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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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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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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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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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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The Destroyer.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Timely 멤버들은 집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손부터 씻었다.

그런 후 다이닝룸으로 안내되었다.

샤니스와 가사도우미들이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가 일행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자, 웰컴 드링크부터 내왔다.


“이제 좀 사람같이 사는 것 같아.”


버나드 휴즈가 특유의 넉살로 대화의 문을 열었다.

데니스 스캇이 말을 받았다.


“억만장자다워 졌네요.”


오랜만에 만나는 트라이-스텔라 초창기 멤버들이다.

데니스 스캇 역시 ParaMax 운영총괄 출신이었고.

류지호가 겉돌고 있는 개빈 페이지에게 말을 걸었다.


“Timely에서의 생활은 어때?”

“조, 좋습니다.”

“혹시 내가 부루인이라고 해서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졸업생이잖습니까?”


개빈 페이지는 현재 USC 영화과에 다니고 있다.


“너무 아들러씨와 루카스씨에게만 뜨거운 사랑을 보내지 말아줘. 다른 감독들에게도 개빈의 관심을 공평하게 나눠주길 바래.”


1973년생인 개빈 페이지는 USC 영화과 입학을 꿈꿨다.

그가 존경하는 조지프 루카스와 스티븐 아들러가 졸업한 학교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았다.

7전 8기 끝에 영화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다 영화제작자 다이앤 도너의 비서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볼케이노>와 <유브 갓 메일> 두 영화에서 다이앤 도너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다.


- <X-Man>을 영화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샘 리버먼 사장과 인터뷰 자리에서 개빈 페이지가 한 말이다.

미국의 평범한 청소년들이 그렇듯, 개빈 페이지 역시 어릴 적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같은 영화를 보며 자랐다.

Timely와 AC Comics를 꽤 탐독 했지만, 만화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영화 업계에서 일하는 것을 꿈꿔 왔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조지프 루카스가 다녀 유명해진 USC에 입학했다.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영화 제작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특히 할리우드 전설적인 제작자인 데이빗 셀즈닉에 비유되곤 하는 미다스의 손 류지호처럼 되고 싶었다.

참고로 셀즈닉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킹콩>, <무기여 잘 있거라> 등 다수의 유명한 영화를 제작한 인물이다.

1930~1950년대 할리우드를 풍미한 전설적인 제작자다.


“선셋가의 트라이-스텔라 스튜디오로 출근해?”

“예.”

“특별한 업무가 주어지지 않아 따분하지?”

“아닙니다.”

“곧 일이 맡겨질 거야.”

“<X-Man> 코믹북을 보고 있습니다. 당장 할 일이 없다면 Timely 코믹스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모든 걸 보고 싶지만....”


단시일 안에 Timely의 주요 코믹스를 훑어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60여년의 역사 속에서 자회사와 협력 업체가 출간한 코믹북 포함해서 8,000여 개에 달하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Timely다.

역사의 산 증인 스탠 리버조차 정확한 숫자를 가늠조차 못할 정도다.


“엄두가 안 날 걸?”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하하하.


일동 웃음을 터트렸다.

Timely Entertainment가 세계관을 정리하는데 수년이 걸렸다.

아직까지도 완전히 히어로들의 스토리와 평행세계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사실 나도 읽다가 포기했어.”

“난 내 아이들에게 대신 읽게 하고 있지.”

“난 백여 권 읽다 말았던 것 같아.”


데니스 스캇, 버나드 휴즈, 래리 킴이 차례로 말했다.


“개빈이 보기에 <X-Man>의 실사화는 어떨 것 같아?”


개빈 페이지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선뜻 대답을 못했다.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생각한 것이 있다면 듣고 싶어.”


현재 Timely와 라이언 징거는 코믹북 <X-Man>을 실사 영화로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전 삶과 달리 라이언 징거가 다룰 수 있는 캐릭터가 무궁무진했다.

당연히 욕심을 부렸다.

안 될 말이다.

류지호는 TCU 세계관과 솔로 영화 캐릭터에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도록 했다.

오로지 류지호가 지정한 <X-Man> 유니버스 캐릭터만 다루도록 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개빈 페이지가 입을 열었다.


“간단합니다.”


모두가 개빈 페이지의 입에 집중했다.


“코믹북처럼만 하면 됩니다.”


류지호가 기억하는 대로다.

이전 삶에서 <X-Man>의 모든 코믹북 시리즈를 정독한 개빈 페이지다.

그는 기본이 되는 코믹북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었다.


“원작의 팬들은 변화나 창조적 해석보다는 전통적인 각색을 원할 겁니다.”


하하.


류지호가 가볍게 웃었다.

기대했던 대답이기 때문이다.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과 각색을 해서 새로운 주제나 의미를 끌어내는 것.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해야 할까... 작품에 따라서 때로는 감독이 누구인지에 따라 결과는 너무나 다르니까. 큐브릭이 <샤이닝>을 내놓고 원작자에게 엄청난 비난을 들었지.”

“정작 원작자가 직접 각본을 쓴 TV시리즈물은 정말 지루합니다.”

“맞아. 원작 파괴를 일삼았던 큐브릭이 만든 영화들을 봐. 하나같이 걸작들이잖아. 감정을 말로 설명하고, 시대의 공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소설 또 수많은 의미와 느낌을 한 커트에 담아야 하는 코믹스... 그것이 연속성 있는 이미지로 그려내는 영화가 되면서 뉘앙스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때론 압축을 하거나 압축 된 것을 풀어내면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즉 문자나 그림과 영상의 상상력은 다를 수밖에 없어.”


물론 최대한 원작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면서 찬사를 들었던 감독도 있다.

바로 <반지의 제왕>의 로비 잭슨이다.

소설로 읽으며 상상했던 이미지를 영화가 고스란히 재현해냄으로써 팬들에게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난 캐릭터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라이언 징거가 가진 문제의식이 영화에 추가되었으면 좋겠어. 그렇다고 원작을 존중하지 않는 파괴적 행위는 반대야. 원작이 존중되면서 21세기에 맞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의 고민 그리고 그들의 투쟁이 새롭게 정립이 되어야 하겠지.”


끄덕.


개빈 페이지가 격하게 고개를 움직였다.

누구 말이라고 토를 달까.

손 댄 영화마다 실패가 없었던 미다스의 손의 말인데.


“......”


류지호가 입을 다물자, 샤니스가 가사도우미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어 저녁만찬 요리들이 하나 둘 식탁에 놓이기 시작했다.

원래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개빈 페이지에게 판을 깔아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전 삶에서 Timely팬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던 두 인물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도움이 안 되면서 권력만 행사하던 최고책임자.

주주들의 눈치만 살피면서 오로지 제작비만 따지던 짠돌이.

그들이 Timely에서 사라졌다.

이른 시기에 류지호와 개빈 페이지를 중심으로 제대로 Timely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다룰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개빈 페이지는 경험이 필요했다.

아직 애송이다.

따라서 TCU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굴릴 생각이다.

<X-Man>을 시작으로 <데어데블>, <헐크>, <퍼니셔>, <스파이더맨>, <판타스틱4> 등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독립 유니버스 또 솔로 영화에 제작 어시스턴트로 참여시킬 생각이다.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Timely 영화제작부문 사장으로 승진시킬 것이다.


‘응? <판타스틱 4>라....?


류지호가 말없이 식사를 즐기고 있는 샘 리버먼 사장을 돌아봤다.


“샘. 판권회수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죠?”


샘 리버먼이 포크와 나이프를 얌전히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 주위를 닦았다.


“<판타스틱4>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PARKs가 반납을 계속 거부하는 모양이네요?”

“그렇습니다.”

“<아이언 맨>과 <퍼니셔>는....?”

“회수했습니다.”

“<블랙 팬서>도요?”

“조금 미묘합니다.”

“뭐가요?”

“소닉이 <블레이드>의 박스오피스를 확인한 후에나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쪽은 애초에 <블랙팬서>에 웨스 스나입스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웨스가 <블레이드>에 출연하면서 프로젝트가 개발지옥에 빠졌을 텐데....”

“좀 더 협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JHO Company가 Timely의 대주주가 되기 전에 팔아치운 판권이 꽤 있었다.

몇 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회수했다.


“판권 회수와 관련해서 <헐크>와 <X-Man>이 가장 조마조마했던 것 같아요.”

“그랬습니까?”


<헐크>의 경우, 70년대 TV시리즈 판권이 팔린 이후로 여러 제작사를 떠돌다가 마지막 순간 패러마운틴으로 들어갔다.


“그때가 Timely가 주식시장에 상장을 준비 할 때였죠. 이사회에서 위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마자 로니 페럴만을 압박했어요. 간발의 차이로 유니벌스 스튜디오에 팔려고 할 때 사들일 수 있었어요. 빌어먹을 로니 페럴만 때문에 수십만 달러를 더 써야 했죠.”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X-Man>을 지켰다는 것이다.

만약 로니 페럴만이 <X-Man>의 판권을 PARKs에 넘겼다면, 두고두고 골치가 아플 뻔 했다.

모두가 과도하게 안도하는 류지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전 삶에서 20세기 PARKs는 <X-Man>을 통해 ‘뮤턴트’라는 단어를 완전 독점했다.

Timely는 코믹북에서는 제한 없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X-Man> 캐릭터를 TCU에 사용할 수 없었다.

Timely는 20세기 PARKs가 <X-Man> 유니버스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X-Man>에 포함된 캐릭터를 피해서 TCU를 구성하는 것에 꽤나 애를 먹기도 했고.


‘특히 울버린 캐릭터를 지킨 것이 커.’


<X-Man> 유니버스는 박스오피스 수입보다 그 외에 라이선스 수입이 거의 10배 이상이었다.

매달 들어오는 완구 및 각종 상품 로열티만으로 Timely Studios 직원의 월급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수익이 보장된 프랜차이즈였다.


“아쉽지만, 당분간 <판타스틱 4>는 신경 쓰지 말자고요. 대신 <블랙 팬서>는 반드시 되찾아오는 걸로 하죠.”

“알겠습니다.”

“Timely 히어로들의 세계관 재정립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요?”

“조셉의 말로는 1년 이상 더 소요될 거라고 합니다.”


최근 코믹스 사업부문 인사이동이 있었다.

만화가 출신의 조셉 케사다(Joseph Kesada)가 편집장이 됐다.


“코믹북의 세계관이 재정립이 되어야, 영화의 세계관을 새롭게 짤 수 있어요. 당장 새로운 캐릭터 개발과 코믹북 시리즈 출판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조셉이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도 미처 알지 못했던 Timely 캐릭터의 역사를 새롭게 알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답니다.”


Timely의 최고경영자들과 개빈 페이지가 잘나서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탄생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스탠 리버와 편집장들, 개발총책임자들이 60여년의 Timely 캐릭터들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밑바닥부터 다시 훑어가며 재정립 작업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정립된 세계관에 실사화의 중요한 요소인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설정을 추구할 수 있었다.

그 같은 노력으로 인해 TCU를 위해 부여한 지구-199999에 기존 지구-616이나 얼티밋 유니버스의 요소들이 융합되는 것이 가능했다.


“개빈을 <X-Man> 제작팀에 합류시켰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샘 리버먼이 즉답을 삼가고 스튜디오 책임자인 데니스 스캇의 의견을 물었다.


“데니스의 생각부터 말해 봐요.”

“어시스턴트라면 수용하겠습니다.”

“그렇답니다. 보스.”

“좋아요. 개빈?”

“네!”

“일단 <X-Man> 제작팀에서 일을 시작해 봐. 그리고 아까 말한 것처럼 Timely의 주요 캐릭터들을 연구해 보고.”

“알겠습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개빈 페이지는 2006년 Timely Studios 영화제작 부문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아이언 맨>의 탄생에 기여한다.

TCU의 세계관을 수립한 뒤 <어벤져스>까지 이어지는 ‘페이즈1’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

창작위원회의 리더로서 TCU 전반의 스토리 및 제작을 통제한다.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문화와 달리 감독의 고유 권한인 창작 영역까지 스튜디오 고위급 인사가 관리하는 시스템 때문에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개빈 페이지는 승승장구하게 된다.

이전 삶에서는 <아이언 맨>이 나오기 전까지는 Timely 캐릭터를 활용한 실사영화들의 색깔이나 수준이 제각각이었다.

그 같은 상황을 탈피해서 영화들을 주도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창작위원회를 조직하고 최대한 원작에 충실한 타임리 시네마틱 유니버스(TCU)를 구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개빈 페이지의 역할이 증대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진짜 제대로 된 Timely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으로 구성된 <어벤저스>로 TCU가 재구현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팀 소속 히어로들의 판권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Timely가 메릴린치에 <어벤져스>를 포함한 수천 개의 캐릭터를 담보로 5억 달러를 융자 받아 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영화투자 펀드를 모회사가 운영하고 있으니까.


“당장은 이거 하나 만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세상 모두를 만족할 Timely 실사영화를 만들 수 없어요. 그렇다면 원작 코믹북의 열혈팬을 기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겠죠.”


개빈 페이지가 중얼거렸다.


“원작 만화처럼.”


대화에서 한 발 떨어져 있던 래리 킴이 입을 열었다.


“보스, 레모 윌리엄스는 이번에 Timely 세계관에 포함되는 겁니까?”


류지호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알 수 없죠. 영화가 박스오피스 폭탄을 터트리게 된다면..... 내 뜻대로 되겠어요?”


피식.


만찬에 참석한 모두가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TCU의 기본적인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솔로영화는 기본 삼부작의 큰 틀 속에서 ‘탄생-각성-성장‘ 플롯을 따른다.

그런 스토리를 팬들에게 이해시킨 후 어벤저스 팀에 합류하게 된다.

때로는 ‘어벤저스’에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가 솔로 영화로 분가를 하기도 한다.

류지호가 준비하는 <Remo : The Destroyer> 역시 이 공식을 따랐다.

첫 번째 영화는 레모 윌리엄스와 치운의 첫 등장이면서 오리엔탈리즘 스파이 히어로의 탄생을 보여준다.

두 번째 편에서 레모 윌리엄스가 정체성과 사명을 자각한다.

마지막 편에서 레모 윌리엄스는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성장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후로도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더 거대한 적, 더 거대한 물량, 더 거대한 스펙터클이 추가되는 식이다.


“이번에 Timely 유니버스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따로 세계를 하나 만들려고요.”


또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캐롤코와 오라이언에는 이대로 묻혀버리기에는 아까운 캐릭터가 있어요.”

“.....아.”


샘 리버먼은 단숨에 류지호의 의도를 눈치 챘다.


“<존 람보>, <로보캅>, <터미네이터>, <유니버셜 솔져> 모두가 우리의 자산입니다.”

“혹시 크로스 오버나 융합을....?”

“Timely에는 마이너한 캐릭터가 수도 없이 많잖아요. 인기가 덜한 캐릭터도 있고. 레모 윌리엄스가 에릭 브룩스(블레이드)와 동맹을 맺고 고대의 뱀파이어를 찾아 처리할 수도 있고, 뉴욕 지역의 갱단을 무자비하게 토벌하는 프랭크 캐슬을 전직 경찰 출신의 레모 윌리엄스가 막아설 수도 있고. 브루클린의 자경단원 데어데블과 얽혀 있는 핸즈 조직이 치운의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하면서 소동이 벌어질 수도 있죠.”

“Timely 코믹북 오리지널이 아닌데, 작가들이 동의할지 모르겠습니다.”


ParaMax 출신의 데니스 스캇은 영화 IP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대찬성이었다.

문제는 만화가들이 그 같은 타 매체와의 믹스를 환영할까하는 부분이다.


“안 될게 뭐가 있어요. 고담 시티처럼 새로운 세계를 하나 만들어버리죠.”


버나드 휴즈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런 영화를 보려면, <Remo : The Destroyer>가 반드시 흥행에 성공해야겠어.”


래리 킴이 약간의 우려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보스는 드라마가 강한 영화를 주로 찍었는데....”

“이거 왜 그래요. 나도 액션영화 좀 찍어봤어요.”


래리 킴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행들을 돌아봤다.

모두 어깨를 으쓱할 뿐.


“아주 훌륭한 만찬이었습니다.”

“만족했다니 다행이네요.”


길고 길었던 식사가 끝이 났다.

올드맨(?)들은 주택 구경을 하겠다면서 흩어졌다.

류지호는 개빈 페이지를 데리고 그만의 작업공간으로 들어갔다.

개빈 페이지가 Timely 내부 인사 6명을 모아 창작위원회를 만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Timely의 창작위원회는 장점과 단점이 상존하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만약 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류지호는 개빈 페이지의 방식을 일정부분 인정해 줄 생각이다.

대신 최종 승인권은 류지호가 가질 예정이다.

영화뿐 아니라, 모든 조직은 소통이 중요하다.

창작위원회가 제 아무리 치열하고 건설적인 논쟁을 통해 좋은 기획과 결과물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해줄 도구처럼 부려서는 안 된다.

TCU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도 영화적으로 덜 인정받는 데는 창작위원회의 똥고집과 월권도 크게 작용했다.

프로듀서이자 영화감독인 류지호는 창작위원회와 영화 창작자들 사이에서 중재와 조정자가 되기로 했다.

그래야만 이전 삶보다 훨씬 뛰어난 영화를 팬들에게 내놓을 수 있을 테니까.


“이 방이 작업실이라구요?”


익숙한 반응이다.


“사이코패스의 비밀방 같다는 말 들어봤지.”


사방의 벽면이 모두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드르륵.


류지호가 대답 대신에 바퀴가 달리 대형 보드판을 개빈 페이지가 잘 볼 수 있도록 돌려놨다.

Timely 히어로들의 관계도와 콘셉트, 제작일정 계획표까지.

화이트보드에 TCU의 기본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뿐 아니다.

<맨 인 블랙>-<블레이드>-<Remo : The Destroyer>(?)-<X-Man>-<아이언 피스트>(?)-<데어데블>-<일렉트라>-<퍼니셔>-<스파이더맨>-<밴 사이퍼>-<판타스틱4>(?)-<헐크>-<아이언 맨>-???

원래 역사와 미묘하게 순서가 바뀌어 있다.

새롭게 추가된 아이디어도 있다.


“개빈이 <아이언 맨> 이후를 채워줬으면 해.”

“저... 제가....”


잠시 말을 더듬던 개빈 페이지가 똑 부러지게 말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툭툭.


류지호가 개빈 페이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X-Man> 제작에 참여하는 것부터 천천히 <아이언 맨> 이후의 연작 시리즈 영화를 고민 해봐.”

“저 혼자 말입니까?”

“나와 함께!”


개빈 페이지는 한참을 보드 앞에 우두커니 서서 류지호가 정리해 놓은 영화 순서를 눈에 담았다.


“밴 사이퍼란 캐릭터는 Timely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하하. 내 장편영화 데뷔작에 등장했던 빌런이야.”


개빈 페이지는 빅보스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한편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도 했다.


“보스의 작업실에 들어가 봤다고?”

“예.”

“보스의 기대가 상당한가 보군. 그 방은 가족도 안 들이는 마법사의 방 같은 거야. 마법사는 자신의 연구실을 남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잖아. 비기들이 연구되고 있으니까.“


저녁 만찬을 함께 하고 닷새가 지난 후 - 개빈 페이지가 <X-Man> 제작팀에 합류했다.

여담으로 <X-Man> 월드프리미어때까지 개빈 페이지는 류지호와 대면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이 류지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고 생각해 낙담한다.

그렇다고 Timely를 떠나지는 않는다.

Timely 히어로 실사영화 작업이 무척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airwolf99님께서 추천을 해주셨네요. 사실 추천란에 소설 추천하기 쉽지 않죠.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잘 쓴 글도 아니고. 그럼에도 추천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적당히 습작을 정리만 해서 리메이크를 할 수가 없네요. 습작을 읽으신 분들은 크게 바뀐 부분을 못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제 나름 디테일에 변화를 꽤 주고 있습니다. 소설 속 IMF 시기를 지나면 좀 더 명확하게 바뀐 부분을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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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구차하지 맙시다. (3) +12 22.11.26 4,556 146 30쪽
344 구차하지 맙시다. (2) +10 22.11.25 4,481 136 26쪽
343 구차하지 맙시다. (1) +8 22.11.24 4,482 138 25쪽
342 아리랑 겨레. (3) +11 22.11.23 4,468 134 24쪽
341 아리랑 겨레. (2) +4 22.11.22 4,374 153 22쪽
340 아리랑 겨레. (1) +11 22.11.21 4,499 155 25쪽
339 일단 눈앞에 닥친 것부터..... +14 22.11.19 4,631 147 33쪽
338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6 22.11.18 4,484 149 26쪽
337 페가수스는 계속해서 날아오를 겁니다! (2) +6 22.11.17 4,470 149 28쪽
336 페가수스는 계속해서 날아오를 겁니다! (1) +13 22.11.16 4,553 15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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