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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잘김하성 님의 서재입니다.

문과국 VS 이과국 - 다시, 통일되는 날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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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잘김하성
작품등록일 :
2023.02.11 00:29
최근연재일 :
2023.02.24 19: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35
추천수 :
25
글자수 :
74,347

작성
23.02.13 19:0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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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3화. 통합을 위한 전쟁

DUMMY

국어성에도 어둠이 내렸다. 길은 온통 적막했고, 먹고 살기 힘든 일반 백성들의 한숨소리만 가끔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한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이걸 집이라고 지은 건가? 문과놈들은 삼각함수도 안 배웠나? 하긴, 배울 리가 없지.’


한심하게 지어진 집을 지나가며, 문과국에서 유일하게 <수학적, 물리적으로 잘 지어진> 건물을 향해 들어갔다.


‘여긴 정말 기하학적으로 아름답게 지었는데. 여기가 국왕 전하께서 말씀하시는 문과국 승상의 집이로군.’


그는 문 앞에 들어가 문을 똑똑거렸다. 문은 오래지 않아 열렸다.


”뉘쇼? 감히 누군데 이 나라 대승상의 저택에 문을 두들긴 것이오?“

”...그저 이과국 국왕의 밀사라고만 전해주시오.“


”뭐? 이과국 국왕의 밀사가 내 집에 찾아와?“

”예. 승상.“


하인이 엎드리며 그에게 말했다.


”이 야밤중에, 그것도 이과국 국왕의 밀사가? 내 집에? 그럴 리가. 해가 동쪽에 뜨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있겠느냐. 참으로 실성한 자로구나. 그놈을 볼기짝을 때려 내쫒아라.“


황일섭에 말에 하인들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나갔다. 그러나 황일섭이 순간 생각을 바꿨다.


”아니. 잠깐! 그 자를 내 방에 들여라.“


이윽고 밀사는 하인의 인도를 받아 황일섭의 방 안으로 안내되었다.


”너가 이과국 왕이 보낸 밀사냐?“

”예. 승상.“

”어찌하여 나를 보자 한 것이냐? 정말 이과국 왕이 보낸 사람이 맞느냐?“

”제가 어찌 어느 안전에서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저는 단지 심부름을 하러 왔을 뿐입니다.“

”심부름이라?“


황일섭의 물음에 밀사는 한 편지를 내밀었다.


”전하께서 보내신 편지입니다.“


황일섭은 편지를 받자마자 뜯어서 그 내용을 보았다. 보자마자 황일섭은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왕이 쓴 글임에도 글씨는 삐뚤빼뚤했고, 엉뚱한 어휘가 사용되었으며, 문법은 엉망이었다. 물론 무슨 뜻인지는 알아볼 법 하였다.


”아니.... 하하하. 이걸 정말 국왕이 보낸게 맞느냐? 문법이 아주 엉망이지 않는가?“

”어... 분명 전하께서 보내신 것이 맞습니다. 전하께서 직접 저에게 주셨습니다.“


편지를 보던 황일섭은 이내 편지를 내려놓고 말했다.


”그래. 알겠다. 국왕에게 가서 말해라. 무슨 뜻인지 아주 잘~ 알겠다고.“


그리고 그 심부름꾼은, 잠깐의 틈을 타 곁눈질로 그 편지의 내용을 살짝 읽어보고선,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뭐라고? 심부름꾼 하나가 몰래 문과국으로 향했다고?“


이영주가 놀라서 말했다.


”예. 공주님. 분명, 왕의 시종이 그렇게 몰래 말했습니다.“


서지영 공작이 이영주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대체 전하께서 무슨 생각으로 편지를, 그것도 황일섭 그 자에게 보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공주님. 황일섭 그 자는 매우 탐욕스러운 자인데, 대체 무슨 일로...“

”정말 모르겠느냐?“

”모르겠습니다.“

”난 알겠다... 이제 그 순간이 다가오는구나.“

”그건 그렇고, 공주님, 이번에도 또 실패했다는 게 정말이십니까.“

”그렇다네...“


이영주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람이 두 명 더 죽었다 들었습니다. 폭발 때문에요. 꼭 <그것>을 만드셔야 하겠습니까.“

”문과국 국왕 직속 독수리 부대는 문과국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다. 시그마의 깃발이 국어성 위에 펄럭이기 위해서는 그 무기가 꼭 필요해. 당장 저번에 홍현을 격파하고 잔여 무리들을 섬멸하려 했을 때도, 문과국 왕이 몸소 이끌고 나온 5천 명의 군대와 독수리 부대 때문에 결국 협상할 수밖에 없지 않았었나.“

”그때 차라리 들이치지 그러셨습니까. 그때 공주님이 병력은 2배를 넘었습니다.“

”너는 문과국 독수리 부대의 힘을 모른다. 일단, 그건 나중에 논의하고. 지금은 죽일 놈이 둘이나 생겼구나. 비밀리에 손나래와 다른 영주들을 불러모아라.“



‘나의 힘을 빌려 이영주를 없애달라...’


황일섭은 이과국 국왕의 서신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하긴, 2만명을 거느린 이영주가 무서울 법도 하겠지. 그 천하의 홍현도 전사시킨 것이 이영주니까. 근데 고작 보답이 이영주가 다스리던 성 몇 개라니. 왕치곤 정말 쩨쩨하고 야박하구나.’


그는 서랍에 있던 지도를 폈다. 문과국 이조와 공조에서 합작하여 만든 지도에는 너무나 간단하게 지형과 지역이 표시되어 있었다.


‘잠만... 성 몇 개가 아니라 이 땅 전체를 내 것으로 한다면... 이건 이영주와 이과국 왕을 각개격파하고 이 땅을 내가 차지한다면... 그럼, 이제 그 꼬맹이 왕과 대비를 폐위하고 내가 직접 왕이 되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천하를 정복한 업적이면 능히 선양을 받을 자격이 생기는거 아닌가.’


순간 그의 눈이 반짝였다. 다시 없는 천재일우의 기회라 생각된 그는 하인들을 불러모았다.


”너희들은 즉시 모든 대신들을 소집하라고 일러라. 그리고 주상과 대비도 모셔라. 긴급한 회의다.“



”지금 무슨 소란이냐?“


신녀궁에 있던 대신녀 노진슬이 말했다.


”지금 승상께서 주상 전하와 대비뿐만 아니라 모든 신료를 한 자리에 모으셨사옵니다. 엄청 중요한 안건이라 하셨습니다.“

”뭐라...?“


어린 나이에 대신녀가 되어 몇 년간 천기를 예측하고 앞일을 예언해 명성을 드높여왔던 그녀였다. 그녀의 직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이 밤중에 회의를 한다고?“


순간 그녀의 직감은 한 가지 방향으로 모아졌다. [이 소집은 문과국을 재앙으로 만들 것이다]

[절대로 승상이 하는 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어디냐?“

”문학궁이라고 하옵니다.“

”안되겠다. 지금 당장 채비할 준비를 하라.“

”하오나 대신녀님. 대신녀는 정치에 대한 관여는 일절 금지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항상 예언이라고 승상의 뜻에 반하는 말씀을 너무 많이 하신 탓에...“


그녀의 말이 틀린건 아니었다. 문과국 법에 대신녀는 조당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것은 오랫동안 지켜져 온 대신녀의 의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 법보다는 문과국의 안녕이 더 중요했다.


”나라가 망할 위기에 쳐했다.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비키거라!“


국어성 문학궁(宮)에 즉시 모든 신료들이 소집되었다. 이제 7살인 왕과 대비도 신하인 황일섭의 말에 달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왕은 끙끙대며 자기 키보다도 높은 옥좌에 앉았고. 대비는 수렴을 치고 왕 뒤에 앉았다. 왕 앞에서는 문과국 대승상 황일섭이 자리잡았다.



”내가 여러분들을 급하게 모이라 한 것은, 그리고 주상 전하와 대비께 실례가 되면서도 모실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주 급한 건이 있기 때문이오.“


그는 거만한 말투로 한 편지를 꺼냈다.


”이과국 왕의 밀사가 방금 전 나에게 왔소. 이 자는 한심하게도 자기 조카이자 공주인 이영주를 몰아내기 위해 우리 대문과국의 힘을 빌리고자 하오.“


뜬금없는 소리에 왕, 대비, 모든 신료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이영주는 그동안, 십수년동안 우리 문과국에 커다란 재앙이었소. 이년에게 패하여 죽은 우리 군사가 그동안 2만이 넘소! 명장인 홍현 또한 그녀를 이기지 못하고 패하였소. 이년만 보면 이젠 꽁무니부터 빼는 한심한 작태가 이어져온 거 내 모르는 바 아니오.“


황일섭은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그는 너무나 기쁜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헌데 삼족오께서 우릴 도우사 그녀를 제거할 기회가 찾아왔소. 그리고, 그녀뿐만 아니라 이과국을 집어삼킬 기회도. 이영주는 우리 대문과국을 막을 이과국 최강이자 최후의 장수요. 이 년만 잡아죽인다면, 우리를 막을 자가 아무도 없을 것이고, 이과국 왕은 간단하게 사로잡을 수 있소.“

”그렇다면... 어찌 하올련지...“


한 신하의 물음에 황일섭은 잠시 그를 쳐다본 후 왕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전하. 저 이과 도적놈들을 치라는 명을 내리소서.“

”승상. 지금은 흉년이 몇 년 째라 백성들이 힘든 터인데, 굳이 군사를 내어야겠습니까?“


대비의 말에 황일섭은 허리를 숙이면서도 그녀를 째려보았다. 그는 이미 신하의 예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대비마마. 그것은 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만일 이과국을 쳐서 정복한다면, 그곳에 있는 휼륭한 각종 기계를 들여와 흉년을 극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소서.“

”전하. 승상의 말이 옳사옵니다. 이과 도적놈들에게 번번히 패해 우리 문과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속히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신대건과 김세영을 제외한, 문과국 모든 관료들이 황일섭의 눈치를 보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의 말에 동참을 표했다.


”그 전쟁은 아니되옵니다!“


노진슬이 박차며 신료들 안에 들어왔다.


”전하. 대비마마. 이 전쟁은 흉하옵니다! 전쟁을 하셔서는 아니 되옵니다.“

”대신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들어오는 게요? 제정분리의 법도를 잊었소이까? 이건 파면감이오.“


황일섭이 그녀를 노려봤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복하며 말했다.


”이 전쟁은, 절대 불가하옵니다! 점괘가 불길하옵니다. 삼족오께서도 동의하시지 않으십니다.“

”닥쳐라!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황일섭의 호통에 궁궐을 지키던 숙위 몇 명이 조당 위로 올라왔다.


”문과군은 이영주를 이길 수 없습니다! 만일 출병한다면 문과국 뿐만 아니라 승상께도 큰 화가 될...“

”시끄러워!“


화를 참을 수 없었던 황일섭은 노진슬을 발로 뻥 찼다.


”네년이 대신녀 직책에 있다고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매번 내가 뭘 할 때마다 삼족오의 뜻이니, 신령의 뜻이니 하며 반대하는데, 네년 말고 대신녀를 할 사람이 문과국에 한 명도 없다고 믿느냐?“

”하오나 승상!“

”닥쳐라. 전하. 일단 법도를 어긴 대신녀를 하옥하도록 명하소서. 또한 전쟁을 선포하고 온 나라의 병사를 모아 이과국을 치게 하옵소서.“


대비는 아래에 신료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 신대건과 김세영을 빼놓고는, 모두가 황일섭의 편이었다. 이미, 이 나라는 반쯤 황일섭의 나라였다. 대비는 손 쓸 수 없는 무력감을 맛보아야만 했다.


”...“

”대비 마마!“


신료들의 간청에 대비는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주상... 저들의 뜻 대로 하시지요.“

”승상의 뜻대로 하라.“


7살짜리 어린 아이의 입이 떨어지기 무섭게 노진슬은 어디론가 끌려나갔다.


”전하께서 전쟁을 선포하셨다. 남부군을 제외한 전 병력을 국어성에 집결시켜라! 전쟁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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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9ps
    작성일
    23.02.14 09:45
    No. 1

    금방 따라붙었네요,ㅎㅎ 즐거운 시간 고맙습니다. 즐거운 연재가 쭉 이어지시기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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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0화. 새로운 파도가 닥치리라. +2 23.02.20 1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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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8화. 눈 앞의 신기루가 사라지고 +4 23.02.18 23 1 11쪽
8 제7화. 문이과간 대전쟁, 일촉즉발 +1 23.02.17 16 1 12쪽
7 제6화. 울린다. 파멸의 북소리가 23.02.16 17 1 10쪽
6 제5화. 전운은 이과국과 문과국을 감싸고 +2 23.02.15 16 1 10쪽
5 제4화. 진정한 통합이란 +2 23.02.14 16 1 10쪽
» 제3화. 통합을 위한 전쟁 +1 23.02.13 20 1 11쪽
3 제2화. 음모 +2 23.02.12 22 3 13쪽
2 제1화. 문과국과 이과국, 치열한 전쟁의 서막 +2 23.02.11 56 3 11쪽
1 프롤로그. 나뉘어진 제국 +3 23.02.11 76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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