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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포루 님의 서재입니다.

베르데난의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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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포루
작품등록일 :
2017.01.15 19:13
최근연재일 :
2017.01.22 22:18
연재수 :
5 회
조회수 :
341
추천수 :
1
글자수 :
21,733

작성
17.01.19 04:08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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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 2화 [아바구마네의 파멸, 소년의 긍지-2]

DUMMY

'와, 와라! 이 서번트 새끼들아!'



소년은 떨리는 다리를 마음과 함께 다잡고, 두 눈에 불사의 결의를 띄운채 장검을 정면의 서번트에게 겨누었다.

칼 끝이 두려움으로 달달 떨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 지옥같은 상황에서 그런 걸 신경쓰는 멍청이는 없을테니까.

소년은 예리하게 날이 바짝 선 장검을 들고, 서번트를 향해 달려갔다.



"흐아아압!"



그러나 이미 공포로 몸의 힘이 빠져있는 상태고, 또한 마음이 진정되지않아 떨리는 검 끝은 여전하였다.

더군다나 의학용 시체였던 서번트가 움직일때마다 가슴이 해부되어 박동하는 심장이 그대로 두 눈에 들어오자 공포가 배가 되는 듯 하였다. 끔찍하고도 기괴한 광경에 심리적 공포감이 더욱 충당되었다.

이 지옥같은 풍경속에서 소년은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이미 지옥에 한걸음 내딪었고, 지금 서있는 이곳이 그나마 안전하니까 말이다.



캉-



장검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 후 서번트를 향해 팔을 아래로 휘두르자 장검이 대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서번트를 향해 휘둘러졌다.

그러나 서번트는 여전히 멍한 눈 빛으로 한쪽 팔을 들어 장검의 궤도를 막자, 해부할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칼날이 한치도 파고들지 못한채 튕겨져 나와야 했다.

예상하지 못한 그 반동에 소년의 두 손이 움찔하며 경직되자, 때가 왔다는듯 노란 체액을 흘리며 웃는 서번트는 손으로 날을 만들어 소년의 목을 그어갔다.


목을 향해 다가오는 죽음의 손! 소년은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때였다.



콰-앙!



어느샌가 서번트의 등 뒤에 나타난 근육질의 사병이 방패로 서번트의 등을 후려 친 것이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등뼈가 함몰된 서번트는 '끼야아악-!' 하는 괴성과 함께 부수어진 건물 잔해에 깔려 흙안개를 피워올렸다.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외쳤다.



"하, 하워드! 절 구하러 와주셨군요!"



소년은 자신을 구하러 온 하워드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아무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그 누가 고맙지 아니하랴?

소년은 웃으며 하워드를 향해 다가가던 도중, 그의 오른팔이 없어졌다는 것을 보고 안색을 굳혔다.



"하..하워드. 오른쪽 팔은...어디있어?"


"푸하핫! 깜빡하고 저쪽에 놓고왔지 뭐냐. 이쪽은 신경말고, 저 서번트나 잘 살펴라. 보통놈이 아니야."



하워드라 불린 그는 소년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자, 그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고통을 참고 힘겨이 웃음지었다. 허나 그 고통은 만만한게 아니어서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으로 인해 하워드의 웃음은 마치 슬퍼하며 눈물짓는 사람처럼 보여 더욱 소년의 걱정을 끌어내었다.

그 반응에 하워드는 성급히 말꼬리를 돌리며 서번트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네가 살아있다니 불행중 다행이다. 자, 검을 들어라. 내가 막아줄테니 네가 공격해라. 저 서번트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보통 서번트들과는 격이 달라. 여기서 잡지 못한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닐꺼다."



말을 잇던 하워드는 말을 함과 동시에 방패를 바라보았다.

특수한 철로 재련하여 만든 방패, 거기다 기까지 둘러 서번트의 등을 후려쳤음에도 찌그러져나간건 오히려 반대였다.

하워드의 방패의 후려친 부분이 함몰되듯 움푹 들어가 있던 것이다. 하워드가 침음성을 삼키며 방패를 바라보고 있을때 소년은 돌무더기 속에서 움직이는 서번트가 돌무더기에 깔린 잔해들을 치워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소년은 서번트를 한쪽 손으로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서... 서번트가 일어나다니... 하워드 경의 기가 둘러진 방패임에도 오히려 멀쩡한 서번트라니... 이길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요!"


"아니!"



소년은 끝이라는듯 절망에 젖은 목소리로 외치자 하워드는 소년의 말을 도중에 끊으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소년은 놀란 눈으로 하워드를 바라보았으나, 하워드는 서번트를 가르키며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그런 그의 말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저자식, 네가 해부하던 서번트지? 전에 내가 보내준 녀석인 것 같은데...저 흉부가 활짝 열려 맥박치는 심장이 보인다는 것만해도 우리에겐 가능성이 있어. 저녀석의 피부는 무척이나 단단하지만, 내부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지. 내가 방패막이로서 그 역활을 확실히 할터이니, 기회를 봐서 저 심장에 네 손에 들린 그 검을 찔러넣어라. 할수있겠지?"


"그..그런! 제가 가능할리가 없어요! 차라리 제가 방패를..."


"안돼! 저녀석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건 기를 두른 방패와 기를 다루는 검사밖에 없어. 그러나 보다시피 내 오른팔은 이 모양이다. 너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어."



소년은 하워드의 결심이 선 외침에 기가 죽어서 고개를 숙였다.

당연히 의사로 살아왔고, 시체들밖에 칼을 쑤셔본 기억이 없었다.

저렇게 움직이는 서번트를 어찌하여 칼을 쑤셔넣는단 말인가!


소년의 머릿속이 온갖 잡생각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을때, 서번트가 잔해속에서 몸을 일이킨 후, 하워드와 소년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끼야아아악-!!"


"내 등 뒤로 숨어, 어서!"



서번트는 상당히 화가 올라있는듯, 온갖 괴성을 질러대며 엄청난 스피드로 달려오고 있었다.

마치 성난 황소가 붉은 천을 휘두르는 투우사를 향해 돌진하듯 맹렬한 스피드로 달려가는 서번트는, 얼마못가 하워드의 방패와 격돌할 것이 자명했다.



쾅-!



온 힘을 다해 달려오며 주먹을 휘두른 서번트의 일격이, 하워드의 기가 둘러진 방패로 인해 가로막혔다.

그러나 그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굉음부턱 심상찮은 서번트의 일격으로 인해 하워드의 안색이 순식간에 탈색되듯 새하얗게 변하더니, 입가에서 핏물이 울컥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쾅- 쾅-!



계속하여 주먹의 진로가 하워드의 견고한 방어에 가로막히자 서번트는 화가 끝까지 올랐는지 자신의 심장마저도 충격으로 흔들리는걸 아는지 두 손을 말아쥐고 방패를 미친듯이 후려치기 시작했다.

방패가 부숴져 나가기 시작했고, 찌그러져 함몰되기 시작했다.

하워드의 얼굴색도 더이상 창백해질수가 없을 정도로 새하얗게 변했고, 종식에는 코나 눈, 귀같은 머리의 모든 구멍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하워드가 받는 충격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리라.

결국 참지못한 하워드는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방패를 밀어냈다.



"끄으으으..아아악!"


쿠웅-!


온 힘을 다해 서번트의 공격을 버티던 그는 마지막 거력을 발휘해 공격하던 서번트를 방패로 오히려 밀어버렸다.

그러자 서번트는 엄청난 반동으로 인해 몸이 경직됨을 느끼고 두 팔이 반동으로 위로 치솟았고, 소년의 두 눈에 서번트의 무방비한 심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기회였다.

하워드는 고함치며 쓰러졌다.



"심장을...찔러!"



하워드는 고함을 치며 바닥으로 쓰러졌고, 방패는 수명을 다했는지 가루가 되어 우수수 떨어졌다.

소년은 그 모습에 장검을 쥔 손에 힘을 쥐고, 달려나가며 서번트의 가슴을 향해, 정확히는 심장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푸욱-



검이 심장에 박히며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고, 서번트는 눈가를 파들파들 떨면서 소년을 잠시 응시하더니, 이내 참을수 없는 고통이 뒤따르는듯 괴성을 지르며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서번트의 심장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하워드는 경악하며 중얼거렸다.



"서...서번트의 심장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오다니! 크....말도 안된다."


"마..마나?"



하워드 경의 경악이 뒤섞인 외침에 순간 머릿속을 울리는 깨달음에 소년은 자리에서 멈춘채 중얼거렸다.

그런 소년의 얼굴에는 마치 자신을 자책하는 듯한 괴로운 표정과 희열이 동시에 떠올라 있었다.



"그...그래, 이 서번트들이 단단했던 이유...기생된 벨리알의 숙주에게 기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것이라면...? 아마 이 시체의 주인은 살아있을 당시 기를 다루는 소드 마스터거나 소드 익스퍼트일 가능성이 높아. 심장에 마나가 뭉쳐있다는것이 증거니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소년의 두 눈은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드디어 알아냈다. 서번트의 실체를.

그러던 순간, 소년은 흠칫하여 제정신을 차렸다.


그는 소리치며 뒤돌아 바닥에 누워있는 하워드 경을 향해 소리쳤다.



"하, 하워드 경!... 이... 런 제기랄."



소년의 두 눈에 자신에 대한 맹렬한 질책이 담겨져 있었다.

왜냐하면 소년의 두 눈에 들어온 하워드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을 구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워드의 죽음, 그건 소년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마 소년은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하워드는 소년에게 있어서 상당히 의지가 되는 인물임이 틀림없었다.



퓩-



그러던 그때, 소년은 갑작스러운 따가움과 고통에 움찔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뱀과 같이 똬리를 틀며 움직이는 노란색의 줄기가 자신의 중지 손가락을 찌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소년의 얼굴은 창백해져버렸다.


노란색의 줄기, 그것은 대륙에 퍼져있는 기생식물 벨리알의 본체였던 것이다.



"베, 벨리알의 줄기! 이런 개미친......"


꾸물꾸물-



소년이 경악성을 담으며 소리치자 무섭게, 자신이 발각되었다는것을 깨달은 벨리알의 줄기는 순식간에 소년의 손 안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그러나 소년은 알수 있었다.


벨리알이 손가락을 타고 침입에 팔을 타고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각적으로는 멀쩡했지만, 살과 살을 뚫고 파고드는 느낌의 고통은 쉽사리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윗도리를 훌러덩 벗더니, 이내 그것을 잡아당겨 찢은후 천으로 만들어 어깨부분을 질끈 동여매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벨리알은 소년의 오른 팔을 뚫고 파고들면서 심장부분으로 향하는데 무언가길을 막고있자 더욱 성을내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느낌은 소년에게 매우 참을수 없는 이질감을 선사했고, 또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선사했다.

결국 이대로 가다간 견딜수 없다고 생각하던 도중, 소년은 자신의 처소에 있는 의학도구를 생각하며 눈을 번뜩였다.


방법은 없었다, 직접 오른팔을 절개하여 벨리알의 줄기를 빼내는 수 밖에.

생각은 길지 않았고, 곧이어 소년은 식은땀을 줄줄 흐르며 처소로 급히 들어가 문을 걸어잠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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