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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의 글공간

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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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08.19 00:23
최근연재일 :
2019.10.19 08:05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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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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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473

작성
19.09.06 09:00
조회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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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8쪽

12화. 떡 돌리기(3)

DUMMY

다음 날 아침. 나는 알람 없이 재빠르게 기상해 떡과 도시락을 준비했다. 과거 자영업을 했을 때의 습관이 어느 정도 남아서 그런지, 재료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몸이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창밖을 보니 어두컴컴했고, 이제 곧 동이 틀 무렵이었다.


나는 거실 불을 켜고, 어제 준비해 둔 밑재료 상태를 살펴보았다. 떡을 만들기엔 무리가 없어보였다.


나는 작은 숟가락으로 팥앙금을 떠서 접시에 동그랗게 빚어주었다. 그리고 큰 숟가락으로 감자반죽을 동그랗게 만들고 납작하게 펼쳐 준 후 준비한 팥앙금을 중앙에 넣고, 손으로 감싸 모아 준 다음 떡 모양새를 잡아주었다. 동글동글한 모양이 먹음직스럽다.


이제 감자떡 모양이 잡혔으니 찔 차례다. 하지만 집에 찜기가 없으니 잇몸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바로 냄비와 천을 이용해 간이 찜기를 만들기로 했다.


충분히 큰 보자기를 펼쳐 냄비를 덮고, 그 위에 찌고자 하는 감자떡 반죽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뚜껑 밖으로 삐져나온 보자기 천으로 보따리 싸듯 뚜껑을 감싸 묶는다.


이렇게 하면 냄비와 천-뚜껑(뚜껑 보따리)으로 나눠진 이중구조가 되는데, 이건 찜기의 구조와 같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다음, 뚜껑 보따리를 덮으면, 냄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천을 통해 감자떡들을 쪄 줄 것이다.


그렇게 20분간 쪄주고, 뚜껑 보따리를 빼고, 보따리를 을 접시위에 풀어 다시 예쁘게 담아주면 감자떡 완성이다.


마지막으로 이 감자떡 겉면에 조청을 숟가락으로 발라주면···, 이것으로 감자꿀떡이 완성이다! 쫀득한 감자떡의 식감에 고운 팥앙금과 조청의 조화로 그 단맛은 배가 될 것이다. 말리거나 튀긴 과일을 과자로 먹는 요정들에게 이건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감자꿀떡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만들었다.


꿀떡이 완성되었으니 이제 누님들의 도시락을 싸기로 한다. 찬장에서 도시락 그릇을 꺼내고, 이전처럼 쌀밥을 하는데, 마른 표고버섯(흉터버섯)을 썰어 넣어 버섯밥을 만든다. 그리고 밥이 만들어지는 동안 두부로 유부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물받이 그릇, 그릇에 맞는 작은 채반 순으로 쌓아둔 다음, 마른 행주를 그 위에 덮고 두부를 1센티 정도로 얇게 썰어 행주 위에 널어둔다. 그걸 다시 행주로 덮고 그 위에 무게를 줄만한 물건을 얹는다. 이렇게 해서 두부의 물기를 싹 흡수해 제거해준다. 도시락 통에 유부초밥 5개를 넣어야하니 총 10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기 뺀 얇은 두부를 다시 마른 행주로 살짝 눌러 물기를 제거한다. 그렇게 거의 물기를 제거한 두부를, 프라이팬에 올리브유(감람유)를 채워 그 기름에 넣고 약불로 서서히 튀긴다. 이렇게 하면 두부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게 된다.


부풀어 오른 두부가 노릇노릇 익으면 뒤집어주고, 뒷면도 마찬가지로 부풀고 노릇노릇 익으면 불을 꺼준다. 이렇게 유부가 만들어졌으면, 이 유부를 연하게 펴는 작업이 필요하다.


도마에 얇은 유부를 올리고, 밀대로 천천히 마사지하듯 살살 굴러가며 부드럽게 펴준다. 부드럽게 펴진 유부를 내가 원하는 크기로 잘라 유부주머니를 만든다. 잘려진 부분을 열면 그게 유부주머니가 된다. 이 쯤되면 밥이 끝나 초밥용 밥을 미리 퍼서 열을 식혀준다.


그리고 이 유부주머니를 끓는 묽은 설탕물에 넣고 (간장이 필요한데 없으니 뺐다.) 잘 조려준다. 그럼 이제 설탕, 식초, 소금을 잘 섞은 초밥식초로 버섯밥에 간을 잘 한다. 밥만 넣기엔 식감이 부족할 수 있으니 당근(캬로)을 잘게 다져 밥과 섞고, 이걸 유부주머니에 채워 넣으면 유부초밥 완성이다. 이걸 도시락 통에 5개씩 예쁘게 담으면 누님들의 아침식사가 완성되는 것이다. 유부초밥만 넣기는 좀 그래서 옆에 샐러드도 만들어 넣었다.


누님들이 깼는지 하품을 하며 문을 열고 나왔다. 아마릴리스 누님 뒤에 눈을 비비며 깨어난 백발 누님도 나왔다.


"하암. 좋은 아침이야, 아저씨."

"꼭두새벽부터 일어났나 보네요."

"잘 주무셨습니까? 여기 도시락 만들어 놨습니다. 나중에 꺼내 드시면 됩니다."

"고마워."


누님들은 도시락을 받아 물병과 함께 벨트가방에 넣었다.


"떡은 다 된 거야?"

"예. 이겁니다."

"오오오!"

"이게 바로···?"

"감자꿀떡입니다."

"꿀?"


노르스름한 반죽에 조청을 덮어, 색이 맑은 갈빛으로 먹음직스럽게 바뀌어있었다.


"잠깐 아저씨, 꿀은 벌들을 착취해서 얻는 거니까 안 먹는다고 말하지 않았어?"

아마릴리스 누님은 이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걱정 마십시오, 누님. 그래서 꿀 대신 곡식으로 단맛만 얻어낸 조청을 썼습니다. 이건 오로지 곡물만으로 만든 거니 상관 없을 겁니다."

"어, 그래?"


오로지 식물로만 만들었다고 하자, 엘프 누님들은 안심했다.


"나머지는 이웃에게 돌려야 해서 딱 하나만 잡숴보십시오. 겉면에 바른 조청 때문에 손으로 집으면 끈적일 테니 나무꼬치로 집어 먹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럼 실례할 게."

"잘 먹겠습니다."


엘프 자매는 나무꼬치로 각각 떡 하나씩 집어 들어 집에 가져다 넣었다.


"으으으음?!"


먹자마자 누님들의 감탄사가 나왔다.


"이게 감자꿀떡? 엄청 달고 맛있다!"

"평소에 먹던 말린 과일이나 과자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달아요, 언니."

"입맛에 맞습니까?"

"입맛에 엄청 맞지! 먼저 겉면에 바른 이 조청 때문에 넣자마자 바로 느껴지는 이 단맛, 이어서 감자채전 때처럼 누룽열매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 마지막으로 그 속의 팥앙금이 품은 부드러운 단맛. 이 세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어 미묘하게 맛이 계속 변해서 아무리 씹어도 질리지가 않아. 그렇게 씹다보면 다 사라지고 없어!"

"그야말로 완벽한 삼단콤보예요. 특히 이 떡의 쫄깃한 식감 때문에 한번 입에 넣고 계속 씹는데, 언니 말대로 씹을 때마다 조청과 팥앙금이 섞이면서 단맛도 미묘하게 달라져요."

"아저씨, 하나 더 주면 안 돼?"


누님은 나에게 사정했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안 됩니다. 나머지는 이웃에게 돌릴 겁니다."

"아니, 같이 도니까 하나 정도는 더 먹어도 되잖아."

"언니 말이 맞아요. 도와주니까 하나 더 주는 게 어디 덧나요?"

"게다가 재료비는 우리가 대줬고!"

"아, 알겠으니 하나 더 드십시오, 누님."

"야호!"


엘프 누님들은 기뻐서 하나 더 집어 먹었다. 행복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총 몇 군데나 돌려고 이 만큼 준비하신 거예요?"

"이 일대에 가능한 만큼 돌리려고요. 우선 이 나무 아파트 건물부터 다 돌릴 겁니다."

"그럼, 우선 위층 바이올렛 언니 집에 들러야겠네요. 어서 가요."


―언니?


나는 감자꿀떡들을 담은 접시를 집어 들어 먼저 위층 집으로 향했다.


-똑. 똑. 똑.


"네~. 누구세요?"

"이번에 아랫집으로 이사 온 류금수라고 합니다.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하하."

"아랫집은 아마릴리스랑 릴리가 살고 있을 텐데 이사 갔나?"


혼잣말 하던, 한쪽으로만 넘긴 긴 보라색 머리의, 엘프가 덜컥 문을 열고 내 모습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 문을 닫으려했다.


"꺄아아아악! 인간이다!"

"잠깐만요, 언니이이이!"


그 순간 아마릴리스 누님이 재빠른 운동신경으로 문을 붙잡고 바이올렛이란 엘프의 돌발행동을 멈췄다.


"응? 아마릴리스니?"

"안녕하세요. 사실, 다름이 아니라 이 인간은 지금 우리 집에서 같이 살고 있어요."

"뭐어어어?"


작가의말

이제 곧 5만자가 채워져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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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세계에 떨어진 한식 요리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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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떡 돌리기(4) +9 19.09.07 1,685 36 9쪽
» 12화. 떡 돌리기(3) +8 19.09.06 1,690 36 8쪽
12 11화. 떡 돌리기(2) +6 19.09.05 1,719 36 9쪽
11 10화. 떡 돌리기(1) +7 19.09.04 1,810 35 8쪽
10 9화. 촉박한 시간 +7 19.09.03 1,927 38 7쪽
9 8화. 밥과 백김치 +8 19.09.02 1,944 40 8쪽
8 7화. 콩비지전과 콩비지찌개 +7 19.08.30 1,999 42 8쪽
7 6화. 감자껍질칩과 두부 +8 19.08.29 2,117 45 9쪽
6 5화. 난민신청(3) +10 19.08.28 2,121 43 8쪽
5 4화. 난민신청(2) (수정) +10 19.08.27 2,266 45 10쪽
4 3화. 난민신청(1) (수정2) +12 19.08.26 2,524 44 12쪽
3 2화. 감자채전 (수정2) +14 19.08.24 2,817 50 14쪽
2 1화. 엘프세계에 떨어지다. (수정2) +13 19.08.24 3,123 53 8쪽
1 프롤로그. (수정2) +21 19.08.24 3,725 4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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