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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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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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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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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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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3장 87화

DUMMY

덜컹.


달리던 마차가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조그맣게 튀어 올랐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세븐즈는 읽던 자료를 놓칠 뻔했지만, 가까스로 잡을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못 보고 놓친 돌맹이가 있었나 봅니다.”

“상관없다.”


마부석에서 곧바로 들려온 사과의 목소리에 세븐즈는 아무래도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평소에도 세븐즈 가문을 위해 마차를 이끄는 마부에게 사소한 일로 화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세븐즈는 세븐스타에서 받은 자료를 읽는 것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는 탓에 다른 일은 정말 아무래도 좋은 상황이었다.


“가능한 한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다만, 흔들릴지도 모릅니다만 괜찮습니까?”

“괜찮다. 아, 그렇군. 안전에는 유의하도록.”

“예.”


마부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자료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세븐즈는 저택까지 가능한 한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속도를 올리라는 말을 전했다. 마부는 세븐즈의 부탁에 흔들린다고 경고한 뒤, 세븐즈가 수락한 순간 말에게 채찍을 가해 마차의 속도를 올렸다.

세븐즈가 읽고 있는 자료는 세븐스타에서 받은 자료다. 더욱 자세히 말하자면, 거성들에게 직접 건네받은 자료였다.

자료에는 각각의 부문에서 조사한 내용과 세븐스타의 방침. 그 외에도 지난 3개월 간의 시장 상황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상당하군.”


아무리 그래도 3개월 분량을 단번에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은 세븐즈는 회의의 내용과 관련된 부분만을 읽고 있었다. 그것마저도 상당한 분량의 자료였지만, 마차의 짐칸 대부분을 채운 자료보다는 적은 양이다.

세븐즈가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완전한 우연으로,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성들이 세븐즈를 좋게 보았던 것과 자신의 가문이 세븐스타와 오랜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회의는 힐튼 내부에서 일어난 이상 사태와 주변 국가의 동향. 거성들은 지난번 회의로 이미 힐튼의 이상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고, 주변 국가 또한 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파악했다.

이번 회의는 그사이에 자료를 조사하고, 힐튼 내부와 외부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정하는 회의라 할 수 있었다.


“힐튼 내부에서는 급격하게 늘어난 범죄 조직과 밀매. 외부에서는 전쟁의 준비인가.”


자료를 읽어내려가던 세븐즈는 문득 회의의 내용을 떠올리며 힘 없는 웃음을 지었다.


“양쪽 다 곤란한 일뿐이군.”


브리드의 일각. 세븐즈 가문의 담당인 항구에서의 일은 세븐즈 자신이 파악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 인지하지 못한 조직이 늘어난 것 또한 이해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조직이 늘어나는 상황 자체가 힐튼 전체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또한, 외부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었다. 세븐즈는 단순히 리온 일행의 이야기를 듣고, 외부에서도 상당한 혼란이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 이상으로,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10년···. 10년인가.”


10년 전. 인류에게 있어서 절망적인 전쟁. 생명이 있는 존재 모두가 자신과 자신의 종 자체의 존속을 내걸고서 싸웠던 전쟁.

마왕과의 전쟁이 불과 10년 전이다. 당시의 상황에서 지금이 되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혼란과 발전이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각 국가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쟁 보다, 자국의 발전이 우선이다. 타국의 영토를 넘보기보다 자국의 치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전쟁을 일으킬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겨우 10년이 지난 것에 불과한데, 힐튼의 이웃 국가인 바이엘른 왕국에서 전쟁의 전조가 확인되었다.

그 사실에 세븐즈는 한숨이 나왔다.


“욕심이 많은 건지, 단순히 생각이 없는 거지. ···어느 쪽이든 대응은 같나.”


힐튼의 국력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쟁을 이겨낼 수 있는지 묻는다면 고개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애초부터 힐튼은 제대로 된 병사를 지니지 못하고, 교역과 무역을 통해서 국가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였다. 그런 나라의 병사라고 한들, 어디까지나 체면치레와 치안 유지가 전부인 게 뻔하다.

이번 상황에서 정말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힐튼은 타국에 도움을 요청해야만 하리라. 그 이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수를 쓰는 것이 세븐스타의 일이지만.

우연이라고는 하나, 세븐즈 또한 세븐스타의 일부분에 발을 들여놓게 된 입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를 최대한 이해하려 눈을 움직이고 있었다.

세븐즈가 열심히 자료를 읽는 동안, 마차는 미묘한 진동을 울리며 세븐즈의 저택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


“이상해.”


자신에게 배정된 방에서 다양한 자료를 읽던 리온은 결국 참지 못하고 결국 중얼거렸다. 딱히, 다른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한 말이 아니었기에 중얼거린 말이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리온이 자신의 방에서 하는 것은 단순하게 말해, 연구.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번 사건에서 얻은 마술 도구의 분석, 여행의 목적에 응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목적을 지닌 체 분석만을 반복한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일반적인 마술 도구와는 반응이 달라.”


힐튼. 그중에서도 브리드에서 일어난 사건에 직접 관여한 리온은 도중 얻은 마술 도구의 분석 결과를 보면서 의문을 떠올리고 있었다.

리온과 레나드. 혹은 세븐즈가 함께 한 거점에서 얻은 마술 도구는 겉으로 평범한 외형이었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마술 도구부터, 전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위험한 마술 도구까지. 다양한 종류를 얻어온 리온은 세븐즈와 칸에게 허락을 받고서 그것들의 분석을 한 것이다. 그 양은 종류에 따라서 수십. 전부 합한다면 수백을 가뿐히 넘는 정도의 숫자였다.

하나하나의 분석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양으로 인해 리온의 분석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한 리온은 방 전체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방법을 사용했기에 외부의 시간은 그리 흐르지 않았다.


“···.”


일반적으로 마술 도구는 전투용의 위력이 강한 것과 생활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 약한 두 종류의 것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리온의 앞에 분류된 자료는 일반적인 분류 방법이 아니었다.

마술 도구 또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다. 술식의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구를 마술 도구라 부르기에, 마법 그 자체를 담아내는 마법 도구와 비교해 쉽게 양산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마술 도구의 마력 반응과 마법 도구의 마력 반응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음···.”


분류한 것 중 왼쪽에 놓인 마술 도구를 든 리온은 가볍게 마력을 흘려보냈다. 평범한 마술 도구라면 흘러간 마력을 받아들여서, 내부에 새겨진 술식이 작동한다.

예상한 광경을 확인한 리온은 작동하기 직전인 마술 도구의 마력을 되돌려 술식을 강제로 멈췄다.


“···이쪽은.”


마술 도구를 다시 왼쪽에 내려놓은 리온은 오른편에 놓인 마술 도구를 들어 올렸다.

마찬가지로, 가볍게 마력을 흘려보낸 리온은 잠시 마술 도구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리고.


- 화륵.


마술 도구는 리온의 마력을 받아들이면서 마법을 발동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리온의 마력을 온전히 받아들여, 내부의 술식을 작동한 것으로만 보인다. 실제로 발동한 마법에도 문제는 없었고, 마술 도구의 외견은 발동된 마법과 마찬가지로 불꽃의 마술 도구 중에는 흔한 외견이었다.

하지만.


“새겨진 술식은 불꽃의 마법이 아닌데. 어째서 불꽃의 마법이 나타난 거지?”


문제는 내부에 새겨진 술식이 전혀 다른 술식이라는 점이다.

본래 마술 도구는 새겨진 술식에 마력이 통하면서, 마력을 대신 사용해 발동하는 물건이다. 그런 특징 때문에 마력을 지니고서 마법은 사용 못하는 사람들에게 애용된다.

술식은 사람이 마법을 사용할 때의 몸의 변화를 계산하고, 밝혀낸 것이다. 그러니 마술 도구 내부에 새겨 넣을 수 있다.

즉, 불꽃 마법의 술식은 불꽃 마법을. 얼음 마법의 술식은 얼음 마법을 발동하는 것이 본래의 결과인 것이다.

그런데도, 리온의 눈앞에 놓인 마술 도구는 본래의 마술식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내부에 새겨진 술식은 얼음 마법이랑···.”


마술 도구를 직접 제작까지 할 수 있는 리온은 눈앞에 놓인 마술 도구의 분석도 쉽게 끝냈다. 다만,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 술식의 일부.

알아낸 일부의 술식은 조금 전 리온이 작동시킨 불꽃 마법과 전혀 반대의 성질을 띤 얼음 마법의 술식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이상한 현상이지만, 자신이 적어 내려간 자료의 마지막을 확인한 리온은 눈을 찌푸렸다.


“모르겠네.”


마술 도구에 새겨진 술식.

술식은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해 새겨 넣을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리온은 마술 도구를 분해하고 내부의 술식을 읽은 것이다.

새겨진 일부의 술식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있었지만, 읽을 수 있는 것은 일부. 절반이나 넘는 술식은 리온조차 알 수 없는 술식이었다.

게다가, 리온이 따라 적은 술식은 자료에서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어째서? 여기에 특수한 가공 처리가 된 건가?”


술식은 단순한 계산식과도 같아서, 적는 장본인이 마력과 각인 기술을 이용한다면 종이라고 해도 마술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그 경우에는 일회용이 되겠지만, 문제는 그 점이 아니다.

리온이 마술 도구의 술식을 옮길 때. 특수한 종이에 각인을 새기듯이 술식을 옮겼다. 보통의 술식이라면 그것만으로 작동이 되도록. 그러나, 술식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더욱이, 마력조차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튕겨 나온 것이다.


“제작자가 같은 건가.”


분류된 마술 도구에서 오른쪽에 놓인 물건들은 전원 같은 특징이 읽혔다. 즉, 한 사람의 제작자에게서 만들어진 물건을 의미했다.

리온은 이해할 수 없는 술식과 그것을 실현한 마술 도구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술식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지.


“···.”


잠시 자신의 허리춤에 매달린 검으로 시선이 향한 리온은 곧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진지한 눈빛으로 검을 보더니.


“확인 정도는 괜찮으려나.”


무언가를 결심한 듯. 주변의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리온이 결심한 것은 마법의 사용. 일반적인 마법이 아닌, 영혼 마법의 일부를 사용하려 한 것이다.

리온은 자신이 배정받은 방에 결계와 시간이 천천히 흐르도록 만들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은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의 능력. 그 때문에 영혼 마법을 사용하려면 시간의 흐름을 본래대로 되돌릴 필요가 있었다.

문제가 될 만한, 혹은 자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전부 정리한 리온은 허리 춤의 검을 뽑았다.


“『본래의 흐름대로 흘러라』.”


리온이 검을 든 체로 말을 중얼거리자, 한순간.


- 파칭.


주변의 공간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리온은 검을 다시 허리춤에 넣은 것과 동시에.


- 쿠당탕.


문 너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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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Ego] 4장 2화 21.04.26 40 1 12쪽
175 [Ego] 4장 1화 21.04.23 3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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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Ego] 3장 97화 21.04.19 4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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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go] 3장 88화 21.04.06 43 1 14쪽
» [Ego] 3장 87화 21.04.05 3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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