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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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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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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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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Ego] 4장 9화

DUMMY

리온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곁에서 지켜보던 칸은 쉽게 눈치챘다.

리온과 타란티노가 여행을 시작하고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다양한 일이 있었다. 그 덕분에 타란티노는 물론 리온조차 묘한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실제로 리온은 여행을 떠나는 타란티노에게 온갖 설명을 붙이면서도 선물을 건넸다. 지켜보던 칸은 두 사람이 친구라는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작 두 사람은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타란티노는 묘하게 의식했다. 그러니 눈치채지 못한 것은 리온 뿐이다.


“···아니, 이건. ···그래. 보수다.”

“보수···요?”


타란티노가 물어본 질문, 친구인가에 관한 대답을 생각하던 리온은 변명을 생각해냈다.

곁에서 보기에는 명백히 여행을 떠나는 친구의 선물이다. 그러나 리온은 어째서인지 그 사실을 부인하려 했다.

그런 리온이 생각한 설명은 이렇다.


“레나드에겐 보수를 건넸어. 그런데 그 이상으로 동행한 네게 보수를 주지 않는 건 이상하지. ···응. 그래, 그게 전부야.”

“그런···. 가요?”


리온의 적당한 변명을 들은 타란티노는 고개를 기울이며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히, 리온 스스로가 이해하기 힘든 변명이니 타란티노가 이해할 리 없었다.

두 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나눌 무렵 칸은 열심히 웃고 있었다.


- 끼익.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응접실의 문이 열렸다.

그 순간에는 칸 또한 웃음을 멈추고 들어온 사람을 살폈다. 타란티노도 시선을 돌렸지만, 리온은 누가 들어왔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레나드다.


“왔는가? 훈련은 어땠는가?”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네. 지금은 이 녀석이 내 수준으로 맞춰주고 있어.”

“그렇구먼···.”


레나드는 자신의 총, 체이스와 함께 사격 연습을 했다.

감지 능력이 뛰어난 레나드와 마법 도구로 승화한 체이스의 힘이다. 레나드는 보다 체이스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 합을 맞춰서 연습했다.

그 결과가 조금 전 레나드의 대답이다.


“두 사람의 연결은 견고하네. 계속해서 교감하면 더 정교해질 거야.”

“그렇겠지···. 뭐, 더 연습하는 수밖에 없나.”


제아무리 레나드가 기척 감지에 뛰어나다고 해도, 체이스는 특화된 마법 도구다. 지금은 이미 마법 도구의 틀조차 벗어나려 하는 중이다.

그런 존재의 힘을 끌어내기에 레나드는 부족했다. 그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레나드는 한숨을 내쉬면서 연습을 다짐했다. 그러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리온에게 물었다.


“무슨 이야기 중이었어?”

“칸과 타란티노가 떠나는 이야기.”

“아, 그렇지. 두 사람은 따로 행동한다고 했던가.”

“그래.”


레나드는 용병이다. 그리고 용병으로서 계약된 인물은 리온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각자 행동을 한다고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레나드가 함께 행동하고 지켜야 할 인물은 리온이다.


“다음 여행지는 바이엘른 왕국이라 했던가.”

“우리는 하루 더 상황을 보고 떠날 거야.”

“으음, 우리는 조금 있다 떠날 생각이네.”


리온과 레나드는 대수의 흔적을 쫓아서 바이엘른 왕국으로 향한다. 반면, 칸과 타란티노는 상인이 되고자 여행을 떠난다. 지금의 목적은 켈트란 평원이라고 한다.

리온이 하루 더 머무는 것은 세븐즈와 프레이야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프레이야의 폭주는 계약을 통해서 해결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븐즈가 마력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루 정도면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니 리온은 하루 정도 시간을 들여서 세븐즈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럼, 각자 여행 준비를 해보도록 할까.”

“필요한 건?”

“최근 며칠 동안 준비하긴 했네만.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야기하겠네. 아, 배웅은 딱히 필요 없으니 그리 알게나.”

“알았어.”


리온의 짐은 전부 수납 마법에 들어 있다. 그 탓에 리온과 레나드는 여행에 준비가 필요없다.

그러나 칸과 타란티노는 수납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니 여행에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며칠 동안 분주히 돌아다닌 것은 전부 여행 준비와 사건의 뒤처리 탓이다.

칸은 리온과 레나드에게 배웅을 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건네고 응접실을 나갔다. 타란티노는 리온과 레나드에게 인사를 건네고 칸을 따라갔다.


“···나는 연구나 할까.”

“그럼, 나는 이 녀석이랑 대화나 해야겠네.”


리온과 레나드는 성격상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화 수가 줄어든다. 그런 두 사람만 남은 응접실은 금방 조용해졌다.

리온은 정보를 충분히 공유했으므로, 자신의 방에서 영혼 마법을 연구하기로 했다. 이번 프레이야와 세븐즈의 계약으로 정보가 늘었다. 리온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도 영혼 마법의 정밀도를 올려두고 싶었다.

리온이 떠나는 모습에 레나드는 등에 내건 총을 꺼냈다. 체이스는 조금 전부터 리온을 보고 떠들었지만, 체이스의 목소리는 계약자인 레나드 이외에 들리지 않는다.

즉, 레나드가 전하지 않으면 체이스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체이스?”


레나드는 체이스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 “창조주와 떨어진 이상, 네 녀석과 할 이야기는 없다.”

“···.”


창조주인 리온과의 대화 기회를 날린 레나드에게 잔뜩 화가 난 체이스였다.

조금 전부터 체이스는 레나드에게 리온과 대화를 부탁했다. 레나드는 리온과 대화하느라 체이스의 부탁을 흘려듣고, 결국 체이스가 화나게 해버렸다.

잔뜩 화가 난 체이스는 레나드의 말을 완전히 무시해버렸다. 레나드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체이스에게 사과하는 일이 되었다.


-+-


각자의 시간을 보낸 뒤, 칸과 타란티노는 배웅 없이 저택을 떠나려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기척을 읽은 레나드와 두 사람을 본 몇몇 하인들이 배웅을 위해 사용인 건물 입구로 모였다.

칸은 자신과 타란티노의 배웅으로 모인 이들을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칸은 누군가에게 배웅을 받으며 여행을 떠나는 게 영 진정되지 않았다. 칸 자신이 생각하기에 생전 마지막으로 떠난 풍경과 비슷한 탓이라 생각했다.

그런 칸과 달리 타란티노는 자신을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일찍이 자신의 고향을 떠날 무렵에는 도망치듯 떠난 탓에 배웅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여줬다.


“감사합니다, 칸 님. 타란티노 님. 두 분 덕분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문제가 최소한으로 줄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칸님, 타란티노 님! 주인님의 고생을 나누어주셔,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칸과 타란티노는 저택의 사람들에게도 유명하다. 사건을 직접 해결한 리온과 레나드 만큼은 아니지만, 두 사람 또한 활약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하인들은 두 사람에게 감사를 전했다. 특히 칸은 세븐즈의 업무를 나눌 정도로 유능하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칸은 자신을 향한 감사 인사에 겸연쩍은 얼굴을 하면서도 받아주었다. 웃음으로 감정을 숨기지 않은 모습이 칸 나름대로 그들을 편하게 대한다는 증거다.

타란티노는 타란티노 나름대로 하인들의 인사를 받아주며 말을 돌려주었다.


“···가는 건가.”

“““““주인님!”””””


하인들이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느라 한창 소란을 벌였다. 그 탓에 잠에서 깬 세븐즈가 칸과 타란티노를 배웅하려 방에서 나왔다.

세븐즈가 모습을 보이자 하인들은 몸 상태를 염려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레나드는 달라진 세븐즈의 모습에 놀라고, 칸 또한 세븐즈의 상태를 대략이나마 파악했다.

움직이는 건 문제 없다고 판단한 칸은 놀라지 않고 세븐즈의 말에 대답했다.


“언제까지나 있을 수는 없으니 말이지. 이르거나 늦거나 차이였네.”

“그렇군···. ···고마웠다. 그대와 그 청년은 특별한 이유 없이 찾아와도 상관없다. 내가 직접 맞이할 테니.”

“그거 감사한 말씀이구먼. 그렇다면, 광대 청년의 이름이 한참 날릴 때쯤에는 다시 한번 찾아보겠네.”

“그 청년이 말인가. ···그거 오래 걸리겠군.”

“아하하하.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네.”


칸의 모습을 살핀 세븐즈는 시선만으로 두 사람을 살폈다.

세븐즈가 살핀 칸은 이미 각오를 굳힌 시선을 보였고, 타란티노는 갈등하면서도 멈추지는 않았다. 이미 떠날 사람이라 판단한 세븐즈는 두 사람을 말리지 않고 가볍게 보내기로 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을 포함한 리온 일행은 자신의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다. 대신, 자신의 은인으로서 대우하기로 했다.

칸 또한 세븐즈의 의도를 읽고 가볍게 대했다. 하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도 특별히 나무라지 않았다. 칸과 타란티노가 세븐즈의 은인임은 누구라도 알기 때문이다.


“그럼, 가겠네. 리온 청년에겐 잘 좀 전해주게나.”

“알았다. 기연이 있기를 빌지.”

“오래된 인사말을 아는구먼. 자네에게도 기연이 있기를.”

“아, 안녕히 계세요!”


기연이 있기를 바라는 인사말은 상인에게 전하는 옛 문화였다. 기연을 통해 상인의 능력을 보고, 인연으로 승화해 기회로 만드는 것이 상인의 참모습이다.

그런 인사말을 하는 세븐즈의 모습에 칸은 놀라면서도 웃었다. 반면, 그런 일화를 모르는 타란티노는 당황하면서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세븐즈는 한참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살피더니, 시선을 돌려 레나드에게 향했다.


“그대는 저 두 사람에게 무언가 전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나?”

“딱히. 할 말도 없으니까.”

“그런가.”


세븐즈는 차갑게도 보이는 레나드의 태도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언 듯 들은 레나드는 리온이 고용한 용병이다. 용병에게 만남과 이별은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생의 마지막 만남이라 할지라도 용병은 그 과정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그러니 세븐즈는 아무런 감상 없이 돌아가려 했다.

그런 세븐즈의 등 뒤로 레나드의 말이 툭, 하고 내던져졌다.


“게다가, 두 사람은 내가 참견할 정도로 무른 사람들이 아니거든.”

“흠···. 그건 그렇군.”


내던져진 레나드의 말에 세븐즈는 레나드의 태도를 이해하고 건물로 들어섰다.

차갑게 보인 레나드의 태도는 사실 누구보다 두 사람을 믿기에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은 것이다. 지금의 이별이 일생의 이별이 아니라, 훗날 약속했던 장소에서 만나리라 믿은 것이다.

약속의 장소는 당연히 라셴 공화국이다. 레나드가 본 타란티노는 결코 포기할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니 어떤 결과가 되더라도 약속은 지킨다고 판단했다.

세븐즈가 건물에 들어가고 잠시 뒤, 레나드도 자신에게 배정된 방으로 돌아갔다.


-+-


“오늘은 우리 차례인가.”

“그렇네.”


해가 뜨기도 전인 시각이다.

아침 안개가 주변에 자욱하니,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 시기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항구 도시인 브리드에서는 흔한 새벽이다.

두 사람은 전날 칸과 타란티노가 떠난 모습을 확인했다. 동시에 리온은 세븐즈의 상황도 파악했다.

리온이 본 세븐즈는 프레이야의 막대한 마력을 온전히 조절하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이 이 이상 있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웅은 필요 없나?”


침묵과 은신 등의 다양한 마법을 펼친 리온과 레나드가 조용히 건물을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둘을 향해서 건네진 말은 익숙한 목소리다.

레나드는 돌아보기보다 앞서 기척으로 정체를 파악했고, 리온 또한 탐지 마법으로 정체를 파악했다.


“···아직 몸 관리를 하는 편이 좋을텐데.”

“무얼, 아침 운동이다.”

“그런 것 치고 해는 뜨지 않았는데.”


리온의 말에 능청스럽게 대답한 이는 저택의 주인인 세븐즈다. 그렇다고는 하나 저택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리온은 세븐즈가 나타난 것 이상으로 각종 마법으로 모습과 존재를 은폐한 자신과 레나드를 꿰뚫어 본 사실에 놀랐다.

일반인의 반열에서는 자신과 레나드를 알아챌 사람은 없다. 달인 즈음 되어도 마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런데 세븐즈는 태연하게 자신과 레나드를 바라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리온은 탐지 마법을 더욱 세밀하게 펼치며 세븐즈를 살폈다. 그리고 깨달았다.


“···적응력이 좋네. 벌써 영혼 마법을 통해서 마술을 쓰다니.”

“마력 조작에는 익숙하지. 그리고 마술은 한 번 인식하니 그리 어렵진 않더군. 영혼 마법이라 했던가. 본래 몸에 있었던 것처럼 익숙하다.”

“그런가.”


리온은 세븐즈의 감상에 내심 당황했다. 영혼 마법은 절대 간단한 마법이 아니다. 그런 마법을 아주 간단하게 이용하는 세븐즈의 마력 조작 센스에는 리온 조차 감탄했다.

또한, 세븐즈가 설명하지 않은 영혼 마법의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에도 놀랐다. 이 점은 레나드도 인지했는지 묘한 얼굴로 세븐즈를 바라봤다.

곁에서 대화를 지켜보던 레나드는 리온이 지적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대신 물었다.


“왜 그쪽에서 두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는 거지? 게다가···. 이건, 그 하녀의 기척이다. ···어떻게 된 거지?”


레나드가 이상함을 깨달은 건 기척을 파악한 순간이다.

본래, 사람의 기척은 하나다. 그러나 세븐즈의 기척은 하나가 아닌 두 개였다. 이는 명백히 이상하다. 더욱 묘한 점은 두 개의 기척이 정확히 하나의 몸에서 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지적한 레나드는 세븐즈를 노려봤다. 반면, 세븐즈는 오히려 자신의 상태를 알아본 레나드의 감각에 놀라는 중이었다.


“리온은 마법을 사용했으니 알아도 이상할 게 없지. 하지만 그대도 알아차릴 줄은 몰랐는데.”

“설명해라.”

“레나드, 진정해.”


리온은 차분한 세븐즈와 달리 점차 날카로워지는 레나드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칸 같은 경우야.”

“···일체화인가?”

“그 상인도 같은 상태였던가. 그건 몰랐군.”


칸과 같은 상황이다. 칸은 영혼 마법으로 영혼이 묶여 있다. 이 상황은 프레이야도 비슷하다.

프레이야의 몸은 연금술로 만든 몸이다. 그러나 본래의 육체가 아니다. 영혼이 연금술로 만든 육체에 묶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그 육체에는 다양한 마술 도구가 섞였다.

더욱 많은 이물이 섞인 육체와 영혼이 섞이는 것은 본래 불가능하다. 그걸 억지로 가능케 하는 것이 영혼 마법이다.

뒤늦게 리온이 깨달은 것이지만, 영혼 마법을 통해서 프레이야의 육체와 영혼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계약자인 세븐즈로부터 올바른 육체의 정보를 읽어 들인 탓이다.

동시에 이는 한 가지 사실을 의미했다.


“세븐즈는 프레이야와 영혼이 연결됐어. 이 연결을 통해서 프레이야는 올바른 육체의 정보를 얻었고, 세븐즈는 대가로 인간의 한계를 가뿐히 넘는 마력을 얻었지. 일종의 대가야.”

“···그건 이해했지만, 왜 같은 기척이 나는 거지?”

“칸이랑 같은 상황이니까.”


육체 정보를 읽었다. 동시에 프레이야의 육체는 불안정하다. 마술 도구의 일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육체보다는 영혼이 읽어 들인 육체가 더욱 안정적인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렇기에 프레이야와 세븐즈는 두 사람이 의도하면 하나의 현상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영혼이 연결되었고, 한쪽은 정상적인 육체를 지니고 있어. 이때, 두 사람이 영혼 연결을 통해 의도하면 다른 쪽의 영혼이 다른 쪽의 육체로 넘어올 수 있지. 그리고 프레이야의 몸은 일종의 마술 도구 취급이고.”

“그렇다면···. 그럼 저기에 프레이야가 있다는 건가?”

“그래. 영혼은 마술 도구에 묶여 있고, 영혼 마법으로 두 사람의 영혼은 연결되어 있어. 그러니 두 사람이 의도하면 프레이야의 육체 통째로 세븐즈의 몸에 들어갈 수 있어. 일종의 합체? ···아니, 동화인가.”


상황을 분석하던 리온은 점차 자기 자신에게 빠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살핀 세븐즈는 리온이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걸 이해했다.

세븐즈는 리온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지금과 같이 행동했다. 만일, 리온이 지금의 상황을 몰랐더라면 한참을 이야기하고 부작용이 없다는 걸 알기 전까지 붙들고 있을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리온은 알고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세븐즈는 이를 부작용이 없기 때문이라 이해했다.


“『해제』.”

“아, 안녕하세요.”


세븐즈가 읊조리자, 옅은 빛에 휩싸인 뒤 등뒤에서 프레이야가 나타났다.

프레이야는 모호한 표정으로 레나드와 리온에게 인사를 건넸다. 리온은 일련의 모습을 지켜본 뒤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본론은?”


조용히 떠나려던 자신과 레나드를 붙잡은 상황이다. 세븐즈 자신과 프레이야의 상황 이외에도 용건이 있기 때문이라 예상한 리온은 세븐즈에게 본론을 요구했다.

세븐즈는 리온의 재촉에 주머니를 뒤지더니, 꺼낸 물건을 리온을 향해 던졌다.


“지난번 주웠던 물건이다. 이를 찾았으니, 돌려주지. 주인은 이미 떠난 모양이니 알아서 해도 상관없다.”

“···주인에게 돌려줄 생각이니 걱정하지 마.”

“그런가. 그럼, 용건은 끝이다. ···언제든지 와라.”


리온은 한참이나 늦은 약속을 떠올리고, 훗날 라셴으로 갈 때 아리엘을 만나기로 했다.

용건이 끝난 세븐즈는 리온과 레나드의 배웅을 적당히 마치고, 마지막으로 전했다.


“또한, 녀석들의 정체를 알게 되거나. 그 소재를 파악하면 곧장 정보를 전해라.”


프레이야의 앞인 탓인지 상당히 감정을 죽인 목소리다. 그러나 감각이 민감한 레나드와 탐지 마법으로 주변을 확실히 파악한 리온은 알 수 있었다.

세븐즈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증오다. 단순한 증오가 아닌, 분노와 후회. 살의와 혐오감. 다양한 감정이 담긴 목소리였다.

이 감정이 향하는 곳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세븐즈가 언급한 녀석들, 그건 저택을 습격하고 프레이야를 죽이려 한 조직이다.

대수의 흔적을 쫓는 리온과 레나드는 확실히 만나는 존재이기도 하다.


“알았어.”


리온은 세븐즈의 감정을 앞두고도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두 사람이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다. 부외자에 지나지 않는 리온 자신이 끼어들 이유는 없다.

또한, 자신의 목적을 방해하지 않는 이상 리온 자신도 두 사람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


“그럼.”

“잘 가라.”


리온은 가볍게 인사를 건넸고, 세븐즈 또한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본 저택과 달리 간소한 사용인 건물을 나온 리온과 레나드는 바이엘른 왕국을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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