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69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0.06.07 07:00
조회
1,867
추천
19
글자
11쪽

4-6

DUMMY

“미스터 버클랜드, 우리도 당신 연구의 정확성이 어떤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예에~? 싱가포르요? 당신들은 정말이지 저희들의 연구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직은 관심뿐입니다. 앞으로 몇 시간 안에 미스터 버클랜드가 우리를 설득해주셔야 합니다. 그것은 오직 당신의 몫입니다.”


웨이트리스가 주문한 음식들을 가지고 왔다. 일행이 식사를 시작하는 동안 헌터 버클랜드는 음료수만을 마시며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정말이지 지진 발생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구비도 연구비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재산을 잃는 불행한 사태가 생길까 봐 걱정입니다.”


“미스터 버클랜드, 그 마음을 알겠습니다만 동양의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단, 식사를 하면서 마음을 추스르시죠. 대화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오느라 상당히 배가 고픕니다. 하하하.”


“아...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서둘렀군요. 사실 저도 배가 고픈 참입니다.”


일행은 식사하는 동안 가벼운 날씨 얘기를 주로 하면서 빠르게 식사를 마쳤다. 빈 그릇이 치워지고, 그 자리에 커피가 놓여졌다.

조영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러니까, 미스터 버클랜드의 이야기는 두 분이 연구한 방법이나 근거 자료에 대해서 기존의 학자들이 인정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까? 제가 올바르게 이해한 겁니까?”


“맞습니다, 데이빗. 기존 학자들은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보기에 그들의 방식으로는 이번 지진을 예측해낼 수 없습니다. 지진 예측과 연구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어야 하고,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물론 우리의 연구 방식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규모 지진은 재앙입니다. 재앙을 대비하는데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도, 실제로 재앙이 닥쳐오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그러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부가 일어나지도 않은 전쟁을 대비한다고 엄청난 국방예산을 사용하면서, 대규모 지진에 대한 준비에 소홀하고 머뭇거리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는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그들만의 셈법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볼 때 두 분이 그 정도로 쫓아다니면서 열심히 알려준 것만으로도 두 분의 학자적 양심은 지켜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나는 인도주의자나 이상주의자가 아니고, 한낱 장사꾼일 뿐입니다. 미스터 버클랜드가 나를 설득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지진 연구비로 50만 달러를 후원하겠습니다.”


“네? 50만 달러요?”


헌터 버클랜드의 눈이 커지는가 싶더니, 코끝에 걸려있는 두꺼운 두께의 안경 렌즈를 똑바로 올려쓰면서 자세를 바로 했다.


“감사합니다, 그 정도 금액이라면 삼촌의 빚을 모두 갚고 새로운 연구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제가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헌터 버클랜드가 준비한 자료의 양이 너무 많아서, 여한모가 테이블 위의 커피를 모두 옆 테이블로 옮겨서 빈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30여 분 정도 헌터의 열띤 설명이 이어졌다.

사실, 조영과 일행들은 헌터가 펼쳐놓은 인쇄물들의 자료의 내용을 1%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자료들은 너무나 전문적인 용어들과 어지러운 계산식과 숫자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 말씀드린 이런 이유로 저희는 이번 지진을 예측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설명을 끝낸 헌터 버클랜드가 두터운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눈을 하며 조영을 바라보았다.


“열정적인 설명에 경의를 표합니다, 미스터 버클랜드. 죄송하지만 잠시 우리끼리 의견을 나눌 시간이 필요합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저는 화장실을 갔다가 바람을 쐬고 오겠습니다.”


헌터 버클랜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스, 저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조나단, 나도 거의 이해하지 못했어요. 죄송할 건 아닙니다. 여 팀장은 어때?”


“저도 세부적인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만, 미스터 버클랜드가 열정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겠군요.”


“좋아, 나도 미스터 버클랜드의 에너지를 충분히 받았어. 자, 미스터 버클랜드의 예측이 맞는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취할 스탠스는?”


여한모의 눈이 반짝였다. 지진이 일어나느냐, 아니냐를 제외하면 여한모가 할 이야기는 단순했다.


“우선 보험주는 대폭락이 불가피합니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은 천문학적으로 커질 테니까요, 반대로 건설 등의 복구 관련이나 내진 설계나 내진 제품 생산 쪽은 폭등할 겁니다. 이 정도 큰 틀만 가지고도 엄청난 수익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관련한 회사들의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지진의 발생 시점과 규모입니다. 그걸 근사치로 예측할 수 있다면, 적어도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까지의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조영과 여한모의 대화를 듣고 있던 조나단의 눈이 동그라졌다.


“수십 배? 수백 배라고요?”


“물론입니다, 조나단. 월가의 세력들은 이런 재앙에 사람이 몇 명이 상했느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연관된 돈의 흐름에 주목할 뿐이지요.”


“흐음....나는 모르겠습니다.”


조나단이 손을 들어 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모, 나는 이것이 우리가 얻은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버클랜드에게 투자를 하겠다.”


조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보스. 투자 규모는 얼마 정도나 운용할까요?”


사안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조영에게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여한모였지만, 조영의 결심이 확고해지면 남는 것은 효율적인 수행이었다.


“뉴욕의 마이클에게 자금이 얼마나 여유가 있을까?”


“지난 5월에 1억 달러로 투자자금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상당수가 미국 증시에 투자되어 있고, 대략 2천만 달러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겁니다.”


“좋아, 마이클에게 연락해서 2천만 달러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해. 그리고, 싱가포르에서도 8천만 달러 정도의 금액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양쪽에서 진행한다.”


“알겠습니다. 보스.”


조영과 여한모가 투자금액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자, 귀 기울이는 척만 하고 사실은 다른 생각에 잠겨 있던 조나단이 밖으로 나가서 헌터 버클랜드를 자리로 데리고 들어왔다.


“미스터 버클랜드, 우리는 두 분의 연구를 후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예측하고 있는 지진 발생 날짜를 알고 싶습니다.”


조영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여한모가 수표책을 꺼내더니 금액을 써넣어서 조영에게 넘겨 주었다.


“자, 10만 달러입니다. 계약금이라고 생각해 두세요. 나머지 40만 달러는 지진 발생 후에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계약서는 우리가 변호사를 두 분의 사무실로 보내겠습니다. 그때 서명하시는 것으로 하시지요”


거액의 수표를 집어 드는 헌터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감, 감사합니다. 연구비를 떠나서 저희 연구를 믿어주는 분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희가 계산하는 날짜는 앞으로 15일 이내입니다. 오늘이 10월 6일이니까, 늦어도 10월 21일 이전에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 저희의 연구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계속적인 변동이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4~5일 전에나 가능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10월 21일 이전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만 달러짜리 수표를 품속 깊숙이 간직한 헌터 버클랜드가 조영과 일행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나단이 공항까지 그를 태워다 주고 오기로 했다.

조영은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해 마시면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보스, 이번 투자가 성공하면 우리의 자금은 더욱더 튼튼해집니다. 보스가 계획하시는 것들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한모, 너는 이번 투자가 실패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해?”


“보스, 보스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보스의 삶에서 후퇴는 상상할 수가 없는데요? 흐흐흐.”


“그래, 한모 네 말이 나에게 힘이 되는구나.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거야!”


조영이 담배 연기를 멀리 내뿜었다.

한 시간 정도 후에 조나단이 돌아와서 조영과 한모는 PMC 훈련장 후보지를 둘러보러 가기로 했다. 조나단이 조영과 여한모를 데려간 곳은 한적한 도로변에 있는 커다란 창고였다.


“조나단, 여기에요? 여기는 너무 평지 아닌가요?”


“오우~~ 보스, 우리는 이곳에서 헬리콥터를 탈 겁니다. 우리가 둘러볼 훈련장 부지는 너무 커서 하늘에서 보는 게 더 낫습니다. 하하하.”


조영과 여한모가 얼굴을 마주하고 당황해 하는 표정을 보며 조나단이 크게 웃었다.

조나단의 차가 도착하자 창고 옆에 작게 붙어 있는 사무실의 문이 열리더니, 풍성한 수염이 인상적인 중년의 남자가 선글라스를 끼고 마중 나왔다.

조나단이 다가가서 악수하며 뭐라고 인사를 나눴다.

사내는 창고 뒤쪽으로 사라지고, 조나단이 조영과 여한모에게 다가왔다.


“헤이, 보스. 저쪽으로 가시지요. 헬리콥터가 저쪽에 있어요.”


조영이 조나단의 뒤를 따라서 창고를 돌아 뒤쪽으로 가자, 커다란 프로펠러가 장착된 헬리콥터가 있었다.

수염이 인상적인 사내가 다가와서 조영에게 인사를 건넸다.


“필립입니다. 조종사예요, 오늘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데이빗 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필립이 일행에게 마이크가 부착된 커다란 헤드폰을 건네주었다.

헬리콥터 내부가 많이 시끄럽기 때문에 헤드폰이 없으면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조나단이 조종석 옆자리에 앉고, 조영과 여한모가 뒷자리에 올라탔다.

필립이 다가오면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굳세게 세워서 보여주더니 조종석에 올랐다.

시동을 켜는 순간부터 엄청난 소음이 발생했다.

잠시간의 예열을 마친 헬리콥터가 드디어 지상을 출발하여 떠오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많이 타보았지만, 헬리콥터는 처음인 조영과 여한모는 낯선 느낌의 이륙 과정을 지켜보았다.

헬리콥터가 위로 솟구치자 바로 옆에 있는 창문으로 넓게 펼쳐진 평야 지대가 눈에 들어왔다.

방향을 정했는지 필립이 거침없이 조종간을 움직였다.

약 10여 분을 날아갔을까, 앞 좌석에 앉은 조나단이 오른쪽 아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보스, 저 오른쪽 아래에 있는 산악지형이 훈련소 후보지입니다.”


산은 아주 높은 지형은 아니었지만, 우거진 숲과 함께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암벽지대를 포함하고 있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8 5-8 20.09.12 1,436 14 12쪽
107 5-7 +1 20.09.06 1,418 14 12쪽
106 5-6 +1 20.09.05 1,434 13 11쪽
105 5-5 20.08.30 1,463 16 11쪽
104 5-4 +1 20.08.29 1,504 14 11쪽
103 5-3 +1 20.08.23 1,504 15 11쪽
102 5-2 +1 20.08.22 1,464 15 11쪽
101 5-1 +1 20.08.16 1,526 15 11쪽
100 4-25 +1 20.08.15 1,490 13 11쪽
99 4-24 20.08.09 1,510 13 11쪽
98 4-23 +1 20.08.08 1,570 15 11쪽
97 4-22 +1 20.08.02 1,587 15 11쪽
96 4-21 +1 20.08.01 1,603 14 11쪽
95 4-20 20.07.26 1,660 19 11쪽
94 4-19 +1 20.07.25 1,612 13 11쪽
93 4-18 20.07.19 1,635 12 11쪽
92 4-17 20.07.18 1,670 16 11쪽
91 4-16 20.07.12 1,688 16 11쪽
90 4-15 +1 20.07.11 1,758 13 11쪽
89 4-14 20.07.05 1,706 19 11쪽
88 4-13 +1 20.07.04 1,728 18 11쪽
87 4-12 +2 20.06.28 1,736 15 11쪽
86 4-11 +1 20.06.27 1,740 16 11쪽
85 4-10 +1 20.06.21 1,763 15 11쪽
84 4-9 +1 20.06.20 1,753 16 11쪽
83 4-8 +1 20.06.14 1,744 20 11쪽
82 4-7 20.06.13 1,777 20 11쪽
» 4-6 +1 20.06.07 1,868 19 11쪽
80 4-5 +1 20.06.06 1,819 15 11쪽
79 4-4 +1 20.06.03 1,830 1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