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배틀시티가 끝나고 아침해가 뜰 무렵, 이름없는 파라오는 만들어진 카드뭉치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이걸로 완성이다!"
유희는 또 하나의 자신에게 '붉은 눈의 흑룡'을 보여주고 서로 결의를 다졌다.
'응.'
유희는 할아버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열고, 집 아래 카드샵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른 아침부터 어디로 가는 게야?"
유희가 고개를 뒤로 돌리니 잠이 덜 깨 눈을 부비적 비비고 있는 할아버지가 서계셨다. 유희가 아침 일찍 준비하는 소리에 깬 모양이었다.
"네. 잠깐 갈 곳이 있어서요."
그 말을 듣고 할아버지는 졸린 얼굴로 유희를 배웅했다.
"그런가. 조심해서 다녀오거라."
"아, 네!"
그대로 유희는 문 밖으로 나섰다.
오늘은 약속의 그날이다.
배틀시티가 시작한 그날 조이와 약속했다.
자신이 진정한 듀얼리스트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겨뤄보자고. 그때 유희에게 인정 받고 '붉은 눈의 흑룡'을 되찾겠다고.
유희는 결의를 다지며 발걸음을 내딛였다.
아침 해가 뜨고, 도미노 시티에는 전철 소리가 울려퍼졌다. 유희는 약속 장소를 향해 한 길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가던 길목의 시야 끝에는 이미 유희의 친구, 조이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유희는 지난 날들을 떠올렸다. 조이와 첫 친구가 된 그때부터 배틀시티에서 있었던 일까지. 그 기억속에서 조이가 한 약속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유희. 난 지금 그 붉은 눈을 받을 수 없어.'
'응?'
'나는 내가 바라는 진정한 듀얼리스트가 되고 싶어. 아니, 이 배틀시티에서 반드시 되어 보겠어! 유희, 내가 배틀시티에서 이겨나가 자신을 진정한 듀얼리스트라고 인정할 때가 오면, 그 때 다시한번 나와 싸워줘.'
'응. 또 그 때가 오면 싸우자. 조이.'
그리고 이제 그 때가 왔다. 유희는 겉옷을 풀어해침과 동시에 또 하나의 자신, 어둠의 유희와 인격을 맞바꾸었다. 둘 사이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마침내 듀얼의 시간이 찾아왔다.
"빨리 왔구나. 조이."
"헷. 덱을 구성하니까 아침이 되어버렸다고."
"그건 나도야."
조이와 유희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간다, 유희! 우리들의 배틀시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래! 오너라, 조이!"
서로 듀얼디스크를 전개하고 각자의 카드뭉치를 덱 슬롯에 꽂아넣었다. 생존점수가 차오르는 경쾌한 소리가 골목에 울려퍼지고, 결투는 시작되었다.
"듀얼!"
그들의 배틀시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 작가의말
유희왕 DM 배틀시티편 에필로그에서 생략된 ‘어둠의 유희 vs 조이’의 약속의 듀얼 팬픽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