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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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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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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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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1 요한버그의 마력 결계

DUMMY

-그럼 요한버그에서 기다리고 있겠네-

-사령관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 제가 먼저 도착해서 준비하겠습니다-


그라리스가 이끄는 1군단이 북동으로 로즈가 이끄는 2군단은 북서 방향으로 두 개로 나누어

진 병력이 이동을 시작했다. 알렉과 올리를 비롯한 요하스에서 함께한 동료들은 그라리스가

이끄는 1군단에 포함됐다. 모두가 크로우와 함께 하고 싶어 했지만


“너희까지 이리로 오면 저쪽엔 마땅히 믿을만한 놈들이 없어. 란슬럿, 갤러해드 이놈들도

허당이라 천상 너 말고는 마땅한 사람이 없다. 백작에게 이야기 했으니 플레이어에 대한 전

권을 줄 거야. 가서 실력을 보여줘“


모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오직 한 사람.


-그런데 왜 나도 이쪽이야?-

울상이 된 스미스가 애절한 눈으로 바라봤지만


“누구세요?”

입 꼬리가 올라간 그대로 멀어져갔다.


예상대로 요한버그로 향하는 길을 막아서는 병력은 없었다. 거의 모든 귀족들이 요하스 평

원의 전투의 대패 소식을 들은 이후 챙길 수 있는 재산을 최대한 챙겨서 수도로 도망 중이

었고 드물게 조금이라도 더 재산을 챙기려다 잡혀 모든 재산을 뺏기고 사로잡히는 머저리들

도 있었다.


-영지민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어라-

그들이 지나가는 영지마다 굶주린 영지민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고 치안을 유지할 최소한

의 병력을 남겼다.


-이놈들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이 간악한 놈들 우린 조상대대로 지켜온 이곳을 영지민들

과 함께 지킬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저항 또한 있었다. 자신의 뒤에 영지민을 세운 채 당당하게 외치는 이름 모

를 귀족을 바라보던 로즈가 말을 몰아 귀족의 앞에 섰다.


살이 쪄 좁아질 대로 좁아진 눈, 열 손가락 가득 끼어진 반지들과 두툼한 목걸이 그를 지

키는 기사들의 갑옷 사이로 삐져나온 살덩어리 그리고 피골이 상접해 누가 봐도 헐벗고 굷

주린 겁에 질린 영지민들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백성들에겐 손을 대지 않는다고 미리 소식을 들었나봐? 그래서 영지민들을 저리 세워둔

거야?-

-무슨 소리를, 우리는 그저..-

-그럴 거면 끼니라도 제대로 먹이지 그랬어. 그냥 죽어. 영지는 영지민들이 지킬 테니까-

-네? 아니 그게..-


귀족들과 기사들의 목이 잘리고 영지민들에게 식량을 지급하고 일부 병력을 남겨 그들을 보

호한다.


-키에에에엑-

영주가 버리고 간 마을을 습격한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일부 플레이어들이 몬스터 소굴을 정

리하고 먼저 출발한 병력에 복귀한다. 물론 식량과 병사들을 남긴다.


-콰콰콰쾅-

성문을 걸어 잠그고 어설프게 저항하는 병사들의 머리 위로 마법들이 떨어지고 저항한 귀족

들은 모두 참수한다.


-우리들은 그대들에게 저항할 힘이 없소. 부디 힘없는 영지민들을 해치지 말아주시오-

-우리는 군대이지 학살자가 아닙니다. 제가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사령관님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지민들의 신뢰를 받는 귀족들에겐 부족한 물품을 지원하고 그대로 지나친다.



사 일의 시간이 흐르고 해가 질 무렵 저 멀리 요한버그 성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했다.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은 병력들이 막사를 치고 휴식을 취하며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라리스를 기다리는 동안 세 개의 인영이 성 벽을 따라 불이 켜진 요한버그 성을 향해 다

가서고 있었다.


기존의 다른 요새나 성과는 확연히 다른 커다랗고 높은 성벽과 전체적으로 잘 관리된 모습

이 공략이 결코 쉽지 않으리란 걸 보여주고 있었다.


“트래시”

공간을 찢으며 나타난 트래시를 보는 크로우의 이마가 작게 찡그려졌다. 이제는 완연하게

사람의 형태를 갖춘 트래시의 모습이 왠지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껴졌다.


“침투할 수 있겠어?”

-해보겠다-

짧은 대답과 함께 어둠속으로 모습을 감춘 트래시가 성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침입자다. 3구역에서 침입자 반응이 나타났다-

그리고 한 지점으로 화살이 쏟아지고 잠시 후 트래시가 다시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 결계가 너무 강력하다. 결계 안에선 모습이 드러난다-

“그래. 알았다. 돌아..-

-주인. 이대로 같이 있으면 안 되나? 같이 있고 싶다-


무심한 눈빛이 트래시를 향했다. 자의식이 강해서 몇 번이고 문제를 일으켰던 모습에 고개

를 저으려 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 그림자에 숨어 나오라 할 때까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다-

-한 번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알비아의 말에 칼라스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계약으로 맺은 관계는 그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저렇게까지 말 하니 한 번 기회를

주는 것도 졸을 것 같다. 너희 세상으로 돌아갔을 때는 내 그림자 속에서 내가 관리하지-

짧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킹, 미러”

자신의 모습을 카피한 도플갱어 킹 미러와 트래시에게 갑옷과 무기를 건네주고 투구를 씌워

주며 강조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투구 벗지 마라. 그리고 그림자에 숨을 필요 없어”


“[제3의 눈]”

요한버그 성을 바라보던 크로우의 눈에 작은 미소가 피어났다 사라졌다. 머리를 비벼대는

백염랑 킹을 쓰다듬으며 병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밤이 깊은 시각에 그라리스가 이끄는 1군단의 병력이 도착했다. 병사들이 막사를 치고 2군

단이 준비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지휘부 막사에서는 회의가 시작 되고 있었다.


-잘했군. 잘했어. 역시 로즈 남작이야. 당분간은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결국은 그들도 이제

는 원래의 로엠의 백성이 됐다는 걸 받아들여야할 텐데 남작이 그들을 감싸 안았으니 그 시

간이 더욱 빨라지겠군-


그라리스의 흐뭇한 표정에는 로즈에 대한 신뢰와 대견함이 가득 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은 요한버그를 함락시켜야 안정되는 것이 아니겠소? 이틀, 이틀이면 놈들

의 지원군이 도착한다는 건 모두 들어 알고 있을 테고 정작 우리가 가진 시간은 내일 하루

인데 그 안에 저 마력 결계를 파훼할 수 있겠소?-


시선을 크로우에게 고정시킨 채 그라리스를 향해 묻는 반데라스의 의문에 막사 안에 분위기

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저 요한버그는 각 국을 잇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

지. 요한버그를 거치지 않으면 거친 산세와 몬스터들로 크게 돌아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인지 아나? 엄청난 돈이 몰리는 곳이란 말이다. 성을 감싸고 있는 마력 결계가 오히

려 드라칸 왕실 결계보다 튼튼할진대 그걸 내일 하루 만에 뚫고 함락시킬 수 있겠나?-


비웃음을 머금은 반데라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막사 밖으로 새어나갔다. 그라리스가 침

음을 삼키고 시선들이 로즈와 크로우를 향했다.


“골 때리는 인간이네. 마치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 같잖아”

-뭐?-

“지금 말 하는 게 그렇잖아. 공략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네까짓 게 뭘 할

수 있겠냐고 악담이나 퍼붓고 있는데 여기 뭐 하러 온 거야? 싸울 때는 칼도 한 번 안 뽑

고 회의에선 사기나 떨어트리는 말이나 하고 더 점령할 수 있는 영토도 규모를 줄이자고 하

고 혹시 드라칸의 간자야?“

-네놈이 감히..-

“너 웃고 있었어”

-무슨 소리를...-

“조금 전 그 말할 때 웃고 있었다고”


차갑게 주시하는 모든 시선에 당황한 반데라스의 시선이 흔들렸다.


-마력 결계의 까다로운 점은 안으로의 모든 마법은 막아주고 밖으로의 마법은 가능하다는

점이지. 그나마 다행히 물리 공격은 통하지만 성벽 자체가 워낙 높고 다가가는 동안 마법에

무방비라는 점이 문제야. 그나마 성안에 병사들이 많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만 그것도 어떻

게든 마력 결계를 깼을 때의 이야기야-


그라리스가 시선을 로즈와 크로우에게 고정된 채 말했다. 너희가 먼저 제안했으니 해결책이

있을 거라는 압박이 아닌 신뢰를 담은 눈빛이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믿겠네-

미소를 띤 채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을 붉게 충혈 된 눈으로 반데라스가 노려보았다.


불안한 듯이 방안을 맴돌고 있던 왜소한 덩치의 사내가 노크 없이 열린 문으로 시선을 돌렸

다.


-소나 시장. 내 걱정할 것 없다고 그리 말했건만.. 아직도 그러고 있는 것이오?-

-일레한 백작.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맞는 겁니까?-


일레한이라 불린 마법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요한버그의 책임자인 소나 시장을 노려보자 움

찔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 한심한 모습에 깊게 한숨을 내쉬고 문을 나가며 말했다.


-당신이 나타나봤자 오히려 사기만 꺾일 테니 그냥 그대로 방에 머무르시오-


부서질 듯 거칠게 닫힌 문을 바라보는 소나 시장이 힘없이 소파에 무너지듯이 주저앉았다.

대륙 교통의 요지 요한버그는 그 중요성과 막대한 수입 때문에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는 요

새이자 도시였다.


행정과 재무의 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한 시장은 왕실에서 파견한 소나가 마력 결계의 관리

와 한 번씩 이루어지는 대규모 몬스터 토벌을 위한 고위 마법사로 일레한 백작과 그 괴팍한

성정을 견제할 고위 기사 여럿이 파견 나왔지만 현재 대부분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마법사 일레한 백작이었다.


-버러지 같은 것들이 감히..-

진영을 갖추고 조금씩 다가오는 로엠의 병사들을 바라보는 일레한이 낮게 중얼거리자 그 옆

에 서있던 고위 기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병력의 수가 너무 적습니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걱정할 것 없소. 설사 제국의 마법사들이 몰려온다 해도 마력 결계를 파해하는데 적어도

한나절은 걸릴 텐데 저 버러지 같은 로엠 놈들이 무슨 수로 마력 결계를 부순다 말인가?-

-지금 우리 병력이 칠천이 조금 넘습니다. 저놈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달려든다면...-


불편한 일레한의 시선이 기사를 향했다.


-당신은 마법의 위대함을 정녕 모르는군. 대규모 전투에서 마법사의 능력은 극도로 발휘대

는 법이지. 공격을 위해선 몰려서 오게 될 테고 그곳으로 마법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대량

학살이 벌어지게 되지. 우리 마법사들은 방어 마법을 배제하고 오직 공격에만 치중할 수 있

으니 난 오히려 놈들이 포기하지 말고 계속 덤벼줬으면 좋겠군, 그리고 하루만 지나면 지원

군이 올 것이니 저깟 놈들 상대로 하루를 못 버틸까-


불안한 기사의 눈빛과는 달리 로엠의 병사들을 바라보는 일레한의 눈빛은 벌레들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눈빛처럼 기이한 순수함이 가득했다.


그라리스를 선두로 하는 대군이 멈춰 섰다. 요한버그 성을 감싸고 있는 옅은 푸른색의 마력

결계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뭇 복잡했다.


-결국 여기까지 왔군. 자네만 믿겠네-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작게 미소 지은 크로우의 대답에 그라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플레이어 부대 앞으로-

로즈의 명령에 따라 선두로 나와 자리를 잡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크로우가 천천히 앞으

로 나아갔다.


-응? 저놈 뭐하는 거지?-

앞으로 걸어 나오는 한 명의 기사가 창을 꺼내드는 모습을 보던 일레한이 실소를 터트렸다.


-큭큭큭, 미친놈이로군. 저깟 창 하나로 마력결계를 부수려한다는 건가? 어디 한 번 해보거

라. 미친놈 같으니라고-


화룡의 창을 꺼내든 크로우가 성을 감싸고 있는 마력결계를 바라보았다.


“이거 오랜만에 사용하는데”

가볍게 창을 쥐고 지었던 미소가 사라졌다.


“[화룡아]”

화룡의 창을 거대한 불길이 휘감았다.


“[나선][증폭]”

창을 휘감은 불길이 창을 따라 휘돌며 그 키기를 점점 키워나간다.


“[뇌제 모드]”


파츠츠츠츳...

검붉은 스파크가 튀며 뇌전이 크로우의 전신을 따라 휘감고 거칠게 튀어 오르고 창을 따라

휘감은 불길에 뇌전이 뒤섞이며 거칠게 튀어 오른다. 창을 잡은 팔이 한껏 뒤로 젖혀진다.


“[제3의 눈]”


-당신은 미약하지만 마왕입니다. 제3의 눈을 더욱 폭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을 감싼 마력결계를 따라 일정한 선들이 그어졌다. 그리고 그 선들의 일부분이 생겨난 실

금들을 확인한 크로우의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파아아앙-

화룡의 창이 그 실금을 향해 쏜살같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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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8 228 귀족들의 비밀 회의 22.11.16 109 2 13쪽
227 227 비참한 최후 22.11.15 103 2 12쪽
226 226 뒤늦은 후회 22.11.14 97 2 12쪽
225 225 반역의 시작 22.11.11 107 1 12쪽
224 224 변수 22.11.10 101 2 12쪽
223 223 급변하는 상황들 22.11.09 100 2 14쪽
222 222 삥뜯기 22.11.08 99 2 12쪽
221 221 끝없는 악의 22.11.07 105 2 13쪽
220 220 왕실 연회 22.11.04 123 2 14쪽
219 219 갑과 을 22.11.03 109 3 11쪽
218 218 괜찮습니다 22.11.02 115 2 16쪽
217 217 신실한 미친놈들, 정신 나간 미친놈들 22.11.01 121 2 14쪽
216 216 메이린의 약속 22.10.31 119 2 11쪽
215 215 인스턴트 던전 빛의 사역마 22.10.28 122 2 12쪽
214 214 빛의 사제단 22.10.27 121 2 14쪽
213 213 이아린 찾기 22.10.26 117 3 11쪽
212 212 그때는 거기까지인 거지 22.10.25 118 2 12쪽
211 211 오해는 확실하게 풀어야지 22.10.24 123 2 15쪽
210 210 인간의 본성 22.10.21 144 2 11쪽
209 209 고성의 주인 22.10.20 120 2 12쪽
208 208 튜토리얼 룸의 그놈 22.10.19 122 3 11쪽
207 207 어둠의 하급신 22.10.18 122 2 11쪽
206 206 심층부 +1 22.10.16 125 2 13쪽
205 205 죽음의 숲 22.10.14 128 2 12쪽
204 204 죽음의 숲으로 22.10.13 124 2 15쪽
203 203 협상 22.10.12 123 2 13쪽
202 202 요한버그 함락 22.10.11 127 2 16쪽
» 201 요한버그의 마력 결계 22.10.10 125 2 12쪽
200 200 요하스 평원을 넘어 22.10.07 140 3 12쪽
199 199 소드 마스터 +1 22.10.06 13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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