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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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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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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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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86화

- 그걸론 부족합니다, 능력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신분 세습은 분명 나라를 도탄(塗炭)에 빠지게 할 겁니다. 열심히 해봐야 거기에 따르는 보상이 시원찮을 뿐 아니라 상전은 적과 열심히 싸우지 않고 숨어 있다가 공은 상전이 다 차지한다면 화딱지가 나겠습니까? 안 나겠습니까? 다음부터는 설렁설렁 싸우는 척 눈치만 보다가 흐지부지 끝낼 겁니다. 졸이 움직이지 않는데 뭘로 싸울 겁니까? 일당백(一當百)이 있다고요? 그럼, 상대 쪽은 일당백이 없나요?

- 한(漢)나라나 다른 나라로 백성들이 도망가는 이유가 단순히 배고프거나 생활이

고달파서가 아니다 말이지?

- 이제야, 제대로 보시네, 인간에겐 욕망이라는 게 있습니다, 좋은 말로 하면 꿈 같은

건데 꿈꿀 수 없다면 삶의 의미도 없지요.


무령 공주가 고기를 뜯다 말고 심각하게 표정을 지으며 깊은 숙고(熟考)에 잠겼다.


- 파격(破格)은 기득권의 만만찮은 저항에 부딪힐 텐데...

- 태어나보니 내 자리는 없더라? 얼마나 짜증이 나겠습니까? 능력이 곧 자리가 돼야 합니다. 파격이 힘의 원천이 되고 싸움의 원동력이 됩니다.

- 그렇긴 하다만 성과주의 또한 폐단이 있지 않겠어?

- 탄력적으로 운영하시면 되죠, 전쟁이 학과 시험이 아니잖습니까? 군사를 움직이는데 무예만 잘한다고 만사형통이 아니듯이 결국 지(知), 덕(德), 체(體)를 고루 갖춘 자만이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주인공이 될 겁니다.

- 내 자리를 넘보면?

- 반역(反逆)을 꾀한다면 과감히 처단해야겠지만, 대결을 원한다면 실력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러니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요. 제 말은 지도잔 단순히 싸움만 잘해서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 내 뼛속 깊이 새기겠네.

- 두고 보십시오, 조만간에 나 우대장의 부대가 최정예 부대가 될 테니까요,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 지지면 안 되지, 이쁜 손가락...


아침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람은 싱그러웠다.

무령 공주가 애마 도도(騊駼)에 올라타 광활한 초원을 내달렸다. 사전에 숙의(熟議)도 없었다. 따라오고 싶으면 따라 오라였다. 그래서 군단장급 장수들과 친위대와 최정예요원들만 따랐다. 그래도 족히 오천기(五千騎)는 되었다.

선의가 뒤따랐다. 미나미도 말에 올라타 뒤따랐다.

철제(鐵蹄)의 말발굽에 먼지가 뿌옇게 일어 그 일대를 덮었다.

실로 그 모습이 일대 장관이었고 주위 자연환경까지 압도(壓倒)했다.

그렇게 반나절을 달렸다.

무령 공주의 군단은 얕은 강을 건너고 제법 높다란 산언덕에 올라섰다.

무령 공주가 망원경을 꺼내 봤다. 그리고 망원경을 선의에게 건넸다.


- 보이지? 한 무리의 군사들이?

- 예, 복장이 다른데요?

- 동한(東漢)의 군사들이야, 김궤와 그의 아들들이 이끄는 부대지.

- 부대의 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 동한 최고의 정예부대지, 특히 제일 큰아들, 김수로의 용맹과 지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 네, 금방 뭐라고 하셨습니까? 김수로?

- 응, 김수로... 기골이 장대한 9척 장신에 잘생긴 미남이지.


그 말을 하면서 무령 공주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 김수로라?...

- 왜, 아는 인물이냐?

- 예, 워낙 활 잘 쏘기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근데 따지면 김수로 장수도 흉노족 아 닙니까?

- 그래? 우리랑 같은 핏줄이란 말이냐? 처음 듣는 말이다.

- 조상이 맥족(貊族)의 하나인 풍이족(風夷族)이며 봉황(鳳凰)을 숭상한다고 해서 봉 씨족(鳳氏族)이라 일컬었고 은(殷)의 시조 소호금천씨(小昊金天氏) 즉 설(挈)의 후 손입니다.

- 동쪽 땅에 살며 큰 화살을 쏜다는 동이족(東夷族)이 풍이족이고, 그 동쪽 땅이 불함 산(不咸山 : 지금의 백두산) 숙신국(肅愼國)이니 곧 우리 조상이고 한 핏줄이다.

- 그렇습니다.

- 그런데 왜 우리와 척을 지고 적이 되었느냐?

- 흉노(匈奴)에 휴도왕(休屠王)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족인 혼야왕(渾邪王)에게 피

살 을 당합니다. 혼야왕이 휴도왕 일족을 강제로 흡수한 뒤 그만 혼야왕이 전한(前

漢)의 무제(武帝)에게 회유를 당해 동족을 배신하고 10만에 가까운 흉노족을 끌고

항복해버리지요, 혼야왕은 한의 무제로부터 탁음후(漯陰侯)라는 봉공을 받아 떵떵

거리고 잘 살았지만, 휴도왕 후손들은 혼야왕 밑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

으면서 한족(漢族)으로 동화돼 160년간 흘러내려 왔던 거지요, 그 휴도왕의 7대

손(孫)이 김수롭니다. 아마 조상의 원수 혼야왕에 대한 복수심에 와신상담(臥薪

嘗膽)하지 않을까요?

- 돌아가자.


말고삐를 돌리는 무령 공주의 얼굴빛은 붉게 물들었다. 뭔가 보이지 않은 막이 한 꺼풀 벗겨지는 느낌에 자연 얼굴에 홍조가 띤 거였다. 안 될 게 뭐 있어, 내 앞에 가로막는 건 없어, 나름 합리화를 되새기던 무령 공주는 억지 주장도 필요가 없었다. 장애물도 사라졌고 방해 공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탱리고도선우(撑犁孤塗單于) 아버지도... 내 마음만 변치 않는다면 걸리적거릴 것이 없다. 무령 공주는 상쾌한 아침이 지나고 한낮의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맑고 싱그러운 공기는 여전했다. 오늘은 특히 그렇다. 숨을 크게 마음껏 들이마셨다. 달리는 도도(騊駼)는 무령 공주의 마음을 아는 듯 신이나 발걸음이 가벼웠다.


- 뚜루루 뚜뚝

- 할머니, 안녕, 손녀 선의, 잘 있다.

- 오, 오, 오, 이게 뭐야? 며늘아, 며늘아, 아야코, 성님, 성님!, 수진아!~


아야코와 베아트리체 엄마, 수진이 누나가 뛰어왔다. 조한과 이시하라 유우는 회사 경영 일로 일본에 갔고 다이히토는 박하향이 묻힌 수목원 잔디 깎는 일로 없었다.


- 왜요, 어머니?

- 문자가 왔다, 문자가, 내 손녀 선의로부터...

- 네?!


모두 놀랐다.


- 이봐라, 잘 있단다, 잘 있대, 성님, 으흐흑...


또 문자가 왔다.


- 할머니, 또 울지? 모두 안녕~

- 어떻게 이게 가능해?


수진 누나가 도저히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 아빠는 잘 있니?...


아야코는 내가 걱정이 돼 혹시 몰라 문자를 잽싸게 보냈다.


- 아빠는 주위에 있는데 보질 못해요, 미나미 이모도 같이 있어요.


아야코 표정이 무표정이 되었다. 수진 누나가 아야코 눈치를 보다가 문자를 했다.


- 그렇구나, 너무 신기하다, 나는 수진이 고모다, 할머니, 큰할머니, 아야코 엄마, 모 두 잘 있어, 한이와 유우 이모는 일본 갔고, 다이히토 삼촌도 잘 있다.


수진 누나 손놀림이 얼마나 빠른지 이 긴 문자를 보내는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 서른 5자밖에 안 와요, 붙여서 보내요, 이것도 한이 덕이에요.

- 건강은?

- OK, 자세한 건 가서, 배터리 문제, 뿅~


문자가 끊겼다. 엄마는 눈물을 훔쳤다. 신비한 과학이니, 초자연 현상이니, 이런 건 엄마에겐 남의 나라말이었다. 오로지 손녀 선의가 무사하다는 걸로 만사(萬事)가 끝이었다.


- 과학의 힘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자연의 신비가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 둘 다 아닐까요?


아야코가 수진 누나의 혼잣말에 현답(賢答)을 던졌다. 즉 불가사의한 세상은 한갓 인간의 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영역의 것이니 골치 아프게 따지지 말자였다.


- 알려면 머리 아파?

- 그렇죠.


수진 누나의 물음에 아야코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지만 그래도 정상을 향해 바위를 굴려 가야 하는 시지프스의 포기할 수 없는 노력, 도전?

-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인간은 올림퍼스 신전에 쪽 발을 들이밀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베아트리체 엄마의 허무함이 묻어 있는 발언에 아야코의 응답은 자신만만함이 슴뱄다.


- 난 이미 보았네, 한이 엄마를 보면 알 수 있지...

- 과찬의 말씀을, 고모에 비하면 전 부기미(附驥尾)죠.

- 그러지 마, 올케, 내가 올케에 명성에 호가호위하는 부기미(附驥尾)지.


잘난 여자 셋이 모이면 저런 말을 주고받는구나, 싶은 엄마의 표정이 묘했다.

부기미(附驥尾)는 천리마 꼬리에 붙은 손톱보다 작은 파리로 천리마 따라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어쨌든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선의가 무사하다는 안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현 탱리고도선우(撑犁孤塗單于)가 아버지시죠?

- 응, 호도이시도고약제선우(呼都而尸道皋若鞮單于)이시지, 흉노의 전설적인 인물

묵특선우와 비견되는 분으로서 아버지의 선정으로 흉노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


선의의 물음에 무령 공주가 아버지 치적(治績)을 이야기하며 자랑스러워했다.


- 아버지를 이으실 분이 좌현왕 무령 공주 마마이시고?

- 별문제가 없다면...

- 애정에 목숨 걸지 마십시오.

-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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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시리즈1 킹덤 : 전쟁 23.01.02 35 1 9쪽
174 시리즈1 킹덤 : 전쟁 23.01.01 4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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