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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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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84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09.22 18:20
조회
150
추천
2
글자
12쪽

Episode 24. 왕도로 향하자 (1)

DUMMY

지부장에게 덜미를 붙잡히는 등.

조금 사소한 일이 있었지만.


“뭐···. 상단이 만들어지긴 했으니까.”


상인 등록증에도 반영된 상단의 문양은 밝은 태양의 데포르메.

선셋 상단이 만들어진 증거다.

다만, 상단을 만든 이유는 정보 수집의 한계.

활동 범위를 알파 도시에서 왕도로, 왕국 너머로 향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기 위해선.”


상단의 명성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잘 팔릴 아이템을 만들어야겠지.”


하나 정도는 구상해둔 물건이 있다.

이쪽(가상현실)은 드물게도 차의 종류가 적다는 걸 파악했다.

그러니.


“약초로 배합한 차를 상품화해야겠는데.”


나중에는 카페와 같은 점포를 내는 것도 괜찮겠다.


“필로 씨에게 가볼까.”


필로도 약초 배합의 차는 알고 있다.

다양한 차를 즐겨본 필로가 있다면, 상품화도 더 빨라지겠지.

이번 상품의 주된 목표는 귀족이다.


‘정보가 빨리 퍼질 테고.’


-+-


찾아온 필로의 작업실.

필로는 여전히 작업실에서 연구 중인 모양이다.


- 똑똑.


“필로 씨.”


상단이 만들어졌다는 점과 앞으로 할 일도 전해둬야 한다.

작업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 로우 씨.”

“안녕하세요, 필로 씨.”


포션 제작 중인 필로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본제.


“찻잎의 상품화, 인가요?”

“네. 약초를 배합한 찻잎. 상품화로서는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상품의 이야기를 들은 필로는 연신 고개를 기울이더니.


“괜찮네요. 찻잎으로 만들면 약초의 효능이 줄어들긴 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도 있을 테고요.”

“그렇네요. 그럼 배합마다 다른 효과를 표시하는 것도 좋겠어요.”

“유리병에 넣는 건 어때요? 배합에 따라서 다양한 색감이 나올 테니, 눈으로도 즐길 수 있어요.”

“그것 좋네요.”


필로와 상품화에 관한 이야기 나누기를 한참.

작업실에 있던 물건들로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예쁘네요.”

“···좋네요.”


간단하게 만든 것치고는 괜찮다.

포장도 나쁘지 않고, 원형 유리병에 담긴 약초 잎들이 예쁘다.

보관도 쉽다.

운반도 쉽다.


‘상당히 좋은데.’


약초를 이용한 찻잎이 없었을 뿐, 만드는 것 자체는 간단하다.

이쪽(가상현실)의 NPC들은 약초를 포션으로 만들기만 하니까.

게다가 플레이어는 약초에 관심조차 없다.


‘시제품은 이걸로 완성. ···본격적인 제작은 준비만 해두고.’


배합은 약초와 조금의 독초가 섞인 조합.

다른 상인들이 따라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전혀 따라 할 수 없는 건 아니라는 거지.’


어쭙잖게 따라 할 수 있다.

어려운 기술이 들어간 게 아니니까.

그렇다면, 이 아이템으로 할 수 있는 건.


‘상단의 이름을 알리는 게 최선.’


수익은 크게 바랄 수 없다.

조금만 지나도 다른 상단이 따라 할 테니까.

그러니 이 상품으로는 선셋 상단을 널리 알리는 데 사용한다.


‘상품을 알리기 위한 자리는.’


하나.


‘다과회.’


귀족들을 노린 상품을 가장 적절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그러기 위한 연줄은 어느 정도 있다.


“···사용하긴 싫지만.”

“네?”

“아,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 생각하느라···. 아무것도 아니에요.”


상품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이면 충분하다.

남은 건 상단의 이야기와 필로가 할 일.


“새로운 포션의 제작과 연구인가요?”

“네. 필로 씨가 만들고자 하는 포션을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포션의 성과에 따라서 상단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연구와 제작 자체는 지원할 테니까요.”


필로는 상단의 제약사로 다양한 포션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상단은 투자할 뿐. 특별한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도 되나요?”

“됩니다. 제작과 연구도 중요한 일이니까요.”


아직 당황한 필로를 한참이나 설득 끝에.


“그럼···. 알겠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계약서에 사인을 맺어줬다.

필로의 업무는 둘.

포션의 제작과 연구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상단에서 전부 지급. 또한, 만들어진 포션를 상단이 사들인다는 계약이다.


‘필로의 계약은 완료. 상품의 구체화도 어느 정도 됐고. 남은 건.’


상품을 널리 알릴 장소다.


-+-


“로우 공. 상단을 설립했다 들었다만. 한창 바쁠 때가 아닌가.”


그렇게 찾은 바티스 백작의 저택.

여전히 백작의 입구는 프리패스다.

곧바로 안내된 응접실에서 마주한 바티스 백작은 근황을 들먹이며 의문을 보였다.


“그 상단의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그건 흥미로운 이야기로군.”


바티스 백작에게 의뢰할 물건은 당연히 시제품.

아직 이름조차 없는 찻잎의 건이다.

백작은 귀족 중에서도 높은 직위. 다과회에 한두 물건을 넣어도 이상하진 않다.

그리고.


‘왕도에 연줄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노리는 것은 왕도.

알파 도시에 한정되지 않고, 점차 왕도까지 퍼지는 소문을 바라고 있다.

그렇기에 바티스 백작을 찾아왔다.


‘빚이라는 형태가 되겠지만.’


백작은 조용히 나를 기다렸다.


“이번 기회에 다양한 경험을 하며,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상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래, 들었네. 상단 명은 선셋이라고 했던가.”

“예. 이번에 찾아온 건, 상단의 물건을 홍보하기 위해.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 왔습니다.”

“부탁이라?”


백작은 흥미로운 듯 나를 바라봤다.

다만, 그 시선 안에 미묘한 실망감이 섞였다.


“상품은 이것. 찻잎입니다.”

“···이건?”

“약초를 배합한 물건으로,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나름의 효과도 있지요.”

“그래서 이 물건을 다과회에 홍보해달라? 그게 부탁인가?”


예리하다.

하지만.


‘직설적으로 권할 건 아니거든.’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는 바티스 백작의 정면에서, 고개를 내젓는다.


“아니요.”

“···그럼?”

“저와 한가지 거래를 하지 않겠습니까?”


바티스 백작의 힘을 온전히 받는 게 아니다.

거래. 상호 이익 아래에서 움직인다.

거래라는 단어에 바티스 백작은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다만, 특별한 거래는 아니다.

단순한 거래다.


“이 물권의 권리를 전부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

“대신, 세 번. 다음에 들고 올 물건을 홍보해주시면 됩니다.”


권리와 맞바꾼 홍보.

백작의 권위와 지위를 생각하면 타당한 거래다.

하지만, 백작은 미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네의 이득은 무엇이지? 정말, 상단의 홍보만으로 그칠 생각인가?”

“처음부터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알파 도시에선 아무래도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기에, 왕도로 향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한 사전 준비입니다.”

“왕도, 인가.”


알파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림잡아 끝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일을, 폭넓게 하려면 왕도 정도의 크기는 돼야 한다.


‘정보의 질과 양에서도 차이 나니까.’


백작이 흘린 ‘종언’의 경우도 그렇다.


“로우, 자네.”

“···.”

“···좋아.”


한참 시선을 보내던 백작은 갑작스레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한바, 가장 가까운 다과회는 이틀 후.

백작이 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거래는 끝났다.


‘백작이 찻잎을 사용하더라도, 상단의 정보는 알려질 테니.’


귀족 사이에서 은연중에 흐르는 정보로 충분하다.

정보에 민감한 이들은 상단을 알 테니까.

공략하고자 하는 인물들은 단순한 귀족이 아니다.


‘다양한 정보를 꿰고 있는 인물.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이들.’


상단이 나아갈 목표 중 하나는 왕도에 점포를 내는 것.

NPC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알 정도로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NPC가 우선.


‘다음 물건은 마도구를 이용해볼까.’


귀족을 통해 흘린 정보를 누가 먼저 반응할지는 모른다.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래. 자네도 바쁠 테니.”


대화가 끊긴 틈, 계약서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참. 로우.”


자리를 떠나려던 직전.

백작이 불러 세우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왕도로 향한다면, 내 아이들에게 찾아가 보게나. 도움이 될 테니.”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호의에 의문이 떠오르길 잠시, 일단 감사를 표해둔다.

백작의 호의는 고마운 일이니까.


“개인적으로 자네를 응원하고 있다네.”


-+-


왕도로 향하기 전, 두 가지 정도는 더 상품을 만들어 두고 싶다.

그리고 소니아도 데려가야 하고.


“상품. 상품. 마도구를 이용한 상품인가.”


귀족들을 우선한 상품은 만들었다.

그러면, 남은 건.


“학자나 병사들 쪽인가.”


시장 조사를 하면서 나름 마도구를 알아본바.

다양한 물건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쪽(현실)의 물건을 대체할 건 없네.’


기능이 특출난 것, 마법을 이용한 것은 많다.

그러나 저쪽(현실)처럼 복합적인 물건은 없다.

NPC가 만들 수 없는 건 물론, 플레이어도 특별히 흥미가 없다는 게 원인이겠지만.


“그럼. 만들어볼까.”


지금은 도면으로 충분하다.

점찍어둔 마도구를 이용해, 종이에 적어나간다.

그리고, 적어내고, 용도를 쓴다.


“사용하는 마도구는 회전.”


회전을 주로 일으키는 마도구를 나무 인형에 넣는다.

그리고 관절마다 장치를 추가하고, 형태를 마무리 지으면.


“하나는 완성.”


실제로 기동할지는 모른다.

아직 구상뿐인 물건이다.

다만, 흔들리는 마차에서 적을 수 있는 건 이게 한계다.


“도착했나.”


마차가 흔들리기를 한참.

상품 하나의 도면을 완성할 즘에는 이미 리오넬 마을에 도착한 후다.

멀리 보이는 교회를 향해 마차를 이끌었다.


“아, 로우다!”


교회의 형체가 보일쯤.

멀리서 반기는 건 아즈.


“안녕, 아즈. 장신구는 어때?”

“덕분에 잘 만들고 있어. 그래서, 오늘은 어쩐 일이야?”


교회를 찾아온 건 소니아의 모습을 보고, 데려가기 위해서다.

지난번에는 소니아의 재능을 알아차리고 신부님에게 부탁했다.

성녀의 재능. 신성 마법을 어디까지 배웠을지 모르겠다.


‘성녀의 길도, 비서의 길도 마련해둬야지.’


선택은 소니아가 한다.


“소니아는?”

“소니아의 일이야? 소니아는 교회 예배실에 있을걸?”

“그래, 그럼 예배실로 가볼까.”


소니아의 성장을 예상하자면, 어느 정도 성녀로서 마법을 사용할 쯤.

급격한 성장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


‘게임이나 현실이나 비슷하니까.’


교회의 입구를 넘어, 예배실로 향하자.

익숙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어딘가 수녀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


“소니아.”


부르는 목소리에 몸을 돌린 모습은.


“···소니아?”


이제껏 익숙해졌던 소니아가 아닌.

신성한 기운을 잔뜩 머금은, 말 그대로 성녀라고 할 법한 모습이었다.

외모의 이야기가 아니다.


‘분위기가···.’


기운이, 느낌이 달라졌다.


“로우 씨.”


당황하는 도중에도 소니아는 조용히, 잔잔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 손에는 마른 나뭇가지. 저주받은 아이템인 꺾여버린 성자의 지팡이가 있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고목과도 같은 분위기에서 손질된 지팡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성장하는 아이템인가.’


그 이상으로, 소니아의 변화가 놀랍다.

하지만, 그 감동은 그렇게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로우 씨!”


한참 나를 바라보던 소니아가, 뒤늦게 나를 인식한 듯 놀란 모습으로 안겨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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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Episode 24. 왕도로 향하자 (2) 21.09.23 141 2 12쪽
» Episode 24. 왕도로 향하자 (1) 21.09.22 151 2 12쪽
96 Episode 23. 상단 결성 (4) 21.09.21 143 2 13쪽
95 Episode 23. 상단 결성 (3) 21.09.20 138 2 12쪽
94 Episode 23. 상단 결성 (2) 21.09.19 144 2 13쪽
93 Episode 23. 상단 결성 (1) 21.09.18 143 3 12쪽
92 Episode 22. 범죄 길드 (2) 21.09.17 141 3 12쪽
91 Episode 22. 범죄 길드 (1) 21.09.16 137 3 12쪽
90 Episode 21. 플레이어 길드 (3) 21.09.15 141 3 12쪽
89 Episode 21. 플레이어 길드 (2) 21.09.14 148 3 13쪽
88 Episode 21. 플레이어 길드 (1) 21.09.13 145 2 13쪽
87 Episode 20. 세계의 태동 21.09.12 159 2 13쪽
86 Episode 19. 보상 확인과 초대 (4) 21.09.11 153 3 13쪽
85 Episode 19. 보상 확인과 초대 (3) 21.09.10 147 1 13쪽
84 Episode 19. 보상 확인과 초대 (2) 21.09.09 153 2 13쪽
83 Episode 19. 보상 확인과 초대 (1) 21.09.08 155 2 13쪽
82 Episode 18.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전직 (4) 21.09.04 155 2 11쪽
81 Episode 18.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전직 (3) 21.09.03 154 3 9쪽
80 Episode 18.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전직 (2) 21.09.02 151 3 11쪽
79 Episode 18.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전직 (1) 21.09.01 151 3 10쪽
78 Episode 17. 레벨과 스킬 (4) 21.08.28 155 3 10쪽
77 Episode 17. 레벨과 스킬 (3) 21.08.27 152 3 9쪽
76 Episode 17. 레벨과 스킬 (2) 21.08.26 155 3 10쪽
75 Episode 17. 레벨과 스킬 (1) 21.08.25 153 2 10쪽
74 Episode 16. 사냥 준비 (4) 21.08.21 155 3 10쪽
73 Episode 16. 사냥 준비 (3) 21.08.20 151 3 10쪽
72 Episode 16. 사냥 준비 (2) 21.08.19 154 3 10쪽
71 Episode 16. 사냥 준비 (1) 21.08.18 163 3 10쪽
70 Extra 4. 바티스 백작의 중얼거림 21.08.18 159 3 10쪽
69 Episode 15. 플레이어 유도 계획 (4) 21.08.14 15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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