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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잘김하성 님의 서재입니다.

문과국 VS 이과국 - 다시, 통일되는 날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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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잘김하성
작품등록일 :
2023.02.11 00:29
최근연재일 :
2023.02.24 19: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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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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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74,347

작성
23.02.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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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7화. 문이과간 대전쟁, 일촉즉발

DUMMY

[약 하나만을 먹이면 되었다. 약 하나만. 저 약 하나만 먹이면 평생 꿈꿔왔던 소원이 성취될 것이다. 단지 이 하나만...


“제가 직접 만든 감바스이옵니다. 최고급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싱싱한 해산물로 끓여왔습니다. 전하께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 아니시옵니까.”

“그래그래. 네가 만든 감바스는 항상 맛있었지.”


그가 숟가락으로 한 입 떠서 먹는다.


‘그래. 먹어라. 더 많이 먹어. 아주 많이 먹어.’

“자네도 한번 먹어 볼 텐가?”

‘에이 설마. 그거 보고 나보고 먹으라고. 내가 미쳤어?’

“아니옵니다. 감히 전하께 바치는 음식에 제 더러운 입에서 내뿜는 아밀라아제를 묻힐 수야 있겠습니까.”


왕이 천천히 한 숟가락 입에 올린다. 그의 목숨은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전하. 일어나십시오.”


큰 소리와 함께 그의 꿈도 도중에 멈췄다.


‘또 그때 꿈이구나.’


옥좌 위에서 깜빡 잠들었던 이과국 왕은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냐.”

“황일섭이 대군을 이끌고 전면 침공하였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시종의 말에도 왕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침공?”

“예. 전하.”

“그게 뭐가 큰일이라는 거야. 공주보고 막으라고 하면 되잖아. 문과 놈들이 한 두 번 침공하는 것도 아니고. 뭔 큰일까지야.”


왕의 말에 시종은 속으로는 뜨악한 반응이었다.


“그래도 뭔가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주가 진 적이 이때까지 한 번이라도 있었나. 공주에게 명을 내려 문과국을 막도록 해.”

“예. 전하. 아, 그리고... 미적성 경비대 사령관인 이하천 후작이 전하에게 보낸 보고서가 하나 더 왔습니다.”


시종은 왕에게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그 내용은 가히 왕에게 충격적이었다. 왕의 직속 영토였던 미적성, 그 미적성을 버리고 이영주가 다스리는 기하성으로 이주한 국민의 수가 벌써 수 천명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왕의 포커 친구 출신의 이하천 후작이 쓴 글이다 보니 문법이나 어휘가 개판이라 왕은 몇 번을 읽어야만 했다.


“이하천 이놈은 내가 미적성을 잘 경비하라고 몇 번이나 일렀어! 그리고 가도! 하필 가도! 왜 이영주 밑으로 가냐고!”


왕의 진노에 시종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체 왜 그런지도 안 쓰여 있잖아! 이게 무슨 보고서야?”

“송구하오나...”

“응?”

“아무래도 미적성에서 세율이 모든 면에서 기하성보다 높으니 그런 것 같사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적성은 우리 대 이과국의 위대한 수도다. 수도에 살면 당연히 더 비싼 세금을 내야지!”

‘무슨... 그 돈을 지가 흥청망청 쓰면서 뭐.’


시종은 입이 있었지만 그 입을 열 수 없었다.


“천것들이, 감히 나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이주를 해? 경비대를 더 다그쳐. 내 허락 없이 몰래 성 밖을 빠져나가다 걸린 놈이 있으면 그 즉시 처형 기계에 넣어 죽여버려라!”



사막 한가운데에 흰 텐트들이 줄지어 서져 있다. 텐트 위에는 이과군임을 나타내는 시그마(Σ) 깃발이 나부꼈다. 병사들은 기다란 흰 천으로 자신의 옷을 가리고 끊임없이 얼음 물을 마셨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흰 텐트들 중 가장 큰 텐트로 뛰어 들어갔다.


“공주님. 장영재 백작입니다. 열기구 경비대로부터 온 서신입니다.”


장영재는 이영주에게 한 서신을 보여줬다.


<문과국 대군, 현재 국어성을 출발하여 동사성 방향으로 이동 중. 적의 수는 최소 8만 명 예상.>


그 서신을 본 손나래와 서지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8만 명. 비록 그들은 역사를 배워서 이것이 전례가 없는 일인지는 잘 몰랐으나, 어쨌든 그들도 전쟁터를 누비면서 그런 어마어마한 병력과는 싸워본 적이 없었다.


“8만 명... 우리 군의 4배...”


경악해 있는 두 여공작과는 달리 이영주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서신을 접었다.


“8만 명이라 한들, 저번 홍현과의 전투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다. 오히려 고마운 걸.”

“고맙다니요, 공주님? 홍현과의 전투에서는 우리가 수적으로 우위였습니다. 문과국 전(前) 왕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왔을 때는 우리가 병력이 2배였지만 공주님은 문과국 왕과 협상하시더니 퇴각을 명령하셨지요. 근데 지금은 저쪽이 병력이 우리보다 4배나 많은 데도 전투가 훨씬 수월하다니.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동안 사막 지평선을 쳐다보던 이영주는 서지영이 말하자 그녀를 쳐다보았다.


“수가 많고 적은 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들이 그렇게 중요시하는 <병법>에도 쓰여 있다. 홍현은 내가 직접 싸우기 전까지 이과국 그 누구도, 아니 남쪽과 동쪽의 야만인들까지도 이기지 못한 적수였지. 하지만 황일섭 그자는 달라. 그는 탐욕에 찌들어있고 야심만 많지만 무능한 자인 데다가 문과국 국민에게도 지탄을 받는 자이다. 그가 대규모 병력을 끌고 오는 것은 오히려 우리가 문과국을 정복하는 것에 도움만 줄 뿐이야. 단지 나만의 <신병기>가 이번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구만.”

“신병기라... 공주님. 정말 중력과 정면으로 싸워서 이기실 작정입니까.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모든 물체는 떨어지는 법입니다. 열기구 또한 잠깐 나는 것에 불과하고요. 근데 저 하늘 높이 오랫동안 날아다니는 신병기라. 그런 병기는 독수리밖에 없습니다.”

“중력도 하나의 힘일 뿐이다. 그 힘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독수리들도, 아니 저 커다란 새들도 하늘을 날고 있고 열기구도 하늘을 날고 있는데. 우리가 만드는 것이 하늘을 날지 못할 것은 또 무엇이냐. 일단 독수리 부대를 이기려면 신병기 말고는 없어. 하지만 그 신병기 테스트를 이번에 할 수 있었는데. 아쉽군.”

“...”

“그나저나, 그걸 깜빡했네. 군 내에 있는 화학을 공부한 자들을 전부 불러오게 해라.”

“화학자들은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먼길 오신 손님에게 제대로 대접해야지.”



8만 명이 넘는 문과군 대규모 병력이 전진하고 있었다. 역사상 가장 최대 병력, 과거 영광스러운 제국 시절에도 감히 상상하지 못한 대병력. 그리고 그것을 지휘하는 자는 황금을 도금한 4마리의 수레 중에서 다리를 쭉 뻗고 있는 황일섭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그의 최측근인 병부상서가 있었다.


“병부상서.”

“예. 승상.”


쭉 뻗은 황일섭의 다리를 주무르며 병부상서가 대답했다.


“자네는 왜 내가 직접 이 전쟁을 지휘하러 국어성을 비웠는지는 아나?”

“그건 잘...”


병부상서가 머뭇거리가 황일섭은 풋. 하고 비웃었다.


“이젠 난 질렸다. 이윤이니 곽광이니 제갈량이니 하며 나를 일컫는 것도. 이젠 질렸어. 내가 호령하면 문과국에서 못할 것이 무엇이 있나. 안그래?”

“그렇습니다. 승상.”

“저 셋의 특징이 뭔지 아나?”

“그야 명신으로 역사에 이름 남은 사람들 아닙니까.”

“그래. 그리고 결국 <신하>로 이름이 남은 자들이지. 저들은 결국 본기에 이름이 적히지 않을 것이고, 저들은 언젠가 잊혀질 것이다. 사서(史書)를 봐도, 불과 몇 년밖에 옥좌에 앉지 못하고 붕어한 한나라 혜제가 오랫동안 유방을 보좌해 한나라 건국의 일등 공신인 소하보다 그 분량이 많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는가?”

“승상...”

“난 스스로 이 자리까지 왔다. 내 가문의 도움을 크게 받은 적이 없어. 나를 일컫는 말이, 14세에 장원급제한 소년 천재라고 그랬지. 문과국 최연소, 최초는 다 나를 일컫는 말이었다.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러면 뭐해.”

“승상께서 영명하신 것은 온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그런 것 다 필요가 없다. 천하를 위해 봉사한다고? 주군을 위해 싸운다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사람들이 제일 먼저 죽은 것을 보았다. 굽히지 않으면 결국 부러지기 마련이지. 결국, 나 하나 잘 먹고 잘살고.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는 거야. 난 그걸 깨달았지. 그리고 이젠, 그 마지막 한 걸음만이 남았다. 근데, 이 영광을 남에게 양보할 수 있겠나.”

“저는 승상께서 보위에 오르신다면 좋겠습니다. 어린 주상과 대비로는 문과국을 맡길 수 없습니다.”

“그래그래. 아주 좋아. 내 이번 일만 성공하면 그대에게 상을 내리지. 근데. 자네 아들은 대체 언제 사서삼경을 뗄 건가? 이팔청춘이라더니 아직도 소학이나 배우면 어쩌자는 거야.”,

“부끄럽사옵니다. 승상. 이게 다 자식 교육에 부족한 소인의 부덕하고 모자람 때문입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미적성 왕궁 꼭대기에 삼족오 깃발을 꽂은 황일섭과는 달리, 일반 병사들은 이영주에 대한 공포와 황일섭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 그 이영주라는 계집 말이야. 근데 알고 보니 보통 계집이 아니라며?”

“천책상장, 천상야차라 불리던 홍현 장군도 패배시킨 것이 그년이라던데.”

“이영주가 한번 칼을 들고 지나가던 자리에는 시체밖에 안남는 다더라.”

“들리는 소문으로는 혼자서 17명의 오랑캐 장수를 단기필마로 다 죽였다더라.”

“대체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 건데? 말이 전하의 어명이지, 실제로는 승상이 자기 업적으로 남겨서 왕까지 해먹으려는거 누가 모르냐고!”

“우리는 먹을게 없어서 나무 껍데기나 벗겨 먹는데 승상 집에는 고기가 아주 산더미처럼 있다더라.”

“그 첩실만 봐도 표독한 년이라는데.”


이렇게 병사들은 지휘관이 설마 자신들의 뒷담을 들을까봐 눈치를 보며 소곤소곤 말하는 사이, 먼지를 일으키며 한 전령이 황일섭 쪽으로 다가왔다.


“승상. 한 향도가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왔습니다. 그는 이과국에서 모종의 죄를 지어 추방당했다고 합니다.”


도총관의 말에 황일섭은 흥미를 느꼈다.


“데려와라.”


이내 향도 한 명이 황일섭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


“너는 누구냐? 누군데 우리를 돕겠다고 하는 것이냐?”

“저는 이영주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복수라?”

“예. 승상.”

“너가 이과국에서 죄를 지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 이영주란 년이 죄를 뒤집어씌운 겁니다! 저는 일개 상인인데, 그녀가 직접 운영하는 상단과 경쟁한다고 세금 폭탄을 물리고 그걸 내지 않자 저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살려고 왔습니다. 제 가족은 이미 이영주에게 죽었을 겁니다. 승상. 저는 오랫동안 유랑상인을 해온 터라 이과국 남쪽 지리는 훤히 꿰뚫고 있습니다. 저를 향도로 써 주십시오. 제발 우리 가족의 복수를 하게 해주십시오.”

“허허...”


눈물까지 흘리며 통곡하는, 스스로 상인이라고 소개하는 자를 보며 황일섭은 흥미를 느꼈다.


“좋아. 너를 향도로 삼겠다. 만약 우리가 승리한다면 너에게도 금은보화를 내려줄 것이니라.”


그렇게 말하는 사이, 무언가 큰 물체가 그들 몰래 하늘 위에 떠 다니고 있었다.



“결국... 접선에 성공했단 말이지.”


한 전령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이영주가 말했다. 손나래 공작, 서지영 공작을 위시해 많은 이과국 장군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시종 중에서 한 명을 문과어 공부를 시켜놓길 잘했어. 어때?”

“대단하십니다. 공주님.”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봐라. 이게 통합의 힘이다. 수학과 과학만 열심히 공부했다면 이런 작전은 생각도 못 했겠지.

문과 놈들의 학문도 이렇게 써먹으면 유용한 측면이 있다니까. 자. 여러분들. 본격적으로 파티를 시작하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9ps
    작성일
    23.02.17 21:46
    No. 1

    (아밀라아제, 포커 친구, 위시해...) 즐거운 시간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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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0화. 새로운 파도가 닥치리라. +2 23.02.20 13 1 13쪽
10 제9화. 이미 정해져 있었던 승부 23.02.19 15 1 11쪽
9 제8화. 눈 앞의 신기루가 사라지고 +4 23.02.18 24 1 11쪽
» 제7화. 문이과간 대전쟁, 일촉즉발 +1 23.02.17 17 1 12쪽
7 제6화. 울린다. 파멸의 북소리가 23.02.16 17 1 10쪽
6 제5화. 전운은 이과국과 문과국을 감싸고 +2 23.02.15 16 1 10쪽
5 제4화. 진정한 통합이란 +2 23.02.14 16 1 10쪽
4 제3화. 통합을 위한 전쟁 +1 23.02.13 20 1 11쪽
3 제2화. 음모 +2 23.02.12 22 3 13쪽
2 제1화. 문과국과 이과국, 치열한 전쟁의 서막 +2 23.02.11 56 3 11쪽
1 프롤로그. 나뉘어진 제국 +3 23.02.11 78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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