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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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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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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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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473

작성
19.09.09 09:00
조회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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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9쪽

14화. 장사 준비

DUMMY

성공적으로 떡을 주민들에게 돌리고 집에 돌아온 나는, 시장에서 사온 팥과 남은 재료들을 긁어모아 감자꿀떡을 만들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팥앙금을 만들고 있던 도중 누님들이 퀘스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다녀왔어, 아저씨. 그 떡 돌리는 건 잘 했어?"

"오셨습니까, 누님. 전부 잘 돌리는 데 성공했죠. 하하하."

"어, 어떻게?"


아마릴리스 누님은 어리둥절했다. 그야 동족인 엘프가 옆에 있어도 그 고생을 했는데, 잘 돌렸다니 믿기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좋았습니다. 입소문을 잘 타서 말이죠. 하하하."


나는 몇 시간도 지나지 않은 일이 떠올라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누님들은 사정을 모르니 의아해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누님들이 퀘스트하러 나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되게 운이 좋았네."

"행운의 여신의 축복이라도 받은 거려나요."

"아무렴 좋게 끝났으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릴리 누님은 벨트가방을 풀고, 내가 뭘 하는 지 물어보았다.


"이건 또 뭐 만들고 있는 거예요, 아저씨?"

"감자꿀떡을 다시 만들고 있는 겁니다."

"엥, 왜요?"

"내일부터 시장에서 팔려고 합니다."

"네?"


금발과 백발의 누님들은 벌써 장사한다는 소식에 놀랐다.


"내일부터?"

"이제 3주 조금밖에 안 남았습니다. 빠르게 돈 벌어서 드워프를 만나야죠."

"그건 맞는 말이긴 한데, 시장에 인간이 팔아도 된대?"

"크리샌스 씨 기억납니까?"

"아저씨를 잡았던 그 경찰관이요?"

"그 경관이 제가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도 딱히 문제 될 건 없다고 합니다. 남는 자리를 잡아서 물건을 팔면 된다고 했습니다."

"원래 자리 잡고 있던 시장 상인들이 좋게 생각할 것 같진 않은데."

"당연히 마지막에 남는 자리에서 팔 겁니다. 그러면 딱히 크게 문제 삼을 것도 없을 겁니다, 누님."


고향 세계에서도 이런 선후배 문화는 많이 겪었다. 선배가 먼저, 후배는 나중에 선택하는 것이다. 가령 직장에서 휴가를 쓰고 싶으면 윗사람이 먼저 쓰고, 마지막에 날짜를 정한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장유유서'라는 말도 있듯, 위아래 순서가 있는 법이다. 나는 이 시장에 입점한 막내입장이니, 자리 역시 마지막에 선택해야 심기를 안 건드릴 수 있는 것이고, 그게 예의다.


"그건 그렇겠네요. 규칙을 준수하고, 심기를 안 건드린다면야···."

"누님들보단 짧지만, 저도 오래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봤습니다. 하하."


릴리 누님은 내 말에 수긍했다.


"근데, 이 팥은 어디서 난거야? 아침에 만든 걸로 끝난 게 아니었어?"


―뜨끔!


나는 땡전 한 푼 없는 거렁뱅이다. 믿을 곳이라고는 같이 지내고 있는 누님들 말곤 없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돈이 어디서 났겠는가? 나는 곧바로 이실직고했다.


"사실, 누님 방에 들어가 조금 슬쩍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바로 얼차려 자세를 취하며 석고대죄 했다.


"하."

"아저씨가 또······."


아마릴리스는 누님은 초창기 만났을 때의 날라리로 돌아갈 듯 말듯 분을 삭이며 용서해주었다.


"그래. 돈을 쓴 건 재료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칠 게."

"네, 감사합니다!"


나는 얼차려 자세를 풀고 누님을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우러러보았다.


"하지만······."

"?"


아마릴리스 누님은 다른 부분에서 분노했다.


"숙녀의 방에 맘대로 들어간 건 잘못한 거지!"

"크억!"


난 날라리 금발 엘프의 발길질에 등이 밟혀 그대로 고꾸라졌다. 그걸로 응징이 끝나서 다행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누님."

"그래서 그건 어떻게 할 거야, 아저씨?"


아마릴리스 누님이 팔짱을 낀 채 물었다.


"뭘 말입니까?"

"가격이지, 당연히."

"다 생각해뒀습니다."


가격! 장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가격 설정을 합리적으로 잘 해야 돈을 벌면서 손님들을 납득 시킬 수 있다. 적절한 원가율은 최종 가격의 30~40%다. 영화들이 괜히 손익분기점을 제작비의 2배로 잡는 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나는 고향 세계에서 중화요리로 자영업을 한 적이 있어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세계의 물가를 고향 세계와 비교해보았을 때, 1리프는 대략 1만원에 해당했다. 1리프는 100시드와 같으므로, 1시드는 100원인 셈이다.


시장에서 알아낸 것이지만, 감자(누룽열매) 한 자루에 대략 130개가 들어있으며, 가격은 1리프 30시드라고 한다. 감자 하나에 1시드인 셈이다. 감자 하나에 반죽 3개가 나온다. 따라서 반죽 하나에 약 0.3시드인 셈이다.


또 팥은 두둑한 한 봉다리에 1리프 40시드이며, 전에 이걸로 한 70개정도 만들었으니 팥앙금 하나에 2시드다. 아니, 팥앙금에는 일대일 비율로 설탕도 들어가니 설탕 가격 20시드를 고려해서 팥앙금 1개 가격은 약 0.3시드를 더한 2.3시드다.


조청 가격은 재료인 찹쌀, 엿기름을 고려해야한다. 찹쌀 0.5되에 50시드다. 엿기름은 보리가격을 알아야하는데, 누님의 말론, 일 년도 더 된 보리라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는다고 한다. 조청 만드는 데 쓴 엿기름 비용은 잘해봐야 4~5시드 정도라고 했다. 그럼 조청 한 병을 만드는데 총 54~55시드 정도 든 셈이고, 감자꿀떡 70개에 발랐을 때 절반 정도 밖에 안 썼으니까 70개에 27~27.5시드가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1개에 약 0.4시드의 비용이 들어간 것이다.


이걸 다 합하면 0.3 + 2.3 + 0.4 = 3! 재료비는 총 3시드! 300원이다. 정말 저렴하지 않을 수 없다. 원가율이 30~40%인 점을 고려하면 재료비만 따졌을 때 1개의 적정가격은 750원 ~ 1000원이다. 떡 하나에 천원? 적당한 가격이다.


하지만 원가계산은 재료비만이 아닌 노무비와 제조경비도 들어가야한다. 각 재료를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인건비를 더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밑재료 준비, 특히 팥앙금에 정성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데다가 이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요리니 프리미엄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시장에서 파는 요리인데, 프리미엄을 붙이면 엘프들이 손이 갈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적당히 싼 맛에 먹는 묘미가 있지 않은가? 프리미엄은 오히려 판매에 독이 될 것이라 생각해 나는 가격을 적당히 개당 13시드(1,300원) 수준으로 생각했다.


듣자하니 마력료는 그렇게 많이 안 들어 개당으로 환산했을 때 1시드도 안 되어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누님이 그랬고, 남은 건 인건비 였다.


시급 8천원이라고 가정하면, 밑재료 준비에 8~10시간정도 걸린다. 그럼 64,000원 ~ 80,000원이고, 다 만들면 대략 390개가 만들어지니 개당 약 164원~205원, 약 2시드의 노무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그럼 기타 비용까지 다 합해 13시드면 적당한 가격이 되는 셈이다. (이럼 원가율이 38%가 되기 때문에 적절하다.)


"누님, 근데 이 나라엔 부가세라는 게 있습니까?"

"부가세? 그게 뭐에요?"

"물건을 사면 간접 세금으로 물건 가격의 1할은 나라에 내야한다는 겁니다."

"그런 건 없어, 아저씨."


릴리 누님이 모르는 눈치더니 진짜로 없는 것이었다.


"그쪽 세계는 돈을 쓰면 돈을 더 내야하는 구나? 이상한 세계네."

"제 고향 세계도 도입한 지 그리 오래 되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다양한 경제 효과가 있으니 도입한 것만 알지 자세한 건 잘 모르겠습니다."

"특이하네요."


아무튼 감자꿀떡 가격은 13시드로 결정 났다. 하지만 깨작깨작 팔아서야 비행선 요금 마련에 도움이 안 된다. 따라서 손님들의 대량구매를 유도해야하는데, 나는 많이 구매할수록 덤을 얹어 준다는 방식으로 나가고자 했다.


"10개를 사면 1개더요?"

"네. 그러면 1개를 더 이득보기 위해서 엘프들이 더 많이 사주고, 재고도 적게 남을 겁니다. 10개당 1개를 얹어 주면 개당 약 12시드(1,200원) 정도니, 원가율(41%)에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좋은 생각이네, 아저씨."

"그럼 전 마저 재료를 만들어 둘 테니, 누님들은 가격표랑 돈을 담을 상자를 만들어 주십시오. 1시드, 10시드, 1리프···. 이렇게 각각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누님들. 아! 그리고 내일 상품을 진열할 식탁도 하나 구할 수 있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건 내일 내가 빌려볼게."

"감사합니다, 아마릴리스 누님."


그렇게 내일 시장에서 장사할 준비가 척척 진행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제 본격적으로 돈을 벌 시간이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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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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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떡 돌리기(4) +9 19.09.07 1,685 36 9쪽
13 12화. 떡 돌리기(3) +8 19.09.06 1,691 36 8쪽
12 11화. 떡 돌리기(2) +6 19.09.05 1,719 36 9쪽
11 10화. 떡 돌리기(1) +7 19.09.04 1,811 35 8쪽
10 9화. 촉박한 시간 +7 19.09.03 1,929 38 7쪽
9 8화. 밥과 백김치 +8 19.09.02 1,944 40 8쪽
8 7화. 콩비지전과 콩비지찌개 +7 19.08.30 2,000 42 8쪽
7 6화. 감자껍질칩과 두부 +8 19.08.29 2,117 45 9쪽
6 5화. 난민신청(3) +10 19.08.28 2,122 43 8쪽
5 4화. 난민신청(2) (수정) +10 19.08.27 2,266 45 10쪽
4 3화. 난민신청(1) (수정2) +12 19.08.26 2,525 44 12쪽
3 2화. 감자채전 (수정2) +14 19.08.24 2,819 50 14쪽
2 1화. 엘프세계에 떨어지다. (수정2) +13 19.08.24 3,127 53 8쪽
1 프롤로그. (수정2) +21 19.08.24 3,728 4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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