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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룡생 님의 서재입니다.

저스티스(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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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룡생
작품등록일 :
2020.04.19 15:59
최근연재일 :
2020.06.14 16:56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5,687
추천수 :
39
글자수 :
169,609

작성
20.04.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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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추천
2
글자
8쪽

(003>사이코 2020

DUMMY

“예, 그 검사가 변호사 개입을 했는데 찾아간다고 합니다. 잠시 미루라고 했지만......”

“흐음.......”

몹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아직 확실치 않은 건에 대해서는 섣부르게 움직이지 말라고 해.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영 껄끄러운데 기자들 귀에 들어가면 어쩌려고 그래? 어, 윤기자가 보이지 않는군”

“다른 사건으로 바쁜 가 봅니다.”

“우리 사건은 제쳐두고... 아, 방송사 내부의 일이로군. 혹시 재배당되는가?”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조심성 있게 하고, 근데 이 사건은 초반부터 자꾸 꼬이는군. 그래 박주임 생각은 어떤가?”

“혹시 친척들 중 누군가가 그녀를 살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해봅니다.”

“신빙성은 있어. 다음 사람은 의견이 없나?”

“혹시 겉으로 드러난 돈이 발단이 아니라 혹시... 치정이 아닐까 싶군요.”

“흐음... 그것 역시 배제할 수는 없지.”

그때 휴대폰 벨이 울렸다.

“예, 과장님!”

경인수가 공손하게 받았다.

모두는 갑자기 조용했다. 남인호 경정은 저돌적인 인물로서 사건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경향이 다분했다. 그렇게 해서 해결된 사건도 많았지만 미궁에 빠진 사건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어금 버금이었다.

“염려 마십시오, 과장님! 예? 아, 그게... 아, 물론이죠. 해결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만에요? 그, 그건 좀 시일이 너무 촉박... 알겠습니다!”

경인수는 휴대폰을 집어 던지려다가 겨우 참고서 욕설을 시작했다.

“이런 니미, 지가 과장이면 과장이지! 살인사건이 무슨 어린애들 소꿉장난인 줄 아나! 일주일 만에 해결하라니! 니미 지랄! 우리가 무슨 슈퍼맨이야? 이번 진급 때 본청으로 가려고 온갖 지랄을 다 틀어!”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함오성가 이서희가 들어섰다. 함오성이 서둘러 TV를 켰다.

“뭔가 함경사?”

“이곳 좀 보십시오, 팀장님!”

“어어, 저 놈은? 저 새끼가 풀려난 거야?”

“돈, 법무법인의 변호사의 힘으로 처리한 거죠. 아 씨팔! 던 없는 무조거 죄인이라니까!“

함오성이 화를 참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사리분별이 뚜렷한 그 마저도 저런 억지스런 재판 결과는 참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봤지 않습니까? 여자 한 명은 추행, 그 다음 여자는 비서인데 성폭행, 마지막 여자는 저 새끼 아버지의 비서인데 두들겨 패서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고, 그런 여자를 범했습니다. 그런 상태의 여자의 옷을 홀딱 벗겨서 섹스를 했다고 합니다! 강간을 대놓고 하는데, 그냥 리볼버로 이마에 구멍을 뚫어줘야 하는데!”

잠시 말을 끊었다가 이어 나갔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세 명 중 그 어느 피해자도 증언을 하지 않았답니다.”

“아주 입에다 땜질을 해버렸군! 니미, 저 쌍놈의 새끼는 그저 비 오는 날에 먼지 나도록 패주어야 하는데!”

씩씩거리며 황일성이 참지 못할 정도로 안절부절못했다.

“서효준! 이, 이 새끼는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

“이름만 들어도 소름 끼쳐요!”

이서희가 서효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 웃으면서 기자들 질문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서 TV라도 당장 부셔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어어, 이형사? 눈빛만으로는 벌써 죽여도 몇 번은 죽였겠다!”

황일성이 부르르 떨 듯이 쇼를 벌였다.

“정말 누가 저 놈, 안 죽여 버리나요?”

이서희는 치를 떨면서 서효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와아, 저런 놈은 우리 이형사에게 걸려야 하는데! 아아, 날 노려보지 말고? 난 아냐? 아, 그리고 그런 용기있는 자가 나타난다면 박수갈채를 보내줄 것이야! 양껏!”

황일성이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볼륨을 조금 높여봐.”

박주훈이 조용히 주문했다.

“아아, H일보의 기자님? 맞죠?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고 민주주의입니다! 모든 사건은 재판으로 판결나죠? 저의 재판도 그러하고, 저는 절대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재판으로 증명이 되지 않았나요?”

“돈으로 입을 막았다고 하던데 아닙니까?”

다른 방송사의 기자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돈으로 입을 막는다고 막아집니까? 입은... 손으로 막아야죠. 아, 아니면 입술로 포개서, 다음 생각은 기자들 몫입니다!”

아주 너스레를 떨면서 후안무치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아아, 여러분? 지금 저는 고문 변호사와 함께 논의 중인데 무고죄로 고소할까 의논 중입니다! 아, 그 말은 제가 한 게 아니고 사실 고문 변호사가 권장하여... 하지만 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저, 빌어먹을 새끼 좀 봐! 지가 잘나서 그렇다는 저 깝죽대는 꼬락서니! 후아... 계속 보다가는 울화통이 터져서 뒈지겠네!”

황일성은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서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서효준은 능글맞게 미소를 지으며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맞서고 있었다.

누구도, 아무 말도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 차츰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있었지만 모두는 참고 있었다.

“내 손에 다시 걸리기만 해봐라!”

이서희가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그녀는 흘끔 박주훈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나 유심히 보고 있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곧 이해했다. 그 어느 누구라도 화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박주훈 주임은 화가 날수록 더욱 조용해지는 이상한 버릇을 지니고 있었다.

경인수가 이서희의 말에 제동을 걸었다.

“이형사?”

“예, 팀장님!“

아직도 화가 수그러들지 않아서 대답에 노기(怒氣)가 어려 있었다.

“다시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아, 그게... 이런! 팀장님이 우리 수사팀을 맡기 전에 저 자식 사건을 우리가 수사했어요!”

“뭐, 그래?”

어감이 조금 이상했으나 무시했다.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검찰에 기소 의견을 달아서 송치 했어요! 근데 지금 저런 결과는 검찰이 재판을 잘못해서 벌어진 엄청난 실패작이죠! 증거나 증인도 확보했는데... 우리 잘못은 아니에요!”

“아, 알았어. 한데 전 팀장이라면... 정인율 경감, 아... 이제는 경정이시지. 살인과 과장으로 가셨지. 근데 검찰이 대체 뭘 어떻게 했기에, 패소한 거야?”

“저야 모르죠. 하지만 정... 과장님은 그때 너무나 화가 나셔서 기물들을 모조리 파손하기도 했어요! 개인 돈으로 물어주기는 했지만!”

이서희는 그때 생각만 해도 화가 북받쳐 오는지 절로 도래 질을 쳤다.

“하긴... 화가 안 난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근데 요즘 검찰청의 검사들 기강이 많이 해이해 졌다던데 사실인 것 같군.”

“아닙니다. 그건... 일부일 것이에요. 정치판에서 쓸데없이 떠드는 것일 뿐입니다!”

그녀는 단호히 반항하면서 다른 생각을 했다.

‘사실은 우리 경찰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한 마디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저런 놈은 누가 정말 콱... 안 죽이냐? 아, 미안! 참 그러고 보니 박주임도 미혼이네?”

느닷없는 말을 하는데 박주훈이 쳐다보자 싱긋 웃더니 다시 이서희를 보았다.

이서희도 머쓱한 표정이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안 그래? 정의로운 경찰이!”

경인수가 너털웃음이라도 지을 듯이 크게 미소 지었다.

“정말, 팀장님이 궁지에 몰리면 그럴 수도 있겠어요?”

“아냐. 하지만 나라고 인간인데 저런 놈은 그냥 콱! 관두자.”

이서희가 새침대기처럼 생긋 웃었다.

“아아, 이 형사 나 꼬시지 마?”

“팀장님?”

“아, 그 웃음보고 그냥 지나치는 남자들이 등신이지! 안 그래?”

남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경인수가 박주훈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박주임이 몹시 실망했겠어?”

박주훈은 희미한 미소만 지은 채 대답으로 대신했다.

이서희가 다시 참지 못하고 나섰다.

“우리는 팀장님? 지금도 아시겠지만 우린, 수사에서 필요한 것들, 할 일, 다 했어요!”

“누가 뭐래?”

“예,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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