인용 침대 하나에 짐 놓을 공간밖에 없으면서...”


지크가 침대 위에서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여태껏 외박하고 있어서 몰랐지만 숙박비가 생각보다 비쌌다.


“어디 보자...식비에 숙박비에 필요한 것만 따지면...”


지크가 열심히 계산을 해보자 집에서 들고 온 돈으로는 채 열흘 정도밖에 버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날이 컴컴했다.


“저기, 제가 일자리라도 알아볼까요?”


티나가 어두워지는 지크의 표정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에 지크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이 아스가르드에서 맨정신으로 엘레마를 돈 주고 고용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지크의 말에 티나도 기가 죽었다. 사실 엘레마를 고용하는 곳도 있었다. 흔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엘레마도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 아래에서 밭일하거나 장사를 도와 적게나마 돈을 벌 수 있었다. 그저 그 노예들이 번 돈을 주인이 대부분 가져갈 뿐. 하지만 시골에서 자란 지크나 집안 노예였던 티나는 그런 노예들과 접할 기회가 없어서 모를 뿐이었다. 지크는 기가 죽은 티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티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됐어. 내가 알아서 일거리를 찾아볼게.”

“전에도...”

“응?”


티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왠지 그리우면서도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전에도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미소를 지어주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럼 힘든 일도 잊게 되고 마음이 포근해졌어요.”

“같이 도망쳐왔던 그 남자?”

“예?”


지크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티나는 과거 회상을 멈추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 지크는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외면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일거리 좀 알아보고 올게.”


지크는 거기까지 말하고 그대로 방 밖으로 나갔다. 홀로 남은 티나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혔다.


“터너, 미안.”





“아아. 난 정말 내가 생각해도 바보야.”


지크는 자신의 머리를 세게 긁적이면서 복도를 걸어갔다. 속이 상할 게 뻔한데 왜 그 말이 나왔는지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그 남자랑 무슨 관계였을까? 역시... 연인? 아냐, 남매일 수도... 아아, 그럴 리가 없잖아!”


지크는 걸음까지 멈추고 앉아서 머릴 더더욱 세게 긁적였다.


“이봐. 복도 중간에서 그러고 있으면 사람들에게 민폐잖아.”


지크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는 조금 전에 만났던 분홍색 머리의 여성과 거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어? 바보 도련님?”


작가의말

오늘은 스승의 날이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5 암유어파더
    작성일
    20.05.19 14:47
    No. 1

    주인공 성격이 정의롭운 건 좋지만 너무 생각 없이 다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슨 대놓고 까칠하게 하다가 가까이 다가왔다고 미인계에 넘어가는 건 결국 주인공은 미인만 있다면 함락 가능인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키스크
    작성일
    20.05.20 12:25
    No. 2

    세상을 갓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설정이라 초반에 생각 없어 보일 수도 있겠네요. 나름 성장물이라 계속 그렇진 않겠죠? (아마도... ) 그래도 정의롭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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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1 장 노예 소녀 (8) +2 20.05.13 90 9 8쪽
8 제 1 장 노예 소녀 (7) 20.05.12 88 10 13쪽
7 제 1 장 노예 소녀 (6) 20.05.12 92 9 10쪽
6 제 1 장 노예 소녀 (5) 20.05.11 115 11 9쪽
5 제 1 장 노예 소녀 (4) 20.05.11 131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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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 1 장 노예 소녀 (1) +1 20.05.11 388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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