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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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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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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89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8.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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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마겟돈 (3)

DUMMY

강 회장의 영혼이 스르르 사라졌다.

대한은 아마겟돈을 대비하면서 정작 그 이유는 모르고 있었다.

대표이사 대리로서 그는 전체 직원에게 1주일간 유급휴가를 지시했다.

최대한 피해를 줄이려는 이유였다.

조 회장에게는 보고만 올렸다.

내부 수리를 목적으로 전 직원이 썰물처럼 회사에서 빠져나갔다.

1층의 커피숍과 편의점 점주도 나가도록 일렀다.

한 상무가 약속한 용병 20명이 도착해서 그의 앞에 섰다.

이라크 등에 파견되는 특수부대 같은 차림이었고 다들 말이 없었다.

착수금으로 총 8000만원이 지급됐다.

용병 대장인 듯한 사내와 대화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시를 내린 곳에서 경계근무를 서주십시오. 착수금은 미리 지불한 걸로 압니다.”

“잘 알겠습니다. 발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요? 일이 시끄러워지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만.”

“적이 총격을 가한다면 발포하십시오.”

“더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릅니다.”

“그런 상황이니까 저희를 불렀겠죠.”

“부탁드립니다.”


베레타 6정을 따로 구입해서 비밀결사대와 한 상무, 다영이 나눠 휴대했다.

모두가 사용방법을 따로 익혔다.

직원들이 빠져나간 회사는 텅 비었다.

민구, 유나, 심영에게 당부했다.


“전쟁이 시작되면 숙소로 들어가. 영혼으로 빠져나와서 신의 돌 앞에 모여.”

“대한 씨는?”

“저도 거기 있을 겁니다. 없더라도 신의 돌을 지키십시오. 영혼방위군과 함께요.”

“염려마세요, 형.”

“다리가 후들거려 죽겠다.”

“남자답게 굴어. 내가 지켜줄게.”


한 상무한테는 조선과 다영을 부탁했다.

전쟁이 시작되면 중구난방으로 게릴라전이 펼쳐질 것이다.

스프링클러에 검은색 물을 섞는 건 회장이 반대하고 나섰다.

악령들이 해칠 수 있는 건, 영혼뿐이었고 대부분이 캡슐병동에 있으므로 그곳만 방어하면 된다는 거였다.

조선이 비밀방에서 대한과 만났다.


“정말 악령들이 전쟁을 해올까요?”

“영혼들은 벌써부터 느끼고 있죠.”

“엄마나 회장님도 안전하겠죠?”

“물론입니다. 조선 씨도···.”

“무슨 일이 있으면 당신을 부를게요.”

“난 슈퍼맨이 아닌데요.”

“날 지키러 달려오지 않을 거예요?”

“물론 달려올 겁니다.”

“당신이 안전하길 기원할게요.”

“한숨 자는 동안 끝내겠습니다.”

“아빠가 제 곁을 지키고 계세요.”

“아버지로서 당연하겠죠.”

“글쎄. 그럴까요?”


밤이 됐다.

어떤 공격이 행해질지 대한은 알 수 없었고, 알 수 없으니 공포가 더해졌다.

과연 영혼 주식회사를 지킬 수 있을까?

오늘밤이 고비라는 촉이 왔다.

곧 벌어질 것이다.

그가 모르는 뭔가를 방해하기 위해서 악령들이 과감히 공격해올 것이다.




* * *




자정이 지나 새벽1시로 달려갈 즈음.

발전설비에 9명의 용병이 배치됐고, 신의 돌 앞에 6명, 캡슐병동에 5명이 자리를 잡았다.

영혼방위군이 용병들을 지키러 함께했는데 그들이 악령에 빙의되면 정말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대한은 무선이어폰을 끼고 영혼방위군의 CCTV를 살피고 있었다.

용병대장이 신의 돌에서 대한한테 보고 중이었다.


“뭐 하나만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네, 대장님. 말씀하십시오.

“이 돌의 재질이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까?”

-네.

“그럼 뭘로 공격해온단 겁니까?”

-상상하기 힘든 방식일 겁니다.

“뭔가가 우릴 돕는다고 하셨습니다.”

-네. 못 믿으시겠지만 훈련된 군인영혼들이 여러분을 도울 겁니다.

“믿어보겠습니다.”

-제가 CCTV로 계속··· 이런!

“뭡니까?”

-이런 염병할!


영혼방위군 CCTV가 일제히 꺼졌다.

전등도 붉은 빛으로 바뀌었다.

메인전원이 나가고 비상전원이 켜졌다.

대한이 박 중위를 바라봤다.

박 중위가 외쳤다.


“EMP야.”

“언제까지 이럴까요?”

“모르지. 무선통신도 끊겼나?”

“네.”

“이건 예상치 못했어.”

“빌어먹을.”

“어딜 가나?”

“신의 돌부터 확인해야겠습니다.”

“전자기장이 영향 받을 거라고 보나?”

“신의 돌이 내보내는 전자기장이 약해졌을 겁니다.”

“EMP에 당하다니!”


대한이 1층까지 뛰어올라갔다.

벌써부터 간간이 총성이 울렸다.

지하주차장에서 접전이 펼쳐졌다.

타다다다!

겨우 앞이 보이는 공간.

온몸을 문신한 악마교 숭배자들이 우지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용병들과 총싸움 중이었다.

놈들도 용병들처럼 방탄복을 입었다.

악령들도 날아와 대기 중이던 군인영혼들과 한바탕 격전을 치렀다.

군인영혼들의 바주카포가 작열했다.

악령은 끝없이 날아들었다.

찰나의 순간.

용병 하나가 악령에 빙의 당했다.

총구를 동료들 머리로 겨냥했다.

탕탕탕탕.

용병들의 머리가 터져갔다.

악마교 숭배자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빙의된 용병을 전투용 칼로 즉사시키고, 마지막 남은 용병이 발전시설로 들어가서 문을 걸어잠갔다.


“안 돼!!”


1층 로비로 올라온 대한이 외쳤다.

핏빛 전등 아래서.

엄청난 속도로 10톤 트럭이 회전문을 부수며 뛰어들었다.

용병들이 반격했지만, 그 속도 그대로 신의 돌을 향해 돌진해갔다.

막기엔 이미 늦었다.

쾅!

트럭 앞이 캔처럼 쭈그러들었다.

신의 돌이 휘청할 정도의 위력.

운전사는 즉사했다.

기우뚱하는 신의 돌.

단순한 물리법칙이었다.

서서히 뒤로 넘어갔다.

콰당!

휑하니 뚫린 입구로 좀비와 악마교 숭배자들이 물밀 듯이 쳐들어왔다.

좀비들의 머리가 터졌다.

산발적인 전투가 치러졌다.

신의 돌이 넘어간 뒤로 용병들은 구석에 몰린 채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좀비들이 앞에서 총알막이 노릇을 하고, 그 뒤에서 악마교 숭배자들이 우지 기관총을 쏴대면서 전진했다.

엘리베이터는 입구를 벌리고 정지된 상태였다.

이곳이 전멸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민구와 유나와 심영의 영혼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맙소사.”

“당했어!”

“어떡하지?”


캡슐병동.

4층은 어떻게 됐을까?


“모두 4층으로 가!”

“대한 씨는?”

“5층에 가봐야겠어.”

“왜?”

“이유는 나도 몰라. 조선 씨가 날 부르고 있어. 몸은 6층에 잘 있는 거야?”

“그래. 우리들 몸은 잘 있어!”

“이따 보자!”


대한이 5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발전시설과 로비가 당했다.

신의 돌이 무너졌다.

영혼들의 비명이 사방에서 난무했다.

5층으로 올라오자마자, 비상전력이 가동됐는지 전등만 켜졌다.

수술실 쪽으로 달려갔다.

대한의 머릿속에서 그녀가 외쳐댔다.


-대한 씨, 와줘요. 수술실이에요.

“갑니다. 가!”

-무서워요. 정말 무서워요.


수술실로 들어가자, 한 상무가 다영과 서 있는 게 보였다.


“조선 씨는요!”

“이 벽 안에 들어갔네.”

“회장님도 가셨어.”

“저 안으로요?”

“아무도 들이지 말라시더군.”

“밖은 어떻게 됐어, 대한 씨?”

“큰소리가 나던데.”


영혼들의 음성이 증폭돼서 들려왔다.


“육체가 죽어버린 거 아냐?”

“아니. 비상전력이 작동돼서 괜찮아.”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러다 악령한테 잡아먹히겠지!”

“차라리 전원을 꺼줬으면.”

“이 회사는 이제 끝이야.”

“다 전멸이야. 흐흐흐.”


대한이 키패드의 암호를 눌렀지만 비밀 수술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위대한! 어서 나와! 끝을 보자!”

‘기대치!’


대한이 수술실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한 상무와 다영도 무거운 기계들로 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두 분은 여기 계십시오.”

“모두 당한!··· 건가?”

“네.”


한 순간, 한 상무의 눈빛이 절망으로 차올랐다.

다영이 그와 껴안았다.

대한이 그대로 누워서 육체이탈을 시도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몸이 가볍게···.


“위대한!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애? 너희는 졌어! 영혼 주식회사는 우리가 접수했다! 어서 투항해! 하하하하.”


영혼이 몸을 떠난다.

자유로워진다.

몸이 내려다보인다.

대한의 영혼이 비밀 수술실 안으로 돌진해가서 우뚝 멈춰 섰다.

이거다!

탯줄 이식 침대에 조선이 누워 있었고, 조 회장이 로봇 팔에 담근 나노봇을 그녀의 배에 떨구었다.

이것 때문에 아마겟돈이 시작됐다!

장모 영혼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슬프고도 결의에 찬 눈빛이었다.

예전에 그녀는 말했다.


“저 먼 곳에 영혼들의 집이 있어··· 선이가 임신한 아이의 영혼도 임신 4개월째엔 이곳에 내려올 거야.”

“그래서 육체와 연결되나요?”

“그렇다네. 비로소 한 인간이 완성되지. 영혼은 육체에 익숙해지고 평생을 붙어살아. 아!··· 그게 섭리란 거야.”


조 회장은 지금 나노봇으로 그 탯줄을 끊어버렸다.

흰 연기처럼 꿈틀대던 아기의 영혼이 탯줄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물결쳤다.

그 자리를 장모 영혼이 대신했다.

그녀의 영혼에서 탯줄이 나와 태아의 탯줄과 연결됐다.

나노봇이 그 연결부위에서 춤췄다.

영혼 주식회사의 존속여부가 여기 매달려 있었다.

회장의 말은 옳았다.

장모 영혼이 조선의 뱃속으로 환한 빛을 내뿜으며 가라앉았다.

마침내!

인간과 영혼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원래의 운명을 거스르고 다른 영혼이 대신 한 평생을 살게 된 것이다.

물결치던 태아의 원래 영혼이 먼지처럼 흩어졌고, 사라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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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아마겟돈의 끝과 에필로그 (완결) +7 20.08.13 138 3 4쪽
» 아마겟돈 (3) +4 20.08.13 62 2 10쪽
130 아마겟돈 (2) +4 20.08.13 56 2 10쪽
129 아마겟돈 (1) +4 20.08.12 53 2 10쪽
128 비밀 실험 +6 20.08.12 60 3 10쪽
127 회해 +6 20.08.11 75 3 10쪽
126 훔쳐보기 +4 20.08.11 57 2 10쪽
125 계약 +6 20.08.10 55 3 10쪽
124 고난의 연속 +4 20.08.10 55 3 10쪽
123 악성 루머 (2) +4 20.08.07 57 2 10쪽
122 악성 루머 (1) +4 20.08.06 56 3 10쪽
121 비밀결사대 (2) +4 20.08.05 53 2 10쪽
120 비밀결사대 (1) +4 20.08.04 78 2 10쪽
119 탯줄 이식 +4 20.08.03 68 2 10쪽
118 두 번의 요청 +6 20.07.31 59 3 10쪽
117 선거일 (2) +4 20.07.30 55 2 10쪽
116 선거일 (1) +6 20.07.29 70 2 10쪽
115 둘째 날 (2) +6 20.07.28 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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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첫째 날 (3) +6 20.07.24 65 3 10쪽
112 첫째 날 (2) +6 20.07.23 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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