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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68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0.08.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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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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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1쪽

4-22

DUMMY

“그렇습니다, 보스. 정황상 조갑수가 윤근식과 최정식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윤근식과 최정식은 본인들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 영향력을 행사해주었을 가능성이 높지요. 다만,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 여부와 어떤 영향력을 행사해주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은 저희가 직접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황문달 사장의 조카가 근무한다는 언론사를 이용한다고 해도,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이 될 겁니다. 사건 당사자들이 우리나 언론사에 입을 여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곳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언론의 자유와 권한이 강한 나라가 아닌데, 의혹 제기만으로 수사 진행이나 이런 부분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여기 있는 사진 몇 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저의 의견입니다. 관련자들의 명확한 증언이나 고소, 고발이 필요합니다.”


“음....이 사람들이 직접 증언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번 일로 손해를 본 사람들을 찾아서 증언을 얻어내야 하겠군?”


“그렇습니다, 보스. 언론이 앞에 나서고 뒤에서 저희가 보조하는 방법이 가장 나을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문제군.....한국에서 이런 종류의 비리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알 수가 없는 것도 아쉽고. 너와 나는 한국의 세세한 정치 상황이나 이런 데에는 아무래도 판단할 만한 경험치가 너무 부족한 게 문제야.”


“보스, 정필모 사장 쪽과 의논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만?”


“정 사장? 그쪽이 도움이 될까?”


“정 사장이 여의도 진입에 뜻을 두면서 관련자들을 꽤 많이 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사건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너와 내가 머리를 맞대도 뾰족한 수가 생기기 어려우니, 정필모 사장을 만나서 조언을 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네가 정 사장을 한번 만나 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보스.”


조영과 대화를 나눈 여한모가 전화로 정필모 사장과 약속을 잡기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비서를 거쳐서 정필모 사장과 전화 연결이 되었는지, 여한모가 한동안 통화를 계속했다.


“보스, 시간 약속을 잡았습니다. 제가 오후에 정필모 사장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좋은 방법을 찾아내면 좋겠구나. 이왕이면 우리가 한국에 있는 동안 진행을 시키는 게 좋은데 말이야. 해가 바뀌면 미국에 다녀와야 하니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모으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보스. 믿어 보십시오.”


그날 오후, 여한모는 정필모의 회사에 있는 회의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대략적인 상황을 전달받은 정필모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여 팀장님, 함께 고민할 인원을 두 명 정도 참석시키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정필모의 요청에 여한모가 고개를 끄덕여서 동의를 표시했다.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다년간 보좌관을 하면서, 한국 정치계의 생리에 정통한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물론입니다, 정 사장님께서 추천하시는 인재라면 능력이 좋겠죠.”


여한모가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어깨를 으쓱했다.

정필모가 인터폰을 들어서 비서에게 두 연구원의 이름을 언급하며 회의실로 불러 달라고 지시했다.

잠시 후에 노크와 함께 두 명의 사내가 회의실로 들어왔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두 명은 평범한 인상이었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어서 오게, 구 연구원, 신 연구원. 인사해. 이쪽은 싱가포르 본사에서 오신 여한모 분석팀장님이시네. 팀장님, 우리 연구소 연구원들입니다.”

“구정우입니다.”

“신호영입니다.”


두 사람이 여한모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정필모와 여한모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여비서가 커피를 가지고 들어와서 두 연구원의 앞에 놓아주고는 회의실 문을 닫고 나갔다.

정필모가 여한모에게 들었던 상황을 두 사람에게 다시 설명해주었다.


“자, 정리하면 우리는 최정식 목포 경찰 서장과 윤근식 의원을 곤란에 빠뜨리고 싶다는 거네. 자네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


구정우와 신호영은 고개를 돌려 서로 시선을 마주친 후, 구정우가 먼저 말을 시작했다.


“제가 먼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사장님. 경찰 서장을 낙마시키기 위해서는 범죄의 입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과거를 볼 때, 대부분의 경찰 고위 간부가 연루된 사건에서 경찰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불충분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건은 하루, 이틀 뉴스에 나오고 포토 라인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게 되겠지요. 그러나, 이후 사건의 진행 과정은 언론이 다루지 않습니다.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관록 있는 정치인이 연관되어 있다면 거의 무조건 그렇게 진행된다고 봐야 합니다.”


구정우 연구원의 말은 한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지적하는 내용이었고, 듣고 있던 여한모가 인상을 찡그렸다.

여한모의 눈치를 살피던 정필모 사장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구정우 연구원이 말을 이어갔다.


“이런 사건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할 때 당분간 한국의 뉴스는 정계 개편으로 도배가 될 겁니다. 정계 개편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알 수 있다면, 그때 이 사건을 터뜨리는 것이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구 연구원 얘기대로 하면, 정계 개편에 대한 뉴스 때문에 공사현장 비리 사건 뉴스는 묻혀 버리지 않겠는가?”


정필모 사장이 여한모를 힐끔 바라본 후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신호영 연구원의 입에서 나왔다.


“저도 구정우 연구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정계 개편이라는 것이 저희가 지금 예측하고 있는 대로 진행이 된다면, 합당 이후에 등장하게 될 거대 여당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들이 지지해 준 것과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야합한 결과라고 말이지요.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여의도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줄 뉴스거리를 찾게 됩니다. 뭐, 보통은 연예인들에 대한 사건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들은 연예인들의 탈세나 일탈 등의 소식에 민감하니까요. 그럴 때, ‘쾅’하고 저희가 폭탄을 터뜨려 주는 겁니다. [지방 국책 공사 현장에서의 대규모 비리, 지방 고위 공무원 연루] 하는 폭탄을 말입니다.”


“신 연구원 말은, 여의도가 그 뉴스를 좋아할 거란 말인가?”


“여의도에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돌려줄 만한 큰 사건이 생기면 좋은 거지요. 게다가 공무원 비리는 강력한 여당이 등장해서, 정부와 공직자들의 기강을 세워야 한다, 뭐 이런 논리로의 전개를 우겨댈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셈이지요. 저희가 타이밍을 맞춰서 폭탄을 터뜨린다면 여의도에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면서, 저희가 던진 폭탄 위에 줄기차게 총을 쏘아댈 겁니다. 야당에서는 정부 여당의 잘못된 운영을 비판할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을 놓치려 하지 않을 테고요. 여의도의 사주를 받은 메이저 언론사들도 달려들 겁니다. 그들은 폭탄이 터지고, 여의도에서 쏘아 댄 총에 만신창이가 된 먹잇감들을 갈가리 찢어가면서 물고 뜯을 겁니다. 그러면 상황은 종료되는 거지요.”


신호영 연구원이 과장된 제스처로 오른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흠....타이밍을 맞추면 여의도와 기성 언론이 최정식을 물고 뜯을 것이다? 그럴듯한 방법이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 팀장님?”


정필모는 연구원들이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여한모 팀장을 어렵게 생각한다는 기색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한모 팀장의 입지를 올려주는 것이 본인에게도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여의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들답게 상황 판단이 빠르고 날카로우시군요.”


여한모도 두 연구원의 의견에 동의를 표시했다.


“사장님, 팀장님. 다만 이런 사건으로 윤근식 국회의원을 쳐 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브로커와 목포 경찰 서장이 경찰이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다고 해도, 윤근식 의원의 이름은 함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브로커의 입장이라고 해도, 절대로 입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윤근식의 이름을 실토하지 않는다면, 조갑수와 최정식의 죄가 더 무거워지고, 그들만 감옥에 가는 것을 억울해하지 않을까요?”


“여 팀장님, 한국 국회의원의 권력은 상당합니다. 윤근식 의원은 그런 권력과 영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윤근식 의원이 움직이면, 경찰 조사 과정뿐 아니라 검찰의 구형이나 법원의 형량 판결에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브로커와 경찰 서장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들이 입을 다물어서 윤근식 의원이 연루된 사실을 숨겨 준다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거라는 것을요.”


“신호영 연구원님의 얘기는 이번 사건으로 쳐낼 수 있는 것은 최정식 목포 경찰 서장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이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팀장님. 국회의원을 쳐 내기에는 폭탄의 파괴력이 작습니다. 윤근식 의원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선거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내세워서 그를 낙선시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금배지를 잃어버린 전.직. 국회의원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가, 재임 중에 저질렀던 수많은 비리들을 가지고 털어 버릴 수 있는 거지요. 낙선한 국회의원에게는 여의도든, 검찰이든, 법원이든 쉽게 손을 내밀지 않으니까요.”


“흠....한국의 정치와 사법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군요. 어쨌든 두 분의 의견을 들으니 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명쾌한 의견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필모 사장님께서 훌륭한 인재를 스카우트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여한모의 호탕한 웃음에 정필모의 표정도 밝아지며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여한모의 칭찬에 고개 숙이는 두 연구원의 표정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여 팀장님이 만족하신다니 제가 덩달아 기쁘군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두 분은 나가서 일 보세요, 오늘 좋은 의견 주신 점 기억하겠습니다.”


구정우와 신호영 두 연구원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공손하게 인사를 한 후 회의실을 떠났다.


“그러면, 일단 우리는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불씨를 댕겨 줄 언론사와 접촉해봐야겠군요.”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 팀장님.”

“오늘 미팅은 결과가 좋군요, 보스가 기뻐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정 사장님.”


정필모와 인사를 나누고 회사를 떠나는 여한모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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