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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m 님의 서재입니다.

필드 위의 마에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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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m
작품등록일 :
2019.12.27 12:54
최근연재일 :
2020.01.20 19:27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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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80
추천수 :
1,175
글자수 :
101,930

작성
20.01.02 18:03
조회
3,371
추천
54
글자
9쪽

에시앙 감독의 제안

DUMMY

"어~이! 작은 지단! 일찍 나왔네? 같이 가자!"


"아 그러니까 작지 않다고!"


훈련장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아벨은 나의 외침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만면에 웃음꽃이 만개한 상태로 달려왔다.


"뭐가 그리 좋냐?"


"어제 올림피크 라이벌인 마르세유에게 승리했잖아! 게다가 나도 득점을 기록한 덕분에 여기저기서 전화가 날아들어서 정신이 없었다니까. 어머니도 마르세유 놈들의 콧대를 꺾어놨다고 어찌나 좋이하시던지."


"헤에~. 하긴, 언론들도 많이 놀란 기색이긴 하더라."


"그렇다니까. 넌 MOM까지 선정되었는데 전화기 터진거 아냐?"


"에이, 아무리 그래도 내가 프랑스인도 아닌데 그 정도는 아니지."


그렇게 말한 나는 어제 저녁 식사 후 밀려오는 전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시던 어머니를 떠올렸다. 아무래도 한국에 있던 친인척들이 경기를 보고 연락을 하신 모양이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생면부지인 양반들이 일장연설을 어찌나 길게 늘어놓던지.. 으으, 꼰대는 극혐이야.'


물론 개중에는 순수하게 나의 활약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일부의 꼰대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나마 내가 기지를 발휘해 통화를 짧게 끝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끝도 없었을거야. 게다가 한 두명도 아니었으니..'


"왜 그래? 표정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어?"


"아냐. 얼른 가자. 늦겠다."


내 얼굴을 본 아벨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친인척들에 대한 것은 어머니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셨으니 더 이상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아벨과 함께 그루파마 경기장을 지나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어이~ 류! 어서 와!"


"어제 활약 대단했어!"


"아벨도 멋졌어! 마르세유 놈들이 너 마크하느라 진땀빼던데?"


"아픈데는 없지? 언제나 부상 조심해라!"


트레이닝 센터로 향하는 동안 마주친 스태프들 모두가 나와 아벨의 활약을 칭찬해주었다.


'평소에도 친절하긴 했지만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역시 라이벌전에서의 임팩트가 크긴 컸나보군.'


하긴. 더비 매치의 특별함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었다. 더비 매치의 승리는 승점 3점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훈련장에 도착한 나는 아벨과 함께 라커룸으로 향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고요한 라커룸에서 우리는 신속히 옷을 갈아입고 바깥으로 나왔다.


"그럼 슬슬 몸 좀 풀어볼까? 너는 어때?"


"그거 좋지."


"어이! 거기 두 사람만 재미보지 말고 우리도 좀 끼워주라!"


의견이 일치한 아벨과 가볍게 몸을 풀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아? 거기에 제레미도 있네. 언제왔냐?"


"우리도 방금 왔어. 안그래도 우리 두 사람 뿐이어서 심심했는데 마침 잘 됐네."


"아벨, 같이 몸 풀자."


제레미의 말에 아벨은 물론이고 나까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고보니 제레미의 목소리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아, 어제 패스 너무 좋았어. 덕분에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어. 제레미 롤랑이야. 제레미라고 불러줘."


"나는 류혜성. 나도 편하게 류라고 불러줘. 앞으로 잘해보자."


"좋아, 그럼 일단 땀 좀 내볼까."


아벨의 그 말과 함께 우리 네 명은 훈련장을 따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


.


"그럼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경기 끝난 다음날이니까 무리하지 말고 푹 쉬도록 해라. 내일 보자."


"네!"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회복훈련이 모두 끝이났다. 아무래도 전날 경기에서 뭉쳤던 근육들을 풀어주기 위한 훈련이다보니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종료되었다.


"어이, 모두들 집에 가기 전에 밥이나 먹고 갈래?"


"음. 생각해보니 출출하기도 한데 그럴까?"


"찬성!"


샤워와 환복을 마치고 라커룸 밖으로 나온 우리는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새 수석 코치인 장 파벨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헤이, 류."


"무슨 일입니까?"


"감독이 찾으신다. 사무실로 가보도록."


"? 알겠습니다. 얘들아, 볼 일 마치고 연락할게."


"그래.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마."


나는 녀석들의 배웅을 뒤로한 체 트레이닝 센터 건물 안쪽으로 향했다. 감독실 앞에 도착한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들겼다.


"들어오게."


에시앙 감독의 목소리에 나는 문을 열고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오오, 이곳이 에시앙 감독이 쓰는 사무실인가? 생각보다 소박하군.'


"후훗. 별거 없는 사무실이라네. 이리 와 앉지."


에시앙 감독은 책상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둘러보는 내게 소파를 권해주었다. 소파에 앉자 그는 커피 포트에서 커피를 따라 내게 가져다주었다.


"그래. 데뷔전에서 1골 2도움에 MOM까지.. 하룻밤만에 스타가 된 기분이 어떤가?"


"라이벌인 마르세유에서 이긴 건 기쁩니다만.. 이제 한 경기 치룬 것일 뿐이고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재미있군. 보통 녀석들이라면 좋아서 발이 땅이 붙어있지도 않을텐데 말이야. 자넨 여러면에서 성숙한 것 같아."


"감사합니다."


그 말 외에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렇다고 에시앙 감독에게 '저 사실 36살에 데뷔한지 20년이 다되가는 노장 선수입니다.'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어쨌든 좋네. 사실 내가 자네를 여기로 부른 이유는 다름아니라 앞으로의 성장 때문이네."


"성장.. 말입니까?"


"그래. 난 자네의 잠재력을 무척이나 높게 평가한다네.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창의성이 있고 여유가 넘치지. 그런 선수를 만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라네."


에시앙 감독은 잠시 말을 멈추고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의 고동과 함께 마른침을 삼키며 이어질 다음 말에 집중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난 선수시절 미드필더로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네. 게다가 운이 좋아서인지 제라드나 스콜스, 램파드, 사비, 이니에스타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도 상대해보았지. 물론 거기에는 지성팍도 포함되어 있네. 그리고 이런 나의 경험은 자네에게도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네."


감독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시앙 감독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그의 도움과 조언은 경험치 덩어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경험치 덩어리를 흡수하게 된다면? 나는 흥분으로 인해 전신의 털이 일제히 곤두서며 몸이 떨리는 것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물론 자네를 포함해서 재능있는 유망주들에게 아낌없는 도움을 줄 생각이네. 어떤가?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나?"


"받아들이겠습니다."


나의 대답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에시앙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앞으로 잘 부탁하네."


에시앙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크고 두툼한 손을 나에게로 내밀었다. 내가 그의 손을 붙잡자 에시앙 감독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나의 훈련은 꽤 힘들거야. 각오하는게 좋을걸세."


순간, 그의 미소가 처음으로 무섭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천금같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


-어디야?


-우리 지금 라커룸 앞. 빨리 와. 배고프다.


-Ok.


에시앙 감독의 사무실에서 나온 나는 라커룸 쪽으로 달려갔다.


"어이~."


"기다리고 있었다구~."


"미안. 많이 기다렸어?"


내가 달려오자 아벨은 들고 있던 내 가방을 나에게 전해주었다.


"괜찮아. 짐 다 챙겼으면 이제 슬슬 움직이자."


"좋아. 근데 어디로 가는거야?"


"이 근처의 식당은 어때? 맛집으로 유명한가 보던데."


"에이, 그러지 말고 구단 식당 가자. 구단 식당. 거긴 무료잖아?"


제레미의 의견을 아벨이 반대했다.


"구단 식당이라.. 거긴 맛도 좋고 메뉴도 다양하니 괜찮지 않아?"


"거기다가 공짜잖아."


"다른 녀석들도 죄다 거기서 밥 먹고 있을껄?"


"그래. 그렇게 하자."


다른 친구들의 의견에 제레미도 결국 구단 식당을 가는 것에 동의하였다.


"아싸! 뭐하나 친구들? 빨리 가자고!"


구단 식당에서 밥을 먹는게 그렇게 좋은지 아벨은 우리들을 잡아끌어 구단 식당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오늘로 연참대전이 시작이네요.

연참대전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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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만반의 준비 +3 20.01.15 1,999 41 8쪽
19 첫 교체출전 +6 20.01.14 2,152 38 9쪽
18 더비 매치의 승리자 +4 20.01.13 2,132 40 8쪽
17 어쨌거나 득점은 득점이다 +5 20.01.12 2,429 41 9쪽
16 리옹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람 +3 20.01.11 2,432 41 9쪽
15 뜻밖의 선물 +3 20.01.10 2,424 39 9쪽
14 치열한 승부의 결과 +6 20.01.09 2,391 42 11쪽
13 리옹의 반격 +4 20.01.08 2,394 39 10쪽
12 파리 생제르망과의 맞대결 +4 20.01.07 2,495 46 11쪽
11 비장의 무기 +4 20.01.06 2,663 44 10쪽
10 진정한 동료 +4 20.01.05 3,000 46 10쪽
9 작은 지단의 보르도 원정기 - 2 +5 20.01.04 3,042 46 9쪽
8 작은 지단의 보르도 원정기 +3 20.01.03 3,135 43 9쪽
» 에시앙 감독의 제안 +2 20.01.02 3,372 54 9쪽
6 전사의 휴식 +5 20.01.01 3,747 54 10쪽
5 리옹에 나타난 작은 지단 +4 20.01.01 4,056 64 11쪽
4 난세에는 혜성이 나타나는 법 +10 19.12.30 4,211 64 12쪽
3 리옹의 새로운 10번 +9 19.12.30 4,887 66 9쪽
2 절망 뒤에 찾아온 기회 +10 19.12.29 6,262 64 12쪽
1 Prologue +8 19.12.28 6,738 6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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